예수님의 치유 기적 (마태 8,1-17)
예수님의 치유 기적
예수님께서는 산상 설교에서,
사람의 생각과 관련하여서는
화, 앙갚음, 원수, 남에 대한 심판, 걱정, 그리고 용서 등을,
사람의 마음에서 일어나는 것과 관련하여서는
참행복, 자선, 참 생명, 그리고 기도 등을 말씀하신다.
그러고 나서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에게
당신의 말씀을 실행하라고 하셨는데,
이러한 말씀들은 어찌 보면
눈에 보이지 않는 정신 및 영적 치유에 대한 방법을
예수님께서 당신의 고유 어법으로 제시하셨다고 볼 수 있다.
이와는 달리 산상 설교 뒤를 이어 나오는 본문에서
예수님께서는 눈으로 보이는 치유의 기적을 행하시는데,
이는 곧 말로만 하지 말고 행동으로 실행하라는
예수님의 의중이 담겨 있다고 하겠다.
마태오 복음서에서 처음으로 보여주신 예수님의 치유 기적은
나병 환자, 백인 대장의 종, 베드로의 장모, 악령 들린 자들을 대상으로 한다.
예수님의 이들에 대한 치유는 단순한 병의 고침이 아닌,
치유를 통해 '주님의 종'으로서 민족들에 대한
당신의 뜻을(이사 42,1; 마태 12,18) 드러내시기 위함이다.
왜냐하면 예수님의 공생활에서 보여주신 모든 행적에
사사로이 행하신 것이 하나도 없고,
예수님의 말씀과 행적 모두에는
당신의 뜻이 고스란히 담겨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사람들에 대한 치유의 기적을
단순히 예수님의 기적으로만 생각할 수는 없을 것이기에
예수님께서 치유하시면서 하신 말씀과 치유받은 자들의 행동을 통해
치유에 담긴 참된 의미를 읽어보고자 한다.
예수님 시대의 나병은(마태 8,1-4) 완치가 거의 불가능한 질환이다.
어찌 보면 이는 하느님의 백성으로 선택된 유다 민족이 멸망에 이르게 된,
그들이 하느님께 보인 뻣뻣한 행동이라 할 수 있다.
왜냐하면 예수님께서 나병 환자를 고쳐주고 나서
그에게 하신 말씀에서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것은 "네 몸을 보이고 모세가 명령한 예물을 바쳐,
그들에게 증거가 되게 하여라.”(마태 8,4)인데
이는 하느님께서 내리신 계명을 그들에게 지키라는 것이다.
따라서 나병 환자 치유는 하느님께 등을 돌린(예레 15,6)
당신이 속한 백성들의 고질적인 행태를 치유하신 것이라 할 수 있다.
백인 대장의 종에 대한 치유는(마태 8,5-13),
자신이 아닌 종을 고치고자 하는 것인데도
"그저 한 말씀만 해 주십시오."(마태 8,8)라고 자신을 지극히 낮출 줄 알고,
가장 낮은 신분인 종까지도 배려할 줄 아는 선한 이민족을 위한 것이다.
예수님께서는 이 치유를 행하시면서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나는 이스라엘의 그 누구에게서도 이런 믿음을 본 일이 없다."(마태 8,10)라는 말씀으로
고칠 수 없는 병에 걸린 이스라엘의 불신을 강력하게 질타하시면서,
"가거라, 네가 믿은 대로 될 것이다."(마태 8,13)라는 말씀으로
앞으로 당신께서 하실 또 하나의 목적을 분명히 드러내신 치유의 기적이다.
베드로의 장모는, 베드로가 예수님의 제자임을 알고 있다.
그러므로 베드로의 장모에 대한 치유는(마태 8,14-15)
당신을 따르는 제자들에 대한 상징적 치유로서,
참된 제자는,
부인이 일어나 그분의 시중을 든 것처럼(마태 8,14)
어려운 고난을 받더라고 흔연히 극복하고
흔들림 없이 당신을 믿고 따르라는
예수님의 보이지 않는 뜻이 암묵적으로 드러나는 치유이다.
한편 많은 악령 들린 자들에 대한 치유는(마태 8,16-17)
우상 숭배가 횡횡한 모든 민족들을 대상으로 하느님 말씀을 선포하라는 명령이다.
예수님께서 말씀으로(마태 8,16) 악령을 쫓아내시어 고쳐주셨기 때문이다.
영원하신 하느님의 말씀을 널리 전파하여,
모든 민족들이 주님의 이름을 찾아 예루살렘에 모여(예레 3,17)
다른 민족들이 주님 안에서 복을 받게 하려는(예레 4,2) 것으로
제자들의 사명으로 이어지는 예수님의 말씀이다.
"내가 너희에게 명령한 모든 것을 가르쳐 지키게 하여라.
보라, 내가 세상 끝 날까지 언제나 너희와 함께 있겠다."(마태 28,20)
마태오 복음
나병 환자를 고치시다(마태 8,1-4)
1예수님께서 산에서 내려오시자 많은 군중이 그분을 따랐다.
2그때에 어떤 나병 환자가 다가와 예수님께 엎드려 절하며 이렇게 말하였다.
“주님! 주님께서는 하고자 하시면 저를 깨끗하게 하실 수 있습니다.”
3예수님께서 손을 내밀어 그에게 대시며 말씀하셨다.
“내가 하고자 하니 깨끗하게 되어라.” 그러자 곧 그의 나병이 깨끗이 나았다.
4예수님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셨다.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도록 조심하여라.
다만 사제에게 가서 네 몸을 보이고 모세가 명령한 예물을 바쳐,
그들에게 증거가 되게 하여라.”(마태 8,4) [8:4] 레위 14,2–32; 루카 17,14.
백인대장의 병든 종을 고치시다(마태 8.5-13)
5예수님께서 카파르나움에 들어가셨을 때에 한 백인대장이 다가와 도움을 청하였다.
6그가 이렇게 말하였다.
“주님, 제 종이 중풍으로 집에 드러누워 있는데 몹시 괴로워하고 있습니다.”
7예수님께서 “내가 가서 그를 고쳐 주마.” 하시자,
8백인대장이 대답하였다.
“주님, 저는 주님을 제 지붕 아래로 모실 자격이 없습니다.
그저 한 말씀만 해 주십시오.
그러면 제 종이 나을 것입니다.
9사실 저는 상관 밑에 있는 사람입니다만 제 밑으로도 군사들이 있어서,
이 사람에게 가라 하면 가고 저 사람에게 오라 하면 옵니다.
또 제 노예더러 이것을 하라 하면 합니다.”
10이 말을 들으시고 예수님께서는 감탄하시며 당신을 따르는 이들에게 이르셨다.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나는 이스라엘의 그 누구에게서도 이런 믿음을 본 일이 없다.
11내가 너희에게 말한다.
많은 사람이 동쪽과 서쪽에서 모여 와,
하늘 나라에서 아브라함과 이사악과 야곱과 함께 잔칫상에 자리 잡을 것이다.
12그러나 하느님 나라의 상속자들은 바깥 어둠 속으로 쫓겨나,
거기에서 울며 이를 갈 것이다.” [8:11–12] 마태 13,42.50; 22,13; 24,51; 25,30; 루카 13,28–29.
13그리고 예수님께서는 백인대장에게 말씀하셨다.
“가거라. 네가 믿은 대로 될 것이다.” 바로 그 시간에 종이 나았다.(마태 8,)
베드로의 병든 장모를 고치시다(마태 8,14-15)
14예수님께서 베드로의 집으로 가셨을 때,
그의 장모가 열병으로 드러누워 있는 것을 보셨다.
15예수님께서 당신 손을 그 부인의 손에 대시니 열이 가셨다.
그래서 부인은 일어나 그분의 시중을 들었다.(마태 8) [8:15] 마태 9,25.
많은 병자를 고치시다(마태 8,16-17)
16저녁이 되자 사람들이 마귀 들린 이들을 예수님께 많이 데리고 왔다.
예수님께서는 말씀으로 악령들을 쫓아내시고,
앓는 사람들을 모두 고쳐 주셨다.
17이사야 예언자를 통하여
“그는 우리의 병고를 떠맡고
우리의 질병을 짊어졌다.”
하신 말씀이 이루어지려고 그리된 것이다.(마태 8) [8:17] 이사 53,4.
주석
[8,5] 주석: 백인 대장
[8,5] 백인대장: 100명의 군사를 지휘하는 군 장교. 그는 아마 갈릴래아의 영주(테트라아크)인 헤로데 안티파스를 섬기고 있었을 것이다; 참조: 마태 14, 1에 관한 주석.
인용 본문
[8:4] 레위 14,2–32; 루카 17,14.
2악성 피부병 환자를 정결하게 하는 날에 지켜야 할 법은 다음과 같다. 그를 사제에게 데려가면, 32이는 정결 선언을 받는 데에 필요한 것을 다 마련하지 못하는 악성 피부병 환자에 관한 법이다.(레위 14,2.32)
14예수님께서는 그들을 보시고, “가서 사제들에게 너희 몸을 보여라.” 하고 이르셨다. 그들이 가는 동안에 몸이 깨끗해졌다.(루카 17,14)
[8:11–12] 마태 13,42.50; 22,13; 24,51; 25,30; 루카 13,28–29.
42불구덩이에 던져 버릴 것이다. 그러면 그들은 거기에서 울며 이를 갈 것이다. 50불구덩이에 던져 버릴 것이다. 그러면 그들은 거기에서 울며 이를 갈 것이다.(마채 13,42.50)
13그러자 임금이 하인들에게 말하였다. ‘이자의 손과 발을 묶어서 바깥 어둠 속으로 내던져 버려라. 거기에서 울며 이를 갈 것이다.’(마태 22,13)
51그를 처단하여 위선자들과 같은 운명을 겪게 할 것이다. 거기에서 그는 울며 이를 갈 것이다.(마태 24,51)
30그리고 저 쓸모없는 종은 바깥 어둠 속으로 내던져 버려라. 거기에서 그는 울며 이를 갈 것이다.(마태 25,30)
28너희는 아브라함과 이사악과 야곱과 모든 예언자가 하느님의 나라 안에 있는데 너희만 밖으로 쫓겨나 있는 것을 보게 되면, 거기에서 울며 이를 갈 것이다. 29그러나 동쪽과 서쪽, 북쪽과 남쪽에서 사람들이 와 하느님 나라의 잔칫상에 자리 잡을 것이다.(루카 13,28-29)
[8:15] 마태 9,25.
25군중이 쫓겨난 뒤에 예수님께서 안으로 들어가시어 소녀의 손을 잡으셨다. 그러자 소녀가 일어났다.(마태 9,25)
[8:17] 이사 53,4.
4그렇지만 그는 우리의 병고를 메고 갔으며 우리의 고통을 짊어졌다. 그런데 우리는 그를 벌받은 자, 하느님께 매맞은 자, 천대받은 자로 여겼다.(이사 5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