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태계와 미생물/미생물을 내 손으로

메주와 된장의 풍미

좋은생각으로 2018. 11. 27. 00:19

국거리 혹은 양념 등에 널리 활용되는 된장은 우리 민족의 건강을 지켜온 중요한 단백질 식품입니다.

그래서 과거에는 된장 담금이 중요한 집안 행사였으며,

모든 가족이 정결한 마음으로 임한 때도 있었습니다.

구황식품으로 우리를 지켜주었던 전통 된장이 가지고 있는 또 다른 신비는

허기진 배를 채우려 뜯어먹은 잡초의 구토증을 삭여주기도 하였던 것입니다.

비록 독초는 아니더라도 식용으로 하지 않은 풀을 씹어 보면 메스꺼움을 쉽게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2-4-1 메주와 된장

 

된장 속에 숨어있는 미생물의 작용을 살펴보자. 된장을 만들기 위해서는 먼저 메주를 만들어야 한다. 된장용 콩을 깨끗이 세척하고 불순물과 파손된 콩을 골라낸 후 가열하여 찌는데, 콩과 적당량의 물을 솥에 넣고 손가락으로 눌러 이지러질 정도로 익힌다. 생콩보다는 익은 콩이 먹기 좋다는 것을 미생물도 알기 때문이다. 이때 콩에 묻어있는 바실러스 포자는 살아서 메주의 발효에 관여해야 하므로 압력 밥솥으로 포자를 죽일 정도로 가열해서는 안 된다. 삶은 콩을 바구니에 넣고 물을 뺀 후 식기 전에 마쇄하여 적당한 크기의 사각형 모양으로 만든 후 통풍이 잘되는 곳에서 이삼일 동안 메주표면을 말린다. 건조시키는 이유는 표면에 미생물 특히 곰팡이가 지나치게 증식하는 것을 막기 위함이다.

 

메주

 

볏짚으로 묶어 매달아 자연적으로 발효시키는데, 이 때 볏짚으로 메 다는 것은 메주 발효와 관련 있는 바실러스가 볏짚에 많이 묻어있기 때문이다. 종종 메주를 비닐 끈으로 매다는 것을 보기도 하는데 이는 미생물의 역할을 무시하는 것으로, 이렇게 만든 된장 맛은 과연 어떨까. 전통 된장은 음력 10월부터 겨우내 매달아 놓지만, 개량식 된장은 30℃내외의 배양실에서 10~15일 정도 발효시킨다. 이 과정에서 메주의 표면은 말라 갈라지고 틈과 표면에는 털곰팡이, 거미줄곰팡이, 누룩곰팡이가 자라고 메주 내부에는 볏짚과 콩에서 유래한 바실러스속 등의 세균이 생육하면서 단백질을 가수분해하기 시작한다.

 

개량식 메주는 아스페르길루스 오리재 Aspergillus oryzae 또는 아스페르길루스 소예 Aspergillus sojae라고 하는 누룩곰팡이를 배양하여 이를 메주콩에 접종하여 발효하지만, 전통 메주는 자연미생물의 발효에 의존하기 때문에 많은 종류의 미생물이 생육하고 있다.

 

전통 메주에서 분리되는 미생물에는 아스페르길루스 누룩곰팡이(Aspergillus)속ㆍ리조푸스 거미줄곰팡이(Rhizopus)속ㆍ페니실리움 (Penicillium)속ㆍ무코르 털곰팡이(Mucor)속ㆍ스코퓰라리옵시스 Scopulariopsis속 등의 곰팡이, 로도토룰라 Rhodotorula속ㆍ토룰롭시스 Torulopsis속ㆍ사카로미세스 Saccharomyces속ㆍ 지고사카로미세스 Zygosaccharomyces속ㆍ클루이베로미세스 Kluyveromyces속ㆍ칸디다 Candida속, 한세눌라 Hansenula속 등의 효모, 그리고 미크로코쿠스 Micrococcus속ㆍ페디오코쿠스 Pediococcus속ㆍ스트렙토코쿠스 Streptococcus속ㆍ락토바실루스 Lactobacillus속ㆍ바실루스 Bacillus속 등의 세균이 있으며, 이 가운데 바실루스 Bacillus속의 세균은 전통 된장의 풍미와 관련되어 있다고 알려지고 있다. 이렇게 겨우내 매달아 놓은 메주나 30℃에서 배양한 메주 표면의 곰팡이를 깨끗이 씻어 잘게 쪼개서 햇빛에 말린 다음 적당량의 소금과 물을 넣어 숙성시키면 된장이 되는 것이다.


전통 메주에는 다양한 미생물이 들어있기 때문에

손 맛이 장 맛이라고 집안 마다 간장과 된장 맛이 달라지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물론 메주를 발효시키는 장소의 온도ㆍ습도 등의 차이도 원인이 됩니다.


 

청국장의 향기

청국장은 된장과는 달리 2~3일 이면 완성되는 속성 발효식품입니다. 즉 삶은 콩을 시루에 담고 볏짚을 구겨서 군데군데 꽃아 따듯하게 보온해서 띄우는 것입니다. 볏짚을 사용하는 이유는 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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