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왕기 상권에서 열한 개의 장에 걸쳐 전개되는 솔로몬의 이야기는,
그의 활동에 따라 열두 개의 상황으로 분류할 수 있다.
이들 상황이 고갯마루를 넘듯 진행되기 때문에
이 글의 제목을 '솔로몬의 열두 고갯마루'라 붙인다.
솔로몬 관련 열왕기 본문은 무한하신 하느님의 사랑으로 시작하여
하느님의 진노로 끝나는데,
매우 함축적으로 구성된 본문에서
성경 저자의 의도적인 편집이 눈에 띄게 드러난다.
성경 저자는 하느님의 뜻을 보다 분명하게 드러내기 위해
본문을 12개의 상황으로 분류하고,
중심 상황을 기점으로 하여
각 상황이 역순으로 서로 균형을 이루도록 배치한다.
다시 말하여 솔로몬 이야기는,
책을 펼칠 때 이음매를 중심으로 좌우로 갈라지 듯,
성전 신축 및 봉헌과 관련된 본문을 중심으로
열두 개의 상황을 균형있게 배열하고 있다.
즉, 첫 번째 상황은 마지막 상황과,
두 번째 상황은 끝에서 두 번째 상황과,
나머지 상황들도 이러한 방법으로
순차적으로 균형을 이루며 배치되어 있다.
솔로몬 역사의 중심은 성전 건축과 봉헌이다.
이 상황을 중심으로 경첩처럼 접으면
처음과 끝이 만나게 되는데(☞ RNAB 주석 참조),
상황별 내용은 아래와 같은 본문으로 구성되어 있다.
상황 1: 반란 진압과 즉위 (1열왕 1,1 -- 2,12ㄱ)
상황 2: 적대자 처형(1열왕 2,12ㄴ-46)
상황 3: 혼인과 하느님의 축복(1열왕 3,1-15)
상황 4: 솔로몬의 통치(1열왕 3,16 -- 5,14)
상황 5: 성전 건축 준비(1열왕 5,15-32)
상황 6: 성전 건축(1열왕 6,1 -- 7,51)
상황 7: 성전 봉헌(1열왕 7,1-12; 8,1 -- 9,9)
상황 8: 일반 건축 활동(1열왕 9,10-25)
상황 9: 솔로몬의 치세(1열왕 9,26 -- 10,29)
상황 10: 다혼과 하느님의 진노(1열왕 11,1-13)
상황 11: 적대자 등장(1열왕 11,14-25)
상황 12: 반란 예고와 죽음(1열왕 11,26-43)
상황별 관련 본문을 아래의 표처럼 나타낼 수 있는데,
성경 저자의 절묘한 본문 구성이,
말씀에 대한 인간 솔로몬의 대응에 따라 드러내시는
하느님의 섭리를 시각적으로 알 수 있게 한다.
요약하면, 서원에 따른 하느님의 자비(상항 1-4)로
목적하는 일이 완성되어 복을 받더라도(상황5- 9),
계명을 어기면 하느님의 진노로 적대자들이 나타나고(상황 10-11)
또다른 분열의 잉태와 더불어 죽음에 이르게 된다(상황 12)는 것이다.
[표] 열두 고갯마루 상황에 대한 본문 및 대응 관계
| 고갯마루별 상황 | 열왕기 상권 본문 | <상황별 주 요인> | 열왕기 상권 본문 | 고갯마루별 상황 |
| 상황 1 반란 진압과 즉위 |
다윗과 수넴 처녀(1,1-4) 아도니야가 임금 행세를 하다(1,5-10) 나탄과 밧 세바의 계책(1,11-27) 솔로몬이 다윗의 명령으로 임금이 되다(1,28-53) 다윗이 죽다(2,1-12ㄱ) |
반란과 왕권 | 예로보암의 반란을 예고하다(11,26-40) 솔로몬이 죽다(11,41-43) |
상황 12 반란 예고와 죽음 |
| 상황 2 적대자 처형 |
아도니야가 죽다(2.12ㄴ-25) 에브야타르와 요압의 운명(2,26-35) 시므이가 죽다(2,36-46) |
적대자 | 솔로몬의 적들(11,14-25) |
상황 11 적대자 등장 |
| 상황 3 혼인과 하느님의 축복 |
솔로몬이 파라오의 딸과 혼인하다(3,1-3) 솔로몬이 기브온에서 꿈을 꾸다(3,4-15) |
하느님과의 관계 | 솔로몬이 하느님에게서 돌아서다(11,1-13) |
상황 10 다혼과 하느님의 진노 |
| 상황 4 솔로몬의 통치 |
솔로몬의 판결(3,16-28) 솔로몬의 대신들(4,1-19) 솔로몬의 통치 아래 왕국이 굳건해지다(4,1-20 – 5,8) 솔로몬이 이름을 떨치다(5,9-14) |
솔로몬의 정책 | 솔로몬의 무역 활동(9,26-28) 스바 여왕이 솔로몬을 찾아오다(10,1-13) 솔로몬의 영화(10,14-25) 솔로몬의 병거대(10,26-29) |
상황 9 솔로몬의 치세 |
| 상황 5 성전 건축 준비 |
솔로몬이 성전 건축을 준비하다(5,15-32) | 건축활동 | 솔로몬이 히람과 거래하다(9,10-14) 솔로몬의 건축 활동(9,15-25) |
상황 8 일반 건축 활동 |
| 상황 6 성전 건축 |
솔로몬이 성전을 짓다(6,1-38) 청동 기술공 히람을 데려오다(7,13-14) 청동 기둥(7,15-22) 청동 바다 모형(7,23-26) 받침대(7,27-37) 그 밖의 청동 기물(7,38-39) 성전 기물(7,40-51) |
성전 | 계약 궤를 성전에 모시다(8,1-21) 솔로몬의 기도(8,22-53) 솔로몬이 백성에게 축복하고 권고하다(8,54-61) 성전을 봉헌하다(8,62-66) 솔로몬이 궁전을 짓다(7,1-12 ☞ 본문 이동) 하느님께서 솔로몬에게 다시 나타나시다(9,1-9) |
상황 7 성전 봉헌 |
본문에 드러난 인간 솔로몬의 역사가
뒤이어 등장하는 북 이스라엘 임금인 예로보암과 크게 다르지 않지만,
이스라엘을 죄짓게 한 르밧의 아들 예로보암과는 달리
다윗의 아들인 솔로몬은 지혜로운 임금이라 기록되고 있다.
솔로몬 사후 갈라진 이스라엘이 시차를 두고 멸망한다.
북부 이스라엘 왕국은 호세아를 끝으로 기원전 723년에
남부 유다 왕국은 치드키야를 마지막으로 기원전 587년에 사라지지만,
성경 속의 유다 이스라엘의 역사는 지속되고 있다.
이러한 성경적 결과는, 겉으로 드러나는 물질을 추구하는가?
속으로 스며드는 정신적 유산을 따르는가?에 의해 결정되니
북부 이스라엘은 외적인 물질 추구를
남부 유다는 솔로몬의 내적 성찰과 회개를 이어받았다고 할 수 있다.
하느님의 사랑을 받았던 솔로몬은
지식과 지혜로 가득 차 있었다.
지식은 겉으로 드러나는 육의 영역이지만
지혜는 내면으로 숨어드는 거룩한 영의 영역이다.
"지혜의 영"(지혜 7,7)이 솔로몬에게 참회하고 회개서를 쓰도록 하였으니
솔로몬의 지혜가 대를 이어 끊임없이 이어온다(참조 집회 14,27).
불편한 역사를 그대로 드러내는 이스라엘 민족의 영성도
하느님께서 보시니, 그들이 참으로 착하다.
이러한 영적 유산을 물려받고
하느님의 계명을 따르며
거룩하게 되려는 사람들이 있으니
하느님께서 보시니, 이들도 참으로 기특하다.
가상한 그들 때문에,
하느님께서 솔로몬 이후 천 여년이 지난 때에 말씀을 사람이 되게 하시니,
예수님께서 성령으로 동정 마리아께 잉태되시어
이 땅에 귀양살이하러 오셨다.(참고, 묵주기도 성월, 가톨릭 기도서)
십자가에 못박혀 돌아가셨지만
창에 찔려 피까지 흘리시고 묻히신 뒤, 부활하시고 승천하신 예수님께서는
약속하신 성령을 불꽃 모양의 혀처럼 보내시어(사도 2,3)
먼지에 불과한 사람들을 거룩하게 하셨다.
처음부터 계신 당신께서(요한 1,2) 이 땅에 오신지 이천 여년,
당신께서 보내신 성령의 도움으로
당신을 통하여 저희가 거룩한 사람이 되어
당신과 함께 "처음과 같이 이제와 항상 영원히" 있고자 하오니,(영광송, 가톨릭 기도서)
"주님, 다윗의 자손이시여,
저희에게 자비를 베풀어 주소서"(마태 20,31)
"오소서, 성령님.
당신의 빛 그 빛살을 하늘에서 내리소서."(성령 송가, 가톨릭 기도서)
<앞으로 이어질 솔로몬 역사에 대한 게시자료는
12개의 상황별로 구분되어 각각의 고갯마루를 넘어가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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