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야의 천상 통한
엘리야와 엘리사 예언자는 열왕기의 중심 인물이다.
열왕기는 이 두 예언자의 활동을 통해 하느님의 역사를 서술하고 있다.
엘리야는 하늘에서 불을 내려
우상 숭배하는 이스라엘에 대한 하느님의 진노를 보여주면서 거짓 예언자들을 처단한다.
그리고 엘리야는 호렙 산에서의 하느님의 말씀에 따라
엘리사, 예후, 하자엘에게 기름을 부어,
이들을 이스라엘이 저지른 사악한 죄에 대한 집행자로 세운다.
그러나 이러한 엘리야와 엘리사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열왕기에 나타난 두 왕국 즉 이스라엘과 유다는
멸망이라는 운명을 벗어나지 못한다.
회오리바람으로 하늘에 오른 엘리야가 천상에서 이를 보고 어찌 아니 통절하겠는가?
엘리야와 엘리사의 활동을 연대적으로 구분하여 자세히 살펴보고자 하는 이유는
두 예언자의 행적에서 인간들의 모순되고 거짓으로 가득찬 벌거벗은 역사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엘리야와 엘리사의 고고학적 연대에 따른 순차적 활동을
연대표에 옮겨 그들의 예언자적 삶을 하느님 말씀 안에서 살펴보고자 한다.
성경에 서술된 엘리야와 엘리사의 활동은 주로 오므리 왕조 시기에 행해진다.
오므리 왕조의 죄악은 오므리가 시돈 임금 엣바알의 딸을 그의 아들 아합의 아내로 들인 때부터 시작한다.
아합은 양다리 걸친 백성들(1열왕 18,21)과 함께, 바알 신전을 세우고 그곳에서 제물을 바친다.
참된 예언자들을 살해하고 거짓 바알의 사제들을 내세워 이스라엘을 파멸의 수렁으로 내 던진다.
엘리야가 갑자기 등장하여 가뭄을 예언하지만,
엘리야는 우상 숭배자들인 거짓 예언자들을 죽여 하느님의 뜻을 분명히 전한다.
이는 엘리야를 통한 이스라엘에 대한 하느님의 경고이다.
그런데도 아합은 이제벨의 사주로 엘리야를 죽이려는 등 많은 잘못을 도대체 회개하려 하지 않는다.
심지어 유다 임금 여호사팟이 이제벨의 딸을 며느리로 들이니,
이스라엘의 죄가 유다로 번질 것은 명확하다.
유다에서 온 예언자와 베텔의 늙은 예언자를 통해 계시된(1열왕 13) 상황이 벌어지려 하니,
다윗의 자손들까지 죄 짓게 되는 것을 막아야 할 필요가 있다.
이에 하느님께서는 엘리사를 통해 예후와 하자엘에게 기름을 부으시고,
이스라엘 땅에 또다시 가뭄이 들게 하시어 이스라엘과 유다에게 강력히 경고하신다.
아합은 하자엘에게 죽임을 당하고, 이제벨은 예후에 의해 척살된다.
유다로 건너간 이제벨의 피를 받은 아하즈야가 도륙되고, 아탈야도 제거되니 가라지의 숨통이 마침내 끊어진다.
북왕국 이스라엘의 행적이 그들 민족, 아니 전체 인류사에 미칠 영향이 얼마나 크기에,
이스라엘과 유다에 대한 하느님의 심려가 얼마나 크시기에,
하느님께서 직접 우상의 씨앗과 가라지들을 제거하셨겠는가?
엘리야 승천 이후 엘리사 사망까지 오십여 년 동안 엘리사의 활동은 성경 본문에 거의 나오지 않는다.
이는 엘리야와 엘리사의 이스라엘 땅에서의 직무가 완료 되었음을 의미한다.
하느님의 개입이 끝났으니, 이제는 그 땅에 살고 있는 그 사람들이 멍에를 짊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데도 이스라엘은 엘리사 사후 70여년 뒤에 멸망하고, 유다도 200여년 뒤에 소멸되니,
회오리바람에 실려 하늘로 올라간 엘리야가 천상에서 어찌 아니 통곡하겠는가?
그래서 이번 글의 제목을 "엘리야의 천상 통한"이라 한다.
통곡하는 엘리야와 거룩한 조상들,
비통해하는 그들을, 그들 곁에서 이를 지켜보고 계신 하느님.
엘리야는 팔백칠십여 년 뒤에 모세와 함께 높은 산에서 예수님과 이야기를 나눈다(마르 9,4).
이 세 분은 무슨 말씀을 하셨을까?
하느님께서는 지금, 이 세상을 어찌보시고, 무슨 생각을 하시고 계실까?
이러한 떠오름을 마음에 새기며, 성경 본문을 읽고 묵상하고자 한다.
엘리야와 엘리사에 대한 내용을 고고학적 연대별로 구분하여 살펴볼 예정이다. |
글은 엘리야의 등장(I) 하느님과 엘리야의 만남(II) 엘리사의 소명(III) 엘리야, 아합과 나봇의 포도원(IV) 엘리사의 기적(V) 엘리야, 아하즈야와 바알 즈붑(VI) 엘리사, 도탄의 아람 군대(VII) 엘리사 칠 년 가뭄(VIII), 엘리야의 승천(IX) 엘리사, 하자엘과 예후(X) 엘리사의 침묵(XI) 엘리사의 죽음(XII) 등의 순서로 게재하고자 한다. |
'엘리야와 엘리사 연대기(ca. BC 870-795?)' 카테고리의 다른 글
엘리사의 기적(V) (0) | 2022.11.19 |
---|---|
엘리야, 아합과 나봇의 포도원(IV) (0) | 2022.11.19 |
엘리사의 소명(III) (0) | 2022.11.18 |
하느님과 엘리야의 만남(II) (0) | 2022.11.18 |
엘리야의 등장(I) (0) | 2022.11.1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