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느님께서 아마포 옷을 입고 허리에 서기관 필갑을 찬 사람에게
"모든 역겨운 짓 때문에
탄식하고 괴로워하는 사람들의 이마에
표를 해 놓아라."(에제 9,4ㄴ)라고 말씀하신다.
사람에게 찍힌 표를 언급한 첫 번째 성경 구절은
창세기의 "주님께서는 카인에게 표 mark를 찍어 주셔서"(창세 4,15)이지만
카인에게 찍힌 표가 무엇인지는 불분명하다.
그렇지만 에제키엘서에 나오는 표와는 의미가 사뭇 다르다.
창세기에서는 살인죄를 지은 카인이 대상이고,
에제키엘서에서는 모든 역겨운 짓을 거부하고
탄식하고 괴로워하는
정의로운 사람들이 대상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카인에게 찍힌 표는
그를 보호한다기보다는
다른 사람들이 그로 인해 피해를 입지 않도록
경고하는 의미가 강하다.
그러므로 카인에게 찍힌 표는
낙인이라는 용어가 좀 더 적합할 듯하다.
낙인이란
"다시 씻기 어려운 불명예스럽고 욕된
판정이나 평판을 이르는 말"(표준국어대사전)을
뜻하기 때문이다.
에제키엘서의 표는 과연 무엇인지 먼저 살펴본다.
에제키엘서에 나오는 표에 대해 한글 성경은
"이마에 표를 해 놓아라."(에제 9,4)와
"이마에 표가 있는 사람은 아무도 건드리지 마라."(에제 9,6)라고 설명하지만
영문은 각각 "mark an X on the foreheads"(에제 9,4 RNAB)와
"marked with the X"(에제 9,6 RNAB)로 구체적으로 설명한다.
즉 이마에 X 표를 한다는 것이다.
에제키엘서의 X 표는 선택을 위한 날인이 분명하지만
이 X 표보다 구체적인 내용이 묵시록에 나오는데,
그것은 인장이다(묵시 7,2).
일반적으로 인장에 소유자의 이름이 새겨져 있듯이,
요한 묵시록에는 인장을 받은 사람들의 이마에
어린양의 이름과
그 아버지의 이름이 적혀 있다고 나온다(묵시 14,1).
인장 반지로 날인된 물건은
반지를 가진 사람의 소유물이고
인장 반지 소유자의 보호를 받는다는 의미이다.
따라서 묵시록에 나오는
인장을 받은 하느님의 종들은
당연히 하느님의 소유물인 동시에
하느님의 보호를 받게 되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시대에 인장이란 무엇인가?
그에 대한 답을 알기 위해 사도 바오로의 고백을 들어본다.
“여러분이 바로 하느님의 성전입니다.”(1코린 3,17)
“여러분의 몸이 여러분 안에 계시는
성령의 성전임을 모릅니까?”(1코린 6,19)
그렇습니다.
우리의 몸은 성령께서 계시는
“살아 계신 하느님의 성전입니다.”(2코린 6,16)
이마에 표나 인장이 날인되어도 하느님의 보호를 받는데
표나 인장보다 더 큰 성령의 성전을 지닌
보편 교회 신앙인들에게는
무슨 설명이 필요하겠는가?
표나 인장이 사람에게 찍혀 겉으로 드러나듯
우리 몸 안에 있는 성령의 성전도
그 찬연한 모습을 보여야 할 것이다.
그렇다면 그것은 과연 무엇일까?
파우스티나 성녀에게 나타나신
자비의 예수님을 그린 성화를 보자.
예수님께서 왼손으로 가리키는 가슴에서
빛이 쏟아져 나오는 것을 볼 수 있다.
예수님의 마음에서 처럼,
당신을 믿고 따르는
거룩한 하느님의 종들의 마음에서도
하느님께서 비추시는 빛이 쏟아져 나올 것이다.
왜냐 하면 거룩한 보편 교회의 신앙인들의 온 마음에는
“그들의 마음에 그 법을 새겨 주겠다.”(예레 31,33)라는
예레미야를 통해 내리신 계시처럼
하느님께서 새겨 주신 거룩한 말씀이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
말씀은 바로 마음에 있다(신명 30,14)는 모세의 말처럼
거룩한 보편 교회의
하느님을 믿는 신앙인들의 몸 안의 성전에는
하느님의 모든 말씀이 가득 들어 있다.
그렇다면 우리 몸에서
하느님 말씀이 쏟아져 나오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말씀이 죄악의 너울에 켜켜이 가려져 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말씀의 빛이 쏟아져 나오려면
이 죄악의 너울을 걷어내 버려야 할 것이다.
이 죄악의 너울은 하느님과의 관계를 막아버리는 것이지만,
복음 말씀은 멸망할 자들에게만 가려져 있다(2코린 4,3).
멸망할 자들이란 하느님의 믿지 않는 자들이므로
보편교회 신앙인들에게는
두 갈래로 찢어진 성전 휘장(마태 27,51)에 불과하다.
그렇다면 본편 교회 신앙들은 어찌하여야 할까?
"모든 계명 가운데에서 첫째가는 계명은 무엇입니까?"(마르 12,28)라는 질문에
“첫째는 이것이다.
‘이스라엘아, 들어라. 주 우리 하느님은 한 분이신 주님이시다."(마르 12,30)
"둘째는 이것이다.
‘네 이웃을 너 자신처럼 사랑해야 한다.’
이보다 더 큰 계명은 없다.”(마르 12,31)라는 예수님 말씀과,
"이제 믿음과 희망과 사랑 이 세 가지는 계속됩니다.
그 가운데에서 으뜸은 사랑입니다."(1코린 13,13)라는
사도 바오로의 고백처럼
보편 교회 신앙인들은
"청춘의 욕망을 피하고,
깨끗한 마음으로 주님을 받들어 부르는 이들과 함께
의로움과 믿음과 사랑과 평화를 추구하십시오."(2티모 2,22)라는
사도 바오로의 권고를 받아들여야 할 것이다.
그리하면 예수님께서 말씀하신
"보호자, 곧 아버지께서 내 이름으로 보내실 성령께서
너희에게 모든 것을 가르치시고
내가 너희에게 말한 모든 것을 기억하게 해 주실 것이다."(요한 14,26)라는 말씀이 이행될 것이니
말씀이신 하느님(요한 1,1)의 사랑과 자비가
우리 몸 안의 성전으로부터
빛으로 뿜어져 나올 수 있을 것이다.
▶예수님 저는 당신께 의탁합니다(JEZU UFAM TOBIE)
<폴란드 라기에브니키의 자비의 수녀원>
▶에제키엘서 9장 본문
예루살렘이 받을 벌
9 1그러고 나서 그분께서는 내가 듣는 앞에서 큰 소리로 말씀하셨다. “이 도성의 징벌이 다가왔다. 저마다 파멸의 무기를 손에 들고 나와라.” 2그러자 북쪽으로 난 윗대문 쪽에서 여섯 사람이 오는데, 저마다 파괴의 무기를 손에 들고 있었다. 그런데 그들 가운데 한 사람은 아마포 옷을 입고, 허리에는 서기관 필갑을 차고 있었다. 그들은 이렇게 와서 구리 제단 곁에 섰다.
3그러자 이스라엘 하느님의 영광이 그때까지 자리 잡고 있던 커룹들 위에서 떠올라 주님의 집 문지방으로 옮겨 갔다. 주님께서는 아마포 옷을 입고 허리에 서기관 필갑을 찬 사람을 부르셨다. 4주님께서 그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저 도성 가운데로, 예루살렘 가운데로 돌아다니면서, 그 안에서 저질러지는 그 모든 역겨운 짓 때문에 탄식하고 괴로워하는 사람들의 이마에 표를 해 놓아라.” 5그분께서는 또 내가 듣는 앞에서 다른 이들에게 말씀하셨다. “너희는 저 사람의 뒤를 따라 도성을 돌아다니며 쳐 죽여라. 동정하지도 말고 불쌍히 여기지도 마라. 6늙은이도 젊은이도, 처녀도 어린아이도 아낙네도 다 죽여 없애라. 그러나 이마에 표가 있는 사람은 아무도 건드리지 마라. 내 성전에서부터 시작하여라.” 그러자 그들은 주님의 집 앞에 있는 원로들부터 죽이기 시작하였다. 7그분께서 또 그들에게 말씀하셨다. “너희는 이 집을 부정하게 만들어라. 그 뜰들을 살해된 자들로 채워라. 가거라.” 그러자 그들은 도성으로 나가서 사람들을 쳐 죽였다.
8그들이 사람들을 쳐 죽이는 동안, 홀로 남은 나는 얼굴을 땅에 대고 엎드려 부르짖었다. “아, 주 하느님! 예루살렘에다 이렇듯 화를 쏟으시어, 이스라엘의 남은 자들을 모두 파멸시키실 작정이십니까?” 9그러자 그분께서 나에게 말씀하셨다. “이스라엘과 유다 집안의 죄가 너무나 크다. 이 땅은 피로 가득하고 이 도성은 불법으로 가득하다. 그러면서 저들은 ‘주님께서는 이 땅을 버리셨다. 주님께서는 우리를 보고 계시지 않는다.’ 하고 말한다. 10그래서 나도 동정하지도 불쌍히 여기지도 않고, 그들이 걸어온 길을 그들 머리 위로 되갚는 것이다.”
11그러는데 아마포 옷을 입고 허리에 필갑을 찬 사람이 와서, “명령하신 대로 하였습니다.” 하고 보고하였다.
▶에제키엘서 연대 그림표
▶에제키엘서 본문별 연대표
예루살렘이 받을 벌
Slaughter of the Idolaters.(NAB)
Slaughter of the Idolaters.(RNAB)
9 1그러고 나서 그분께서는 내가 듣는 앞에서 큰 소리로 말씀하셨다.
“이 도성의 징벌이 다가왔다.
저마다 파멸의 무기를 손에 들고 나와라.”
2그러자 북쪽으로 난 윗대문 쪽에서 여섯 사람이 오는데,
저마다 파괴의 무기를 손에 들고 있었다.
그런데 그들 가운데 한 사람은 아마포 옷을 입고,
허리에는 서기관 필갑을 차고 있었다.
그들은 이렇게 와서 구리 제단 곁에 섰다. [9,2] 에제 10,2; 다니 10,5; 12,6; 묵시 8,2; 15,6
[9,2 관련 본문]
[9,2] 에제 10,2; 다니 10,5; 12,6; 묵시 8,2; 15,6
2 그분께서 아마포 옷을 입은 사람에게 말씀하셨다.
“커룹 밑에 있는 둥근 틀 사이로 들어가,
그 커룹들 사이에서 숯불을 두 손 가득히 채워다가,
이 도성 위로 뿌려라.”
그러자 그는 내가 보는 앞에서 그리로 들어갔다.(에제 10,2)
5 그때에 내가 눈을 들어 보니,
아마포 옷을 입고 허리에는 우파즈 금으로 만든 띠를 두른 사람 하나가 서 있었다.(다니 10,5)
6 그 가운데 한 사람이 아마포 옷을 입고 강물 위쪽에 있는 분에게 물었다.
“이 놀라운 일들은 언제 끝이 납니까?”(다니 12,6)
2 그리고 나는 하느님 앞에 일곱 천사가 서 있는 것을 보았는데,
그들에게 일곱 나팔이 주어졌습니다.(묵시 8,2)
6 일곱 재앙을 가진 일곱 천사가 성전에서 나왔습니다.
그들은 깨끗하고 빛나는 옷을 입고 가슴에는 금 띠를 두르고 있었습니다.(묵시 15,6)
3그러자 이스라엘 하느님의 영광이
그때까지 자리 잡고 있던 커룹들 위에서 떠올라
주님의 집 문지방으로 옮겨 갔다.
주님께서는
아마포 옷을 입고 허리에 서기관 필갑을 찬 사람을 부르셨다. [9,3] 에제 11,22
[9,3 관련 본문]
[9,3] 에제 11,22
22 그런 다음 커룹들이 날개를 펴는데,
그 곁의 바퀴들도 함께 움직였다.
그들 위에는 이스라엘 하느님의 영광이 자리 잡고 있었다.(에제 11,22)
4주님께서 그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저 도성 가운데로,
예루살렘 가운데로 돌아다니면서,
그 안에서 저질러지는 그 모든 역겨운 짓 때문에
탄식하고 괴로워하는 사람들의 이마에
표를 [mark an X (NAB; RNAB)]; 해 놓아라.” [9,4] 탈출 12,7; 묵시 7,2–4; 13,16
[9,4 주석] 표
[9,4] 에제키엘은 개인의 책임을 강조한다.
무고한 예루살렘 주민들은 살아남고 우상 숭배자들은 형벌을 받는다.
X : 히브리어 문자 타우 taw.
[9,4 관련 본문]
[9,4] 탈출 12,7; 묵시 7,2–4; 13,16
7 그리고 그 피는 받아서,
짐승을 먹을 집의 두 문설주와 상인방에 발라라.(탈출 12,7)
2 나는 또 다른 한 천사가 살아 계신 하느님의 인장을 가지고 해 돋는 쪽에서 올라오는 것을 보았습니다.
그가 땅과 바다를 해칠 권한을 받은 네 천사에게 큰 소리로 외쳤습니다.
3 “우리가 우리 하느님의 종들의 이마에 인장을 찍을 때까지 땅도 바다도 나무도 해치지 마라.”
4 나는 인장을 받은 이들의 수가 십사만 사천 명이라고 들었습니다.
인장을 받은 이들은 이스라엘 자손들의 모든 지파에서 나온 사람들이었습니다.(묵시 7,2-4)
16 또 낮은 사람이나 높은 사람이나,
부자나 가난한 자나,
자유인이나 종이나 할 것 없이 모두 오른손이나 이마에 표를 받게 하였습니다.*(묵시 13,16)
5그분께서는 또 내가 듣는 앞에서 다른 이들에게 말씀하셨다.
“너희는 저 사람의 뒤를 따라 도성을 돌아다니며 쳐 죽여라.
동정하지도 말고 불쌍히 여기지도 마라.
6늙은이도 젊은이도,
처녀도 어린아이도 아낙네도 다 죽여 없애라.
그러나 이마에 표가 있는 사람은 아무도 건드리지 마라.
내 성전에서부터 시작하여라.”
그러자 그들은 주님의 집 앞에 있는 원로들부터 죽이기 시작하였다. [9,6] 창세 4,15; 탈출 12,7
[9,6 관련 본문]
[9,6] 창세 4,15; 탈출 12,7
15 주님께서 그에게 말씀하셨다.
"아니다. 카인을 죽이는 자는 누구나 일곱 곱절로 앙갚음을 받을 것이다."
그런 다음 주님께서는 카인에게 표를 찍어 주셔서,
어느 누가 그를 만나더라도 그를 죽이지 못하게 하셨다.(창세 4,15)
7 그리고 그 피는 받아서,
짐승을 먹을 집의 두 문설주와 상인방에 발라라.(탈출 12,7)
7그분께서 또 그들에게 말씀하셨다.
“너희는 이 집을 부정하게 만들어라.
그 뜰들을 살해된 자들로 채워라.
가거라.”
그러자 그들은 도성으로 나가서 사람들을 쳐 죽였다.
8그들이 사람들을 쳐 죽이는 동안,
홀로 남은 나는 얼굴을 땅에 대고 엎드려 부르짖었다.
“아, 주 하느님!
예루살렘에다 이렇듯 화를 쏟으시어,
이스라엘의 남은 자들을 모두 파멸시키실 작정이십니까?”
9그러자 그분께서 나에게 말씀하셨다.
“이스라엘과 유다 집안의 죄가 너무나 크다.
이 땅은 피로 가득하고 이 도성은 불법으로 가득하다.
그러면서 저들은
‘주님께서는 이 땅을 버리셨다.
주님께서는 우리를 보고 계시지 않는다.’ 하고 말한다.
10그래서 나도 동정하지도 불쌍히 여기지도 않고,
그들이 걸어온 길을 그들 머리 위로 되갚는 것이다.”
11그러는데 아마포 옷을 입고 허리에 필갑을 찬 사람이 와서,
“명령하신 대로 하였습니다.” 하고 보고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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