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을 연대와 비교하면서 읽으면
글만 읽을 때와는 다른 새로운 느낌을 받을 수 있다.
하느님께서는 성경 속에서 당신의 말씀을 휘몰아치듯 쏟아 내리시지만,
어느 순간 짧거나 혹은 긴 침묵의 시간을 주시기 때문이다.
성경에 드러나는 이 '하느님 말씀의 침묵 시간'은 신앙인들로 하여금
깊고 어두운 시공의 터널을 지나가게 하는데,
이는 성경에 기록된 하느님의 날개에(시편 17,8; 61,5)
신앙인인 나의 삶의 여정을 태워 날아가는 시간이다.
'하느님 말씀의 침묵 시간'은 독서 후의 짧은 묵상의 시간이 아닌
인생이라는 한 사람의 짧지 않은 긴 삶의 여정 속에서,
하느님을 믿는 신앙인으로 하여금 영원한 생명에 이르게 하는
관상의 세계로 이끄는 비움의 시간임을 알게 될 것이다.
에제키엘서의 연대를 규정하는 기준은 여호야킨 임금의 유배 연도이다.
유다 임금 여호야킨은 18살에 임금이 되는데
그의 재위 기간은 3개월(BC 598.12 - 597.3, 고고학적 연대)이다(2열왕 24,8).
네부카드네자르는 여호야킨을 모후와 왕비들,
내시들과 나라의 고관들과 함께 바빌론으로 끌고 간다(2열왕 24,15).
이 때는 바빌론 임금 네부카드네자르 통치 제8년으로(2열왕 24,12)
BC 597년에 해당한다(RNAB 주석).
에제키엘은 이때 유다 임금 여호야킨과 함께 바빌론으로 끌려가는데,
그는 사제의 직무를 수행하고 있었다(에제 1,3).
에제키엘이 바빌론에 도착하고 나서 5년 뒤에
즉 여호야킨 임금 유배 제5년에(에제 1,2)
하느님의 말씀이 그에게 내린다.
그러므로 에제키엘서는 BC 593년에 시작하여 BC 571년까지 이어진다.
▶에제키엘 시대의 주변 상황
에제키엘은 크바르 강가에서 환시를 보는데
그때는 BC 593년 7월 [31일]이다(에제 1,1).
그로부터 1주일 뒤인 BC 593년 8월 6일에
에제키엘은 하느님에 의해 벙어리가 된다.
아래 그림표는 에제키엘서에 나오는
히브리 연대와 그레고리력을 비교한 연대표이다.
▶에제키엘서 본문 연대에 대한 히브리력과 그레고리력 비교
아래 표는 에제키엘서의 연대와 관련된 내용의 본문으로서
위 연대 그림표의 동그라미 숫자에 해당한다.
본문의 배열이 연대 순서와 불일치하는 곳이 있음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
▶에제키엘서의 연도별 본문 내용
에제키엘의 신탁은 10여 년 동안 침묵을 지키기도 한다.
아래 그림표는 에제키엘서와 관련된 전체 기간에 대한 연대표이다.
▶에제키엘의 신탁 연도
에제키엘은 593년 8월부터② 벙어리가 되는데,
하느님의 말씀을 전할 때만 그의 입이 열린다.
벙어리가 된 뒤로부터 약 5년 뒤인 588년 1월에⑤,
하느님께서는 에제키엘에게
예루살렘에서 온 피난민이 도성 점령에 대한 소식을 전할 때
입이 열릴 것이라고 말씀하신다(에제 24,26-27).
에제키엘은 약 7년 6개월 동안 벙어리로 지내다가
하느님의 말씀대로
예루살렘에서 온 피난민이 도성이 함락되었다는 소식을 전한
유배살이 제십이년 열째 달 초닷샛날인
BC 585년 1월 8일의 전날에⑩ 입이 열린다.(에제 33,21-22)
에제키엘은 유배살이 제이십오년 연초 초열흘날
즉 BC 573년 4월 28일에⑬
새 성전(에제 40,1)에 대한 환시를 본다.
그 후 에제키엘은 제이십칠년 첫째 달 초하룻날인
BC 571년 4월 26일에⑭ 내리신 하느님의 계시,
즉 네부카드네자르가 이집트를 정복할 것이라는 말씀을 전하면서
에제키엘서를 마무리한다.
혀가 입천장에 붙었던 에제키엘이(에제 3,26)
하느님의 말씀에 의해 다시 입이 열리지만,
에제키엘서는 BC 585년부터 BC 574년까지 약 12년 동안 침묵한다.
이는 하느님께서 당신의 말씀을 닫으셨기 때문으로,
하느님께서 아무 말씀을 하지 않으시면
인간은 아무 것도 할 수 없음을 드러내는 것이다.
사제인 에제키엘은 하느님의 말씀에 의해
벙어리가 되고나서,
왼쪽 옆구리를 390일 동안
그리고 오른쪽 옆구리를 40일 동안 바닥에 대고 누어 있었다(에제 4,4-6).
하느님께서 햇수만큼 날수를 정하셨으니(에제 4,5-6)
에제키엘이 옆구리를 대고 누운 기간은 430일,
즉 430년으로
이는 이스라엘이 이집트에서 산 기간과 같다(탈출 12,40).
이렇게 하느님께서는 시공을 초월하여
아브라함에게 말씀하신 정의와 공정을(창세 18,19)
에제키엘을 통한 준엄한 질책으로
오늘 현재의 당신 백성들에게 드러내시고 있다.
그러므로 하느님께서 사제이면서 예언자인 에제키엘에게 명하신
벙어리가 되고 옆구리로 누워있어야 하는 상징적이면서도 실제적인 행동은
하느님을 믿는 모든 보편 교회 신앙인에게
종살이 하듯(탈출 20,2) 겸손하게 살면서
허투루 입을 놀리지도 말고
헛된 행동도 하지 말라는 단호한 명령인 것이다.
▶이후 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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