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세의 출생부터 마지막 판관인 사무엘까지의 연대이다.
고고학적 연대로 모세는 1526년에 태어나고
사무엘이 1014년에 죽었으므로
512여 년의 기간에 해당한다.
이 시기는 하느님께서 말씀하시듯,
당신께 "사제들의 나라가 되고 거룩한 민족이 될 것"(탈출 19,6)이라는
당신의 계획에 의해
약속의 땅에서 당신의 백성을 이끄시고
그들을 판관들이 다스리게 한 시기이다.
모세가 태어나기 전에
이민족인 힉소스인의 15왕조가 이집트에 들어선다.
고고학적 연대상 이스라엘은 힉소스 왕조의 영향을 크게 받았을 것이다.
따라서 이스라엘은 이 시기에 정치 경제 사회는 물론 군사적으로도
자신들의 민족을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지식을 축적하였을 것이다.
그러한 지식이 있었기에 탈출기에서 설명하듯
주님의 모든 부대 the armies of the LORD(RNAB)가 (탈출 12,41)
일사분란하게 이집트를 빠져나와,
그들의 이러한 경험적 사고방식에 의해
광야의 행진에서도 여러 난관을 헤쳐나갈 수 있는
유능한 사람들을 가려내어 조직 체계를 마련할 수 있었을 것이다(탈출 18,21).
드디어 광야의 시련과 단련을 거친 후(신명 1,46)
이스라엘이 약속의 땅에 들어서서(여호 3,16)
예리코를 시작으로(여호 6,20)
가나안 원주민들을 차례차례 정복해 나간다(여호 12,7).
그들이 이렇게 할 수 있었던 것은
체계적인 통솔하에 움직였기 때문이겠지만,
하느님 말씀에 순종하였기에 가능한 일이다.(신명 28,1-14)
여호수아가 백열 살에 죽은 뒤에(여호 24,29; 판관 2,8)
주님께서 이스라엘에게 베푸신 업적도 알지 못하는 다른 세대가 나와(판관 2,10)
바알과 아스타롯을 섬기는(판관 2,13)
주님의 눈에 거슬리는 악한 짓을 저지르자(판관 2,15),
"주님께서는 이스라엘에게 진노하시어,
그들을 아람 나하라임 임금 쿠산 리스아타임의 손에 팔아넘기셨다."(판관 3,8)
그러나 이스라엘 자손들이 주님께 부르짖자,
주님께서는 이스라엘 자손들을 위하여
오트니엘을 구원자를 세우시어 그들을 구원하게 하시는데(판관 3,9),
구원자가 바로 판관이다.
판관은 오트니엘부터 드보라와 기드온을 거쳐 사무엘에 이르기까지
많은 판관들이 활동한다.
판관들의 임무는 백성들을 구원하는 것이지만
판관들의 실질적인 임무는 백성의 구원을 통해
하느님의 뜻이 땅에서 이루어지게 하는 것이다.
판관기를 보면 많은 자유가 백성들에게 주어졌음을 알 수 있다.
너무 많은 자유가 방종과 일탈로 이어져
그에 따른 벌로 외세의 억압이 수반되면
백성들은 구해달라고 울부짖게 되는데
그때마다 하느님께서는 그들의 뉘우침을 불쌍히 여겨
그에 합당한 판관을 구원자로 보내주신다.
판관기에서 이러한 상황이 반복적으로 이어지지만
이제 막 국가로 기틀을 잡아가는 그들에게
그러한 일들은 시행착오적 과정이라 할 수 있기에
하느님께서는 그들의 누적되는 잘못에도 불구하고
판관들을 통해 당신의 자비를 지속적으로 베풀어 주신다.
이 모든 것은 하느님께서 바라시는 바를 세우시기 위함이니
"사제들의 나라가 되고 거룩한 민족이 될 것"(탈출 19,6)이라는
당신의 말씀을 지키기 위함이다.
그러므로 선택된 이스라엘 민족은
하느님의 이러한 뜻을 이루기 위해
민족에서 국가로의 상황전환에 적합한 지식과 지혜를
배우고 익혀야 하지만,
그들의 일탈로 수많은 문제와 갈등이 일어나니
죄악이 그들 안에 똬리를 틀고 들어앉게 된다.
이러한 불순종과 갈등에 대한 사례가 성경에 나오는데,
판관기 17장 미카의 신당,
18장 단 지파,
19장 기브아인들의 만행,
20장 벤야민 지파와 다른 지파의 전쟁
그리고 21장의 벤야민 지파의 복권과 회복이다.
이들 사건이 발생한 시기는
고고학적 연대로 BC 1340부터 BC 1290년 사이이니
여호수아가 죽고 판관기 시대가 시작하는 때이다.
판관기 사가가
약속의 땅에서 첫 번째로 벌어진 지파 간의 사건을
연대 순서를 고려하지 않고 판관기 말미에 배치한 것은
하느님께서 바라시는
"사제의 나라와 거룩한 민족"이 되기 위한 노력이
약속의 땅에 들어온 처음부터 갈등을 불러일으키고 있음을
종결적으로 제시하고자 함일 것이다.
물론 판관의 역사는 판관기를 지나
사무엘기에 들어서서
엘리를 거쳐 사무엘 시대에 끝나는데,
이 두 판관의 삶의 결론적 상황은
당시 이스라엘 사회 전반에 걸쳐 만연한
부정과 불공정의 결과를 실증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그것은 판관 시대에 발생했던
국가와 민족적인 문제가
개인과 가족에서 비롯되었음을 의미하는 것으로,
개인과 가족이
사회 전체의 종말적 파국의 원인이 됨을
당시 사회의 지도자인 판관들을 통해
실제적이면서도 구체적으로 드러내는 것이다.
다시 말하여 사무엘기에 등장하는
판관 엘리와 판관 사무엘의 자식들의 죄악을 통해
"사제들의 나라와 거룩한 민족"이 될 수 없음을
사회 심리학적으로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판관 시대의 마지막 판관들이라 할 수 있는
엘리가 40년을, 그의 후계자인 사무엘이 80년을 봉직하며
120여 년 동안 쌓은 업적에도 불구하고,
엘리의 자식들의 죄와(1사무 2,12-17.22),
이스라엘 원로들이
사무엘의 자식들이 벌인 죄악(1사무 8,3)으로 사무엘을 찾아간 것은
사적 관계인 가족의 일원이 사회에 끼친 부정적인 영향과 여파가
"사제들의 나라"를 "왕정 도입"으로 정치 체제를 바꿀 정도로(1사무 8,5)
심대하다는 것을 보여 주는 것이다.
이러한 상황 전개는
하느님께서 공적으로 아브라함을 선택하신 이유인
정의와 공정이 살아 숨 쉬는
"사제의 나라와 거룩한 민족"이
인간의 사적인 개인과 가족의 잘못으로
무참히 사라지게 됨을 보여주는 것이다.
이는 하느님의 뜻에 반한 것으로
그들 민족의 종말에 대한 전조라 할 수 있지만
지혜롭지 못한 그들은 악한 짓하기에 바쁘다(판관 3,7.12; 4,1; 6,1; 10,6; 13,1).
아무튼 이러한 관점에서
이집트 탈출에서 판관 시대에 이르는 역사서를 읽으면
사람에 의한 사람의 통치가
사람에게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 알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보편 교회 신앙인으로서 어떠한 방향성을 가지고
삶의 여정을 이끌어 가야 하는지도 알 수 있을 것 같다.
하느님께서 천지를 창조하시고
피조물인 사람들에게 많은 자유를 주신다(창세 1,28).
또한 아담이 화와의 말을 듣고 해서는 안 되는 일을 해도,
카인이 아벨을 죽여도
그들에 대한 책임을 죽음으로 묻지 않으시고
새로운 기회를 주시어(창세 3,23; 창세 4,16)
자유로운 삶 속에서 회개하기를 바라신다.
창세기 이후 수많은 세월의 흐름을 타고
성경에서 드러나는 인간들의 다양한 삶의 형태는
이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전형이 된다.
지혜로운 보편 교회 신앙인들이 걸어가야 할 삶이 무엇인지
말씀 안에서 깊은 묵상과 통찰을 하며,
내 안에 계시는 하느님과의 거룩한 만남이 이루어지도록
갈등이 없는 순명의 삶의 여정이 되도록
자비와 은총을 겸손하게 청하고 싶은 마음뿐이다.
아래 표는 성경 본문에 제시된 압제 기간 및 판관들의 활동을 연대별로 요약한 것이다.
엘리는 판관기에 나오지 않지만 그의 판관 활동 기간이 BC 1134-1094년이므로 해당 연대에 배열한다.
▶판관들의 활동 시기
▶판관기 연대표 해설
모세-사무엘 연대표
모세-사무엘 연대와 관련된 주요 성경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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