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자가가 예수님의 수난과 부활을 드러내는 표징이듯,
성경에는 하느님 말씀의 이행에 대한
확실한 상징이 되는 표징을 보여준다.
표징은 예수님의 비유처럼 드러나지만,
비유로 말하는 이유에 대한 예수님의
"보아도 보지 못하고
들어도 듣지 못하고
깨닫지 못하기 때문"(마태 13,13)이라는 설명처럼
도대체 백성들은 이사야의 말(이사 44,18) 그대로이다.
"그것들은 알지도 못하고 깨닫지도 못하니
눈은 들러붙어 보지 못하고
마음은 알아듣지 못하기 때문이다."(이사 44,18)
이러한 이사야의 신탁은
" '너희는 듣고 또 들어도 깨닫지 못하고
보고 또 보아도 알아보지 못하리라.
저 백성이 마음은 무디고
귀로는 제대로 듣지 못하며 눈은 감았기 때문이다.
이는 그들이 눈으로 보고 귀로 듣고 마음으로 깨닫고서는 돌아와
내가 그들을 고쳐 주는 일이 없게 하려는 것이다.’"(마태 13,14-15)라고
예수님께서 되풀이 하여 말씀하신다.
과연 이 시대에도 수많은 사건들이
듣지 않으려 해도
보지 않으려 해도,
눈에 보이게 드러나고 귀에 들리고 있으니
바로 그것이 표징인 것이다.
예를 들어,
하느님께서 우상 숭배를 하지 말라고 말씀하셨는데도,
하느님을 믿는 자들이
그러한 모습들을 보고도 눈을 감고
들려도 아니 듣는 양 입을 닫고 있으니,
무지몽매한 자들이 준동하여 사회가 혼란에 빠지게 된다.
바로 이러한 것들이 표징인 것이다.
“그러므로 다니엘 예언자를 통하여 말씀하신 대로,
황폐를 부르는 혐오스러운 것이
거룩한 곳에 서 있는 것을 보거든
─ 읽는 이는 알아들으라. ─"(마태 24,15)라는 예수님 말씀이
죽음의 독침처럼(1코린 15,55) 날아와 가슴에 꽃힌다.
그렇다면 이 시대에 황폐를 부르는 혐오스러운 것이 무엇이며
그러한 것들은 어디에 있는가?
이와 관련하여 성경은 아주 구체적으로 증거를 제시한다.
특히 남 왕국 유다의 멸망과 관련하여 전개되는 표징들이다.
예언자들의 표징 행동을 보면
참으로 급박하게 돌아가는 시류의 변화를 읽을 수 있다.
이제 성경을 읽는 사람이 예언자가 되자.
그리고 하느님의 참담함을,
아니 인간들의 비참함을 느껴보자.
담담히 그렇지만 절실함을 가지고
이 시대의 상황과 비교하면서
겸손된 마음으로 말씀을 봉독하고자 한다.
<표징번호> 1
▷예언자를 통해 미래에 대한 전조를 드러낸다
1. BC 711년: 알몸과 맨발로 다니다(이사 20,1-4)
이사야는, 아시리아에 의해 벌거벗은 채 포로로 끌려가는
이집트와 에티오피아 사람들을 표현하기 위해
3년 동안 벌거벗은 채로 지냈다.
이사야가 이민족이 겪을 상황에 대해 상징 행동을 했지만,
"지혜는 과거를 알고 미래를 예측하며 명언을 지어 내고
수수께끼를 풀 줄 알며 표징과 기적을,
시간과 시대의 변천을 미리 안다."(지혜 8,8)라는 말씀처럼
이는 120여 년 뒤에 일어날
자신의 민족의 미래에 대한 전조를 보여준 것이라 할 수 있다.
▶이사 20,1-4: 이집트와 에티오피아의 멸망
1 아시리아 임금 사르곤이 파견한 총사령관이 아스돗으로 진군해 와서,
아스돗을 공격하여 그곳을 점령하던 해의 일이다.
2 그때에 주님께서 아모츠의 아들 이사야를 시켜 이렇게 이르셨다.
“자, 네 허리에 두른 자루옷을 풀고 네 발에서 신을 벗어라.”
그는 그렇게 하고서 알몸과 맨발로 다녔다.
3 그 뒤에 주님께서 말씀하셨다.
“나의 종 이사야가 이집트와 에티오피아에 대한 표징과 예표로서,
삼 년 동안 알몸과 맨발로 다닌 것처럼,
4 그렇게 아시리아 임금이 이집트 포로들과 에티오피아 유배자들을 젊은이나 늙은이나 할 것 없이,
이집트에게 수치스럽게도,
엉덩이까지 드러낸 채 알몸과 맨발로 끌고 갈 것이다.(이사 20,1-4)
[20,1] 아스돗: 필리스티아의 성읍.
기원전 713년 아스돗의 아주리 Azuri 임금은 반란을 모의한 죄로 사르곤에 의해 폐위된다.
아스돗 사람들은 아시리아 임금이 세운 통치자를 배척하고 기원전 712년 이집트의 보호를 받으며 에돔, 모압, 유다를 아시리아에 대항하는 동맹으로 끌어들인 야마니 Yamani를 따랐다.
기원전 711년 사르곤의 장군은 아스돗을 향해 진군했고 야마니는 에티오피아로 도망쳤다.
아스돗은 함락되고 얼마 후 에티오피아는 처벌을 위해 야마니를 아시리아 사람들에게 넘겼다.(RNAB 주석)
<표징번호> 2
▷하느님에 대한 사람의 생각이 행동과 입을 통해 나옴을 드러낸다
2. BC 605년: 레캅인들에게 포도주를 권하다(예레 35,2.5-6.18-19)
예레미야가, 조상의 맹세를 지키기 위해
포도주를 마시기를 거부하는 레캅 사람들에게 포도주를 권하지만
그들은 끝까지 자신들의 조상의 유훈을 받들어 마시지 않는다.
레캅 사람들이 자신들의 조상이 요구한 규정을 지키는데도,
유다는 감히 하느님의 말씀을 무시한다.
"입에서 나오는 것은 마음에서 나오는데
바로 그것이 사람을 더럽힌다."(마태 15,18)라는 말씀처럼
하느님에 대한 사람의 생각은
사람의 행동과 입을 통해 드러나기 마련이다.
▶예레 35,2.5-6.18-19: 레캅인들의 교훈
2“레캅 집안에 가서 그들에게 말하고,
그들을 주님의 집 어느 한 방으로 데리고 들어가 포도주를 마시게 하여라.”
5 그때 내가 레캅 집안 사람들에게 포도주가 가득 담긴 술 단지와 잔들을 내놓고,
그들에게 포도주를 마시라고 권하였다.
6 그러자 그들은 이렇게 말하였다.
“우리는 포도주를 마시지 않습니다.
우리 조상 레캅의 아들 여호나답께서 우리에게,
‘너희와 너희 아들들은 영원히 포도주를 마시지 마라.’ 하고 명령하셨기 때문입니다.
18 그러고 나서 예레미야는 레캅 집안에게 말하였다.
“만군의 주 이스라엘의 하느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신다.
‘너희는 너희 조상 여호나답의 명에 순종하고 그의 모든 명령을 지켰으며,
그가 명한 모든 것을 그대로 실천하였다.
19 ─ 그러므로 만군의 주 이스라엘의 하느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신다. ─
레캅의 아들 여호나답에게서 언제나 내 앞에 서 있을 자가 끊어지지 않을 것이다.’”(예레 35,2.5-6.18-19)
<표징번호> 3, 4, 5
▷예언자를 통해 하느님의 사전 경고를 드러낸다
3. BC 597년: 아마포 띠를 바위 틈새에 띠를 숨기다(예레 13,1-11)
예레미야는,
사람들이 처음에 하느님께 가까워졌다가
이후에 타락하는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페랏 강가에서 허리띠를 사서 착용하고 나서 묻는다.
유다의 교만과 예루살렘의 큰 교만으로
하느님께 순종하지 않았다.
이제 유다는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민족이 되어 버릴 것이라는
하느님의 경고가 예언자를 통해 내린다(2열왕 21,10).
▶ 예레 13,1-11: 아마포 띠의 가르침
1 주님께서 나에게 이렇게 말씀하셨다.
“가서 아마포 띠를 사,
허리에 두르고 물에 담그지 마라.”
2 그래서 주님의 분부대로 나는 띠를 사서 허리에 둘렀다.
3 그러자 주님의 말씀이 두 번째로 나에게 내렸다.
4 “네가 사서 허리에 두른 띠를 가지고 일어나 유프라테스 강으로 가거라.
그리고 거기 바위 틈새에 띠를 숨겨 두어라.”
5 주님께서 나에게 명령하신 대로 나는 유프라테스 강으로 가서 띠를 숨겼다.
6 여러 날이 지난 뒤에 주님께서 나에게 말씀하셨다.
“일어나 유프라테스 강으로 가서,
내가 너더러 거기 숨겨 두라고 명령한 띠를 가져오너라.”
7 그래서 유프라테스 강으로 가 흙을 헤치고,
숨겨 둔 곳에서 띠를 꺼냈다.
그런데 그 띠가 썩어서 아무짝에도 쓸모없게 되었다.
8 그때 주님의 말씀이 다시 나에게 내렸다.
9 주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신다.
“나도 유다의 교만과 예루살렘의 큰 교만을 그처럼 썩혀 버리겠다.
10 이 사악한 백성이 내 말을 듣기를 마다하고,
제 고집스러운 마음에 따라 다른 신들을 좇아 다니며 그것들을 섬기고 예배하였으니,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이 띠처럼 되고 말 것이다.
11 이 띠가 사람의 허리에 붙어 있듯이 내가 온 이스라엘 집안과 온 유다 집안을 나에게 붙어 있게 한 것은
─ 주님의 말씀이다. ─
그들이 내 백성이 되어 명성과 칭송과 영광을 얻게 하려고 한 것이다.
그러나 그들은 순종하지 않았다.”(예레 13,1-11)
4. BC 597년: 혼인하지 않고 상갓집과 잔칫집에도 들어가지 않다(예레 16,1-9)
예레미야는 혼인하지도, 장례식이나 잔치에 참석하지 않는다.
이는 백성의 미래에 있을 대량 살육을 표현하는 것으로,
그들에게는 가족도, 애도 의식과 축제의 기회도 없을 것이다.
"그러니 이제 여러분의 길과 행실을 고치고,
주 여러분의 하느님 말씀을 들으십시오.
그러면 주님께서 여러분에게 내리겠다고 말씀하신
재앙을 거두실 것입니다."(예레 26,13)
하느님께서는 완곡하게 경고의 말씀을 내리신다.
▶예레 16:1-9: 고독한 예레미야
1 주님의 말씀이 나에게 내렸다.
2 “너는 이곳에서 아내를 얻지 말고 아들딸도 낳지 마라.
3 이곳에서 태어난 아들딸과,
그들을 낳은 어머니들과 이 땅에서 그들을 낳아 준 아버지들을 두고 주님이 말한다.
4 그들은 죽을 병에 걸려 죽겠지만,
아무도 그들을 위해 곡을 해 주지도 묻어 주지도 못할 것이다.
그들은 땅 위의 거름이 될 것이다.
그들은 칼과 굶주림으로 죽어 가리니,
그들의 시체는 하늘의 새들과 땅의 짐승들 밥이 될 것이다.”
5 주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신다.
“너는 초상집에 들어가지 말고,
곡하러 가지도 말고,
그들에게 조의를 표하지도 마라.
내가 이 백성에게서 나의 평화를 거두고,
─ 주님의 말씀이다. ─
자애와 자비를 거두어 버렸다.
6 이 땅에서 높은 자 낮은 자 할 것 없이 다 죽을 것이다.
그러나 그들은 묻히지도 못하고,
그들을 위해 곡을 해 주는 자도 없을 것이다.
아무도 그들을 위해 제 몸에 상처를 내거나 머리를 밀지 않을 것이다.
7 아무도 죽은 이를 애도하는 상주를 위로하려고 그와 음식을 나누지 않고,
그의 아버지나 어머니를 생각해서 그에게 위로의 술잔을 건네지도 않을 것이다.
8 너는 사람들과 앉아 먹고 마시려고 잔칫집에 들어가지 마라.
9 ─ 만군의 주 이스라엘의 하느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신다. ─
이제 내가 너희 당대에 너희가 보는 앞에서 기쁜 목소리와 즐거운 목소리,
그리고 신랑 신부의 목소리를 이곳에서 그치게 하겠다.(예레 16,1-9)
5. BC 597년: 질그릇을 깨뜨리다(예레 19,1-13)
예레미야는 질그릇을 깨뜨려
하느님께서 예루살렘을 흩으실 것임을 보여준다.
이렇게 하느님께서는 재앙을 득달같이 내리시지 않고
순종하라는 말씀과 함께 점진적으로 강력하게 경고하신다.
▶예레 19,1-13: 질그릇을 깨며 예언하다
1 주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셨다.
“가서 옹기장이의 단지를 하나 사라.
그러고 나서 백성의 원로들과 원로 사제 몇을 데리고,
2 ‘토기 문’ 곁에 있는 ‘벤 힌놈 골짜기’에 나가,
거기에서 내가 너에게 일러 줄 말을 선포하여라.
3 너는 이렇게 말하여라.
‘유다 임금들과 예루살렘 주민들아,
주님의 말씀을 들어라.
만군의 주 이스라엘의 하느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신다.
′이제 내가 이곳에 재앙을 내리리니,
그 소식을 듣는 자마다 귀가 멍멍해질 것이다.
4 그들이 나를 저버리고,
자신들이나 저희 조상들이나 유다 임금들도 모르는 다른 신들에게 향을 피우면서 이곳을 더럽히고,
이곳을 무죄한 이들의 피로 가득 채웠기 때문이다.
5 그들은 바알의 산당들을 세우고 저희 자식들을 불에 살라 바알에게 번제물로 바쳤는데,
이는 내가 명령한 적도 말한 적도 없으며,
내 마음에 떠오른 적도 없는 일이다.
6 그러므로 이제 그날이 오고 있다.
주님의 말씀이다.
그때에는 이곳이 더 이상 토펫이나 벤 힌놈 골짜기가 아니라 살육의 골짜기라 불릴 것이다.
7 나는 이곳에서 유다와 예루살렘의 계획을 물거품으로 만들겠다.
그들을 원수들 앞에서 칼에 맞아 쓰러지게 하고,
그들의 목숨을 노리는 자들 손에 죽게 하겠다.
또한 그들의 시체는 하늘의 새들과 땅의 짐승들에게 먹이로 내어 주겠다.
8나는 이 도성을 폐허와 놀림감으로 만들겠다.
그리하여 여기를 지나는 사람마다
그 모든 상처를 보고 몹시 놀라고 비웃을 것이다.
9 나는 그들이 제 아들딸들의 살을 먹게 하겠다.
그들은 원수들이 자신들을 포위한 채 목숨을 노리며 조여 오는 극심한 재난 가운데에서,
저마다 제 이웃의 살을 먹을 것이다.′’
10 그때 너는 함께 간 사람들이 보는 앞에서 단지를 깨뜨려라.
11 그러고 나서 그들에게 말하여라.
‘만군의 주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신다.
′옹기장이가 다시는 주워 맞출 수 없게 질그릇을 깨 버리듯이,
내가 이 백성과 이 도성을 그렇게 부수겠다.
장사 지낼 곳이 없어 사람들은 결국 토펫에서 장사를 지내야 할 것이다.(예레 19,1-3)
<표징번호> 6
▷임박한 최후의 경고를 드러낸다
6. BC 594년: 끈과 나무로 멍에를 만들다(예레 27,1-3.12; 28,10-17)
예레미야는 유다에게 바빌론에 계속 복종하라고 충고하기 위해 멍에를 메고 있다.
그러나 이에 대한 응답으로,
거짓 여언자 하난야는 바빌론의 통치를
하느님께서 깨뜨리실 것 임을 상징하기 위해 멍에를 꺾는다.
마침내 하느님께서 임박한 최후의 경고를 하신다.
▶예레 27,1-3.12; 28,10-17: 항복과 재앙 사이의 선택. 예레미야와 거짓 예언자 하난야의 대립
1 유다 임금 요시야의 아들 치드키야가 다스리기 시작할 무렵에 주님에게서 이런 말씀이 예레미야에게 내렸다.
2 주님께서 나에게 이렇게 말씀하셨다.
“너는 끈과 나무로 멍에를 만들어 그것을 목에 메어라.
3 그러고 나서 그것들을 에돔 임금과 모압 임금과 암몬 자손들의 임금과 티로 임금과 시돈 임금에게,
유다 임금 치드키야를 만나러 예루살렘에 와 있는 사절단들의 손에 들려 보내라.
12 나는 유다 임금 치드키야에게도 이러한 말을 하였다.
“여러분은 바빌론 임금의 멍에 밑에 여러분의 목을 내밀고 그와 그의 백성을 섬기십시오.
그러면 살 것입니다.(예레 27,1-3.12)
10 그러자 하난야 예언자가 예레미야 예언자의 목에서 멍에를 벗겨 내어 부수었다.
11 그러고 나서 하난야는 온 백성이 지켜보는 가운데 말하였다.
“주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신다.
‘내가 두 해 안에 바빌론 임금 네부카드네자르의 멍에를 모든 민족들의 목에서 벗겨 이와 같이 부수겠다.’”
그러자 예레미야 예언자는 자기 길을 떠났다.
12 하난야 예언자가 예레미야 예언자의 목에서 멍에를 벗겨 부순 뒤에,
주님의 말씀이 예레미야에게 내렸다.
13 “가서 하난야에게 말하여라.
‘주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신다.
′너는 나무 멍에를 부수고,
오히려 그 대신에 쇠 멍에를 만들었다.′
14 참으로 만군의 주 이스라엘의 하느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신다.
′내가 이 모든 민족들의 목에 쇠 멍에를 씌우고 바빌론 임금 네부카드네자르를 섬기게 하였으니,
그들이 그를 섬길 것이다.
나는 들짐승까지도 그에게 넘겨주었다.′’”
15 예레미야 예언자가 하난야 예언자에게 말하였다.
“하난야, 잘 들으시오.
주님께서 당신을 보내지 않으셨는데도,
당신은 이 백성을 거짓에 의지하게 하였소.
16 그러므로 주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시오.
‘내가 너를 땅 위에서 치워 버리리니,
올해에 네가 죽을 것이다.
너는 주님을 거슬러 거역하는 말을 하였다.’”
17 하난야 예언자는 그해 일곱째 달에 죽었다.(예레 28,10-17)
<표징번호> 7, 8, 9, 10, 11, 12
▷지도자들에게는 선제적인 질책성 벌을, 공동체에는 마지막 경고를 드러낸다
7. BC 593년: 벙어리가 되다(에제 3,24-27)
에제키엘은 예언자로 부름을 받은 때부터
예루살렘이 무너졌다는 소식을 듣기 전까지 말을 하지 못한다.
이는 들을 사람은 듣고 말 사람을 말게 하기 위함이다.
필요 없는 말을 하지 말라는 것이다.
가르치고 이끌어야 할 임무가 있는
지도자들에게 질책성 벌이 내린다.
▶에제 3,24-27: 에제키엘이 벙어리가 되다
24 그때 영이 내 안으로 들어오셔서 나를 일으켜 세우시자,
주님께서 나에게 말씀하셨다.
“네 집으로 들어가서 문을 잠가라.
25 너 사람의 아들아,
너는 이제 밧줄로 묶여서 사람들에게 나가지 못할 것이다.
26 더욱이 내가 네 혀를 입천장에 붙여 너를 벙어리로 만들어서,
그들을 꾸짖지 못하게 하겠다.
그들은 반항의 집안이기 때문이다.
27 그러나 내가 너와 이야기할 그때에 너의 입을 열어 줄 터이니,
너는 ‘주 하느님이 이렇게 말한다.’ 하고 그들에게 말하여라.
들을 사람은 듣고 말 사람은 말게 하여라.
그들은 반항의 집안이기 때문이다.”(에제 3,24-27)
8. BC 593년: 벽돌에 예루살렘을 새기고 포위망을 치다(에제 4,1-3)
에제키엘은 벽돌 위에 예루살렘을 그리고
그 도시를 포위하는 모습을 흉내 낸다.
그는 벽돌에 "예루살렘"이라고 새겼다.
그는 그 성을 포위하고 그 옆에 철판을 놓고 그 철판에 얼굴을 대고 있다.
멸망을 부르는 피바람이 코앞까지 불어온 것이다.
이제는 도저히 피할 수 없다.
본의아니게 죄를 지은 사제나 지도자들과 같은 책임자들에게는 이미 벌이 가해졌다.
이제는 정의룰 무시한
모든 불순종자들에 대한 마지막 경고가 내린다.
▶ 에제 4,1-3: 예루살렘이 적에게 포위된다
1 “너 사람의 아들아, 벽돌을 가져다가 앞에 놓고 그 위에 도성 하나를,
곧 예루살렘을 새겨라.
2 그런 다음 그 도성에 포위망을 쳐라.
공격 보루를 세우고 공격 축대를 쌓아라.
또 진을 치고 성벽 부수는 기계를 성 둘레에 놓아라.
3 그리고 너는 철판을 가져다가 너와 그 도성 사이에 철벽을 세우고,
그 도성에서 얼굴을 돌리지 마라.
이렇게 그 도성을 포위하고 포위망을 좁혀라.
이것이 이스라엘 집안에게 보여 주는 표징이다.(에제 4,1-3)
9. BC 593년: 옆구리를 바닥에 대고 눕다(에제 4,4-6)
에제키엘은 390일 동안 옆으로 누워 있다가
40일 동안 오른쪽으로 누워 있었다.
이는 그가 백성의 죄를 담당하는 것을 상징한다.
죄를 짊어진 것이다.
이스라엘이 유다 집안의 죄가 얼마나 크기에
유다의 사제인 에제키엘에게 이렇게 가혹한 벌이 내리겠는가?
사제인 에제키엘이 자신의 몫을,
자신의 임무를 올바르게 수행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지도자들에 대한 징벌적 벌이 먼저 내린다.
▶에제 4,4-6: 예루살렘이 적에게 포위된다
4 너는 또 왼쪽 옆구리를 바닥에 대고 누워서,
그 위에 이스라엘 집안의 죄를 놓아라.
그렇게 누워 있는 날수만큼 네가 그들의 죄를 짊어지는 것이다.
5 나는 그들 죄의 햇수만큼 날수를 정하였으니,
곧 삼백구십 일이다.
너는 그렇게 이스라엘 집안의 죄를 짊어져야 한다.
6 그 날수를 채운 다음에는 오른쪽 옆구리를 바닥에 대고 누워서,
유다 집안의 죄를 짊어져라.
하루를 한 해씩으로 쳐서 사십 일 동안이다.(에제 4,4-6)
10. BC 593년: 음식을 저울로 달아 정해진 시간에 먹고, 빵을 쇠똥으로 굽다. (에제 4,9-17)
에제키엘은 포위 기간 동안
식량이 부족함을 나타 내기 위해
식량과 물을 배분하여 먹는다.
그는 포로들의 부정한 음식을 상징하기 위해 쇠똥 위에 빵을 굽는다.
겉과 속 모두가 부정하게 되었으니 어찌해야 할까?
쇠똥의 재를 머리에 뒤집어쓰고 통회하고 회개하며
하느님의 자비만 바라는 신세가 되었다.
모든 결과는 공동체의 생각과 말과 행동에서 나온 것이다.
공동체가 겪게 될 징벌적 벌에 대해 경고한다.
▶에제 4,9-17 : 예루살렘이 적에게 포위된다
9 너는 밀과 보리와 누에콩과 불콩과 기장과 귀리를 가져다가,
그릇 하나에 담아 네가 먹을 빵을 만들어라.
그리고 네가 옆구리를 바닥에 대고 누워 있는 동안,
곧 삼백구십 일 동안 그 빵을 먹어라.
10 네가 먹는 음식은 저울로 달아 하루에 스무 세켈씩,
시간을 정해 놓고 먹어라.
11 물도 양을 재어 하루에 육분의 일 힌씩 마시는데,
그것도 시간을 정해 놓고 마셔라.
12 너는 그 빵을 보리 빵처럼 구워 먹는데,
사람들이 보는 앞에서 인분으로 불을 피워 구워라.”
13 그런 다음 주님께서 또 말씀하셨다.
“내가 이스라엘 자손들을 민족들 사이로 내쫓으면,
그들은 그곳에서 이처럼 부정한 빵을 먹을 것이다.”
14 그러나 나는 이렇게 말씀드렸다.
“아, 주 하느님!
저는 저 자신을 부정하게 만든 일이 없습니다.
저는 어려서부터 지금까지,
저절로 죽거나 맹수에게 찢겨 죽은 짐승의 고기를 먹지 않았습니다.
부정한 고기가 제 입속으로 들어온 적이 없습니다.”
15 그러자 주님께서 나에게 말씀하셨다.
“좋다. 그러면 인분 대신 쇠똥을 쓰도록 허락한다.
그것으로 불을 피워 빵을 구워라.”
16 주님께서 또 나에게 말씀하셨다.
“사람의 아들아,
내가 이제 예루살렘의 양식을 끊어 버리겠다.
그래서 그들은 걱정에 싸여 빵을 저울로 달아 먹고,
놀라서 떨며 물도 양을 재어 마실 것이다.
17 그들은 빵과 물이 모자라 하나같이 놀라면서,
자기들의 죄 때문에 스러져 갈 것이다.”(에제 4,9-17)
11. BC 593년: 머리카락과 수염을 깎다(에제 5,1-4)
에제키엘은 머리카락과 수염을 깎아
세 부분으로 나눈 다음,
예루살렘 주민의 삼중 운명을 보여주기 위해
포위 공격 모형에서 삼분의 일을 불태우고,
또 다른 삼분의 일을 칼로 자르고,
마지막 삼분의 일을 바람에 흩뿌리고 칼을 들고 쫓아간다.
칼로 도륙당하고,
불로 태워질 것이니 왔던 먼지로 돌아간다.
죄로 인해 제 목숨을 채우지 못하게 되었으니
삶에 대해 남은 것은 절망과 공포뿐이다.
정의를 거스른 공동체에 대한 징벌적 벌이 지속적으로 행해질 것이다.
▶에제 5,1-4: 머리카락과 수염을 깎는 상징 행동
1 “너 사람의 아들아,
날카로운 칼을 한 자루 가져다가,
그것을 이발사의 면도날처럼 사용하여 네 머리카락과 수염을 깎고,
저울을 가져다가 그것을 나누어라.
2 그리고 포위 기간이 끝날 때,
삼분의 일은 성안에서 불로 태워 버리고,
삼분의 일은 가져다가 성을 돌며 칼로 내려치고,
또 삼분의 일은 바람에 날려 버려라.
그러면 내가 칼을 빼 들고 그것들을 뒤쫓겠다.
3 그러나 그것들 가운데에서 조금은 남겨 두었다가,
네 옷자락에 묶어 두어라.
4 다시 그 가운데에서 얼마를 꺼내어 불 속에 던져 살라라.
거기에서 불이 나와 온 이스라엘 집안으로 번질 것이다.”(에제 5,1-4)
12. BC 593년: 손바닥을 치고 발을 구르면서 말하다(에제 6,11-12)
에제키엘은 백성의 악한 행위에 대한
하느님의 진노를 나타내기 위해
손바닥을 치며 “아!”라고 외친다.
주먹으로 가슴을 내리치니
가슴에 엉이 들고 애간장이 터져 녹아나는 듯하다.
징벌은 육체는 물론 정신적 고통까지 수반하게 할 것이다.
▶에제 6,11-12: 이스라엘의 우상 숭배
11 주 하느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신다.
“너는 손바닥을 치고 발을 구르면서 말하여라.
‘아, 슬퍼라!
이스라엘 집안이 저지른 악하고 역겨운 그 모든 짓.
그들은 칼과 굶주림과 흑사병으로 쓰러질 것이다.
12 멀리 있는 자들은 흑사병으로 죽고,
가까이 있는 자들은 칼에 맞아 쓰러지며,
남은 자들과 보호를 받던 자들은 굶주림으로 죽어 갈 것이다.
나는 이렇게 내 화를 그들에게 다 쏟겠다.(에제 6,11-12)
<표징번호> 13, 14
▷백성에게 회개할 기회가 부여됨을 드러낸다
13. BC 592년: 짐을 어깨에 메고 벽을 뚫고 나가다(에제 12,1-16)
에제키엘은 포로로 가는 모습을 흉내 낸다.
에제키엘은 가방을 준비하고
집 벽에 구멍을 파고
가방을 어깨에 메고
눈을 가리고
구멍을 통해 빠져나와
예루살렘 백성이 포로로 잡혀가는 모습을 표현하기 위해 성읍을 떠난다.
백성이 회개할 기회를 준다.
▶에제 12,1-16: 이스라엘의 멸망을 상징으로 보여 주다
1 주님의 말씀이 나에게 내렸다.
2 “사람의 아들아,
너는 반항의 집안 한가운데에서 살고 있다.
그들은 볼 눈이 있어도 보지 않고,
들을 귀가 있어도 듣지 않는다.
그들이 반항의 집안이기 때문이다.
3 그러니 너 사람의 아들아,
유배 짐을 꾸려 대낮에 그들이 보는 앞에서 유배를 가거라.
그들이 보는 앞에서 네가 사는 곳을 떠나 다른 곳으로 유배를 가거라.
행여 자기들이 반항의 집안임을 그들이 깨달을지도 모른다.
4 너는 짐을 유배 짐처럼 싸서 대낮에 그들이 보는 앞에서 내어 놓았다가,
저녁에 그들이 보는 앞에서 유배를 떠나듯이 떠나라.
5 그들이 보는 앞에서 벽을 뚫고 나가라.
6 너는 어두울 때에 그들이 보는 앞에서 짐을 어깨에 메고 나가는데, 얼굴을 가리고 땅을 보지 마라.
나는 너를 이스라엘 집안을 위한 예표로 삼았다.”
7 나는 명령을 받은 대로 하였다.
짐을 유배 짐처럼 싸서 대낮에 내어 놓았다가,
저녁에 손으로 벽을 뚫고,
어두울 때에 그들이 보는 앞에서 짐을 어깨에 메고 나갔다.
8 이튿날 아침에 주님의 말씀이 나에게 내렸다.
9 “사람의 아들아,
저 반항의 집안인 이스라엘 집안이,
‘지금 무엇을 하고 있습니까?’ 하고 너에게 묻지 않았느냐?
10 그들에게 말하여라.
‘주 하느님이 이렇게 말한다.
이 신탁은 예루살렘에 있는 수장과 그 안에 있는 온 이스라엘 집안에 관한 것이다.’
11 너는 또 말하여라.
‘나는 여러분을 위한 예표입니다.
내가 한 것과 똑같은 일이 그들에게 일어날 것입니다.
그들은 유배를 당해 끌려갈 것입니다.’
12 그들 가운데에 있는 수장은 어두울 때에 짐을 어깨에 메고,
사람들이 그를 내보내려고 벽에 뚫어 놓은 구멍으로 나갈 것이다.
그는 자기 눈으로 그 땅을 보지 않으려고 얼굴을 가릴 것이다.
13 그러나 나는 그를 잡으려고 그물을 쳐 놓겠다.
내가 친 망에 걸리면,
나는 그를 칼데아인들의 땅 바빌론으로 끌어가겠다.
그러면 그는 거기에서 그 땅을 보지도 못하고 죽을 것이다.
14 나는 또 그의 곁에 있는 자들,
그의 수행원들과 군대를 모두 사방으로 흩어 버린 다음,
칼을 빼 들고 그들을 뒤쫓겠다.
15 이렇게 내가 그들을 민족들 사이로 쫓아 버리고 여러 나라로 흩어 버릴 때에야,
그들은 내가 주님임을 알게 될 것이다.
16 그러나 나는 그들 가운데 몇 사람을 남겨서 칼과 굶주림과 흑사병을 면하게 하여,
그들이 가 있는 민족들 사이에서 자기들이 전에 저지른 역겨운 짓들을 모두 이야기하게 하겠다.
그제야 그들은 내가 주님임을 알게 될 것이다.”(에제 12,1-16)
14. BC 592년: 떨면서 빵을 먹고 불안과 걱정에 싸여 물을 마시다(에제 12,17-20)
에제키엘은 바빌론의 침공 당시
예루살렘 사람들의 감정적인 고통을 보여주기 위해 떨면서 먹고 마신다.
이스라엘이 이집트를 나올 때 허겁지겁 먹었던 것과는 다르다.
그때는 희망이 있었기에 누룩 없는 빵이지만 꿀처럼 달았다.
그렇지만 이제는 돌을 씹어 이빨이 부러지는 듯 아플 뿐이다.
백성이 회개할 기회를 준다.
▶에제 12,17-20: 공포에 떨며 먹고 마시는 상징 행동
17 주님의 말씀이 나에게 내렸다.
18 “사람의 아들아,
너는 떨면서 빵을 먹고 불안과 걱정에 싸여 물을 마셔라.
19 그리고 이 땅의 백성에게 말하여라.
‘주 하느님이 이스라엘 땅에 사는 예루살렘 주민들에게 이렇게 말한다.
그들은 걱정에 싸여 빵을 먹고 놀라움에 싸여 물을 마실 것이다.
모든 주민이 저지른 폭행으로,
이 땅은 풍요가 사라지고 황폐해질 것이기 때문이다.
20 사람들이 살던 성읍들은 폐허가 되고 땅은 황무지가 될 것이다.
그제야 너희는 내가 주님임을 알게 될 것이다.'"(에제 12,17-20)
<표징번호> 15, 16, 17
▷무지 몽매한 자들도 이해할 종말론적 표징을 드러낸다
15. BC 591년: 허리가 끊어지는 듯이 괴로워하며 탄식하다(에제 21,6-12)
에제키엘은 하느님의 심판이 임박했다는 소식에 대한
백성의 반응을 입증하기 위해 괴로워한다.
들려오는 소문 때문이다.
사람들의 마음은 모두 녹아내리고 손은 모두 맥이 풀리며,
기는 모두 꺾이고 무릎은 모두 젖어 물이 흐를 것이다.
보아라,
들려오는 소문이 그대로 이루어진다.
무지몽매한 자들에게 종말론적 표징을 드러내어
백성이 회개할 기회를 준다.
▶에제 21,6-12: 주님의 칼
6 주님의 말씀이 나에게 내렸다.
7 “사람의 아들아,
얼굴을 예루살렘으로 돌려,
성전을 거슬러 예고하고 이스라엘 땅을 거슬러 예언하여라.
8 이스라엘 땅에게 말하여라.
‘주 하느님이 이렇게 말한다.
나 이제 너를 대적하겠다.
칼집에서 칼을 뽑아 너에게서 의인이건 악인이건 다 잘라 내겠다.
9 내가 너에게서 의인이건 악인이건 다 잘라 낼 터이니,
내 칼이 남쪽에서 북쪽까지 모든 살덩어리를 치려고 칼집에서 나갈 것이다.
10 그러면 나 주님이 칼집에서 칼을 뽑았음을 모든 살덩어리가 알게 될 것이다.
그 칼은 다시 돌아오지 않을 것이다.’
11 너 사람의 아들아,
탄식하여라.
그들이 보는 앞에서 허리가 끊어지는 듯이 괴로워하며 탄식하여라.
12 그들이 ‘어째서 탄식합니까?’ 하고 물으면,
이렇게 말하여라.
‘들려오는 소문 때문이다.
사람들의 마음은 모두 녹아 내리고 손은 모두 맥이 풀리며,
기는 모두 꺾이고 무릎은 모두 젖어 물이 흐를 것이다.
보아라, 들려오는 소문이 그대로 이루어진다.
주 하느님의 말이다.’”(에제 21,6-12)
16. BC 591년: 울부짖으며 허벅지를 치다(에제 21,13-22)
에제키엘은 사람들의 슬픔에 찬 몸짓을 묘사하기 위해
소리를 지르며 허벅지를 쳤다.
나중에 그는 손바닥을 치며 백성을 향한 하느님의 분노를 표현한다.
하느님께서는 왜 분노하시는가?
말을 듣지 않는 백성들에게 벌을 내리시면 되는데,
사랑하는 사람들이기에
그들과 혼인한 사이이기에 그러하다.
울부짖어라.
슬피 울어라.
가슴을 쳐라.
손바닥을 쳐라!
무지몽매한 자들에게 종말론적 표징을 드러내어
백성이 회개할 기회를 준다.
▶에제 21,13-22: 주님의 칼
13 주님의 말씀이 나에게 내렸다.
14 “사람의 아들아, 예언하여라.
이렇게 말하여라.
‘주님이 말한다.’ 하며 이렇게 말하여라.
‘칼이다!
잘 갈아 날이 선 칼이다.
15 마구 죽이라고 간 칼이요 번개 치듯 내리치라고 날을 세운 칼이다.
16 날을 세워 손에 쥐라고 그것을 내어 놓았다.
그것은 살해자의 손에 넘기려고 잘 간 칼이요 날을 세운 칼이다.
17 사람의 아들아,
울부짖어라,
슬피 울어라.
그 칼이 내 백성을 겨누고 있다.
이스라엘의 모든 제후를 겨누고 있다.
그들은 내 백성과 함께 칼에 넘겨지고 말았다.
그러니 가슴을 쳐라.
18 주 하느님의 말이다.
19 너 사람의 아들아,
예언하여라.
손바닥을 쳐라.
그 칼은 두 번 세 번 휘둘리리라.
그것은 살생의 칼 큰 살생의 칼 그들 둘레를 빙빙 도는 칼이다.
20 그리하여 사람의 마음이 떨리고 많은 이가 비틀거리리라.
나는 그들의 성문마다 살육의 칼을 세웠다.
아, 그것은 번개 치듯 내리치라고 만든 칼 마구 죽이라고 날을 세운 칼이다.
21 칼아, 뒤로 돌고 오른쪽으로도 왼쪽으로도 돌아라.
네 날이 향하는 곳 어디로든 돌아라.
22 나도 손바닥을 치며 내 화를 가라앉히리라.
나 주님이 말하였다.’”(에제 21,13-22)
17. BC 591년: 표지판을 세우다(에제 21,23-32)
에제키엘은
바빌론 임금이 서쪽을 향해 진군할 때
그가 택할 길을 보여 주기 위해 표지판을 세운다.
이제 길은 정해졌다.
파멸이다.
파멸이다.
무지몽매한 자들에게 종말론적 표징을 드러내어
백성이 회개할 기회를 준다.
▶에제 21,23-32: 바빌론 임금의 칼
23 주님의 말씀이 나에게 내렸다.
24 “너 사람의 아들아,
바빌론 임금의 칼이 갈 길을 두 개 그려라.
그 둘은 같은 나라에서 나오게 해야 한다.
그리고 표지판을 세우는데,
각 성읍으로 향하는 길 어귀에 그것을 세워라.
25 너는 칼이 암몬인들의 라빠로 갈 길과,
유다와 요새 예루살렘으로 갈 길을 그려라.
26 바빌론 임금이 그 두 길의 어귀,
갈림길에 서서 점을 칠 것이다.
화살을 흔들어 보기도 하고 집안 수호신들에게 물어보기도 하며,
짐승의 간을 살펴보기도 할 것이다.
27 그의 오른쪽에는 예루살렘을 가리키는 점괘가 나와 있다.
성벽 부수는 기계를 놓고 학살 명령을 내리며,
전투의 함성을 올리고 성문마다 성벽 부수는 기계를 놓으며,
공격 축대를 쌓고 공격 보루를 만드는 점괘다.
28 예루살렘 주민들에게는 이것이 거짓 점괘로 보일 것이다.
그들은 장엄한 맹세를 받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바빌론 임금은 그들을 사로잡아 그들 자신의 죄를 기억하게 할 것이다.
29 그러므로 주 하느님이 이렇게 말한다.
너희 죄악이 드러나고,
너희의 모든 행실에서 너희 잘못이 나타나,
너희는 자신의 죄를 기억해 내었다.
너희 스스로 기억하기에 이르렀으니,
이제 너희는 손아귀에 사로잡힐 것이다.
30 너 비천하고 사악한 이스라엘 제후야!
너의 날이 오고 마지막 벌을 받을 때가 왔다.
31 주 하느님이 말한다.
머리쓰개를 치우고 왕관을 벗겨라.
지금 이대로는 계속될 수 없다.
낮은 것은 높이고 높은 것은 낮추어라.
32 파멸이다, 파멸이다.
내가 파멸을 가져오겠다.
이 또한 지금까지 없던 일이다.
마침내 권리를 지닌 이가 오면,
내가 그 권리를 그에게 넘겨주겠다.”(에제 21,23-32)
<표징번호> 18, 19, 20
▷ 하느님 말씀을 전하는 사제를 종말론적 표징으로 드러낸다
18. BC 588년: 아내의 갑작스러운 죽음에도 탄식과 곡을 하지 않다(에제 24,15-18.21-24)
에제키엘은 아내의 죽음을 슬퍼하지 않는다.
에제키엘은 예루살렘이 무너졌다는 소식에
백성이 어떻게 반응해야 하는지를 설명하기 위해
아내가 죽었을 때 울거나 일반적인 애도 의식을 행하지 않았다.
이제는 눈물도 나오지 않는다.
이제는 슬프지도 않다.
오로지 마음을 다하고 목숨을 다하고 힘을 다하여 하느님을 사랑하여야 한다(신명 6,5).
하느님 말씀을 전하는 사제에게 종말론적 표징을 드러내게 하여
백성이 회개할 기회를 준다.
▶에제 24,15-18.21-24: 아내의 죽음을 상징으로 삼다
15 주님의 말씀이 나에게 내렸다.
16 “사람의 아들아,
나는 네 눈의 즐거움을 갑작스러운 죽음으로 너에게서 앗아 가겠다.
너는 슬퍼하지도 울지도 눈물을 흘리지도 마라.
17 조용히 탄식하며,
죽은 이를 두고 곡을 하지 마라.
머리에 쓰개를 쓰고 발에 신을 신어라.
콧수염을 가리지 말고 사람들이 가져온 빵도 먹지 마라.”
18 이튿날 아침에 내가 백성에게 이 이야기를 해 주었는데,
저녁에 내 아내가 죽었다.
그다음 날 아침에 나는 분부를 받은 대로 하였다.
21 ‘이스라엘 집안에게 말하여라.
주 하느님이 이렇게 말한다.
나 이제 너희의 자랑스러운 힘이고 너희 눈의 즐거움이며 너희 영의 그리움인 나의 성전을 더럽히겠다.
너희가 두고 떠나온 너희 아들딸들은 칼에 맞아 쓰러질 것이다.
22 ─ 그런데도 너희는 내가 한 것처럼 하게 될 것이다. ─
콧수염을 가리지도 못하고 사람들이 가져온 빵을 먹지도 못할 것이다.
23 머리에는 쓰개를 그대로 쓰고 발에는 신을 그대로 신은 채,
슬퍼하지도 울지도 못할 것이다.
너희는 너희 죄 때문에 스러져 가면서 서로 바라보며 한탄할 것이다.
24 에제키엘이 이렇게 너희에게 예표가 되고,
그가 한 것처럼 너희도 하게 될 것이다.
이 일이 일어나면,
그제야 너희는 내가 주 하느님임을 알게 될 것이다.’(에제 24,15-18.21-24)
19. BC 588년: 에제키엘의 입이 열릴 때를 말씀하시다(에제 24,25-27)
소식을 듣고 입이 열릴 때를 말씀하시니
하느님 계획의 완성에 대한 확징적 예표를 미리 보여주시는 것이다.
하느님 말씀을 전하는 사제에게 종말론적 표징을 드러내게 하여
백성이 회개할 기회를 준다.
▶에제 24,25-27: 아내의 죽음을 상징으로 삼다
25 너 사람의 아들아,
내가 그들의 요새와 기쁨과 영화,
그들 눈의 즐거움과 그들 영의 열망,
그들의 아들딸들을 앗아 가는 날,
26 그날에 피난민 한 사람이 소식을 전하러 너에게 올 것이다.
27 그날, 그 피난민 앞에서 너는 입이 열려 말을 하게 되고,
다시는 벙어리가 되지 않을 것이다.
너는 이렇게 그들에게 예표가 될 것이다.
그제야 그들은 내가 주님임을 알게 될 것이다.”(에제 24,25-27)
20. BC 588년: 예레미야가 아나톳에 있는 밭을 사다(예레 32,6-15)
예레미야는 장래에 유다 사람들이
다시 한번 밭을 사고팔 것이라는 의미로 한 구획의 땅을 구입한다.
예레미야는 희망을 전한다.
그들은 하느님의 말씀에 순명하여 바빌론으로 유배 간 사람들이다.
선택되어 남은 자가 되려면(이사 10,21)
하느님 말씀에 순종하여야 한다(창세 22,18).
하느님 말씀을 전하는 사제에게 종말론적 표징을 드러내게 하여
백성이 회개할 기회를 준다.
▶예레 32,6-15: 유다의 회복을 알리는 상징적 행위
6 그러자 예레미야가 말하였다.
“주님의 말씀이 저에게 내렸습니다.
7 ‘너의 숙부 살룸의 아들 하나므엘이 너에게 와서,
′구원자 권한이 너에게 있으니 아나톳에 있는 나의 밭을 사 다오.′ 하고 말할 것이다.’
8 과연 주님의 말씀대로 내 사촌 하나므엘이 경비대 울안으로 저를 찾아와 말하였습니다.
‘벤야민 지방 아나톳에 있는 내 밭을 사게.
그 밭의 소유권은 자네 것이고 구원자 권한도 자네에게 있으니,
그것을 자네가 사게.’
그때 저는 이것이 바로 주님께서 하신 말씀이라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9 저는 아나톳에 있는 제 사촌 하나므엘에게서 밭을 사기로 하고,
은 열일곱 세켈을 달아 그에게 주었습니다.
10 저는 계약서에 서명하고 봉인한 다음,
증인들을 세우고 그 은을 저울에 단 것입니다.
11 저는 규정과 조건을 담아 봉인한 매매 계약서와 봉인하지 않은 계약서를 받았습니다.
12 그런 다음 저는 사촌 하나므엘이 보는 앞에서,
매매 계약서에 서명한 증인들이 보는 앞에서,
그리고 경비대 울안에 앉아 있던 모든 유다인이 보는 앞에서
매매 계약서를 마흐세야의 손자이며 네리야의 아들인 바룩에게 넘겨주었습니다.
13 그러면서 저는 그들 앞에서 바룩에게 당부하였습니다.
14 ‘만군의 주 이스라엘의 하느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이 계약서들, 곧 봉인한 매매 계약서와 봉인하지 않은 계약서를
오랜 세월 보관할 수 있도록 옹기그릇에 넣어라.′
15 만군의 주 이스라엘의 하느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사람들이 이 땅의 집과 밭과 포도원들을 다시 사게 될 것이다.′’(예레 32,6-15)
<표징번호> 21
▷불의에 대한 형벌은 확정적임을 선포로써 드러낸다
21. BC 587년: 파라오의 궁전 입구 포장된 광장에 큰 돌을 묻다(예레 43,8-13)
예레미야는 이집트의 타흐판헤스에 돌을 묻어
바빌론 임금이 이집트를 침공하여 바로 그 자리에 왕좌를 세울 것임을 나타낸다.
하느님의 말씀을 따르지 않는
불의한 사람들의 말로는 비참할 뿐이다(지혜 3,19).
▶예레 43,8-13: 주님의 말씀을 듣지 않고 이집트로 도망가다
8 타흐판헤스에서 주님의 말씀이 예레미야에게 내렸다.
9 “네 손으로 큰 돌들을 날라다,
타흐판헤스에 있는 파라오의 궁전 입구 포장된 광장에 유다 사람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묻어라.
10 그리고 그들에게 말하여라.
─ 만군의 주 이스라엘의 하느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신다. ─
‘내가 사람을 보내어 나의 종 바빌론 임금 네부카드네자르를 데려오겠다.
그러고 나서 나는 그의 왕좌를 내가 묻은 이 돌들 위에 차리겠다.
그는 자신의 차일을 그 위에 칠 것이다.
11 그가 와서 이집트 땅을 치면, 죽을 자는 죽고,
사로잡혀 갈 자는 사로잡혀 가고,
칼에 맞을 자는 칼에 맞을 것이다.
12 내가 이집트 신전들에 불을 지르겠다.
그러면 그는 신상들을 태우거나 그것들을 전리품으로 가져가고,
목자가 제 옷을 털 듯 이집트 땅을 턴 다음 이집트에서 평화로이 떠나갈 것이다.
13 그는 이집트 땅에 있는 태양신전의 기념 기둥들을 부수고 이집트 신전들을 불태울 것이다.’”(예레 43,8-13)
<표징번호> 22, 23
▷회개를 통한 보속의 결과는 하느님의 자비임을 드러내다
22. BC 586년: 에제키엘의 입이 열리다(에제 33,21-22)
에제키엘은 한 국가의 지도자로서, 사제로서의 소명을 다하지 못했다.
에제키엘의 이러한 행위는 미필적 고의로,
물고기 배 속에서 사흘을 보낸 요나의 행동과 같다(요나 2,1-11).
에제키엘의 입이 열린 것은
그가 사제로서
이스라엘 집안을 죄짓게 하는 걸림돌이 되어
미필적 고의로 저지른 죄에 대한
죗값을 치루었기 때문이다(<참조> 에제 44,10.12).
10 ‘레위인들은 이스라엘이 나를 떠나 자기들의 우상들을 좇으며 헤맬 때,
나에게서 멀리 떠나갔기 때문에,
그 죗값을 짊어져야 한다.
12 레위인들은 백성이 섬기는 우상들 앞에서 그들의 시중을 들어,
이스라엘 집안을 죄짓게 하는 걸림돌이 되었기 때문에,
나는 그들을 거슬러 손을 들고 맹세하였다.
주 하느님의 말이다.
그들은 자기들의 죗값을 짊어져야 한다.(에제 44,10.12)
▶에제 33,21-22: 예루살렘의 함락 소식
21 우리의 유배살이 제십이년 열째 달 초닷샛날에,
예루살렘에서 온 피난민 한 사람이 나에게 와서,
“도성이 함락되었습니다.” 하고 말하였다.
22 그 피난민이 오기 전날 저녁에,
주님의 손이 나에게 내리셨는데,
아침에 그가 나에게 오기 전에 그분께서 내 입을 열어 주셨다.
그래서 나는 입이 열려 더 이상 벙어리가 아니었다.(에제 33,21-22)
23. BC 585년: 두 개의 나무토막을 하나가 되게 연결하다(에제 37,15-28)
에제키엘이 예루살렘이 무너졌다는 소식을 듣고 두 막대기가 하나로 합친다.
에제키엘은 두 개의 나무토막을 결합하여 이스라엘과 유다의 통일을 상징한다.
에제키엘은 백성에게 희망을 전한다.
그들은 새로운 마음을 가지게 될 사람들이다.
하느님께서는 당신께 순명하는 사람들에게 희망의 등불을 비추신다.
그들은 하느님과 새 계약을 맺을 것이다.
하느님께서 세상을 물질적으로 창조하셨다.
하느님께서는 새 계약과 함께 새로이 영적으로 세상을 창조하실 것이다.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새 계약의 일꾼이 되는 자격을 주셨습니다.
이 계약은 문자가 아니라 성령으로 된 것입니다.
문자는 사람을 죽이고 성령은 사람을 살립니다."(2코린 3,6)
▶에제 37,15-28: 남북 왕국의 통일
15 주님의 말씀이 나에게 내렸다.
16 "너 사람의 아들아,
나무토막 하나를 가져다가 그 위에,
'유다와 그와 한편이 된 이스라엘 자손들'이라고 써라.
그리고 나무토막을 또 하나 가져다가 그 위에,
'에프라임의 나무토막,
요셉과 그와 한편이 된 온 이스라엘 집안'이라고 써라.
17 그리고 그 나무토막들이 하나가 되게 서로 연결시켜라.
그리하여 네 손안에서 하나가 되게 하여라.
18 그런 다음 네 동포가
‘이 나무토막들이 무엇을 뜻하는지 우리에게 알려 주지 않겠습니까?’ 하거든,
19 그들에게 일러 주어라.
‘주 하느님이 이렇게 말한다.
나 이제 에프라임의 손안에 있는 요셉과 그와 한편이 된 이스라엘 지파들의 나무토막을 가져다가,
그 위에 유다의 나무토막을 놓고,
그 둘을 하나로 만들겠다.
그리하여 그들은 내 손안에서 하나가 될 것이다.’
20 또 네가 글을 쓴 나무토막들을 그들이 보는 앞에서 손에 들고,
21 그들에게 일러 주어라.
‘주 하느님이 이렇게 말한다.
나 이제 이스라엘 자손들이 떠나가 사는 민족들 사이에서 그들을 데려오고,
그들을 사방에서 모아다가,
그들의 땅으로 데려가겠다.
22 그들을 그 땅에서,
이스라엘의 산악 지방에서 한 민족으로 만들고,
한 임금이 그들 모두의 임금이 되게 하겠다.
그리하여 다시는 두 민족이 되지 않고,
다시는 결코 두 왕국으로 갈라지지 않을 것이다.
23 그리고 그들이 다시는 자기들의 우상들과
혐오스러운 것들과
온갖 죄악으로 자신을 부정하게 만들지도 않을 것이다.
그들이 저지른 모든 배신에서
내가 그들을 구원하여 정결하게 해 주고 나면,
그들은 나의 백성이 되고 나는 그들의 하느님이 될 것이다.
24 나의 종 다윗이 그들을 다스리는 임금으로서,
그들 모두를 위한 유일한 목자가 될 것이다.
그들은 내 법규들을 따르고 내 규정들을 준수하여 지키면서,
25 내가 나의 종 야곱에게 준 땅,
너희 조상들이 살던 땅에서 살게 될 것이다.
그들만이 아니라 자자손손이 영원히 그곳에서 살며,
나의 종 다윗이 영원히 그들의 제후가 될 것이다.
26 나는 그들과 평화의 계약을 맺으리니,
그것이 그들과 맺는 영원한 계약이 될 것이다.
나는 그들에게 복을 내리고 그들을 불어나게 하며,
나의 성전을 영원히 그들 가운데에 두겠다.
27 이렇게 나의 거처가 그들 사이에 있으면서,
나는 그들의 하느님이 되고 그들은 나의 백성이 될 것이다.
28 나의 성전이 그들 한가운데에 영원히 있게 되면,
그제야 민족들은 내가 주님임을 알게 될 것이다.’”(에제 37,15-28)
<표징번호> 24
▷파멸은 새로운 세상의 창조에 대한 하느님의 약속임을 드러내다
24. BC 561년: 바빌론을 두고 선포한 말씀을 기록한 책을 강 한복판에 던지다(예레 51,59-64)
예레미야는 스라야와 함께 두루마리를 바빌론으로 보내는데,
그 두루마리는 바빌론의 멸망을 알리기 위해 유프라테스 강에 던져진다.
유다가 바빌론에 의해 멸망했지만
하느님의 뜻을 왜곡하고 거역한 바빌론도 결국에는 멸망할 것이다.
예레미야가 마무리한다.
하느님의 뜻을 거역한 자의 종말은 명확하다.
‘주님, 당신께서 이곳을 두고 친히 말씀하시기를,
이곳을 멸망시켜 사람도 짐승도 살지 않는,
영원한 폐허가 되게 하리라고 하셨습니다.’(예레 51,62)
이러한 파멸은 새로운 세상에서 하느님께서 당신의 약속을 이루고자 하심이니,
이는 하느님께서 아브라함에게 하신 약속이다.
"내가 그를 선택한 것은,
그가 자기 자식들과 뒤에 올 자기 집안에 명령을 내려
그들이 정의와 공정을 실천하여 주님의 길을 지키게 하고,
그렇게 하여 이 주님이 아브라함에게 한 약속을 그대로 이루려고 한 것이다.”(창세 18,19)
▶예레 51,59-64: 예레미야가 바빌론에 관한 예언을 기록하다
59 마흐세야의 손자이며 네리야의 아들인 스라야 역관장이,
유다 임금 치드키야 제사년에 임금과 함께 바빌론으로 올라갈 때,
예레미야 예언자가 그에게 내린 분부.
60 예레미야는 바빌론에 내릴 이 모든 재앙,
곧 바빌론을 두고 선포한 이 모든 말씀을 한 권의 책으로 기록하였다.
61 예레미야가 스라야에게 말하였다.
“그대가 바빌론으로 들어가면,
이 말씀을 다 읽고 나서,
62 이렇게 아뢰시오.
‘주님, 당신께서 이곳을 두고 친히 말씀하시기를,
이곳을 멸망시켜 사람도 짐승도 살지 않는,
영원한 폐허가 되게 하리라고 하셨습니다.’
63 그리고 그대는 이 책을 다 읽고 나서,
그것에 돌을 매달아 유프라테스 강 한복판에 던지시오.
64 그러고 나서 이렇게 말하시오.
‘바빌론도 내가 그에게 내릴 재앙 탓에,
이처럼 가라앉아 다시는 떠오르지 않을 것이다.
그들이 지쳐 버릴 것이다.’”
여기까지가 예레미야의 말이다.(예레 51,59-64)
에필로그
표징이란 말씀만으로는 알아듣지 못하는 우매한 사람들에게
하느님의 자비로 보여주는 직접적인 상징들로서
에제키엘, 예레미야, 이사야 예언자들이 행한 것과 같다.
그렇지만 표징은 사회 현상으로도 나타나는데
하느님의 거룩한 백성이 되지 않을 때 나타나는
불의한 현상들이 바로 그것이다.
이는 하느님의 계명을 거스른 것으로,
아론이 금송아지를 세운(탈출 32,4) 죄로
그를 따른 백성들 가운데 삼천 명 가량이
죽임을 당한 것과 같다(탈출 32,28).
이러한 아론의 죄가 시대를 달리하여 현시대에도
비일비재하게 일어나고 있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그렇지만 하느님 말씀을 거슬러 죄를 짓는 무법자(2테살 2,3)와
그러한 악인들을 추종하는 자들에게는
아론과 그를 따른 자들에게 내린 것과 같은
하느님의 진노가 터져나올 것이니,
이를 무법의 신비 the mystery of lawlessnes 라 한다(2테살 2,7).
아론의 죄에 따른 징벌로 인해
이스라엘은 다시 약속의 땅으로 올라가게 되듯이(탈출 33,1)
이시대에도 그와 같은 과정을 거친
선택된 거룩한 백성은 하느님의 약속의 땅으로 들어 갈 것이다.
이러한 과정은 사도 바오로의 서신에 구체적으로 적시되어 있다.
다시 말하여 진리를 믿고 정의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재림과 함께 모이게 될 것이니(2테살 2,1.12)
보편 교회의 지혜로운 마음(묵시 17,9)을 가진 신앙인들은
진리안에서 항상 깨어 있어야 할 것이다.
왜냐하면 하느님의 말씀인 진리를 사랑하여야 구원을 받기 때문이다(2테살 2,10).
이제 "종말의 표징"에 대한 사도 바오로의 말씀과 함께 묵상하고자 한다..
1 형제 여러분,
우리는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재림과
우리가 그분께 모이게 될 일로 여러분에게 당부합니다.
2 누가 예언이나 설교로 또 우리가 보냈다는 편지를 가지고
주님의 날이 이미 왔다고 말하더라도,
쉽사리 마음이 흔들리거나 불안해하지 마십시오.
3 누가 무슨 수를 쓰든 여러분은 속아 넘어가지 마십시오.
먼저 배교하는 사태가 벌어지고 무법자가 나타나야 합니다.
멸망하게 되어 있는 그자는
4 신이라고 일컬어지는 모든 것과 예배의 대상이 되는 것들에 맞서
자신을 그보다 더 높이 들어 올립니다.
그리하여 신으로 자처하며 하느님의 성전에 자리 잡고 앉습니다.
5 내가 여러분 곁에 있을 때
이 일에 관하여 이야기한 것을 여러분도 기억하고 있지 않습니까?
6 그리고 여러분도 알다시피,
지금은 어떤 것이 그자를 저지하고 있지만,
그자는 자기 때가 되면 나타날 것입니다.
7사실 그 무법의 신비는 이미 작용하고 있습니다.
다만, 그것을 저지하는 어떤 이가 물러나야 합니다.
8 그러면 그 무법자가 나타날 터이지만,
주 예수님께서는 당신의 입김으로 그자를 멸하시고
당신 재림의 광채로 그자를 없애 버리실 것입니다.
9 그 무법자가 오는 것은 사탄의 작용으로,
그는 온갖 힘을 가지고 거짓 표징과 이적을 일으키며,
10 멸망할 자들을 상대로 온갖 불의한 속임수를 쓸 것입니다.
그들이 진리를 사랑하여 구원받는 것을 거부하였기 때문입니다.
11 그러므로 하느님께서는 그들에게 사람을 속이는 힘을 보내시어 거짓을 믿게 하십니다.
12 진리를 믿지 않고 불의를 좋아한 자들이 모두 심판을 받게 하시려는 것입니다.(2테살 2,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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