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강산도 식후경”이라 한 것처럼 미생물도 먹어야 살고,
또한 미생물이 무엇을 이용하는 가에 따라
인류 편에서 유용한 미생물인지 아닌지를 구별하여 활용할 수 있기 때문에,
이들의 먹거리 즉 미생물에 필요한 영양분이 무엇인지 알아보기로 합니다.
2-2-3 미생물에 필요한 양분은 무엇인가?
2-2-3-1 다량원소
「탄소」 및 에너지원에 의해 미생물은 물론 모든 살아있는 사물을 특징지을 수 있다. 즉 빛을 사용하는 광합성 작용에 의해 에너지를 얻는 미생물을 광합성미생물이라 하며, 화학물질의 산화환원작용에서 에너지를 얻는 미생물을 화학합성미생물이라 한다.
한편 생체를 이루는 모든 물질의 골격을 이루고 있는 탄소를 이산화탄소 혹은 중탄산염과 같은 무기태에서 얻는 것을 독립영양미생물, 포도당과 같은 유기탄소로부터 얻는 것을 종속영양미생물이라 한다. 종속영양 미생물 중 사멸하였거나 사명해가는 유기물로부터 탄소와 에너지를 취하는 것을 부생성미생물이라 하기도 한다. 퇴비 만들 때 관여하는 미생물을 생각하면 되겠다.
그렇다면 사람은 어디에 속할까? 사람은 빛을 이용할 수도 없고 식품에 들어있는 탄수화물을 소화하여 탄소를 얻어야 하기 때문에 화학합성 종속영양생물이라 해야 하지 않겠는가.
「질소」에는 화학질소비료의 구성성분인 질산 및 암모늄 같은 무기태질소와 단백질 및 아미노산과 같은 물질에 들어있는 유기태질소가 있다. 무기태질소는 그대로 흡수할 수 있지만 유기태질소는 고기와 같은 단백질 안에 들어있기 때문에 효소의 작용에 의해 먼저 분해되어야 한다. 바로 이러한 특성 때문에 일반적인 환경에서는 고기가 썩게 되는 것이고, 경우에 따라서는 암모니아와 같은 냄새에 의해 혐오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 그러나 미생물은 암모니아를 선호한다. 왜냐하면 흡수된 암모니아태 질소는 글루타민산과 같은 아미노산 합성에 곧바로 이용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인」에는 핵산과 같은 유기태인과 인광석과 같은 무기태인이 있다. 그러나 미생물은 화합물 상태인 인을 사용할 수 없기 때문에, 인을 함유한 물질은 인산과 같은 가용성 무기 이온으로 전화되어야 하다 인은 디엔에이DNA와 아르엔에이RNA 같은 핵산의 구성성분이며, 에너지 저장물질인 에이티피ATP 구성 물질로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에 미생물뿐만 아니라 모든 생물은 반드시 인을 흡수해야 한다.
미생물이 이용할 수 있는 「황」에는 단백질 및 아미노산과 같은 유기태황과 황산염과 같은 무기태황이 있다. 황은 메티오닌과 시스테인 같은 필수 아미노산의 구성성분이다.
「칼슘」,「마그네슘」,「칼륨」과 같은 양이온은 Ca2+ , Mg2+ 그리고 K+의 이온 형태로 흡수된다. 다시 말하여 가리비료인 염화가리KCl가 물에 녹으면 칼륨이온(K+)과 염소이온(Cl-)이 되는 데 이때 K+같은 것을 양이온이라 한다. 석회나 고토 비료가 녹으면 각각 칼슘이온(Ca2+)과 마그네슘이온(Mg2+)이 생기는데 이 역시 미생물이 필요로 하는 영양분이다.
2-2-3-2 미량원소
미량원소란 적은 양만이 미생물에 요구되는 물질이다. “작은 고추가 맵다”는 말처럼 이들 원소는 효소작용 등에 있어 필수적인 물질이다. 예를 들어 「철」은 전자전달과정에서, 「망간」은 광합성에서, 「아연」은 DNA 중합효소에, 「구리」는 환원효소에, 「코발트」는 질소고정효소에 필수적이다. 「몰리브덴」은 질소고정효소와 질산환원효소에, 「니켈」은 요소가수분해효소에, 「바나듐」은 질소고정작용의 몰리브덴 대신 사용되고, 「나트륨」은 몇몇 해양 미생물에, 「셀레늄」과 「텅스텐」은 일부 메탄생성 미생물에, 「규소」는 규조류와 같은 미세조류에 필요한 물질이다.
2-2-3-3 생육인자
사람도 비타민이 결핍되면 부작용이 일어나듯이 일부 미생물도 외부로부터 어떤 물질을 공급받지 못하면 생육할 수 없는 경우가 있다. 바로 이렇게 생육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물질을 생육인자라 한다. 다시 말하여 생육인자란 미생물 생육에 필수적이나 스스로 합성할 수 없는 물질을 말한다. 생육인자에는 「비타민」, 「아미노산」 등이 있다. 이와 같이 하나 이상의 생육인자를 요구하는 미생물을 영양요구주 auxotroph라 한다.
인간을 영양요구주라 할 수 있는데 그 이유는 인간에 필요한 대부분의 비타민 등 생육인자를 인간체내에서 스스로 합성할 수 없어 음식을 반드시 섭취하여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식물은 영양요구체가 아니다. 왜냐하면 식물은 필요로 하는 모든 생육인자를 합성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사람은 아미노산이나 비타민이 함유되어 있는 과일 등의 식물을 먹어야 하는 것이다 바로 이러한 생물 간의 필요 불가결한 법칙에 의해 먹이사슬이 형성되므로, 만약 하나의 먹이가 되는 생물이 소멸되면 그에 종속되어있는 다른 생명체도 역사의 뒤안길로 함께 사라지게 되는 것이다.
지금까지 미생물의 먹거리에 대해 숨 가쁘게 이야기해 왔다.
이제 좀 쉬어 갈 때가 된 것 같다.
우리는 건강을 위해, 호연지기浩然之氣를 배우기 위해 등산을 자주 한다.
뒷동산을 단숨에 오를 때가 있는 가하면, 구불구불ㆍ오르락내리락 높은 산을 하염없이 걷기도 한다.
그래서 우리는 숨을 고르는 방법을 나름대로 터득하고 있다.
가다 쉬어가는 사람, 가면서 쉬어 가는 사람, 쉬었다 가는 사람. 나는 어디에 속하는가?
나는 이렇게 권유한다.
평탄한 산등성이에서는 걸어가면서 쉬고,
내리막길에서는 오르는 것을 대비하여 에너지를 보충하고,
오르막길에서는 지금껏 쉬면서 보충한 에너지를 소비하며 쉼 없이 오르라고,
이렇게 하면,
걸어가는 내가.... 현재의 나 자신이 아닌 것 같고,
생각하려고 생각한 세상사가 생각 없이 사라져 버리고,
오로지 정해놓은 종점을 향해 두 다리만
무념ㆍ무상ㆍ무소유의 심정으로 내달리게 되는 것이다.
그러면서도 숨은 끊임없이 쉬면서 말이다.
<한국토양비료학회, 토양과 비료, 2000. 6 게재>
'생태계와 미생물 > 미생물을 내 손으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잠시 쉬면서 (0) | 2018.11.05 |
---|---|
미생물의 숨 (0) | 2018.11.05 |
미생물의 먹이 섭취 방법 (0) | 2018.11.05 |
먹이사슬을 생각하며 (0) | 2018.11.05 |
미생물은 무엇을 먹고 사는가 (0) | 2018.11.0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