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다면 먹이사슬이란 과연 무엇인가?
“자연은 살아있다”라든가 하는 다큐멘터리를 들어가며 구차하게 설명하지 않더라도 너무나 잘 아는 단어가 아닌가?
그렇다고 풀을 뜯어먹으며 뛰어다니던 사슴을 잡아먹던 사자가 쓰러지자, 하늘을 날던 대머리 독수리가 나타나고, 뒤이어 하이에나가 와서 싹쓸이해버리는 그러한 내용을 설명하고 싶지는 않다.
그렇다고 물속의 플랑크톤을 먹이로 하는 송사리나 피라미를 삼킨 물고기가 하늘을 날던 물수리에 낚아 채이는 이야기도 아니다.
그렇다고 채소도 먹고, 물고기도 먹고, 육 고기도 먹고, 때로는 몸에 좋다면 모종의 것도 마다 않고 먹어치우는 인간에 대해서는 더더욱 아니다.
“우는 아이 떡 하나 더 준다.”는 말 같지 않은 속담처럼, 우리는 눈에 보이고, 귀에 들려야 비로소 들어주는 속성이 있다.
그 많던 고래와 코끼리가 기름을 얻고자 상아를 얻고자 하는 탐욕에 눈에 안보이게 수가 줄어들자, “동물을 보호하자!”고 “생태계를 보호하자!”고 외치는 것처럼 말이다.
그러나 고래도 코끼리도, 예를 들어 새우가 없거나 풀이 없으면 어찌 살 것이며 어떻게 보호 할 것인가.
그러므로 우리는 “새우를 살리자!” “풀을 살리자!”하고 먼저 외쳐야 하지 않겠는가.
그렇다면 새우와 풀은 무엇을 먹고 사는가?
새우는 유기물 찌꺼기를 먹는다고 하지만, 식성에 관한 구체적인 사항은 바다 생물을 연구하는 사람들에게 맡기고, 우리의 주 관심사가 토양인 만큼 풀에 대해서 이야기해보자. <한국토양비료학회, 토양과 비료, 2000. 6 게재>
2-2-1 먹이사슬을 생각하며
동물은 음식을 입으로 먹지만 풀과 같은 식물은 잎과 뿌리 그리고 종류에 따라서는 줄기에서도 에너지를 취한다. 식물은 뿌리를 통해 물과 무기 영양분을 흡수하지만, 이보다 중요한 것은 햇빛 에너지를 이용하여 기체인 이산화탄소를 당과 같은 탄수화물로 동화한다는 것이다.
물론 일부 미생물도 이산화탄소나 질소를 스스로 고정하기도 하지만, 물질의 골격을 형성하는 탄소는 모든 생물의 필수 구성원소이기 때문에 식물이 생산하는 탄수화물은 매우 중요한 것이다. 그러므로 기체 상태인 이산화탄소를 당과 같은 저장 산물로 만드는 식물은 미생물을 포함하여 이를 필요로 하는 모든 생물에 매력 만점인 상대가 되는 것이다.
2-2-1-1 미생물은 슈퍼생물
식물은 궁극적으로 일부는 동물에 의해 먹혀 동물체의 구성성분이 되고 다른 일부는 고사하게 된다. 동물에 먹힌 것도 동물의 배설물 혹은 생을 다한 동물에 의해 자연으로 복귀된다. 이 과정에서 우리가 눈여겨보아야 할 것은 고사된 식물, 동물의 배설물, 생을 다한 동물이 어떻게 되는가 하는 것이다. 결국 이 모든 것은 흙으로 돌아오게 되는 것이다. 물론 탄소와 질소화합물은 부분적으로 여러 단계를 거쳐 이산화탄소와 질소가 되어 대기로 사라진다. 그렇다면 이들 동식물체를 흙과 대기로 돌아가게 하는 것이 무엇인가? 그것은 토양에 서식하는 미생물인 것이다. 다시 말하여 미생물은 식물, 동물 그리고 다를 미생물까지도 분해하는 능력이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이유 때문에 미생물의 식성을 억지로 따진다면 완전 잡식성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미생물을 보다 세분하여 들어가면, 고사된 식물체를 좋아하는 부생성 미생물, 살아있는 식물체를 좋아하는 식물병원성 미생물, 식물과 공생하는 공생균, 인축의 병을 일으키는 동물병원성 미생물, 동물 장내에 공생하는 유산균류, 식물을 발효하여 유용한 식품을 생산하는 발효균 등으로 미생물의 작용대상에 따라 구분할 수 도 있다. 그러므로 한꺼번에 몰아서 비록 미생물이라 부르고 있지만, <그림>과 같은 미생물은 종류별로 각기 특이한 작용을 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때때로 우리는 비이성적인 행동을 단세포적인 생각이라 하는 바와 같이, 미생물은 좋아하는 먹이를 단세포적으로 무차별 공격한다는 것이다. 특히 병원성 미생물은 대상 기주 동식물의 면역체계가 약화된 시기를 노려 침투하는 주도면밀함을 가지고 있는 전략가이기도 하다. 또한 미생물은 집중적인 공격을 피하는 변신의 명수이기도 하여, 고농도의 항생물질의 공격도 무위로 돌려버리기도 한다. 물론 일부 미생물은 동물이나 식물과 공생하며 서로의 삶을 도와주기도 하여, 미생물은 두 얼굴을 가진 야누스라고 비하할 수 도 있겠지만, 미생물의 입장에서 보면 생존을 위해 형성되어온 당연한 유전적 특질일 뿐이다.
먹이사슬에서의 미생물의 위치는, 식물체를 분해하여 생육하는 미생물을 섬모충과 같은 원생동물이 먹고 원생동물은 톡토기와 같은 미소동물이 그리고 미소동물은 지렁이가 먹고 지렁이는 새에 먹히는 기본적인 틀에 속하지만, 미생물은 최상위에 있는 동물도 분해하여 먹이로 취한다는 면에서는 오히려 최상위 계급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므로 미생물은 먹이사슬에서 전방위적으로 작용하는 슈퍼생물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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