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태계와 미생물/미생물을 내 손으로

미생물은 무엇을 먹고 사는가

좋은생각으로 2018. 11. 5. 09:35

“보릿고개 넘기가 왜 이리 힘드나... 하얀 쌀밥은 아니더라도 두벌 밥이나 배 터지게 먹어 보았으면” 하던 것이 언제였던가? 두벌 밥이란 무엇인가? 요즘 세상에는 몸에 좋다고 혹은 여름 입맛 살리려고 산나물에 비벼먹는 보리밥이 아닌가. 그래도 지금 보리는 개량이나 되어 부드럽기나 하지. 보릿고개 넘던 때는 “겉보리 서 말만 있으면”하고 넋두리하던 농부의 말처럼 겉보리가 주로 재배되었는데, 이 겉보리는 한 번 삶아 가지고는 뜸이 들지 않아, 두 번 삶았다고 하여 두벌 밥이 아닌가. 그래서 보릿고개 넘던 시절 시골 토담집 처마 밑에서 삶은 보리 담아 걸어둔 소쿠리를 발견하기란 그리 어렵지 않았던 것이다.


그런데 지금은 어떤가? 삶이 풍요로워, 고기반찬에 쌀밥은 기본이고, 거기다 한 술 더 떠 날씬해지려고, 허리가 안 굽혀져서라는 이유 아닌 이유로 살을 뺀다나! 다이어트를 한다나! 이렇게 지천으로 남아돌아가는 이 돈, 이 음식을 어찌할까? “‘옳지! 종은 수가 있다. 내 창고를 헐고 더 큰 것을 지어 거기에다 내 모든 곡식과 재산을 넣어 두어야지. 그리고 내 영혼에게 말하리라. 영혼아, 많은 재산을 쌓아 두었으니 너는 이제 걱정할 것 없다. 그러니 실컷 쉬고 목고 마시며 즐기자‘. 그러자 하느님께서는 ’이 어리석은 자야, 바로 오늘 밤 네 영혼이 너에게서 떠나가리라. 그러니 네가 쌓아 둔 것은 누구의 차지가 되겠느냐?‘고 하셨다(루카 12, 18-20).”그렇다면 “내 것이니 창고에 쌓아 둔다.”라는 것을 자연학적으로 어떻게 해석할까? 그것은 흐름을 차단하고 끊어 버린다는 것이다. 자연의 순환 질서를 교란하여 파괴한다는 것이다. 먹이사슬을 부수어 버린다는 것이다. 다시 말하여 다른 생물에 필요한 에너지 공급이 차단되기 때문에 먹이를 공급받지 못한 생물은 자의가 아닌 타의적으로 도태되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와 반대로 억류되어있는 에너지인 식량은 어떻게 되겠는가? 부실한 창고에 쌓아둔 곡식처럼 썩어 버리거나 반갑지 않은 생쥐들의 몫이 되어 버리지 않겠는가?


여름 단골 메뉴처럼 이맛살 찌푸려지는 뉴스 하나가 눈에 들어오는 데, 그것은 맺은 자가 풀어야 하는 “결자해지(結者解之)”를 시각적으로 강조하고자 하는 연출가의 고도의 방송 기법인가? 팔당 상수원지에 녹조가 남해안에 적조현상이 나타났으니 유념하라는 내용이다. 무엇을 유념해, 해결해야지. 이들 현상은 언제 나타나는가? 인산이나 질소 물질이 한천이나 바다로 과다하게 방출될 때 일어나지 않는가? 그것도 새가 아닌 미생물인 조류 algae가 살기 좋은 여름 나절에, 그런데 인산과 질소는 무엇인가? 식량 생산에 필수적인 식물 영양분이며, 동식물의 중요한 구성 물질이 아닌가. 인산은 대부분의 원료를 외국에서 수입해서 들여오고, 질소는 비록 생물학적으로 고정되기도 하지만 대부분은 많은 돈을 들여 공장에서 만들지 않는가? 이처럼 자연스럽지 못한 물질의 순환은 자원을 낭비하고 환경을 오염시키는 것이다. 즉 지구 저쪽에서는 에너지 결핍에 의해 헐벗고 굶주리고, 다른 저쪽에서는 비만증에 걸린 환경을 치유하려고 머리가 하얗게 되다 못해 “빛나리”가 되고 있는 것이다. 실소를 금치 못하는 이런 일은 지우 안에서의 먹이사슬이 헝클어진 실타래처럼 비정상적으로 얽혀있기 때문인 것이다. <한국토양비료학회, 토양과 비료, 2000. 6 게재>

 

어떤 식탁의 음식

 

2-2 미생물은 무엇을 먹고 사는가?

 

왜 이번 이야기는 처음부터 먹는 것으로 시작하여 아직도 먹는 것을 이야기하고 있는가? 모든 생물은 먹어야 살기 때문에 그런 것도 아니고, “먹기 위해 사느냐! 살기 위해 먹느냐!”라는 고급스럽지 못한 비유를 설명하기 위한 것은 더더욱 아니다.

 

단지 우리는 지구라는 생태계 안에서 더불어 살아가는 생명체이기 때문에 철학적이든, 인류학적이든, 정치경제학적이든 먹이사슬이라는 테두리 안에서 자연자원의 자연스러운 공유를 누려야 할 권리가 있기 때문이다.


 

먹이사슬을 생각하며

그렇다면 먹이사슬이란 과연 무엇인가? “자연은 살아있다”라든가 하는 다큐멘터리를 들어가며 구차하게 설명하지 않더라도 너무나 잘 아는 단어가 아닌가? 그렇다고 풀을 뜯어먹으며 뛰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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