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일즙을 발효시켜 알코올 음료를 만드는 방법은
인류가 이용한 매우 오래된 화학반응 가운데 하나라 할 수 있습니다.
간혹 싱싱하고 탐스러운 포도 알에
하얗게 무언가 묻어있는 것을 볼 수 있는데
이것은 포도주를 만드는데 사용하는 효모입니다.
포도주를 담글 때 따로 술을 붓지 않아도 발효가 되는 것은
바로 이 효모가 있기 때문입니다.
포도에는 포도당이 들어있으므로,
막걸리를 만들때 누룩곰팡이를 사용하는 당화과정이 필요없지만
알코올이 식초로 변화기도 하므로 이를 잘 억제해야 합니다.
2-4-6 포도와 와인
포도액 머스트, must을 만들 때 포도 껍질을 제거하지 않고 그대로 발효시키면, 포도 껍질에 묻어있는 곰팡이에 의해 포도에 포함된 당의 일부만 발효되고 대부분이 남아서 단맛을 가진 포도주가 되기도 한다. 일반적인 포도주 조제에서는, 수확한 포도를 먼저 깨끗이 씻은 후 으깨서 포도껍질을 제거한 포도액을 만든다.
포도즙은 물ㆍ단당류ㆍ녹말ㆍ유기산ㆍ아미노산ㆍ비타민ㆍ효소ㆍ비휘발성 에스테르 등이 섞여 있는 복잡한 혼합물이다. 이처럼 포도액에 들어있는 화합물의 종류와 농도가 포도의 품종과 생육조건에 따라 매우 다르기 때문에 포도주의 맛과 품질이 생산자에 따라 달라진다.
포도주에 들어있는 알코올은 포도즙의 단당류(포도당)가 사카로미세스 Saccharomyces라는 효모의 발효작용에 의해 만들어진다. 알코올을 식초로 만들어 신맛이 나게 하는 초산균인 아세토박터 Acetobacter등의 잡균을 제거하기 위해 이산화황을 처리하기도 한다. 초산균이 활동하지 못하도록 산소의 유입을 막아줄 필요도 있다.
발효가 충분히 진행되어 알코올 농도가 7~15% 정도 되면, 달걀 흰자질, 벤토나이트 Bentonite 등과 같은 청징제를 넣어 부유물을 걸러낸다. 아래 그림은 달걀 흰자질을 이용한 청징방법이다.
◀ 포도주 청징 과정
- 달걀 흰자질을 청징제로 사용하여 분리하는 과정(포도주 액 윗층에 부유물이 분리되어 떠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 효모 등 미세한 물질들이 포도주액 안에 분산되어 있기 때문에 맑은 포도주를 얻기 위해서는 청징 과정이 필요하다.
이렇게 만들어진 포도주를 유리병에 담아 코르크 마개로 막은 후 어둡고 온도가 적당히 조절되는 창고에서 숙성시킨다. 숙성과정에서 포도주에 남아있는 화합물들의 복잡한 반응에 의해서 맛과 향이 더해진다. 이렇게 만들어진 포도주는 그대로 마시기도 하지만, 증류공정을 거쳐서 알코올 농도를 높인 코냑과 같은 브랜디를 만들어 마시기도 한다. 한편 포도주에 고압의 이산화탄소를 가하거나, 일반 포도주를 한 번 더 발효시켜 이때 만들어진 이산화탄소가 빠져나가지 않도록 하는 방법으로 탄산음료와 비슷한 거품이 이는 포도주를 만들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