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태계와 미생물/흙의 본질과 생물 비료

미생물을 이용한 토양평가

좋은생각으로 2018. 11. 3. 14:49

 

우리가 음식을 먹고 나서 뱃속이 불편할 때

소화제를 먹는 것은 부족한 체내 효소기능을 도와주기 위한 것입니다.

이처럼 토양도 물질순환에 필요한 효소활성이 부족하면

소화불량에 걸리게 되어 치료를 받아야 하는 것이지요.

사람이야 배가 더부룩하면 약국에 가서 “소화제 주세요”라고 할 수 있지만,

이도 저도 아니고 처분만 기다리는 토양의 심정은 오죽할까요?

현재가 아닌 먼 미래를 위해서라도

어루만지는 마음으로 토양 아니 흙을 바라보고 가꾸어 갔으면 하는 심정입니다.


 

1-3-3 미생물을 이용한 토양평가는 어떻게 하는가

 

생물학적 토양평가에는 미생물의 수, 기능성 미생물의 종류, 미생물체량, 효소활성, 병원성미생물 측정 등 많은 방법이 적용되고 있다. ‘토양미생물의 종류 및 분류에서 일부 언급되지만 여기서는 지표성 미생물수, 미생물활성, 미생물체량 및 미생물다양성 등을 설명하고자 한다.

 

 

1-3-3-1 지표미생물 계수 

토양미생물수란 콜로니 Colony를 형성할 수 있는 하나의 독립된 미생물 세포를 의미하기 때문에 콜로니 형성수 colony forming unit:(CFU)라 표현한다. 사상균이나 방선균은 포자 및 균사 조각에서도 콜로니가 형성되기 때문에 이들 미생물의 진정한 개체수 평가가 곤란하지만, 미생물수 검정은 미생물상 평가방법의 하나로 현재도 널리 사용되고 있다. 토양미생물 계수에 사용되는 배지에 나타나는 콜로니 수는 극히 제한되어 있기 때문에 미생물수에 대한 자료에는 배지종류 및 배양소견 등의 내용이 자세히 기록되어야 한다. 또한 인공배양으로 확인할 수 있는 미생물의 종이 제한적이기 때문에, 세균사상균방선균 등과 같은 일반 미생물수를 조사 평가하는 것보다는 먹는 물의 오염도 판정에 활용되는 대장균과 같은 지표성 미생물을 검정하여야 한다. 다시 말하여 미생물은 식물생육 촉진, 병원성 유발, 유기물 분해 등과 같은 모든 생물학적 작용에 관여하고 있기 때문에 이러한 작용을 해석할 수 있는 미생물을 찾아내어 지표로 활용해야 하는 것이다.

 

1-3-3-1-1 대장균군

토양에 대장균군이 많다면<그림> 충분히 부숙되지 않은 가축분 퇴비가 많이 시용되었거나, 외부에서 축산 폐수 등이 유입되어 토양이 오염되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즉 지표성 미생물이란 토양생태계 안에서 환경의 특징 및 변동상을 알 수 있게 해 주는 독특한 기능을 가지고 있는 균을 의미하는 것이다.

 

대장균군(청색 콜로니는 대장균인 E. coli 균)

 

 

1-3-3-1-2 형광성 세균

형광성물질인 시데로포아 siderophore와 같은 성분을 생성하는 형광성 세균이 작물 생육을 촉진하는 균이라고 밝혀지고 있다. 이 균은 여름 밤하늘을 날아다니는 반딧불이처럼 자외선에 쬐이게 되면 형광을 발하기 때문에 형광성 세균이라 한다<그림>. 여기에 속하는 비병원 형광성 세균에는 슈도모나스 푸티다 Pseudomonas putida, 슈도모나스 플루오레슨스 Pseudomonas fluorescence 등이 있다.

 

형광성 세균(왼쪽), 고온성균(오른쪽)

 

형광성 세균은 식물의 병 발생을 억제하는 기능도 가지고 있어 생물제제로 활용되는 균이기도 하다. 또한 형광성세균은 염농도에 민감하여 건전지에 비해 염류집적지와 같은 토양에서 형광성 균수가 적다고 알려지고 있다. 이와 같이 형광성 세균은 환경에 민감하게 반응하기 때문에 물리화학적으로 큰 차이가 없는 토양간의 특성을 알 수 있게 한다. 그러므로 이 균이 많은 곳 일수록 생물학적으로 양호한 토양환경이라 할 수 있다. 반딧불이가 많은 산과 계곡일수록 깨끗한 환경인 것처럼 비병원성 형광성 세균이 많은 곳 일수록 토양환경은 건전하다 할 수 있겠다.

 

1-3-3-1-3 고온성 바실루스

유기물이 호기적으로 부숙되어 퇴비가 되는 과정에서 다량의 호흡열이 발생하여 퇴비더미의 온도는 60를 웃돌게 된다. 세균의 많은 부분을 점유하고 있는 바실루스 Bacillus는 대부분 중온성으로 배양온도는 보통 28부근의 상온이지만 고온성 바실루스는 50이상일 때만 생육하기 때문에 다량의 열이 발생하는 호기적 부숙과정을 거친 퇴비에 많이 존재한다<그림>. 이런 퇴비화 과정 중에 잡초 씨앗이나 유해성 미생물들은 사멸되지만 고온성 바실루스에게는 쾌적한 생육환경이 되는 것이다. 이와 같이 같은 속 genus의 미생물이라도 환경에 따라 생육하는 균의 종 species이 다른 경우가 많아 이러한 특성을 중요한 지표자료로 활용할 수 있다. 그러므로 고온성 바실루스를 검정함으로써 퇴비가 정상적인 부숙과정을 거쳤는지, 혹은 토양에 부숙퇴비를 시용하였는지 등의 이력을 다른 지역의 토양과 비교하여 추정할 수 있다.

미생물은 환경을 스스로 이용할 줄 안다. 겨울의 차가움에도, 한여름의 더위에도, 바다 밑의 어둡고 침침한 곳에서도 미생물은 서식하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 한 걸음 더 나아가 이보다 더 열악한 조건에서도 살 수 있는 미생물이 있기에 우리의 생태계는 지속적으로 순환되고 자정되는 것이다. 바로 이러한 미생물의 특성을 지표로 활용하는 것을 지표미생물 계수라 할 수 있다.

 

1-3-3-2 토양 효소 활성 측정  

토양미생물의 활성이란 미생물의 능동적인 기능을 뜻하는 것으로, 활성이 있다는 것은 미생물이 주어진 시스템에서 무언가의 일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각 미생물의 적정생육조건과 일치하는 것으로 미생물의 수적인 의미를 보정하는 자료가 된다. 백 마리의 토끼와 한 마리의 코끼리의 경우처럼 개체수가 많다고 항상 운동량이 크다고 할 수 없기 때문이다.

활성이란 미생물의 대사활동에 필수적인 각종 효소의 작용이다. 미생물에 의해 생성되는 효소는 균 밖으로 분비되는 세포외효소와 균체 안에 들어있는 세포내효소로 분류할 수 있지만, 토양 안에는 과산화수소분해효소 카탈라아제(catalase), 탈수소효소 데하이드로게나아제(Dehydrogenase), 섬유소분해효소 셀룰라아제(cellulase), 인산가수분해효소 포스파타아제(Phosphatase), 단백질가수분해효소 프로테아제(Protease) 등과 같은 유무기물 분해 및 합성에 관련된 효소가 있다.

 

1-3-3-2-1 효소는 미생물의 이빨

세포외효소를 동물의 이빨이라 하면 어떨까? 음식을 이빨로 씹어 삼킨 후 소화시키는 것과 같이 미생물은 세포외효소를 이용하여 유기물을 분해하고 흡수하여, 세포내효소로 생체에 필요한 물질을 합성하며 살아가기 때문이다. 퇴비와 같은 유기물이 시용된 토양에는 탈수소효소<그림>, 인산가수분해효소 및 단백질가수분해효소 등이 높아짐이 확인되고 있다.

효소가 없거나, 있다하여도 효소의 활성이 없다면, 미생물은 단지 살아 있는 유기물에 불과할 뿐이다. 이처럼 효소는 미생물뿐만 아니라 모든 고등동식물의 생명유지에 있어 필수적이다.

  

유기물 분해 세균

 

효소활성이 최대가 되기 위해서는 산도pH, 온도, 기질농도 등이 효소작용에 적합한 조건이 되어야 한다. 그런데 이러한 적정조건이 미생물의 생육최적조건과 대부분 일치한다는 것은 너무 자명한 일이 아니겠는가!

 

1-3-3-3 미생물체량 검정  

토양 미생물체량이란 앞에 설명한 미생물수 및 활성 값에 대한 보완적인 의미를 지니고 있는데, 그 이유는 배양방법으로 검출되지 않는 미생물들도 미생물체량에는 포함되어 있기 때문이다.

토양에 서식하는 주요 생물의 생물체량은 환경에 따라 다르지만 []와 같은 예를 들 수 있다. 우리나라 경작지 10a의 작토, 깊이 10의 토양의 무게는 대체로 120,000으로 보고 있다. 표를 예로 들어 토양 1당 균류의 미생물체량은 250 x 1,000 x 1,000 ÷ 120,000 = 2,083, 이런 식으로 계산하면 세균은 833~1,667, 방선균은 0~1,667이 되어, 균류, 세균, 방선균으로 구성된 미생물체량은 합하여 833~5,417이 된다.

 

[] 온대지역 초원지대의 생물종류별 생물체량
생물 생물체량(kg/10a)
식물 뿌리 2000~9000
균류 250
세균 100~200
방선균 0~200
원생동물 0~50
선충 0~20
지렁이 0~250

 

비료 관점에서 토마토 노지 재배시 대략적인 시비량은 10a당 질소인산칼리 량이 각각 24, 16, 23이 된다. 표의 토양 10a당 미생물체량과 비교할 때 미생물체량이 토마토 재배시 소요되는 비료량에 비해 상대적으로 많음을 알 수 있다. 이러한 관점에서 미생물체량을 양분의 관점에서 살펴 볼 수 있는데, 이들 미생물이 사멸하면 식물이 필요로 하는 물질이 생성되기 때문이다. 한편 미생물체와 관련하여 생각하여야 할 것은 양분보유능으로 용탈휘산고정 등 물리화학적으로 유실될 수 있는 토양의 유효영양원을 미생물이 흡수하여 새로운 유기자원으로 재순환시킨다는 점이다. 그러므로 살아있는 유기물인 미생물체량이 많은 양으로 존재하는 토양일수록 생물학적으로 안정화되어 있다고 할 수 있다. 

 

1-3-3-4 미생물 다양성 평가 

토양에 서식하는 모든 미생물은 직간접적으로 상호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토양에서 일어나는 모든 작용은 수많은 미생물에 의해 연쇄적으로 진행된다. 그러므로 어떤 한 종류의 미생물만 많아지면 작용이 연속적으로 일어나지 않아 일부 독성물질이 쌓이게 되어 연작장해와 같은 현상이 나타나게 된다. 그러므로 눈에는 비록 보이지 않을지라도 토양에는 다양한 종류의 미생물이 서식하여야 한다. 생물 다양성이란 먹이사슬 안에서 각종 미생물이 얼마만큼 다양하게 많은 종류가 분포하고 있는지를 의미한다<아래 그림 참조>.

미생물의 종이 다양할수록 토양에 어떠한 종류의 물질이 들어와도 쉽게 분해되어 새로운 물질로 재생산되고, 한 종류의 병원성 미생물만 득세할 수 없어 병 발생 위험이 줄어들게 되어, 결국 토양은 모든 생물이 마음 놓고 살아갈 수 있는 건전한 상태로 유지되기 때문이다. 이러한 의미에서 미생물의 다양성을 생태계 자율면역 시스템이라 할 수 있다.

 

미생물 다양성(다양한 곰팡이가 있다)


 

토양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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