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의 예언서는,
인간에게 드러내실 하느님의 뜻이
당신의 계획대로 이루어질 것임을 명시적으로 보여주는
인간에 대한 하느님의 지침서이다.
예언서는 과거의 역사 속에 드러내신
하느님의 말씀을 상기시키고
앞으로 들이닥칠 인간의 운명을 보여주면서,
인간사의 모든 행동의 주체인 사람들에게
그에 대한 책임이 귀속됨을 상기시켜 주는 백서이다.
성경의 예언서는 주로 이스라엘을 대상으로 하지만,
이스라엘은 주변 민족들과 연계되어 있기 때문에
이스라엘을 통해 드러내시는 하느님의 뜻은
인간 역사를 통해
다른 모든 민족에도 그대로 적용됨을 보여준다.
따라서 성경의 예언서는 정의와 공정을 추구하는 모든 민족에게
실제적이면서도 실증적인 삶의 지침서가 될 것이다.
유다 멸망과 관련된 대표적인 예언서는
예레미야서와 에제키엘서이다.
예레미야는 유다에 살면서
"이스라엘 집안의 모든 족속들아
주님의 말씀을 들어라."(예레 2,4)라는 절규를 통해,
에제키엘은 이민족 땅에서
"네 혀를 입천장에 붙여
너를 벙어리로 만들어서"(에제 3,26)라는 명에 따라
예루살렘을 향한 침묵을 통해 하느님의 말씀을 전한다.
따라서 예레미야와 에제키엘은
동시대에 살면서 하느님의 말씀을 전하는 예언자이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유다 멸망에 대한 핵심 증인이기도 하다.
이는 두 세 사람의 증인이 있어야 한다는(신명 19,15) 계명이
민족 역사의 존폐와 관련된 상황에도 적용되는
지극히 거룩하신 하느님의 말씀의 표증이기도 하다.
이렇게 예언자들을 통해 이어 내려오는 예언서들은
인간에 대한 하느님의 거룩하신 말씀에 대해
사람 스스로 자신들의 입으로 참됨을 밝히는
고백서요 증언서인 셈이다.
유다 멸먕에 대한 서곡이 아모스에 의해 열린 뒤에
호세아, 미카, 이사야, 나훔, 스바니야, 하바쿡 등이 뒤를 이어
유다의 암울한 미래를 전한다.
이들과 함께 등장하는 예레미야와 에제키엘은
시대상황과 직접적으로 맞물려 있는
이스라엘 멸망을 예언하면서도,
이사야의 '주님의 종' 노래(이사 42,1)에서 이어지는
다니엘의 일흔 해(다니 9,2) 유배생활 이후의 구원
즉 새로워지는 이스라엘(에제 36,16-38)에 대한
희망의 말씀도 함께 전한다.
기원전 601년 유다 임금 여호야킴(BC 609-598년)이 반역하자(2 열왕 24,1)
바빌론의 통치자 네부카드네자르(BC 605-562)가 예루살렘을 포위한다.
요시야의 아들 여호야킴이 네부카드네자르에게 패하자
그를 뒤이어 여호야킴의 아들 여호야킨이 임금이 되지만
그는 597년에 네부카드네자르에게 잡혀간다(2 열왕 24,12).
▶요시야의 자손
네부카드네자르는 여호야킨이 항복하자
요시야의 아들 치드키야를 임금으로 임명하고
여호야킨과 왕족, 그리고 사제 에제키엘을 포함한 상류층 사람들을 바빌론으로 끌고 간다.
여호야킨과 에제키엘의 유배는
기원전 605년에 다니엘이 바빌론으로 끌려간(다니 1,1)
첫 번째 유배에 이은 두 번째 유배에 해당한다.
에제키엘은 여호야킨의 유배 5년(에제 1,2)에,
즉 여호야킨의 뒤를 이은 치드키야 임금이
바빌론에 대항하여 반란을 계획할 때,
유다와 이스라엘 밖에서 임명된 최초의 예언자가 된다(에제1 - 3장).
에제키엘은 유다가 멸망(기원전 587년)하기 전에,
유다에 닥칠 유배에 대한 책임은
백성 자신들에게 있음을 확인시키고,
유다의 도시와 성전을 파괴하려는 주님의 결정은
정당하다고 강조한다.
에제키엘은
자신의 설교를 받아들인 유다인들을
주님께서 새 이스라엘로 선택하신 백성이라고 주장하는데,
그들은 새 마음으로 약동하게 되고,
새로이 숨이 불어넣어지며(36~37장),
재창조된 땅과 성전 그리고 계약 관계로 회복되는(40~48장) 사람들이라고 말한다.
이와 더불어 에제키엘이 명확히 밝히고자 하는 것은,
주님께서는 당신의 이름을 위해
당신께서 주님이심을 단번에 드러내시기 위해
심판하시고 회복시키신다는 것이다.
에제키엘의 표징 행동이나 행위는
예루살렘에 들이닥칠
피할 수 없는 멸망을 예고한다(에제 4,1 - 5,4; 12,1-20; 24,15-24).
이 과정에서 심판에 대한 계시는
점점 더 큰 집단을 대상으로 진행되는데
예루살렘 주민들(5,5-17)에서,
산으로 도망가는 난민(6,1-14)들로,
그리고 “땅 네 모퉁이”인 유다의 전체 주민(7,1-27)으로 확장된다.
에제키엘서에서 특히 소름 끼치는 것은,
"이 땅은 피로 가득하고 이 도성은 불법으로 가득하다.(에제 9,9)"라는 표현처럼
예루살렘을 가득 채운 폭력적인 불의와
우상 숭배에 대한 예언자의 환시인데
이와 관련된 내용은 에제 8 -11장에 기록되어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에제키엘은
예루살렘의 사악한 주민들을 학살하라는 주님의 명령에 항의를 하지만
하느님께서는 마음을 누그러뜨리지 않으신다.
오히려 주님의 영광이 성전을 떠나시는데,
이는 예루살렘에 대한 주님의 심판이 확정되었음을 뜻한다(에제 11,22-25).
▶주님의 영광이 예루살렘을 떠나다
22 그런 다음 커룹들이 날개를 펴는데,
그 곁의 바퀴들도 함께 움직였다.
그들 위에는 이스라엘 하느님의 영광이 자리 잡고 있었다.
23 그 주님의 영광이 도성 한가운데에서 떠올라,
도성 동쪽에 있는 산 위에 멈추었다.
24 그때에 하느님의 영이 보여 주시는 환시 속에서,
그 영이 나를 들어 올리셔서 칼데아에 있는 유배자들에게 데려가셨다.
그러자 내가 본 환시가 나에게서 떠나갔다.
25 그래서 나는 주님께서 나에게 보여 주신 모든 것을 유배자들에게 일러 주었다.(에제 11,25)
에제키엘은,
예루살렘이 하느님께 태생부터 반역하여
소돔보다 더 포악하고 죄 많은 문란한 여자로 묘사한다(에제 16장),
이는 유다 백성이 과거 시나이 산에서의 주님과의 관계나
예루살렘의 특권적인 지위를 근거로
유배 생활을 조속히 끝내도록 호소하는 것은 헛된 행동임을 주장하고자 함이다.
에제키엘은 또한 하느님의 우주적 주권을 주장하며,
오만한 국가적 교만에 대한 종말을 예증하고
이스라엘의 회복을 위한 발판을 마련하기 위해,
암몬, 모압, 에돔, 필리스티아, 티로, 시돈, 이집트 등의
민족에 대한 진부한 신탁을(에제 25 - 32장) 사용한다.
에제키엘서는
새로운 이스라엘의 생명과 번영의 원천은
하느님의 영광이 다시 임재하시는 성전에서의 질서 있는 경배임을 드러낸다
그러므로 에제키엘의 환시는
새 이스라엘에 대한 전조인 것이다.(40 - 48장).
에제키엘서는 유다와 다른 민족들에 대한 죄와 벌의 전개와 더불어,
떠나셨던 주님의 영광이 다시 성전으로 들어오심을 묘사한다.
이는 에제키엘이 이스라엘은 물론 모든 민족들에게 전하고 싶은
희망찬 하느님의 계시이기도 하다.
▶주님의 영광이 성전으로 돌아오다
1 그가 나를 대문으로,
동쪽으로 난 대문으로 데리고 나갔다.
2 그런데 보라,
이스라엘 하느님의 영광이 동쪽에서 오는 것이었다.
그 소리는 큰 물이 밀려오는 소리 같았고,
땅은 그분의 영광으로 빛났다.
3 그 모습은 내가 본 환시,
곧 그분께서 이 도성을 파멸시키러 오실 때에 내가 본 환시와 같았고,
또 그 모습은 내가 크바르 강 가에서 본 환시와 같았다.
그래서 나는 얼굴을 땅에 대고 엎드렸다.
4 그러자 주님의 영광이 동쪽으로 난 문을 지나 주님의 집으로 들어갔다.
5 그때 영이 나를 들어 올려 안뜰로 데리고 가셨는데,
주님의 집이 주님의 영광으로 가득 차 있었다.
6 그 사람이 내 곁에 서 있는데,
주님의 집에서 나에게 말씀하시는 소리가 들렸다.
7 나에게 이렇게 말씀하시는 것이었다.
“사람의 아들아,
이곳은 내 어좌의 자리,
내 발바닥이 놓이는 자리다.
내가 이스라엘 자손들 가운데에서 영원히 살 곳이다.
다시는 이스라엘 집안이 나의 거룩한 이름을 부정하게 만들지 않을 것이다.
그들이나 그 임금들이 불륜을 저질러,
또 임금들이 죽었을 때 그 주검으로,
나의 거룩한 이름을 부정하게 만들지 않을 것이다.
8 그들은 자기들의 문지방을 내 문지방 옆에 놓고,
자기들의 문설주를 내 문설주 옆에 놓아,
나와 자기들 사이에 벽 하나밖에 없도록 만들었다.
그들은 이렇게 역겨운 짓들을 저질러 나의 거룩한 이름을 부정하게 만들었다.
그래서 내가 분노하여 그들을 멸망시켜 버렸다.
9 그러나 이제 그들은 자기들의 불륜과 자기네 임금들의 주검을 나에게서 멀리 치워 버릴 것이다.
그리하여 나는 그들 가운데에서 영원히 살 것이다.
10 너 사람의 아들아,
이스라엘 집안에게 하느님의 이 집을 설명해 주어,
자기들이 저지른 죄를 수치스럽게 여기며,
성전 모형을 측량해 보게 하여라.
11 자기들이 저지른 모든 것을 그들이 수치스럽게 여기거든,
주님 집의 구조,
그 배치와 나가는 곳과 들어오는 곳을 포함한 모든 구조와 모든 규정,
그 모든 구조와 법을 그들에게 알려 주고,
그들이 보는 앞에서 그려 주어,
그 모든 구조와 규정을 준수하여 지키게 하여라.
12 이것이 주님 집의 법이다.
이 산꼭대기,
사방 경계가 모두 가장 거룩한 곳이다.
바로 이것이 주님 집의 법이다.”(에제 43,1-12)
▶에제키엘서는 BC 593년부터 571년까지의 시대 상황 그림표
▶에제키엘서의 연대 관련 본문
에제키엘서는 다음과 같이 구분할 수 있다(RNAB 서언)
I. 예언자의 소명(1,1 - 3,27)
II. 예루살렘이 포위되기 전 (4,1 – 24,27)
III. 타민족들에 대한 예언 (25,1 – 32,32)
IV. 미래에 대한 희망 (33,1 – 39,29)
V. 새 이스라엘 (40,1 – 48, 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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