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작장해라는 이야기 들어 보셨지요..
동일한 작물을 계속 재배할 때 나타나는 나쁜 효과입니다.
식물은 당, 아미노산류뿐만 아니라 페놀성 화합물과 같은 독성물질도 뿌리를 통해 분비하여 토양에 서식하는 미생물의 생육과 군락형성에 큰 영향을 줍니다.
동일한 작물을 연작하게 되면
식물에서 분비되는 독성 물질이 분해되지 못하고 토양에 집적되는 양이 많아
식물은 자가 중독증에 빠지게 됩니다.
이는 수영장 물을 주기적으로 갈아주지 않을 때 나타나는 현상을 연상하면 쉽게 이해 될 것입니다.
이렇게 되면 동일한 작물에 병을 일으키는 병원균도 점점 많아져 식물이 병에 걸릴 확률이 높아지게 됩니다.
그 이유는 동일한 식물에서는 같은 종류의 물질만 분비되기 때문에
이 물질을 좋아하는 병원균의 밀도가 유용미생물의 수보다 많아지기 때문입니다.
6-2-2 타감작용과 관련된 독성물질
생물간의 상호작용과 식물잔사의 분해과정에서 생성되는 독성물질은 연작장해 및 기지현상을 유발하는 등 생태계 구성원의 생육상 및 식물군락 변이에 관여한다. 이들 물질은 탄닌 tannin, 페놀산 phenolic acid, 테르페노이드 terpenoid, 알칼로이드 alkaloid, 플라보노이드 flavonoid 등의 2차 대사산물이다. 이들 성분에 의해 발생되는 저해현상은 세포 이상분열, 양분흡수 저해, 광합성 및 호흡 저해 등 식물 생리기능의 중요한 부분에 작용점을 가지고 있다. 이와 같이 다른 생물의 생육을 저해하는 물질을 독성물질 혹은 독소라 한다. 앞에서 설명하였지만 여기서는 독성물질을 생물의 방어 혹은 공격물질로서 이해하면 되겠다.
6-2-2-1 식물 간에 작용하는 독성물질
나무나 초본류에 함유되어있는 테르펜 terpene류가 빗물에 씻겨 땅에 축적되면 그 식물 주변에는 풀이 자라지 않는다. 예를 들어 빛이 잘 드는 곳인데도 어떤 종류의 침엽수 아래에는 인근 토양에 잘 자라는 풀이 생육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이것은 테르펜 물질이 다른 식물의 생육을 억제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물질은 작물에 따라 매우 다양하다.
보리에는 알칼로이드 계 물질이 함유되어 있어 냉이의 생육을 억제한다. 국화과 식물은 폴리 아세틸렌과 같은 물질을 가지고 있어 다른 식물의 생육을 저해 한다. 복숭아는 같은 장소에 다시 심기 어려운데, 그 이유는 복숭아가 분비한 푸루나신 prunasin이 청산과 같은 독성물질로 되기 때문이다. 이 외에도 페놀성산, 플라보노이드, 탄닌 등이 생성되고 있음이 알려지고 있다
6-2-2-2 식물과 미생물간에 작용하는 독성물질
식물이 생성하는 독성물질에는 파이톤사이드와 파이토알렉신이 있으며, 미생물이 분비하는 물질에는 파이토톡신이 있다.
파이톤사이드는 식물이 병원성 미생물에 대응하기 위해 체내에 함유하고 있는 물질이다. 페놀산, 안식향산과 같은 물질이 여기에 속한다. 파이토알렉신은 식물이 병원균에 감염되거나 상처를 받았을 때 생성되는 물질로 식물 스스로 병을 치료하거나 부패를 방지하는 기능을 수행한다. 완두의 피사틴 pisatin과 강낭콩의 파세올린 phaseolin 등이 있다. 한편 도열병균에 벼가 감염되면 벼 체내에는 디테르펜 diterpene계 화합물인 오리잘레신 oryzalexin이 생성되어 도열병균의 증식을 억제한다. 이처럼 파이토알렉신은 식물이 스스로 만드는 치료약이라 할 수 있다.
병원성 미생물이 생성하는 독소를 파이토톡신 또는 패소톡신이라 부른다. 물론 식물이 생성하는 물질도 파이토톡신, 즉 식물독소라 한다. 생장촉진 물질인 지베렐린 gibberellin은 지베렐라속 Gibberella에 의해 분비되는데 이 물질은 벼를 비정상적으로 크게 자라게 한다. 토마토 위조 병원균인 푸사륨에 의해 생성되는 푸사린산 fusaric acid은 철 등의 금속과 결합하여 식물이 원소결핍 상태에 빠지게 한다. 알터나리아속 Alternaria은 곡류, 과수, 채소, 화훼 등에서 분리되는 병원균으로 수많은 독소를 분비한다. 예를 들어 배 흑반병균은 AK-톡신 toxin을, 사과 반점낙엽병균은 AM-톡신 toxin을 생성하여 병을 일으킨다. 파이토톡신은 식물에 병을 일으키는 원인물질이라 생각하면 된다.
6-2-2-3 식물 잔사 殘渣 debris
식물잔사란 토양에서 미생물 작용에 의해 부식화가 일부 진행되는 식물체를 말한다. 식물잔사를 퇴비화하여 사용하면 좋은 유기물이 된다.
그러나 시설재배지와 갗이 폐쇄된 장소에서 동일한 작물을 재배하는 경우, 계속 재배작물과 같은 미부숙 잔사를 시용하게 되면 병에 걸린 식물체나 식물독소에 의해 토양병해 발생이 증가되기도 한다. 식물잔사에서 생성되는 독소에는 벤조익산 Benzoic acid(안식향산), 페닐아세트산 Phenylacetic acid, 페닐프로피온산 Phenylpropionic acid 등이 있다.
이들 식물독소는 눈에 보이는 병증상을 만들지 않지만 근의 분비물량을 증대시켜 병원균이 증식하게 하거나, 식물이 자가중독 상태에 빠지게 한다. 작물이 유해물질에 의해 자가 중독되면 뿌리조직이 약하게 되어 정상적인 조건에서는 무해한 미생물에 의해서도 뿌리가 쉽게 감염되어 피해를 입게 된다. 그러므로 항상 완숙된 질 좋은 퇴비를 사용하여야 한다.
6-2-2-4 근권의 단순화
식물독소라 불리는 방향족 페놀성 물질이 토양에 축적되면 양분흡수가 나빠져 식물의 외부 환경에 대한 내성이 낮아진다. 식물에서 분비되는 방향족 물질은 미생물의 생육도 강하게 저해한다. 그러나 모든 토양미생물이 저해를 받는 것이 아니고 병원균인 푸사리움속 Fusarium과 같은 사상균은 방향족 물질을 영양원으로 하여 증식하기도 한다. 이러한 결과로 인해 식물별 특유의 근권미생물상이 형성되지만 같은 작물을 연작하게 되면 병원성균이 많아져 식물이 병에 걸리기 쉽게 된다. 다시 말하여 근권의 미생물적 완충능이 저하되어 식물의 면역성이 크게 떨어지는 것이다.
생물 상호간의 작용에 의해 생성 분비되는 타감물질은
20세기 후반에 들어 물질 분석기기의 발달과 함께 알렐로파시와 관련된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습니다.
식물이나 미생물이 생성하는 화학물질 가운데
다른 생물에 독성을 나타내는 타감물질은 작물의 내병성 품종 육성 혹은 생물농약으로의 활용면에서 매우 중요합니다.
이처럼 알렐로파시와 관련된 타감물질은
생물학적 병해방제 혹은 잡초방제에 있어 환경친화적인 물질로 이용할 수 있다는 기대를 갖게 합니다.
작물재배시 이랑이나 포기 사이에 다른 작물을 심어 가꾸는 방법인 간작을 하는 것도
이러한 효과를 얻는 방법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번 장에서는 생소한 용어가 많아 약간 어렵지만,
보다 과학화된 영농을 하기 위해서는
기억해 둘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자연농업, 2000년 7월, 통권 제49호에 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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