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빌론 유배와 예언서 8

하느님, 어찌하여 제가 불의를 보게 하십니까 (하바쿡서)

하바쿡서는 연대적으로 예레미야서 26장에서 이어진다. 예레미야는 하바쿡 예언자가 나오기 몇 년 전에 예루살렘 성전에서 설교를 한다. 유다 임금 요시야의 아들 여호야킴이 다스리기 시작할 무렵이다(예레 26,1). 그때 주님께서 예레미야를 통해 최후통첩성의 말씀을 내리신다. “주님의 집 뜰에 서서, 주님의 집에 예배하러 오는 유다의 모든 성읍 주민들에게, 내가 너더러 그들에게 전하라고 명령한 모든 말을 한마디도 빼놓지 말고 전하여라."(예레 26,2) "′너희가 내 말을 듣지 않고 내가 너희 앞에 세워 둔 내 법대로 걷지 않는다면, 또 내가 너희에게 잇달아 보낸 나의 종 예언자들의 말을 듣지 않는다면, 사실 너희는 듣지 않았다. 나는 이 집을 실로처럼 만들어 버리고, 이 도성을 세상의 모든 민족들에게 저주의..

한마디도 빼놓지 말고 전하여라 (예레 26)

에레미야서 26장(BC 609년)은 연대적으로 나훔서(BC 615년) 뒤를 이은다. 예레미야의 성전 설교(BC 609년) 예레미야의 소명과 스바니야에게 내린 주님의 말씀에 이어 등장한, 나훔이 본 환시의 책을 통해 계시하신 하느님의 말씀에 따라 아시리아의 니네베가 패망한다(BC 612년). 이런 일이 모두 일어난 다음, 곧 요시야가 주님의 집을 다시 정비한 뒤에, 이집트 임금 느코가 유프라테스 강 가에 있는 카르크미스에서 싸우려고 올라올 때(BC 609년), 요시야가 그에게 맞서 싸우러 나가니, 파라오 느코 2세가 요시야에게 사절들을 보내어 말한다. "유다 임금이여, 그대가 나와 무슨 상관이 있소? 나는 오늘 그대를 치러 온 것이 아니라, 나와 싸움을 벌이는 왕실을 치러 온 것이오. 하느님께서는 나에게 ..

바빌론 유배와 예언서의 연대 조견표

예언서 조견표 예언서 조견표는 예레미야가 하느님의 부르심을 받은 때부터 바빌론 70년 유배 생활을 마치고 귀향하여 성전을 건설한 시기까지이다. 예레미야서, 에제키엘서, 다니엘서는 본문을 연대별로 구분하였고, 스바니야 등 소예언자들의 예언서는 해당 집필 연대에 표기하였다. 본문 및 예언서의 연대는 학자들 간에 여전히 논란이 있는 부분이 있지만 현재까지 인정되고 있는 연대를 활용하였다. 참고 자료는 미국 천주교 주교회의 성경(USCCB RNAB), wikipidia 영문판, Bible ca 등이다. 성경 연대는 현대 사용하고 있는 연대와 약간의 차이가 있는데, 다른 점이 발생하는 이유에는 크게 세 가지가 있다. ①구약 시대의 국가들이 각각 서로 다른 달에 새해가 시작하는 달력을 사용하였다. 유다는 티스리 달..

유다 백성에 희망을 보여준 니네베의 몰락 (나훔서)

불행하여라, 피의 성읍 니네베(나훔서 BC 615) 북부 이스라엘 왕국은 느밧의 아들 예로보암의 죄를 벗어나지 못해(2열왕 17,22), 잔혹한 아시리아의 손에 떨어졌다(2열왕 17,6). 그때가 BC 723년(혹은 722/721년)이고 나훔의 예언이 BC 615년경이니 이 역시 백십여 년이라는 세월이 지났다. 유다는 북왕국 이스라엘의 몰락에 반성하였다(2열왕 17,7-23). 그렇다면 유다는 진심으로 회개하였는가? 기원전 642년경에 사망한 유다 임금 요시야의 할아버지 므나쎄에 대한 하느님의 말씀에 따르면 그렇지 않다. "나 이제 듣는 자마다 두 귀가 멍멍해질 재앙을 예루살렘과 유다에 가져오겠다."(2열왕 21,12) 그의 아들 아몬도 아버지의 못된 행실을 따라 하지만(2 열왕 21,20), 예언의 아..

주님의 날이 득달같이 다가온다(스바니야서)

스바니야서는 연대적으로 예레미야가 예언자로서의 소명을 받으면서 하느님의 말씀을 처음으로 전한 예레미야서 1-6장의 뒤를 이은다. 하느님의 심판의 날인 주님의 날 (스바니야서 BC 622년) 주님의 말씀이 유다 임금 요시야 때에 스바니야에게 내린다. "나는 사람도 짐승도 쓸어버리고 하늘의 새와 바다의 물고기도 쓸어버리며 악인들을 비틀거리게 하리라. 사람도 땅 위에서 없애 버리리라. 주님의 말씀이다."(스바 1,3) 스바니야서의 머리글은 스바니야의 직무가 BC 587년에 예루살렘이 함락되기 전인 요시야 통치 기간(B.C. 640-609)에 일어났다는 것을 알려주고 있다(RNAB). 좀 더 구체적인 시기는 요시야의 개혁 이전인 BC 622년 경이다. 예레미야가 전한 첫 계시에 이어 등장하는 스바니야는, 예레미..

천 년이 넘는 세월 허구한 날 나를 잊었다 (예레 1-6)

주님의 말씀이 예레미야에게 내리다(BC 629년) 하느님의 말씀에 따라 가나안으로 떠난 아브라함이 이사악을 낳고, 이사악은 야곱을 낳는다. 야곱이 자식들과 함께 이집트에 들어가니 그의 자손들이 사백삼십 년을 살다가, 하느님의 자비로 젖과 꿀이 흐르는 약속의 땅으로 돌아온다. 판관들의 시대가 지나고 그들이 원했던 임금들의 시대가 끝자락에 이르러 하느님의 말씀대로 태어나서 임금이 된 요시야 시대에 다다랐다. 바로 이 요시야 시대에 모태에서 빚기 전에 하느님께서 아시어, 태중에서 나오기도 전에 주님께서 성별하시고 민족들의 예언자로 세우신 예레미야가 하느님의 소명을 받는다. 아브라함이 가나안으로 출발한 해를 기원전 2091년이라 하면, 예레미야가 하느님의 소명을 받은 해가 629년이니, 그 민족의 삶이 어느덧 ..

바빌론 유배 속에 숨은 침묵의 시간

예레미야 예언자는 BC 629년에, 에제키엘 예언자는 BC 593년부터 직무를 시작하였으며, 다니엘 예언자는 유배를 가는 해인 BC 605년에 다니엘서에 등장한다. 이 연도는 각각의 예언서인 예레미야서, 에제키엘서, 다니엘서가 시작하는 연도이기도 하다. 따라서 이들 세 예언서가 언급하는 연도는 BC 629년부터 다니엘서가 끝나는 536년까지 약 100여 년간이다. 연대 인용은 고고학자들의 의견을 반영하면 되겠지만(RNAB, wikipidia en. version 참조), 성경 연구에서는 성경 역사의 흐름을 방해하지 않은 상황에서 접근하면 되겠다. 예레미야 예언자에게 내린 주님의 말씀대로 예루살렘이 폐허가 된 채 채워야 하는 햇수인 일흔 해는(다니 9,2), 다니엘이 유배된 해인 BC 605년부터 BC 5..

바빌론 유배와 예언서 프롤로그

유다 민족의 바빌론 유배는 민족의 정체성과 관련된 중요한 사건이다. 어찌 보면 유다가 하느님의 약속으로 약속의 땅에 들어갔지만, 판관 시대와 열왕기 시대를 거치면서 그들이 해왔던 일을 뒤돌아 보면 그들이 하느님에 대한 생각이 어떻게 변해왔는지 본래 그러한 속성이 바빌론 유배를 가게 된 과정에서 고스란히 드러나게 되었는지 스스로 자문해 볼 필요가 있을 것 같다. 바빌론 유배와 관련하여 여러 예언자들이 하느님의 계시를 전한다. 나훔을 시작으로 하바쿡, 요엘, 오바드야 등이 있지만 예레미야, 에제키엘, 다니엘 예언자들이 유배시대 전후의 상황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특히 예레미야는 유다가 바빌론 유배를 가게 되는 이유를 들이대면서 하느님의 말씀에 순종하라고 거듭거듭 외친 대예언자이다. 다니엘은 예레미야의 예언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