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원의 부르심

시원의 문명, 부르는 그대로 그 이름이 되었다

좋은생각으로 2024. 11. 28. 12:11

 

프롤로그

우리는 성경 역사에서 

주로 아담과 하와 이후의 세대에 대해 관심을 갖는다. 

그런데 우리가 주목해야 할 점은 

하느님께서 사람에게  부여하신 중요한 권한인

천부권한을 간과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렇다면 천부권한이란 과연 무엇인가?  

창세기 2장에서 하느님께서 하신 일에 대해 기억해 본다. 

 

하느님께서 흙으로 사람을 빚으신다(창세 2,7ㄱ).

코에 생명의 숨을 불어넣으시어 생명체가 되게 하신다(창세 2,7ㄴ).

에덴에 동산 하나를 꾸미신다(창세 2,8).

사람에게 에덴 동산을 일구고 돌보게 하신다(창세 2,15).

 

하느님께서 사람에게 협력자를 만들어 주시려 하신다(창세 2,18).

하느님께서 온갖 짐승과 새를 빚으신다(창세 2,19ㄱ).

사람이 그것들을 무엇이라 부르는지 보신다(창세 2,19ㄴ). 

사람이 부르는 그대로 그 이름이 되었다(창세 2,19ㄷ). 

 

주 하느님께서 사람이 혼자 있는 것이 좋지 않다고 하시면서

사람에게서 빼내신 갈빗대로 여자를 지으시어,

그를 사람에게 데려오신다(창세 2,22). 

 

그러다가 사람이 죄를 지어 에덴 동산에서 쫓겨나

땅을 부쳐 먹게 되었다(창세 3,17).

 

하느님께서는 에덴 동산 동쪽에 커룹들과

번쩍이는 불 칼을 세워, 

생명나무에 이르는 길을 지키게 하신다.(창세 3,24)

 

에덴에 동산을 하나 꾸미시다(창세 2장)

6땅에서 안개가 솟아올라 거죽을 모두 적셨다.7그때에 주 하느님께서 흙의 먼지로 사람을 빚으시고,그 코에 생명의 숨을 불어넣으시니,사람이 생명체가 되었다.8주 하느님께서는 동쪽에 있는 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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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원의 문명

하느님께서는,

사람에게 온갖 짐승과 새에게 이름을 지어 부르게 하셨다 

하느님께서 사람에게 주신 이러한 권한은,

사람이 생각과 말고 행동을 스스로 할 수 있게 하신

태초의 자각이라는 지성이다.  

 

다시 말하여

하느님께서 사람의 코에 생명의 숨을 불어넣으셨기 때문에 

사람이 살아 움직이는 생명체는 되었다.

 

그렇지만 이 때는 단지 숨 쉬고 움직이며

에덴 동산을 가꾸는 육체일 뿐이었다. 

그런데 하느님께서는 그러한 사람에게 

자각하는 능력을 심어 주신 것이다.  

 

이러한 자각은

협력자를 만들어 주시려는(창세 2,19)

하느님의 사람에 대한 배려의 은총에서 나온 것이다. 

 

이러한 하느님의 배려로,

사람은 동산을 일구고 돌보는 수동적인 도구가 아닌

능동적인 실체가 되었다.  

이렇게 인간인 사람이 태초의 원시를 탈피하고

시원의 문명인이 된 것이다.  

    ☞ 시원 始原이란 사물, 현상 따위가 시작되는 처음을 말한다. 

 

그런데 이러한 이름 짓는 과정은

한 순간에 일어나지는 않았을 것이다. 

창조주이신 하느님이 아닌 

피조물인 사람이

무수한 피조물을 대상으로 하였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당연히 많은 시간이 소요되었을 것이다.

따라서 사람이 스스로 자각의 눈을 뜨고

세상을 다루는 데에는

많은 세월이 소요되지 않을 수 없음은 분명하다 

 

바로 이러한 과정에서 형성된 문명

아담이라는 남자가

화와라는 여자를 만나 부부로 맺어지기 이전에

아담 혼자 태초에 이룬 문명을

'시원의 문명'이라 부르고자 하는 것이다.  


21세기인 오늘, 고고학적으로 시원의 문명에 접근한다. 

이제는 태초와 관련된 본문 내용에

보다 열린 마음을 가지고 

보다 깊은 시원으로 찾아 들어가

마음껏 상상의 나래를 펴보았으면 한다. 

 

그러기 전에 1963년에 처음 주목받고

1994년에 재조사된

고고학 유적지에 대한 이야기를 해본다. 

 

'배불뚝이 언덕'이라는 의미의

괴베클리 테페(https://en.wikipedia.org/wiki/G%C3%B6bekli_Tepe)는

신석기시대 유물이 발견된 지역이다. 

 

이곳은 성경 역사에 등장하는 

칼데아의 우르를 떠난 아브라함이 

그의 아버지 테라와 함께 살았던 하란에서(창세 11,31)

북쪽으로 40여 ㎞ 떨어진 산등성이에 있다(☞ 아래 지도 참조).  

 

괴베클리 테페(배불뚝이 언덕) 유적지

 

'유네스코(UNESCO) 세계 문화유산' 등재된

괴베클리 테페는 

튀르키예와 시리아 사이에 위치한

아나톨리아 남동부의 게르무스 산맥에 위치한다. 

 

기원전 9600년에서 8200년 사이의 토기 없는 신석기시대에

사냥꾼과 채집꾼들이 세운

거대한 원형, 타원형 및 직사각형 거석 구조물을 보여주고 있다.

 

이러한 기념비적인 구조물은

토기 없는 신석기시대(BC 10000~9000년)에

수렵채집인 집단에 의해 세워졌다.

일부는 높이가 최대 5.5m에 달하는

독특한 T자 모양 석회암 기둥의 특징을 보인다.

 

기둥에는 야생 동물의 모습이 돋을새김되어 있어

그 당시 메소포타미아 상부 지역에 살았던 사람들의

삶의 방식과 신앙에 대해 이해할 수 있게 한다.

 

거대한 T자 모양의 기둥은

인접한 석회암 고원에서 조각되었으며

새로운 수준의 건축 및 공학 기술을 증명한다.

이는 그당시의 전문 장인의 존재와

더 분화된 인간 사회 형태의 출현을

증명하는 것으로 여겨진다.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농경 공동체가 출현한 지역인

상부 메소포타미아에 위치하고 있는

괴베클리 테페는  2016년에 설립된

자문 위원회가 관리하고 있다. (인용 UNESCO 영문 자료)


'시원의 문명'을 지나고 나서

여기에서 괴베클리 테페(Göbekli Tepe) 유적을 언급하는 이유는

천지 창조에 대한 성경사적 시각을

보다 유연하게 하였으면 해서이다. 

 

실제적으로 성경의 창조 시기 이전의 삶의 현장인

괴베클리 테페에 대해 부정할 수 없는 상황이기도 하다.   

 

다시 말하여 성경 본문에 의한 천지 창조는

칠십인역(LXX) 성경으로 BC 5554년이므로

괴베클리 테페 유적지는

아담의 창조 역사보다 한참 앞서 등장한 사람들의 흔적이다. 

그렇다고 이러한 사실을 고려하여

성경의 창조 연대를 앞으로 늘일 수는 없을 것이다. 

 

천지창조 시대는

선사시대(Prehistoric ages)이기 때문에

기록이 없는 것은 당연하고,  

성경 고대사는

후대에서 연대를 역추적하여 기록하였기 때문에

연대의 편차가 크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는 이유를 댈 수도 있다. 

 

그러나 이러한 추상적인 의견을 배제하고

성경사의 연대를 고려하지 않는다면,

 

괴베클리 테페의 시기는 

아담이 창조되어 짐승과 새에 대해 이름을 짓는

'시원의 문명' 시기가 끝나고,

 

아담이 하와를 만나

아들인 카인과 아벨을 낳기 이전의 상황이라고

특정할 수 있을 것이다.


카인의 만나는 자들과 그의 아내는 누구인가?

이 과정에서 성경을 숙독하다 보면 

태초에 대한 궁금증이 생겨난다. 

그것은 사람이 사람에 대해 죄를 지은

첫 인간인 카인에 대한 것이다.

 

카인이 동생 아벨을 죽이고 쫓겨날 때 

그가 하느님께 말한다. 

"세상을 떠돌며 헤매는 신세가 되어,

만나는 자마다(anyone) 저를 죽이려 할 것입니다.”(창세 4,12)

 

그리고 죄를 지어 하느님 앞에서 물러 나온 카인이

에덴의 동쪽 놋 땅에 살면서 아들을 얻는다.(창세 4,16)

"카인이 자기 아내와 잠자리를 같이 하니,

그 여자가 임신하여 에녹을 낳았다."(창세 4,17)

 

바로 이 본문들에서 생기는 의문이다. 

카인이 말한 "만나는 자마다"는 누구인가?  

그리고 "카인의 아내"는 누구이며 어디에서 왔는가?


카인과 아벨의 출생 시기 및

아벨이 죽고 카인이 쫓겨난 연대는 알 수 없으나,

칠십인역 성경(LXX)에서

아담이 세 번째 아들인 셋을 낳을 때 그의 나이는 230살이었다. 

 

그리고 성경에는 아들에 대한 족보만 나오기 때문에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 딸들에 대한 기록은 별로 없다. 

 

따라서 사람의 생물학적 특성상 이 기간 동안,

아담과 하와 사이에 딸들이 있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또한 혼인했다는 기록이 없는 아벨에게도

자손이 있을 수 있다는 가정도 피할 수 없을 것이다 

 

이러한 자손들의 등장과 관련하여 성경의 기록을 보면 

혼인 관계에 대한 당시 풍습을 추측할 수 있다.

 

그것은 아브라함이 이복 여동생과 혼인하고(창세 20,12),

아브라함의 조카 롯의 아들들인 모압과 암몬이

극히 밀접한 친족 관계에서 나온

자손이라는(창세 19,32.35) 점이다.  

 

한편  창세기 6장에 나오는

'하느님의 아들들과 거인족'이라는 내용을(창세 6,1-4)

소급 적용할 수도 있을 것 같다.

그 내용은

"우리와 비슷하게 our image 

우리 모습으로  our likeness 사람을 만들자."(창세 1,26)라는 

본문과 연계된다. 

 

다시 말하여 그 내용을 

'아담과 하와에서 딸들이 태어났다.

천상의 존재들(sons of God  other heavenly beings. RNAB 주석)이

사람의 딸들을 아내로 삼았다.'라고 해볼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가정을 하게 된 이유는

괴베클리 테페 건축 연대가 

성경 특히 칠십인역 성경의 창조 연대보다

4,000-2,700여 년이나 먼저 발생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아무튼 성경의 창조 연대 이전의

고고학적 인류의 등장을,

기록이 없는 선사시대의 '어둠의 역사 문화'

아들만 기록한 성경의 독특한 '아들 우대 문화'

그리고 자손에 대한 '순수 혈통 문화'에 빗대어

불가피한 결과라고 

의도적으로 해석해 볼 수 있지만,

 

이 당시 선사 시대의 인류학적 활동은  

연대를 불문하고 '시원의 문명' 이후,

즉 아담이 하와를 만나

부부의 연을 맺은 이후의 상황임은 분명하다.


에필로그

그렇다면 이러한 시원의 문명이

오늘날 이 시대에는 존재하지 않는가?

그렇지 않다.

이러한 태초의 상황이

현시대에도 그대로 일어난다.

 

그것은 아이로 태어나 젖을 빨던 아이가

어느 순간 엄마라 부르는 그때가,

그리고, 세례를 받아 새롭게 태어나

어느 순간 주님이라 부르는 그 시점이 

바로 한 인간의 시원의 문명인 것이다. 

 

그러므로 창조의 역사는 

과거는 물론 현시대의 각각의 사람 안에서

숙명적으로 되풀이되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이 시원의 문명은

하느님께서 예레미야를 통해 말씀하신 

새 계약(예레 31,31)과 함께,

예수님에 의해 더욱 구체화되었다(루카 22,20).  

 

즉 우리 마음에 새겨진 새 계약에 따라

하느님께서는 각각의 사람 안에

당신의 에덴 동산을 세우시고

그에게 이름을 지어 부르게 하시는 것이다. 


그렇다. 

사람들이 무엇인들,

처음에는 시원의 상태에서 출발하는 것이다  

그러고 나서 과거의 사람들이 세워놓은

타인의 문명을 배워 가면서

자신의 시원의 문명을 쌓아 가는 것이다. 

 

그렇지만 '시원의 문명'을 택할 수 있는 사람들은

하느님을 믿어 세례를 받고

주님을 따르는 사람들이라는 점을 알아야 한다. 

모든 것이 하느님의 역사 안에서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아브라함의 믿음을 의롭다고 하신(창세 15,6)

하느님께 선택받은 신앙인들의 삶은

이름을 짓도록 아담에게 부여된 '천부 권한'과

그로 인해 태초와 현재와 미래의 시공간을 뛰어넘는

'영원한 생명'을 갖고 있는 것이다.(요한 3,15)


이러한 관점으로, 

발굴된 유물에 근거한 고고학적 이론들을

성경 역사 안에서,

성경 말씀 안에서 이해해 보려는 것이다. 

 

믿음에 근거한 신앙인으로서

살피고 묵상하려는 것이다. 

 

휘황찬란한 겉모습의 현대 문명이 아닌

순수하고 검소한 '시원의 문명'을

마음으로 바라보려는 것이다. 

 

그래야 태초에

"빛이 생겨라"(창세 1,3) 하신

하느님의 시원의 말씀을

조금이나마 이해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바람에서이다.  


 

 

고대사(Ancient history)와 함께 하는 성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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