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의 구원이 늦어진 것은
백성들의 죄악이 그들과 하느님과의 사이를 갈라놓았기 때문이다.
죄악이 너울이 되어 백성과 하느님과의 사이에 장막으로 드리워져
하느님께서 백성의 말을 듣지 않으시게 된 것이다.
그러하기에 국문 성경은 관련 본문의 제목을
"이스라엘의 죄악을 고발하다"로 하고 있다.
구원이 늦어진 이유
하느님께서 듣기를 거부하신 이스라엘의 죄가
그들의 온몸으로 드러난다.
"너희 손바닥은 피로,
너희 손가락은 죄악으로 더러워졌고
너희 입술은 속임수를 말하며
너희 혀는 불의를 지껄인다."(이사 59,3)
이처럼 이스라엘에 암담한 죄악의 장막이 덮이고
정의와 공정의 빛이 사라져 버리니,
모든 사람이 눈먼 이가 되어
죄로 가득한 구렁에 빠지고 말았다.
그러기에 이스라엘에는
"정의로써 소송을 제기하는 이가 없고
진실로써 재판하는 이가 없다.
헛된 것을 믿고 거짓을 이야기하며
재앙을 잉태하여 악을 낳는 자들뿐이다."(이사 59,4)라고
이사야 예언자가 피를 토하듯이 말한다.
이러한 이스라엘이 저지른 참혹한 죄 때문에
그들은 죄로부터의 회개와 정화가 필요하다.
그러기에 이스라엘은 이민족으로부터 불어온 피바람에 의해
그들이 받은 약속의 땅에서 쫓겨나
염소 귀신들이 춤추고 노는(이사 13,21)
이방인의 땅 바빌론으로 유배살이를 가게 된 것이다.
그래서 이사야 예언자가 말한다.
"주님의 손이 짧아 구해 내지 못하시는 것도 아니고" (이사 59,1ㄱ)
"그분의 귀가 어두워 듣지 못하시는 것도 아니다."(이사 59,1ㄴ)
이 말은 이스라엘이 자신들이 지은 죄로부터 회개하고 정화하는 기간이 필요해
구원의 약속이 미루어졌을 뿐이라는 것이다.
구원의 결과인 평화
유배살이를 마치고 돌아온 이스라엘은
구원을 받고 평화로운 삶을 살아가기 위해
무엇이 필요한지 이제는 분명히 알 것이다.
그것은 평화란
"정의와 공정을 실천하여 주님의 길을 지키게"(창세 18,19) 하시겠다는 말씀에 따라
주님의 길을 지켜야 만이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
다시 말하여 "정의의 결과 work는 평화가 되고
정의의 성과 effect는 영원히 평온과 신뢰가 되리라."(이사 32,17)라는 말씀처럼
정의를 위한 노력으로 평화를 이루면
결국에는 정의로 인해 평온과 신뢰라는 결과를(이사 32,17ㄱ) 갖게 되기 때문이다.
한편 이러한 정의에서 이루어진 신뢰는 믿음으로 이어지고,
믿음과 희망에 더하여 으뜸이 되는 사랑이 되니
주님께서 바라시는 평화가 가득찬(요한 14,27) 공동체가 형성될 것이다.
▷평화
나는 너희에게 평화를 남기고 간다.
내 평화를 너희에게 준다.
내가 주는 평화는 세상이 주는 평화와 같지 않다.
너희 마음이 산란해지는 일도,
겁을 내는 일도 없도록 하여라.(요한 14,27)
내가 너희에게 이 말을 한 이유는,
너희가 내 안에서 평화를 얻게 하려는 것이다.
너희는 세상에서 고난을 겪을 것이다.
그러나 용기를 내어라.
내가 세상을 이겼다.”(요한 16,33)
예수님께서 다시 그들에게 이르셨다.
“평화가 너희와 함께!
아버지께서 나를 보내신 것처럼 나도 너희를 보낸다.”(요한 20,21)
하느님의 나라는 먹고 마시는 일이 아니라,
성령 안에서 누리는 의로움과 평화와 기쁨입니다.(로마 14,17)
그리스도를 이렇게 섬기는 이는 하느님 마음에 들고 사람들에게도 인정을 받습니다.(로마 14,18)
그러니 평화와 서로의 성장에 도움이 되는 일에 힘을 쏟읍시다.(로마 14,19)
이스라엘이 약속의 땅에 들어가기 전에
하느님께서 평화에 대해 보다 직설적으로 말씀하신다.
"너희가 나의 규칙들을 따르며
나의 계명들을 지키고 실천하면,"(레위 26,3)
"내가 그 땅에 평화를 줄 것이니,
너희가 누워 자더라도 너희는 아무런 위협도 받지 않을 것이다.
나는 위험한 짐승들을 없애고,
칼이 너희 땅을 휩쓸지 못하게 하겠다."(레위 26,6)
그런데도 이스라엘은 요르단 강을 건너 약속의 땅으로 들어가기 직전에
모압의 프오르에서 주님의 계명을 어기고
우상을 섬기는 정의롭지 못한 행위에 대한 하느님의 진노로
이만 사천 명이 죽는 재난이 발생하는데(민수 25,9),
아론의 손자이며 엘아자르의 아들인 피느하스가
분란의 단초가 된 미디안 여자를 데리고 온 이스라엘 사람과 그 여자,
둘의 배를 찔러 죽인다.
이렇게 피느하스가 이스라엘 자손들을 위하여 속죄 예식으로 벌이자(민수 25,6)
재난이 그치게 된다.
그때 하느님께서는 이스라엘이 속죄 예식에 의해 정의롭게 되었음을 확인하시고
"보라, 나는 그와 평화의 계약을 맺는다."(민수 25,12)라고 말씀하시면서
모세에게 이르시고 피느하스와 평화의 계약을 맺으시니,
"그가 자기 하느님을 위하여 열성을 다하고,
이스라엘 자손들을 위하여 속죄 예식을 거행하였기 때문이다."(민수 25,13ㄴ)라는 말씀처럼
그가 하느님의 계명을 지키겠다는 의지를 보여주었기 때문이다.
이는 곧
"너희는 공정을 왜곡해서도 안 되고"(신명 16,19)
"너희는 정의, 오직 정의만 따라야 한다.
그래야 너희가 살 수 있고,
주 너희 하느님께서 너희에게 주시는 땅을 차지할 것이다."(신명 16,20)라는 말씀처럼
평화란 주님의 계명을 지키는 정의롭고 공정한 사회에서 드러나는 것임을,
하느님께서 이스라엘을 통하여 체험적이면서도 실증적으로 드러내신 것이다.
이 시대의 정의와 공정 그리고 평화
평화를 바라는 보편 교회의 신앙인들은
지혜서의 "하느님의 주권은 정의의 원천"(지혜 12,12-18)에 대한 말씀을
마음 깊이 새겨야 할 것이다.
"당신의 힘이 정의의 원천입니다.
당신께서는 만물을 다스리는 주권을 지니고 계시므로
만물을 소중히 여기십니다."(지혜 12,16)
"당신께서는 힘의 주인이시므로
너그럽게 심판하시고 저희를 아주 관대하게 통솔하십니다.
당신께서는 무엇이든지 원하시는 때에 하실 능력이 있으십니다." (지혜 12,18)
이 말씀은 정의의 원천이신 하느님께서는
만물을 너그럽게 대하시고 통솔하시면서
공정하게 심판하시는 정의의 주인이시다는
지혜서의 지혜로운 설명이다.
그러므로 이사야서의
"마침내 하늘에서 영이 우리 위에 쏟아져 내려
광야는 과수원이 되고 과수원은 숲으로 여겨지리라. (이사 32,15)
"그리고 광야에 공정이 자리 잡고
과수원에 정의가 머무르리라."(이사 32,16)
"그러면 나의 백성은 평화로운 거처에,
안전한 거주지와 걱정 없는 안식처에 살게 되리라."(이사 32,18)라는
하느님의 말씀을 허투루 넘겨 들어서는 안 될 것이다.
이사야서의 이 말씀은
주님의 성령께서(사도 8,39) 우리에게 내리지 않으시면,
정의가 머무르지 않고
공정이 자리잡지 않기 때문에
평화가 땅에 이루어질 수 없다는 것이다.
이는 거룩하신 하느님의 말씀을
바르게 받아들이지 않고 실천하지 않으면
정의와 공정은 물론 평화 자체가 있을 수 없다는 것이다.
이렇게 하느님의 힘이 정의의 원천이요
주님의 날에 심판의 척도가 되는 것이 공정임을 알면서도 모르는척 하면서,
사랑하라는 예수님의 말씀에 따라
이웃을 이해하고 감싸려 하기보다는,
교언과 잡설로 자신들의 세속적인 이익을 위해 남을 비방하고 멸시하면서도
주님을 빙자하여 아무 곳에서나 '믿쑵니다'라고
말 같지 않은 소리를 지껄여 대는 자들이 되어야 하겠는가?
또한 그러한 자들을 따라다니면서 서로 질세라 괴성을 질러야 하겠는가?
그들은 "헛된 것을 믿고 거짓을 이야기하며
재앙을 잉태하여 악을 낳는 자들뿐이다."(이사 59,4)
얼른 땅에 무릎을 꿇고 경배하라
주인의 상에서 떨어지는 부스러기라도 바라는(마태 15,27) 마음으로
하느님께 모든 것을 의탁하고,
겸손된 마음으로 주님 앞에 무릎 꿇고
자비를 베풀어 주시기를 간청드리는 사람이 되어야 할 것이다.
"주님께서는 모세 앞을 지나가며 선포하셨다.
“주님은,
주님은 자비하고 너그러운 하느님이다.
분노에 더디고 자애와 진실이 충만하며(탈출 34,6)
천대에 이르기까지 자애를 베풀고 죄악과 악행과 잘못을 용서한다.
그러나 벌하지 않은 채 내버려 두지 않고
조상들의 죄악을 아들 손자들을 거쳐 삼 대 사 대까지 벌한다.”"(탈출 34,7)
"모세는 얼른 땅에 무릎을 꿇어 경배하며(탈출 34,8) 아뢰었다.
“주님,
제가 정녕 당신 눈에 든다면,
주님께서 저희와 함께 가 주시기를 바랍니다.
이 백성이 목이 뻣뻣하기는 하지만,
저희 죄악과 저희 잘못을 용서하시고,
저희를 당신 소유로 삼아 주시기를 바랍니다.”"(탈출 34,9)
▶ 미국천주교주교회의 성경의 제3 이사야서 분류에 따른 목차
미국천주교주교회의 성경(USCCB RNAB)의
제3 이사야서 분류에 따른 목차는 아래와 같다.
1) 의인에 대한 구원(이사 56,1-2)
2) 계약을 공유할 의무와 약속(이사 56,3-8)
3) 쓸모없는 목자들(이사 56,9-12; 57,1-2)
4) 우상을 숭배하는 백성(이사 57,3-13)
5) 하느님 백성을 위한 평화의 길(이사 57,14-21)
6) 심판의 이유(이사 58,1-5)
7) 은총으로 이끄는 참된 단식(이사 58,6-12)
8) 은총으로 이끄는 참된 안식일 규정(이사 58,13-14)
9) 늦어진 구원(이사 59,1-8)
10) 죄의 고백(이사 59,9-15ㄱ)
11) 하느님의 중재(이사 59,15ㄴ-21)
12) 시온에 떠오르는 하느님의 영광(이사 60,1-3)
13) 시온으로 오는 민족들(이사 60,4-9)
14) 시온에 대한 영예와 봉사(이사 60,10-18)
15) 시온을 위한 영원한 빛(이사 60,19-22)
16) 기쁜 소식을 전하는 기름부음 받은 사자(이사 61,1-3ㄱ)
17) 폐허 복구와 은총(이사 61,3ㄴ-7)
18) 하느님의 약속의 말씀(이사 61,8-9)
19) 하느님께서 베푸신 구원에 대한 감사기도(이사 61,10-11)
20) 시온의 새로운 이름(이사 62,1-7)
21) 하느님 백성에 대한 구원의 은총(이사 62,8-12)
22) 하느님의 용사(이사 63,1-6)
23) 하느님의 호의가 다시 돌아오길 바라는 기도(이사 63,7-19; 64,1-6)
24) 마지막 청원(이사 64,7-11; 65,1-7)
25) 이스라엘에서의 의인과 악인의 운명(이사 65,8-16)
26) 새로워진 세상(이사 65,17-25)
27) 참된 경배와 그릇된 숭배(이사 66,1-6)
28) 번영과 위로의 은총(이사 66,7-17)
29) 민족들을 모으시는 하느님(이사 66,18-24)
제3 이사야서
9) 늦어진 구원(이사 59,1-8)
Salvation Delayed(RNAB)
이스라엘의 죄악을 고발하다(이사 59,1-8)
1 보라, 주님의 손이 짧아 구해 내지 못하시는 것도 아니고
그분의 귀가 어두워 듣지 못하시는 것도 아니다.(이사 59,1) [59,1] 이사 50,2; 민수 11,23
[59,1 관련 본문]
[59,1] 이사 50,2; 민수 11,23
2 내가 왔을 때 왜 아무도 없었느냐?
내가 불렀을 때 왜 아무도 대답하지 않았느냐?
내 손이 너무 짧아 구해 낼 수가 없다는 말이냐?
아니면 내가 힘이 없어 구원할 수가 없다는 말이냐?
보라, 나는 호령 한마디로 바다를 말리고 강들을 광야로 만든다.
물고기들은 물이 없어 썩어 가고 목말라 죽어 간다.(이사 50,2)
23 주님께서 모세에게 대답하셨다.
“주님의 손이 너무 짧기라도 하단 말이냐?
이제 너는 내 말이 들어맞는지, 맞지 않는지 보게 될 것이다.”(민수 11,23)
2 오히려 너희 죄악이
너희와 너희 하느님 사이를 갈라놓았고
너희의 죄가 너희에게서 그분의 얼굴을 가리어
그분께서 듣지 않으신 것이다.(이사 59,2)
3 너희 손바닥은 피로,
너희 손가락은 죄악으로 더러워졌고
너희 입술은 속임수를 말하며
너희 혀는 불의를 지껄인다.(이사 59,3) [59,3] 이사 1,15
[59,3 관련 본문]
[59,3] 이사 1,15
15 너희가 팔을 벌려 기도할지라도 나는 너희 앞에서 내 눈을 가려 버리리라.
너희가 기도를 아무리 많이 한다 할지라도 나는 들어 주지 않으리라.
너희의 손은 피로 가득하다.(이사 1,15)
4 정의로써 소송을 제기하는 이가 없고
진실로써 재판하는 이가 없다.
헛된 것을 믿고 거짓을 이야기하며
재앙을 잉태하여 악을 낳는 자들뿐이다.(이사 59,4)
[59,5–6] 본문 해설: 독사의 알을 까고 거미줄을 친다
[59,5–6] 알은 악한 일, 명백하게 해를 끼치는 일을 의미하고, 거미줄은 유익한 용도를 제공하지 않는 장치이다.
5 그들은 독사의 알을 까고
거미줄을 친다.
그 알을 먹는 자는 죽고
알이 깨지면 독사가 나온다.(이사 59,5) [59,5] 욥 20,12–16
[59,5 관련 본문]
[59,5] 욥 20,12–16
12 악이 입에 달콤하여
제 혀 밑에 그것을 감추고
13 아까워서 내놓지 않은 채
입속에 붙들고 있다 해도
14 그의 음식은 내장 속에서 썩어
배 속에서 살무사의 독으로 변한다네
15 그는 집어삼켰던 재물을 토해 내야 하니
하느님께서 그것을 그의 배 속에서 밀어내시기 때문이지.
16 그는 살무사의 독기를 빨고
독사의 혀가 그를 죽여(욥 20,12-16)
6 그들이 쳐 놓은 줄은 옷이 되지 못하고
그들이 만든 것으로는 제 몸을 덮지 못한다.
그들의 행실들은 악한 행실일 뿐이고
그들의 손바닥에는 폭행만이 들어 있다.(이사 59,6)
7 그들의 발은 나쁜 짓 하러 달려가고
죄 없는 이의 피를 쏟으려고 서두른다.
그들의 생각들은 악한 생각일 뿐이고
그들의 행로에는 파멸과 파괴만이 있다.(이사 59,7) [59,7] 잠언 1,15.19; 2,8–9.12–13.15.18–19; 로마 3,15
[59,7 관련 본문]
[59,7] 잠언 1,15.19; 2,8–9.12–13.15.18–19; 로마 3,15
15 내 아들아, 그들이 이렇게 말할지라도 그들과 함께 길을 가지 마라.
그들의 행로에 발을 들여놓지 마라.
19 부정한 이득을 뒤쫓는 자의 길은 다 이러하니
그 이득이 그들의 목숨을 앗아 가 버린다.(잠언 1,15.19)
8 그분께서는 공정의 길을 지켜 주시고
당신께 충실한 이들의 앞길을 보살피신다.
9 그때에 너는 정의와 공정과 정직을,
모든 선한 길을 깨닫게 되리라.
12 악의 길에서,
사악한 것을 말하는 자에게서 너를 구해 주리라.
13 그들은 어둠의 길을 걸으려고
바른 행로를 저버린 자들
15 그 길이 빗나가고
그 행로가 엇나간 자들이다.
18 그 여자의 집은 죽음 속으로 빠져 들고
그 길은 죽은 자들에게 이른다.
19 그 여자에게 가는 자들은 모두 돌아오지 못하고
더 이상 생명의 길에 이르지 못한다.(잠언 2,8-9.12-13.15.18-19)
15발은 남의 피를 쏟는 일에 재빠르며(로마 3,15)
8 그들은 평화의 길을 알지 못하고
그들의 길에 공정이란 없다.
그들이 자기네 길을 비뚤게 만들어
그 위를 걷는 자는 아무도 평화를 알지 못한다.(이사 5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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