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 7

430일 동안 옆구리를 바닥에 대고 누워라(에제 4장)

에제키엘이 왼쪽 옆구리를 대고 390일,오른쪽 옆구리를 대고서는 40일을 누워있었다(에제 4,5-6).  그리고 일정한 양의 음식을 주어진 시간에 먹었는데,빵은 장작이 아닌 쇠똥에 구운 것이다.  강제적으로 속박된 시간에부정한 음식을 먹어야 하는 상황을 나타내고 있다. 아무튼 표징으로 한 행동이지만이 기간 동안 옆구리를 대고 누워있는 모습은 자유를 완전히 빼앗긴 억압받는 형국이다.  왼쪽으로 390일오른쪽으로 40일이니 도합 430일이다. 하루를 한 해씩으로 쳤으니 430년에 대한 값이다. 430년이라 하면 떠오르는 것이 있다.  "이스라엘 자손들이 이집트에서 산 기간은 사백삼십 년이다."(탈출 12,40)그렇다. 430년, 이스라엘이 이집트에서 살았던 기간이다.  야곱과 요셉이 살았을 때와 그들을 알고..

네 혀를 입 천장에 붙일 것이다(에제 3장)

에제키엘이 소명을 받고 나서 하느님이 주신 두루마리를 받아먹는다.비록 비탄과 탄식과 한숨이 적힌 두루마리지만(에제 2,10)하느님의 말씀이기에 꿀처럼 입에 달다. 비탄과 탄식과 한숨이지만사람에 대한 하느님의 사랑이 스며들어 있는 말씀이기 때문이다. 에제키엘이 소명을 받은 후 이레가 지난 뒤에그의 혀가 입천장에 붙어 벙어리가 된다. 에제키엘이 벙어리가 된(에제 3,6) 기간은  BC 593년부터 BC 585년(에제 33,21-22)까지 대략 8년이다.   비록 에제키엘이 벙어리가 되지만 하느님께서 에제키엘과 이야기하실 때는 그의 입이 풀려반항의 집안에 하느님의 말씀을 전한다. 이는 에제키엘의 소명이 하느님 말씀을 전하는 예언자이기 때문이며, 참된 예언자의 직무의 전형이다.   다시 말하여 하느님 말씀이 아..

하느님의 침묵, 에제키엘서(에제 연대표)

성경을 연대와 비교하면서 읽으면글만 읽을 때와는 다른 새로운 느낌을 받을 수 있다. 하느님께서는 성경 속에서 당신의 말씀을 휘몰아치듯 쏟아 내리시지만,  어느 순간 짧거나 혹은 긴 침묵의 시간을 주시기 때문이다.  성경에 드러나는 이 '하느님 말씀의 침묵 시간'은 신앙인들로 하여금깊고 어두운 시공의 터널을 지나가게 하는데,이는 성경에 기록된 하느님의 날개에(시편 17,8; 61,5)신앙인인 나의 삶의 여정을 태워 날아가는 시간이다.  '하느님 말씀의 침묵 시간'은 독서 후의 짧은 묵상의 시간이 아닌인생이라는 한 사람의 짧지 않은 긴 삶의 여정 속에서,하느님을 믿는 신앙인으로 하여금 영원한 생명에 이르게 하는관상의 세계로 이끄는 비움의 시간임을 알게 될 것이다.  에제키엘서의 연대를 규정하는 기준은 여호야..

일치의 여정 2024.04.15

그들에게 나의 말을 전하여라(에제 2장)

전능하신 하느님께서"너에게 할 말이 있다."(에제 2,1)라고 사람에게 말씀하신다. 어찌보면 이 말씀에 하느님의 심중이 고스란히 실려 있으니,  사람 때문에 어찌할 수 없는 상황에 처하신 하느님의 고뇌가 담긴 말씀이다.  너에게 할 말이 있으니 내 말을 들어보라!이 말씀에는 전능하신 하느님이시지만자식들을 걱정하시는 아버지의 모습이 그대로 담겨 있다. 사람이 무엇이기에, 하느님께서 이런 말씀을 하시는가?사람이 무엇이기에, 하느님께서 이렇게 비탄하시는가?사람이 무엇이기에, 하느님께서 깊은 탄식을 하시는가?사람이 무엇이기에, 하느님께서 숨이 넘어가실 듯 한숨을 쉬시는가? 이는 하느님께서 사람들을 선택하시어 따로 불러 세우셨으나,아브라함을 선택하신 이유인 정의와 공정을(창세 18,19) 무시하고,그들이 하느님을..

나는 말씀하시는 분의 소리를 들었다(에제 1장)

에제키엘이 환시를 본다. 환시란 "실제로 존재하지 아니한 것을 마치 보이는 것처럼 느끼는 환각 현상"(표준국어대사전) 이다.  에제키엘이 본 하느님에 대한 환시는 아브라함, 모세, 엘리야, 그리고 예레미야가 하느님을 뵌 것과는 다르다. 하느님께서 참나무들 곁에서 아브라함에게 나타나신다.하느님께서 모세에게 떨기 한가운데에서 "모세야, 모세야!"하고 부르신다.하느님께서 엘리야를 조용하고 부드러운 소리로 부르신다. 하느님께서 당신 손을 내미시며 예레미야에게 말씀하신다.  ▷하느님의 부르심더보기1 주님께서는 마므레의 참나무들 곁에서 아브라함에게 나타나셨다. 아브라함은 한창 더운 대낮에 천막 어귀에 앉아 있었다. 17 그때에 주님께서 말씀하셨다. “내가 앞으로 하려는 일을 어찌 아브라함에게 숨기랴?(창세 18,1..

사람의 아들아, 일어서라(에제키엘서 개요)

성경의 예언서는,인간에게 드러내실 하느님의 뜻이당신의 계획대로 이루어질 것임을 명시적으로 보여주는인간에 대한 하느님의 지침서이다. 예언서는 과거의 역사 속에 드러내신하느님의 말씀을 상기시키고앞으로 들이닥칠 인간의 운명을 보여주면서,인간사의 모든 행동의 주체인 사람들에게그에 대한 책임이 귀속됨을 상기시켜 주는 백서이다.  성경의 예언서는 주로 이스라엘을 대상으로 하지만,이스라엘은 주변 민족들과 연계되어 있기 때문에이스라엘을 통해 드러내시는 하느님의 뜻은인간 역사를 통해다른 모든 민족에도 그대로 적용됨을 보여준다.따라서 성경의 예언서는 정의와 공정을 추구하는 모든 민족에게실제적이면서도 실증적인 삶의 지침서가 될 것이다.   유다 멸망과 관련된 대표적인 예언서는예레미야서와 에제키엘서이다. 예레미야는 유다에 살..

예레미야의 한 맺힌 절규

"저주를 받아라, 내가 태어난 날! 복을 받지 마라, 어머니가 나를 낳은 날!"(예레 20,14) 다윗을 임금으로 세운 사무엘이(1사무 16,13) 어린 나이에 엘리 앞에서 주님을 섬겼는데, 예레미야는 바로 그 엘리의 자손이다. 엘리는 실로에서 하느님의 사제로 봉직하였으나 엘리의 아들들은 불량한 자들로서 주님을 알아 모시지 않았다(1사무 2,12). 엘리가 98살이 되고 눈이 굳어져 앞을 볼 수가 없을 때(1사무 4,15) 계약 궤를 필리스티아인들에게 빼앗기고 그의 두 아들이 죽자(1사무 4,11), 40년 동안(BC 1134-1094년) 이스라엘의 판관으로 일했던 엘리는 대문 옆 의자에서 뒤로 넘어져 목이 부러져 죽는다(1사무 4,18). 이는 "내가 너의 기운과 네 조상 집안의 기운을 꺾으리니, 네 ..

삶과 영성 2024.04.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