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과 미생물

정결한 음식을 먹어라

좋은생각으로 2022. 8. 10. 06:28

 

정결한 음식을 먹어라

하느님께서는 먹는 것에 대한 규정을 다루는 레위기에서

거룩한 사람이 되라고 말씀하신다(레위 11,4).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거룩함이란 속세를 벗어난 삶속에 있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음식을 다루는 규정에서 거룩함에 대한 직접적이면서도 간단 명료한 말씀이 나온다.

이 말씀과 더불어 삶속에서의 거룩한 삶에 대해 생각해본다. 

가톨릭 신앙인들은 식사를 기도로 시작하여 기도로 마친다.

이 기도의 중요성이 평소와 다르게 느껴진다. 

"주님 은혜로이 내려 주신 이 음식과 저희에게 강복하소서.

우리 주 그리스도를 통하여 비나이다. 아멘"(식사전 기도, 가톨릭 기도서)   

 

본문에 옹기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다.

부정한 것들이 옹기그릇 속에 떨어지면,

그것이 어떤 것이든 그 안에 있는 것은 모두 부정하게 된다.

너희는 그 그릇을 깨뜨려 버려야 한다.

그러한 모든 그릇에 담긴 마실 것도 부정하게 된다.

하지만 미리 뚜껑을 닫아놓으면 깨뜨릴 필요가 없다. 

 

1. 부정한 동물과  접촉하지 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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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이런 것[네 발이 있고 날개가 달린 모든 벌레]들이 너희를 부정하게 만든다.

이것들의 주검에 몸이 닿는 이는 저녁때까지 부정하게 된다.

25그 주검을 나르는 이는 누구나 자기 옷을 빨아야 한다.

그는 저녁때까지 부정하게 된다. 

26굽이 갈라졌어도 그 틈이 벌어져 있지 않거나 새김질하지 않는 짐승은 모두 너희에게 부정한 것이다.

그것에 몸이 닿는 이는 모두 부정하게 된다. 

27네 발로 걷는 동물 가운데 발바닥으로 걷는 것은 모두 너희에게 부정한 것이다.

그 주검에 몸이 닿는 이는 모두 부정하게 된다.

28그 주검을 나르는 이는 자기 옷을 빨아야 한다.

그는 저녁때까지 부정하게 된다.

이런 것들이 너희에게 부정한 것이다.(레위 11, 24-28)

네 발이 있고 날개가 달린 모든 벌레,

굽이 갈라졌어도 그 틈이 벌어져 있지 않거나 새김질하지 않는 짐승,

네 발로 걷지만 발바닥으로 걷는 동물들은 부정하다.

이러한 부정한 동물의 주검에 몸이 닿지 않게 하라.

피치 못하여 주검을 나르는 경우에는 자기 옷을 빨아야 한다. 

 

먹지 말라는 것뿐만 아니라, 손끝으로도 만지지 말아야 한다. 

이런 동물의 사체에 몸의 일부라도 접촉해서는 안된다.  

불결한 상태의 사체 표면에 있는 병균들이 먼지처럼 날려 옷이나 피부에 닿을 수 있게 된다.

성경 본문에 나온 옷을 빠는 것은 물론 목욕하는 것도 좋은 예방법의 하나이다. 

예방이 가장 좋은 치유법이다.

 

2. 부정한 동물 사체에 의한 오염을 방지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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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ㄴ이것 [기어다니는 것]들이 죽었을 때에,

거기에 몸이 닿는 이는 누구나 저녁때까지 부정하게 unclean 된다. 

32이것 [땅을 기어다니는 것 가운데 부정한 것]들이 죽어서,

어떤 나무 그릇에든,

에든, 

가죽에든, 

자루에든,

일하는 데에 쓰는 어떤 기물에든 떨어지면 모두 부정하게 unclean 된다.

그것은 물에 담가야 한다.

그것은 저녁때까지는 부정하고,

그 뒤에는 정결하게 된다.

33이런 것들이 옹기그릇 속에 떨어지면,

그것이 어떤 것이든 그 안에 있는 것은 모두 부정하게 된다.

너희는 그 그릇을 깨뜨려 버려야 한다.

34그 그릇에 있던 물에, 먹을 수 있는 어떤 음식이라도 닿으면 부정하게 된다.

그러한 모든 그릇에 담긴 마실 것도 다 부정하게 된다.

35이런 것들의 주검이 떨어지면 무엇이든 부정하게 된다. 

가마든 아궁이든 부수어야 한다.

그것들은 부정한 것이다.

너희는 그것들을 부정한 것으로 여겨야 한다.

36샘과 물을 모아 두는 저수 동굴만은 정결한 채로 남는다.

그러나 그것들의 주검에 닿는 이는 부정하게 된다.

37어떤 것이든 파종할 씨에 이런 것들의 주검이 떨어졌을 경우,

그 씨는 정결하다.

38그러나 그 씨에 물을 부은 뒤에 이런 것들의 주검이 그 위로 떨어질 경우,

그것은 너희에게 부정한 것이 된다.(레위 11, 31ㄴ-38)

 

39너희가 먹을 수 있는 짐승이 죽었을 경우,

 주검에 몸이 닿는 이는 저녁때까지 부정하게 된다.

40그 죽은 고기를 먹는 이는 자기 옷을 빨아야 한다.

그는 저녁때까지 부정하게 된다. 그 주검을 나르는 이도 자기 옷을 빨아야 한다.

그는 저녁때까지 부정하게 된다.

41땅을 기어 다니는 모든 것은 혐오스러운 것이다.

것들을 먹어서는 안 된다.(레위 11, 39-41)

 

이제 생활 속에서 벌어지는 일을 살펴보자.

불결한 동물 사체에 접촉된 그릇, 옷, 가죽, 자루, 일하는데 쓰는 기물 등은 당연히 오염된다.

불결한 동물 표면에는 병균들이 붙어 있기 때문이다. 

바퀴벌레가 지나갈 때 우리가 느끼는 감정을 생각하면 되겠다.

오염된 그릇으로 음식을 만들거나 물이나 음식을 담아 먹는 경우,

오염된 옷이나 침구류에 접촉되었을 때의 위생상 불결함은 다른 설명이 필요 없을 것이다.

이렇게 더러워진 기물을 만지게 되면 감염은 당연히 발생한다.

접촉자의 면역력에 따라 병에 걸리는 이병률이 다를 뿐이다.  

 

▶부정과 오염의 사전적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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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정>

1. 깨끗하지 못함또는 더러운 .

2. 사람이 죽는 따위의 불길한 .

3. 무당굿의 열두 거리 가운데 첫째 거리신들을 청하기 전에 부정한 것을 깨끗이 하는 것을 이른다.

 

<오염>

1. 더럽게 물듦또는 더럽게 물들게 .

2. 핵무기 따위의 방사성 물질이 목표물이나 대기 속에 머무르는 상태.

3. 미생물이나 다세포 생물 조직 따위를 순수 배양할 다른 미생물이 밖에서 유입되어 자라는 .

 

파종할 씨에 오염물질이 떨어진 경우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다. 

그런데 재미있게도 물에 젖은 씨앗은 부정하지만,

그렇지 않은 씨앗은 깨끗하다는 것이다.

왜 그렇까?

 

앞에서 곰팡이를 언급했다.

장마철 혹은 환기가 잘 안 되는 집의 벽에 핀 곰팡이를 생각하면 된다.

깨끗하게 보였던 벽이 어느 순간 까맣게 변한다.

검정 곰팡이가 핀 것이다.

곰팡이가 핀 것은 곰팡이가 생육할 수 있도록 벽이 축축해졌기 때문이다.

 

씨앗도 그와 같다.

씨앗이 물에 젖으면 발아되기도 하나,

씨앗 표면에 묻어있던 곰팡이나 다른 식물 병원균이 먼저 자라게 된다.

이렇게 되면 물에 젖은 씨앗은 쉽게 썩게 된다.

물에 젖은 씨앗이 부정하게 되는 이유이다.

 

깨끗하게 보이는 것이라도

병균 및 바이러스와 같은 병원성 요인에 감염되어 있을 수 있고,  

외부로 전파 확산시킬 수 있다.  

병균 오염체는 사람의 위생상태를 악화시키는 것은 물론,

경우에 따라서는 생명까지 위협하므로

매우 신속하고 신중한 사전 사후 처리가 필요하다.

 

이렇게 오염된, 즉 부정하게 된 것들을 어떻게 처리해야 할까?

과학 용어로는 살균 혹은 멸균 처리라 한다.

자연적으로는 땅속 깊이 묻거나, 불에 태우거나, 태양열로 말린다.

과학적으로는 살균제, 자외선, 방사선, 증기압, 훈증 등의 방법으로 처리한다. 

그렇다면 레위기 당시의 시대적 상황에서는 과연 어떠한 방법이 가능했을까?

자연적인 방법밖에 없었을 것이다.

버리거나, 묻거나, 씻거나, 끊이거나, 삶거나 혹은 햇볕에 말리는 방법이다.

 

 

3. 내가 거룩하니 너희도 거룩한 사람이 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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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뱀처럼] 배로 기어 다니든,

[노래기, 지네와 같은 다족류처럼] 네 발이나 더 많은 발로 기어 다니든,

땅을 기어 다니는 어떤 것도 너희가 먹어서는 안 된다.

그것들은 혐오스러운 것이다.

43너희는 기어 다니는 어떤 것으로도 너희 자신을 혐오스럽게 만들어서는 안 된다. 

그것들로 너희 자신을 부정하게 만들어, 

너희가 부정한 사람이 되어서는 안 된다.

44나는 주 너희 하느님이다.

 내가 거룩하니 너희도 자신을 거룩하게 하여 거룩한 사람이 되어야 한다. 

무엇이든 땅에서 우글거리며 기어 다니는 것으로 너희 자신을 부정하게 해서는 안 된다.(레위 11, 42-44)

45나는 너희 하느님이 되려고, 

너희를 이집트 땅에서 데리고 올라온 주님이다. 

내가 거룩하니 너희도 거룩한 사람이 되어야 한다. 

46이는 짐승과 새와 물속에서 우글거리는 모든 동물과 땅을 기어 다니는 동물에 관한 법으로,

47부정한 것과 정결한 것 [☞ the clean and the unclean]

먹을 수 있는 동물과 먹을 수 없는 동물을 구별하기 위한 것이다.’”(레위 11, 45-47)

 

 

내가 거룩하니 너희도 거룩한 사람이 되어야 한다.

거룩함이란 멀리 있는 것이 아니다. 

생활속에서, 삶의 가장 기본이되면서도 근간이 되는 음식과 관련되어 있다. 

깨끗하고 정결한 음식을 준비하고 먹을 때, 

거룩함은 바로 그 음식과 더불어 사람 안으로 스며들 것이다. 

특정한 틀에 얽매어 있는 전례적  예식 절차가 아니라

우리 삶의 순환속에 고스란히 그대로 내재되어 있는 것이다. 

 

가톨릭에서는 성가정이라는 말을 많이 한다. 

단어 그대로 성가정이란 거룩한 가정이다. 

성모 마리아, 요셉, 예수님으로 이루어진 거룩한 가정이 성가정의 모범이다.   

최후의 만찬에서 예수님께서 빵을 떼어 제자들에게 주시듯,

가족이 함께 모여 단 한 조각의 빵이라도 서로 나누면서

기쁜 마음으로 먹는 모습이 거룩한 가정의 아름다운 모습이다.  

 

 

전능하신 하느님,

저희에게 베풀어 주신 모든 은혜에 감사하나이다.

주님의 이름은 찬미를 받으소서,

이제와 영원히 받으소서.

세상을 떠난 모든 이가 하느님의 자비로 평화의 안식을 얻게 하소서.

아멘. (식사 후 기도, 가톨릭 기도서)

 

자칭 신앙인이라는 사람들이
예수님의 말씀을 빙자하여 가정을 팽겨치는 모습들을 보이고 있다.   
가정을 벗어나면 사회를 등지게 되고,
결국에는 하느님께서 바라시는 공동선이 어우러진 공동체도 이룰 수 없게 된다.  

신앙인이란 "내가 거룩하니 너희도 거룩한 사람이 되어라"는 하느님 말씀을 따라야 한다. 
사도 바오로의 혼인에 대한 여러 설명(1코린 7) 처럼
각자의 삶의 여정에 맞추어 가정 및 공동체를 이루면서
하느님의 계명을 따르는 거룩한 사람들이 되어야 하겠다.  

 

 

깨끗한 옷을 입으라

옷과 가죽에 곰팡이가 핀다는 것은 옷이나 직물 등의 대상물에 곰팡이가 이용할 수 있는 먹이와 수분이 있다는 것이다. 다시 말하여 기물이 깨끗하고 건조한 상태에서는 곰팡이가 피지 않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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