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도에 대한 가르침
"그가 너를 위하여 기도하면 너는 살 것이다."(창세 20,7)
"이에 아브라함이 하느님께 기도하자,"(창세 20,17)라는 본문에서
기도라는 단어가 사용되지만,
여기에 사용된 기도에 대한 영문은 intercede(중재하다, 탄원하다)이다.
물론 기도라는 단어에 탄원이라는 의미도 들어 있지만,
탄원이라는 말에는 하느님께 기도하거나 기원하는 의미가 희박하다.
따라서 기도 본연의 의미에 가깝게 접근하고자
기도 pray로 번역되어 있는 미국천주교주교회의 성경을 보고자 한다.
모세 오경에는 야곱과 모세가 한 기도가 나온다.
가장 먼저 나오는 기도는 에사우의 보복을 막아달라는
창세 32,10 본문의 "야곱은 기도하였다.
“저의 아버지 아브라함의 하느님, 저의 아버지 이사악의 하느님!'"이라는 구절이다.
한편 모세는 자기를 위한 기도보다는
파라오의 청에 의한 기도(탈출 8,26; 10,18),
아론을 위한 기도(신명 9,20)
그리고 백성을 위해 기도(민수 21,7; 신명 9,26)를 한다.
이렇듯 구약은 자신을 위한 기도와 다른 사람을 위한 기도의 전형을 보여준다.
율법을 완성하시러 오신 예수님께서도 기도에 대해 많은 말씀을 하시는데,
"너희가 내 이름으로 청하면 내가 다 이루어주겠다"(요한 14,14)라는 말씀처럼
신약의 기도 역시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하느님께 드리는 기도이다.
기도에는 묵상 기도, 구송 기도, 관상 기도 등 다양한 종류가 있지만
시편을 기도의 학교라 하듯이 기도는 하느님의 말씀으로 시작하여 말씀으로 끝난다.
하느님 말씀을 따라 하느님의 뜻이 이루어져야 하므로
성경 한 줄 한 줄 모두가 하느님께 드리는 기도가 되는 것이다.
우리가 사용하는 많은 기도문이 성경 말씀으로 이루어져 있기에(가톨릭 기도서 참조),
성경을 많이 읽고 묵상할 수록 기도문에 나오는 성경 본문이 눈에 들어 올 것이다.
그러나 성경 말씀을 정확히 모르고 단지 취사 선택된 한 줄 한 줄로 된 기도를 한다면
오로지 단어를 배열하여 만든 문장을 입을 통해 뱉어낸 말에 불과 할 것이다.
그러나 성경을 항상 곁에 두고 읽으면 그 말씀 속에
자기가 기원하는 바를 실어 기도할 수 있다는 것이다.
물론 기도자가 청하는 기도의 상황에 맞지 않는 내용이 될 수도 있겠지만,
말씀으로 이루어진 기도는 시공을 초월하여 하느님께 전해질 것이다.
왜냐하면 시작이며 마침이신(묵시 22,13) 하느님의 말씀은
시간과 공간의 제약없이 사람들에게 흘러들어 다시 하느님께 들어올려지므로,
"너희가 청하기도 전에 무엇이 필요한지 알고 계신다.”(마태 6,7-8)라는 말씀처럼
내 마음이 전하는 기도를 마음에 계시는 하느님께서는 이미 알고 계신다는 것이다.
이렇게 모든 성경 말씀은 성경을 읽는 사람의 기도가 되므로
기도하는 모든 사람이 읽는 성경 말씀은 바로 기도문이 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성경 말씀으로 기도하는 것이
하느님께서 바라시는 거룩한 백성의 기도가 될 것이다.
본문의 내용이 누군가를 비판하는 말씀이면 내가 그러한 비판의 원인이 되지 않게 해달라고,
무언가를 해야할 일에 대한 말씀이면 나로 하여금 할 수 있는 힘을 달라고,
누군가가 나를 위해 해주기를 바란다면 내가 그러한 일을 할 수 있는 능력을 달라고,
이처럼 말씀 안에 있는 상황을 나의 상황으로 받아들여 내가 드리고자 하는 기도를 바치는 것이다.
이렇게 하면 성경에 계시된 하느님의 뜻을 알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그 계시 안에 나의 삶의 여정을 투영하여 말씀드리기 때문에,
생명의 숨(창세 2,7)을 지닌 나의 삶은 성경 말씀과 함께 흐르게 되어
나의 삶 자체는 하느님의 영이 감돌고 있는(창세 1,2) 기도하는 사람이 될 것이다.
예수님께서는 기도하는 방법과 기도문을 가르쳐 주시고,
기도에 필요한 구체적인 사항도 말씀하셨기에,
당신께서 하신 기도와 관련된 말씀을 주제별로 정리하여
당신의 목소리로 전해주시는 기도에 대한 말씀을 묵상하고자 한다.
1. 누구를 위해 기도하는가?
예수님께서는 당신 자신을 위해서 기도하신 것은(요한 17,1-5) 물론,
제자들(요한 17,6-19) 및 특정 사람(루카 22,32)
그리고 믿는 이들을 위하여 기도하시고(요한 17,20-26),
심지어는 박해하는 자들을 위하여 기도하라고 말씀하신다.(마태 5,44)
2. 기도하는 이의 마음 자세는 무엇인가?
누군가에게 반감을 품고 있거든 용서하는 마음으로(마르 11,25)
너희를 저주하는 자들에게는 축복하는 마음으로,
너희를 학대하는 자들을 위하는 마음으로(루카 6,28),
그리고 유혹에 빠지지 않도록 깨어 기도하라고(마태 26,41) 말씀하신다.
그러한 기도들도 자신이 원하는 대로 하지 말고
"아버지께서 원하신 것을 하십시오"(마르 14,36) 그렇게 하여
"아버지의 뜻이 이루어지게 하십시오.”(마태 26,42)라고
모든 것을 하느님께 의탁하는 기도를 하라고 몸소 보여주신다.
3. 기도는 어디서 하는가?
기도는 나와 하느님과의 내적 만남이다.
이는 외부의 영향을 받지 않아야 하는 것으로
예수님께서는 기도하시려고 외딴 곳이나 산으로 가셨다.
또한 게세마니에서도 제자들과 따로 떨어져 혼자 기도하셨다.
예수님께서는 홀로 이런 곳으로 가기위해
새벽 캄캄할 때 일어나 나가셨다.
예수님께서는 저녁때가 되었어도 혼자 그곳에서 기도하시거나
밤을 새우며 하느님께 기도하셨다.
다음 날 새벽 아직 캄캄할 때,
예수님께서는 일어나 외딴 곳으로 나가시어 그곳에서 기도하셨다.(마르 1,35)
예수님께서 베드로와 요한과 야고보를 데리고 기도하시러 산에 오르셨다.(루카 9,28)
예수님께서는 따로 기도하시려고 산에 오르셨다.
그리고 저녁때가 되었는데도 혼자 거기에 계셨다.(마태 14,23)
예수님께서는 기도하시려고 산에 가셨다.(마르 6,46)
예수님께서는 기도하시려고 산으로 나가시어,
밤을 새우며 하느님께 기도하셨다.(루카 6,12)
예수님께서 제자들과 함께 겟세마니라는 곳으로 가셨다.
그리고 제자들에게,
“내가 저기 가서 기도하는 동안 여기에 앉아 있어라.” 하고 말씀하신 다음,(마태 26,36; 마르 14,32)
“‘나의 집은 기도의 집이라 불릴 것이다.’라고 기록되어 있다. .”(마태 21,13; 마르 11,17; 루카 19,46)
돌을 던지면 닿을 만한 곳에 혼자 가시어 무릎을 꿇고 기도하셨다.(루카 22,41)
4. 기도는 어떻게 하는가?
숨어 게신 아버지께 골방에 들어가 문을 닫은 다음 숨어서 기도하고,
빈말을 되풀이 하지말고,
구체적인 목적을 두고 반복적으로 기도하고,
땀이 핏방울이 되도록 간절히 하여야 한다.
기도의 응답이 없다고 낙심하지 말며 유혹에 빠지지 않도록 기도하여야 한다.
너는 기도할 때 골방에 들어가 문을 닫은 다음,
숨어 계신 네 아버지께 기도하여라.(마태 6,6)
너희는 기도할 때에 다른 민족 사람들처럼 빈말을 되풀이하지 마라. (마태 6,7-8)
너희가 달아나는 일이 겨울이나 안식일에 일어나지 않도록 기도하여라.(마태 24,20)
그 일이 겨울에 일어나지 않도록 기도하여라.(마르 13,18)
예수님께서는 낙심하지 말고 끊임없이 기도해야 한다.(루카 18,1)
너희는 유혹에 빠지지 않도록 깨어 기도하여라.(마르 14,38; 루카 22,40.46)
너희는 앞으로 일어날 이 모든 일에서 벗어나
사람의 아들 앞에 설 수 있는 힘을 지니도록 늘 깨어 기도하여라.”(루카 21,36)
예수님께서는 그들을 그대로 두시고 다시 가시어 세 번째 같은 말씀으로 기도하셨다.(마태 26,44)
다시 가셔서 같은 말씀으로 기도하셨다.(마르 14,39)
예수님께서 고뇌에 싸여 더욱 간절히 기도하시니,
땀이 핏방울처럼 되어 땅에 떨어졌다.(루카 22,44)
5. 잘못된 기도는 무엇인가?
예수님께서는 사람들에게 드러내 보이려고 회당과 한길 모퉁이에 서서하는 기도(마태 6,5),
과부들의 가산을 등쳐 먹으면서 남에게 보이려고 길게 하는 기도(마태 23,(14); 마르 12,40; 루카 20,47),
스스로 의롭다고 자신하며 다른 사람들을 업신여기는 기도(루카 18,9)를 하지 말라고 하셨다.
기도는 하느님께 드리는 것인데 이러한 모습을 어찌 달가워하시겠는가?
“너희는 기도할 때에 위선자들처럼 해서는 안 된다.
그들은 사람들에게 드러내 보이려고 회당과 한길 모퉁이에 서서 기도하기를 좋아한다.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그들은 자기들이 받을 상을 이미 받았다.(마태 6,5)
불행하여라,
너희 위선자 율법 학자들과 바리사이들아!
너희가 과부들의 가산을 등쳐 먹으면서 남에게 보이려고 기도는 길게 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너희는 엄한 단죄를 받을 것이다.(마태 23,(14); 마르 12,40; 루카 20,47)
예수님께서는 또 스스로 의롭다고 자신하며 다른 사람들을 업신여기는 자들에게 이 비유를 말씀하셨다.
바리사이는 꼿꼿이 서서 혼잣말로 이렇게 기도하였다. ‘
오, 하느님! 제가 다른 사람들,
강도짓을 하는 자나 불의를 저지르는 자나 간음을 하는 자와 같지 않고 저 세리와도 같지 않으니,
하느님께 감사드립니다.(루카 18,9.11)
6. 기도에 대한 응답은 어떻게 이루어지는가?
예수님께서 기도하시는데 당신의 얼굴 모습이 달라지고 의복이 하얗게 변하였다.
하느님께서는 청하기도 전에 무엇이 필요한지 알고 계시므로 청하면 이미 받은 것이다.
숨은 일도 보시는 하느님께서 갚아 주실 것이다.
기도는 더러운 영도 내쫓을 수 있다.
예수님께서 기도하시는데,
그 얼굴 모습이 달라지고 의복은 하얗게 번쩍였다.(루카 9,29
그러므로 내가 너희에게 말한다.
너희[ 제자들]가 기도하며 청하는 것이 무엇이든 그것을 이미 받은 줄로 믿어라.
그러면 너희에게 그대로 이루어질 것이다.(마르 11,24)
그리고 너희가 기도할 때에 믿고 청하는 것은 무엇이든지 다 받을 것이다.”(마태 21,22)
그러면 숨은 일도 보시는 네 아버지께서 너에게 갚아 주실 것이다.(마태 6,6)
너희 아버지께서는 너희가 청하기도 전에 무엇이 필요한지 알고 계신다.”(마태 6,7-8)
그 뒤에 예수님께서 집에 들어가셨을 때에 제자들이 그분께 따로,
“어째서 저희는 그 영을 쫓아내지 못하였습니까?” 하고 물었다.
예수님께서는 이렇게 대답하셨다.
“그러한 것은 기도가 아니면 다른 어떤 방법으로도 나가게 할 수 없다.”(마르 9,28-29)
7. 예수님의 이름으로 청하라.
예수님께서는 당신의 이름으로 모인 곳에는 당신께서 함께 계신다고 하신다.
당신을 받아들이는 사람은 하느님을 받아 들일 것이므로
당신의 이름으로 청하면 당신께서 다 이루어 주겠다고 말씀하신다.
“내가 또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너희 가운데 두 사람이 이 땅에서 마음을 모아 무엇이든 청하면 pray,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께서 이루어 주실 것이다.
20두 사람이나 세 사람이라도 내 이름으로 모인 곳에는 나도 함께 있기 때문이다.(마태 18,19-20)
37“누구든지 이런 어린이 하나를 내 이름으로 받아들이면 나를 받아들이는 것이다.
그리고 나를 받아들이는 사람은 나를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라 나를 보내신 분을 받아들이는 것이다.”(마르 9,37)
13너희가 내 이름으로 청하는 것은 무엇이든지 내가 다 이루어 주겠다.
그리하여 아버지께서 아들을 통하여 영광스럽게 되시도록 하겠다.(요한 14,13)
14너희가 내 이름으로 청하면 내가 다 이루어 주겠다.”요한 14,14)
16너희가 나를 뽑은 것이 아니라 내가 너희를 뽑아 세웠다.
너희가 가서 열매를 맺어 너희의 그 열매가 언제나 남아 있게 하려는 것이다.
그리하여 너희가 내 이름으로 아버지께 청하는 것을 그분께서 너희에게 주시게 하려는 것이다.(요한 15,16)
23그날에는 너희가 나에게 아무것도 묻지 않을 것이다.
내가 진실로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너희가 내 이름으로 아버지께 청하는 것은 무엇이든지 그분께서 너희에게 주실 것이다.(요한 16,23)
24지금까지 너희는 내 이름으로 아무것도 청하지 않았다.
청하여라. 받을 것이다.
그리하여 너희 기쁨이 충만해질 것이다.”(요한 16,24)
26그날에 너희는 내 이름으로 청할 것이다.
내가 너희를 위하여 아버지께 청하겠다는 말이 아니다.(요한 16,26)
8. 주님께서 가르쳐주신 기도(마태 6,9-15)
예수님께서는, 아버지께서는 너희가 청하기도 전에 무엇이 필요한지 알고 계신다면서 주님의 기도를 가르쳐 주신다.
마태오 복음
올바른 기도(마태 6,5-8)
“너희는 기도할 때에 위선자들처럼 해서는 안 된다.
그들은 사람들에게 드러내 보이려고 회당과 한길 모퉁이에 서서 기도하기를 좋아한다.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그들은 자기들이 받을 상을 이미 받았다.(마태 6,5)
너는 기도할 때 골방에 들어가 문을 닫은 다음,
숨어 계신 네 아버지께 기도하여라.
그러면 숨은 일도 보시는 네 아버지께서 너에게 갚아 주실 것이다.(마태 6,6)
너희는 기도할 때에 다른 민족 사람들처럼 빈말을 되풀이하지 마라.
그들은 말을 많이 해야 들어 주시는 줄로 생각한다.(마태 6,7)
그러니 그들을 닮지 마라.
너희 아버지께서는 너희가 청하기도 전에 무엇이 필요한지 알고 계신다.”(마태 6,8)
숨은 일도 보시는 숨어 계시는 아버지께 골방에 들어가 문을 닫은 다음에 기도하라(마태 6, 6)는 말씀은 기도 생활에 있어 어떠한 마음 자세를 지녀야 하는지에 대한 중요한 지침을 제시한다 이와 관련하여 신앙인의 몸이 성령의 성전이라는 성경 말씀을 새길 필요가 있다. 내 몸 안에 계신 삼위일체의 한 분이신 성령께서 나의 기도에 귀를 기울이고 계시고 있기 때문이다. |
여러분이 하느님의 성전이고 하느님의 영께서 여러분 안에 계시다는 사실을 여러분은 모릅니까?(1코린 3, 16) 누구든지 하느님의 성전을 파괴하면 하느님께서도 그자를 파멸시키실 것입니다. 하느님의 성전은 거룩하기 때문입니다. 여러분이 바로 하느님의 성전입니다.(1코린 3,17) 여러분의 몸이 여러분 안에 계시는 성령의 성전임을 모릅니까? 그 성령을 여러분이 하느님에게서 받았고, 또 여러분은 여러분 자신의 것이 아님을 모릅니까?(1 코린 6, 19) |
주석
[6,7] 주석: 올바른 기도
[6:7] 이 본문에서 그리스도인의 기도가 이제는 어떻게 되어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위선자들의 기도가 아닌 다른 민족들의 기도와 대조하여야 한다. 다른 민족들의 수다는 긴 명단의 신의 이름을 낭송하는 것을 의미하는데, 신들 가운데 하나의 신에게 응답을 강요하고자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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