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빌론 임금 네부카드네자르가 미쳐버린다는
다니엘서의 내용은
과거는 물론 미래의 모든 세대에게
삶의 반성을 이끌어내는 묵시론적 사건이다.
하느님께서 당신의 도구로 이용하려 선택된 사람이라 해도
사람인 그가 자신의 잘못된 자유로운 생각에 의해
결국에는 자신 스스로 지배당하게 되는
하나의 불완전한 개체에 불과함을 드러내기 때문이다.
그런데 문제는 에수님께서 오신 이후의 상황이다.
예수님 말씀에 따라(마태 28,20)
말씀이 말씀으로 이어져
많은 민족이 하느님의 말씀을 들어 알고 있기 때문이다.
하느님을 알고 있는 사람들은,
아담이 화와의 유혹에 거리낌 없이 넘어가(창세 3,6)
자신의 후손들 가운데 여덟 사람을 제외하곤(창세 7,13)
모두 물에 빠져 죽었음을(창세 7,22) 알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다른 성경 본문과 함께
다니엘서에서 거론되고 있는
바빌론 제국의 임금으로서
권위와 위세를 지닌 네부카드네자르가
말씀 한마디에 한 순간 나락으로 떨어져 버리고,
결국에는 그의 백성들도
처참히 유린되었음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예레 51,64).
이와 더불어 권위와 위세에 따른 교만과 오만으로
모든 것이 자신의 결정에 의해 이루어진다는
사람들의 독선적인 망상과 행동으로
얼마나 많은 사람들로 하여금
참혹하고 잔인한 종말로 치닫게 되었는지
성경은 물론 기록된 수많은 전쟁사를 통해
드러나고 있음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그가, 아니 사람들이 과연 무엇이기에
하느님께서 주시겠다는 평화를(창세 15,15) 거부하는가?
누구를 위해, 아니 무엇을 위해
타의에 의해, 아니 스스로 궤멸에 빠져드는가?
아무것도 아닌 것들이,
허물 중에 제 어머니에게 배어 죄 중에 태어난 자들이(시편 51,7)
어쩌다 얻은 부와 권력이 어찌 그리 좋은지
살다 가면 한 줌 흙이 될 줄(창세 3,19) 알면서도 모른 척
목을 뻣뻣이 쳐든다(잠언 29,1).
어미 배에서부터 변절하는 악인들
어미 품에서부터 빗나간 거짓말쟁이들(시편 58,4),
너희가 진실로 정의를 말하며
올바르게 사람들을 심판하느냐? (시편 58,2)
너희는 오히려 불의를 지어내고
폭력을 땅 위에 퍼뜨리는구나.(시편 58,3)
이들은 제 눈에 보기 좋고 제 귀에 즐겁게
제 입에 감미롭게 제 몸에 쾌감을 느끼게 하려 하지만,
그들은 돌보다 무거운 불쾌감만 일으키니(잠언 27,3)
남이 어찌 되든 아무렇지도 않다는 자들의 전형적인 행태이다.
그러한 자들의 전형인 네부카드네자르가 혼자 말한다.
“이것이 대바빌론이 아니냐?
내가 영광과 영화를 떨치려고
나의 강력한 권세를 행사하여 왕도로 세운 것이다.”(다니 4,27)
네부카드네자르의 이 말은
"나의 종 바빌론 임금 네부카드네자르에게
불러 모으겠다."(예레 25,9)라고 하시면서
네부카드네자르를 당신의 도구로 삼으신
하느님께 참으로 교만한 언행이다.
그러하기에
이 말이 임금의 입에서 채 떨어지기도 전에
하늘에서 말소리가 들렸다.
“네부카드네자르 임금아,
너에게 내리는 판결이다.
왕권이 너에게서 떨어져 나갔다."(다니 4,28)
"너는 사람들에게서 쫓겨나 들짐승들과 함께 살 것이다.
그래서 너는 소처럼 풀을 먹을 것이다.
그렇게 일곱 해를 지내고 나서야,
너는 비로소 가장 높으신 분께서
인간들의 나라를 다스리시고,
당신께서 원하시는 이에게
그 나라를 주신다는 것을 깨달을 것이다.”(다니 4,29)
"이 말이 곧바로 네부카드네자르에게 이루어졌다.
그는 사람들에게서 쫓겨나 소처럼 풀을 먹고,
몸은 하늘에서 내리는 이슬에 젖었으며,
머리카락은 독수리처럼,
손발톱은 새처럼 자라기까지 하였다."(다니 4,30)
다니엘서의 이 내용과 관련된 네부카드네자르에 대한 역사적 기록은 없다.
학자들은 이 이야기가 원래
벨사차르의 아버지인 나보니두스와 관련이 있다고 오랫동안 추측해 왔다.
나보니두스는 바빌론을 떠나
아라비아 사막의 테이마 Tayma(☞ Teman)에서 수년간 살았다.
이러한 제안은 다니 4장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쿰란에서 발견된 나보니두스의 기도에 의해 강화된다고 한다.
▶나보니두스의 기도 ☞사악한 질병에 걸렸다. 은. 금, 청동, 쇠, 진흙의 신
Prayer of Nabonidus 4Q242
Below is one English translation of the scroll fragments known as the Prayer of Nabonidus 4Q242.
1) The words of the prayer which Nabonidus, king of Babylon, the great king, prayed when he was stricken
2) with an evil disease by the decree of God in Teman. I Nabonidus was stricken with an evil disease
3) for seven years, and from that time I was driven and I prayed to the Most High
4) and, as for my sin, he forgave it. A diviner – who was a Jew of the Exiles – came to me and said:
5) ‘Recount and record these things in order to give honor and greatness to the name of the God Most High.’ And thus I wrote: I
6) was stricken with an evil disease in Teman by the decree of the Most High God, and, as for me,
7) seven years I was praying to gods of silver and gold, bronze, iron,
8) wood, stone and clay, because I thought that they were gods. <인용 BibleHistory.net>
<직역> 나보니두스의 기도 4Q242
1) 바빌론의 임금, 위대한 임금인 나보니두스가 기도하였던 기도문
2) 테만에서 하늘의 뜻에 따라 사악한 질병에 걸렸을 때. 나, 나보니두스는 사악한 질병에 걸렸다.
3) 일곱 해 동안, 그때부터 나는 쫓겨나 지극히 높으신 분께 기도드렸다
4) 그리고, 내 죄에 관해, 그분이 용서해 주셨다. 한 예언자가 –유다인 유배자였던– 나에게 와서 말했다:
5) '이 일들을 이야기하고 기록하라, 지극히 높으신 하느님의 이름에 영광과 위대함을 드리기 위해.' 그래서 나는 썼다: 나는
6) 테만에서 사악한 질병에 걸렸다. 지극히 높으신 하느님의 명령에 따라 , 나는
7) 일곱 해 동안 나는 기도하고 있었다. 은과 금, 청동, 쇠의 신들에게
8) 나무, 돌, 진흙의 신들에게. 왜냐하면 나는 그것들이 신이라고 생각했다.
아무튼 다니엘서 사가의 주된 관심사는
이 대중적인 이야기의 역사성을 밝히려는 것이 아니라
알렉산더 대왕 이후에 생겨난
셀레우코스 왕조의
"신이라 자처하는" 거만한 임금들에 대한
훈시적 교훈을 담고자 하는 것이다.
다니엘서 사가의 이러한 의도는
다니 4장의 마지막 절인 34절에서 드러난다.
"이제 나 네부카드네자르는
하늘의 임금님을 찬양하고 숭상하며 찬송한다.
그분께서 하시는 일은 모두 진실하고
그 길은 다 공정하니
그분께서는 교만 속에 걷는 자들을
낮추실 수 있는 분이시다."(다니 4,34)
예수님께서 빌라도에게 말씀하신다.
“내 나라는 이 세상에 속하지 않는다.
내 나라가 이 세상에 속한다면,
내 신하들이 싸워 내가 유다인들에게 넘어가지 않게 하였을 것이다.
그러나 내 나라는 여기에 속하지 않는다.”(요한 18,36)
▶다니엘서 4장 본문
Nebuchadnezzar’s Madness.(RNAB)
4 1나 네부카드네자르는 집에서 편히 지내며 궁궐에서 영화를 누리고 있었다. 2그러다가 꿈을 꾸었는데 그것이 나를 두렵게 하였다. 침상에서 일어나는 여러 상상과 머릿속의 환시들이 나를 놀라게 하였다. 3그래서 나는 칙령을 내려, 바빌론의 현인들을 모두 데려다가 나에게 꿈의 뜻을 설명하라고 하였다. 4요술사, 주술사, 점성가, 점술사들이 오자, 내가 그들에게 꿈을 이야기해 주었지만, 그들은 나에게 그 뜻을 설명하지 못하였다. 5마침내 다니엘이 나에게 왔다. 내 신의 이름을 따라 벨트사차르라는 이름을 가진 그는, 거룩한 신들의 영을 지닌 사람이었다. 그래서 내가 그에게 꿈을 이야기해 주었다.
6“요술사들의 우두머리 벨트사차르야, 너는 거룩한 신들의 영을 지녔으며 어떠한 신비도 너에게는 어렵지 않음을 나는 안다. 내가 본 꿈은 이러하니 그 뜻을 말해 보아라. 7침상에 누워 있을 때에 나는 머릿속에 떠오르는 환시를 보았다.
나무가 한 그루 보였다.
세상 한가운데에 자리 잡은
높이가 엄청난 나무였다.
8그 나무가 더욱 크고 튼튼하게 자라서
높이가 하늘까지 닿으니
세상 끝 어디에서도 그것을 볼 수 있었다.
9잎은 아름답고
열매는 풍성하여
모든 사람의 양식이 될 수 있었다.
그 그늘 밑으로는 들짐승들이 찾아들고
그 가지에는 하늘의 새들이 깃들이며
모든 생물이 그 나무에서 양식을 얻었다.
10침상에 누운 나는 계속 머릿속에 떠오르는 환시를 보고 있었는데, 이번에는 하늘에서 거룩한 감시자가 내려와 11큰 소리로 외쳤다. 그가 이렇게 말하였다.
‘저 나무를 베어라. 가지는 잘라 내고
잎은 떨어 버리고 열매는 흩어 버려라.
짐승들을 그 밑에서,
새들을 그 가지에서 쫓아내어라.
12그러나 뿌리등걸은
땅에 남겨 두어라.
쇠사슬과 청동 사슬로 묶어
들풀 사이에 남겨 두어라.
하늘에서 내리는 이슬에 젖은 채
땅의 잡초들 사이에서 짐승들과 운명을 함께하게 하여라.
13그 마음이 바뀌어 사람의 마음이 아니라
짐승의 마음을 지니고
일곱 해를 지내게 하여라.
14이는 감시자들의 결정에 따른 명령이며
거룩한 이들의 지시에 따른 판결로서
가장 높으신 분께서 인간들의 나라를 지배하심을
살아 있는 자들이 알게 하려는 것이다.
그분께서는 원하시는 이에게 그 나라를 주시고
가장 낮은 사람을 그 나라 위에 세우신다.’
15이것이 나 네부카드네자르 임금이 본 꿈이다. 벨트사차르야, 이제 네가 그 뜻을 말해 보아라. 내 나라의 현인들은 아무도 그 뜻을 나에게 설명하지 못하였다. 그러나 너는 거룩한 신들의 영을 지녔으니 할 수 있지 않느냐?”
다니엘이 꿈의 뜻을 밝히다
16벨트사차르라는 이름을 가진 다니엘은 잠시 당황하였다. 임금의 생각들이 그를 놀라게 한 것이다. 그러자 임금이 말하였다. “벨트사차르야, 내 꿈과 그 뜻이 너를 놀라게 하지 않기를 바란다.” 그제야 벨트사차르가 대답하였다. “임금님, 그 꿈이 임금님의 원수들에게, 그 뜻이 임금님의 적들에게 해당되는 것이라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17임금님께서 보신 그 나무는 크고 튼튼하게 자라서 높이가 하늘까지 닿아, 세상 어디에서도 그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 18잎은 아름답고 열매는 풍성하여 모든 사람의 양식이 될 수 있었습니다. 그 그늘 밑에는 들짐승들이 깃들이고, 그 가지에는 하늘의 새들이 둥지를 틀었습니다. 19임금님, 그 나무는 바로 임금님이십니다. 임금님께서는 크고 튼튼하게 자라셨습니다. 임금님의 위력은 더욱 커져 하늘까지 닿고, 임금님의 통치는 땅 끝까지 이르렀습니다. 20그런데 임금님께서는 하늘에서 거룩한 감시자가 내려와 이렇게 말하는 것을 또 보셨습니다. ‘저 나무를 베어 없애 버려라. 그러나 뿌리등걸은 땅에 남겨 두어라. 쇠사슬과 청동 사슬로 묶어 들풀 사이에 남겨 두어라. 하늘에서 내리는 이슬에 젖은 채, 들짐승들과 운명을 함께하게 하여라. 일곱 해를 지낼 때까지 그렇게 하여라.’ 21임금님, 꿈의 뜻은 이러합니다. 그것은 저의 주군이신 임금님께 내리신 가장 높으신 분의 결정입니다. 22임금님께서는 사람들에게서 쫓겨나 들짐승들과 함께 사시겠습니다. 그래서 소처럼 풀을 드시고 하늘에서 내리는 이슬에 젖으실 것입니다. 그렇게 일곱 해를 지내시고 나서야, 임금님께서는 비로소 가장 높으신 분께서 인간들의 나라를 다스리시고, 그분께서 원하시는 이에게 그 나라를 주신다는 것을 깨닫게 되시겠습니다. 23또 그 나무의 뿌리등걸을 남겨 두라고 한 것은, 하늘이 세상을 다스림을 임금님께서 깨달으신 다음에야, 임금님의 나라가 임금님께 되돌려진다는 것을 뜻합니다. 24그러니 임금님, 저의 조언이 임금님께 받아들여지기를 바랍니다. 의로운 일을 하시어 죄를 벗으시고, 가난한 이들에게 자비를 베푸시어 불의를 벗으십시오. 그리하시면 임금님의 번영이 지속될지도 모릅니다.”
꿈이 그대로 이루어지다
25이 모든 것이 네부카드네자르 임금에게 그대로 일어났다. 26열두 달이 지난 뒤, 임금은 바빌론에 있는 왕궁 옥상을 거닐면서 27혼자 말하였다. “이것이 대바빌론이 아니냐? 내가 영광과 영화를 떨치려고 나의 강력한 권세를 행사하여 왕도로 세운 것이다.” 28이 말이 임금의 입에서 채 떨어지기도 전에 하늘에서 말소리가 들렸다. “네부카드네자르 임금아, 너에게 내리는 판결이다. 왕권이 너에게서 떨어져 나갔다. 29너는 사람들에게서 쫓겨나 들짐승들과 함께 살 것이다. 그래서 너는 소처럼 풀을 먹을 것이다. 그렇게 일곱 해를 지내고 나서야, 너는 비로소 가장 높으신 분께서 인간들의 나라를 다스리시고, 당신께서 원하시는 이에게 그 나라를 주신다는 것을 깨달을 것이다.” 30이 말이 곧바로 네부카드네자르에게 이루어졌다. 그는 사람들에게서 쫓겨나 소처럼 풀을 먹고, 몸은 하늘에서 내리는 이슬에 젖었으며, 머리카락은 독수리처럼, 손발톱은 새처럼 자라기까지 하였다.
31기한이 찼을 때에 나 네부카드네자르는 눈을 들어 하늘을 바라보았다. 그때에 나는 정신을 되찾아, 가장 높으신 분께 영광을 드리고 영원히 살아 계신 분을 찬양하고 찬송하였다.
그분의 통치는 영원한 통치이고
그분의 나라는 대대로 이어지리라.
32세상의 모든 주민은 그분께 아무것도 아닌 것으로 여겨진다.
그분께서 하늘의 군대와 세상 주민들에게 당신 뜻대로 하시지만
그분의 손을 막고
“왜 그리하십니까?” 하고 말할 자 아무도 없다.
33바로 그때에 나는 정신을 되찾았다. 그리고 내 나라의 영광을 드높이는 영화와 영예도 되찾았다. 나의 자문관들과 대신들이 나를 찾아왔으며, 나는 내 왕권을 회복하고 더욱더 큰 위력을 얻었다. 34이제 나 네부카드네자르는 하늘의 임금님을 찬양하고 숭상하며 찬송한다.
그분께서 하시는 일은 모두 진실하고
그 길은 다 공정하니
그분께서는 교만 속에 걷는 자들을 낮추실 수 있는 분이시다.
▶다니엘서 관련 그림 연대표
Nebuchadnezzar’s Madness.(RNAB)
4 1나 네부카드네자르는 집에서 편히 지내며 궁궐에서 영화를 누리고 있었다.
2그러다가 꿈을 꾸었는데 그것이 나를 두렵게 하였다.
침상에서 일어나는 여러 상상과 머릿속의 환시들이 나를 놀라게 하였다.
3그래서 나는 칙령을 내려,
바빌론의 현인들을 모두 데려다가 나에게 꿈의 뜻을 설명하라고 하였다.
4요술사, 주술사, 점성가, 점술사들이 오자,
내가 그들에게 꿈을 이야기해 주었지만,
그들은 나에게 그 뜻을 설명하지 못하였다.
5마침내 다니엘이 나에게 왔다.
내 신의 이름을 따라 벨트사차르라는 이름을 가진 그는,
거룩한 신들의 영을 지닌 사람이었다.
그래서 내가 그에게 꿈을 이야기해 주었다. [4,5] 창세 41,38
[4,5 주석] 내 신의 이름을 따라
[4,5] 내 신의 이름을 따라:
다니엘이 임금의 명령에 따라 받은 바빌론 이름인 벨트사차르(다니 1,7)는
"그의 생명을 보호하라"라는 단어인 발랏 수 우수르 Balāṭ-šu-uṣur 이다.
이 구절은 바빌론 신인 벨과 관련된 이름임을 암시한다.
거룩한 신들의 영:
또는 거룩한 하느님의 영; 또는 거룩한 하느님의 영. 또한 다니 4,6,15; 5,11-12.14; 6,4 참조.
A spirit of the holy gods: or a holy divine spirit; or spirit of a holy God.
6 “요술사들의 우두머리 벨트사차르야,
너는 거룩한 신들의 영을 지녔으며 어떠한 신비도 너에게는 어렵지 않음을 나는 안다.
내가 본 꿈은 이러하니 그 뜻을 말해 보아라.
15 이것이 나 네부카드네자르 임금이 본 꿈이다.
벨트사차르야,
이제 네가 그 뜻을 말해 보아라.
내 나라의 현인들은 아무도 그 뜻을 나에게 설명하지 못하였다.
그러나 너는 거룩한 신들의 영을 지녔으니 할 수 있지 않느냐?”(다니 4,6.15)
11 임금님의 나라에는 거룩하신 신들의 영을 지닌 사람이 하나 있습니다.
임금님의 아버지 시대에
그는 형안과 통찰력과 신들의 지혜 같은 지혜를 지닌 사람으로 드러났습니다.
그리하여 임금님의 아버지 네부카드네자르 임금님께서는
그 사람을 요술사들과 주술사들과 점성가들과 점술사들의 우두머리로 세우셨습니다.
임금님의 아버지께서 그렇게 하셨습니다.
12 네부카드네자르 임금님께서 벨트사차르라는 이름을 지어 주신 그 다니엘이,
빼어난 정신과 지식과 통찰력을 지녀,
꿈을 해석하고 수수께끼를 풀며 어려운 문제들을 풀어내는 사람으로 드러났기 때문입니다.
이제 다니엘을 부르십시오.
그가 저 글자의 뜻을 밝혀 줄 것입니다.”
14 나는 그대가 신들의 영을 지녔을뿐더러,
형안과 통찰력과 빼어난 지혜를 지닌 사람으로 드러났다는 말을 들었다. (다니 5,11-12.14)
4 다니엘은 빼어난 정신을 지녀 다른 재상들이나 총독들보다 뛰어났다.
그래서 임금은 다니엘을 온 나라 위에 세우려고 생각하였다.(다니 6,4)
[4,5 관련 본문]
[4,5] 창세 41,38
38 그리하여 파라오는 자기 신하들에게 말하였다.
“이 사람처럼 하느님의 영을 지닌 사람을 우리가 또 찾을 수 있겠소?”(창세 41,38)
6“요술사들의 우두머리 벨트사차르야,
너는 거룩한 신들의 영을 지녔으며 어떠한 신비도 너에게는 어렵지 않음을 나는 안다.
내가 본 꿈은 이러하니 그 뜻을 말해 보아라.
7침상에 누워 있을 때에 나는 머릿속에 떠오르는 환시를 보았다.
나무가 한 그루 보였다.
세상 한가운데에 자리 잡은
높이가 엄청난 나무였다.
8그 나무가 더욱 크고 튼튼하게 자라서
높이가 하늘까지 닿으니
세상 끝 어디에서도 그것을 볼 수 있었다.
9잎은 아름답고
열매는 풍성하여
모든 사람의 양식이 될 수 있었다.
그 그늘 밑으로는 들짐승들이 찾아들고
그 가지에는 하늘의 새들이 깃들이며
모든 생물이 그 나무에서 양식을 얻었다.
10침상에 누운 나는 계속 머릿속에 떠오르는 환시를 보고 있었는데,
이번에는 하늘에서 거룩한 감시자 a holy watcher가 내려와
[4,10 주석] 거룩한 감시자
[4,10] 거룩한 감시자:
글자 뜻대로는 "감시자이자 거룩한 자". 천사를 지칭하는 두 가지 용어.
감시자라는 용어는 다니엘서의 이 장에서만 성경에 나오지만,
유대교 정경 외 문헌에서는 흔히 볼 수 있다.
에녹 1서에서는 타락한 천사들이 감시자 watcher라 불린다.
11큰 소리로 외쳤다. 그가 이렇게 말하였다.
‘저 나무를 베어라. 가지는 잘라 내고
잎은 떨어 버리고 열매는 흩어 버려라.
짐승들을 그 밑에서,
새들을 그 가지에서 쫓아내어라.
12그러나 뿌리등걸은
땅에 남겨 두어라.
쇠사슬과 청동 사슬로 묶어
들풀 사이에 남겨 두어라.
하늘에서 내리는 이슬에 젖은 채
땅의 잡초들 사이에서 짐승들과 운명을 함께하게 하여라.
13그 마음이 바뀌어 사람의 마음이 아니라
짐승의 마음을 지니고
일곱 해를 지내게 하여라.
14이는 감시자들의 결정에 따른 명령이며
거룩한 이들의 지시에 따른 판결로서
가장 높으신 분께서 인간들의 나라를 지배하심을
살아 있는 자들이 알게 하려는 것이다.
그분께서는 원하시는 이에게 그 나라를 주시고
가장 낮은 사람을 그 나라 위에 세우신다.’ [4,14] 1사무 2,8
[4,14 관련 본문]
[4,14] 1사무 2,8
8 가난한 이를 먼지에서 일으키시고
궁핍한 이를 거름 더미에서 일으키시어
귀인들과 한자리에 앉히시며
영광스러운 자리를 차지하게 하신다.
땅의 기둥들은 주님의 것이고
그분께서 세상을 그 위에 세우셨기 때문이다.(1사무 2,8)
15이것이 나 네부카드네자르 임금이 본 꿈이다.
벨트사차르야,
이제 네가 그 뜻을 말해 보아라.
내 나라의 현인들은 아무도 그 뜻을 나에게 설명하지 못하였다.
그러나 너는 거룩한 신들의 영을 지녔으니 할 수 있지 않느냐?”
다니엘이 꿈의 뜻을 밝히다
16벨트사차르라는 이름을 가진 다니엘은 잠시 당황하였다.
임금의 생각들이 그를 놀라게 한 것이다.
그러자 임금이 말하였다.
“벨트사차르야,
내 꿈과 그 뜻이 너를 놀라게 하지 않기를 바란다.”
그제야 벨트사차르가 대답하였다.
“임금님,
그 꿈이 임금님의 원수들에게,
그 뜻이 임금님의 적들에게 해당되는 것이라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17임금님께서 보신 그 나무는
크고 튼튼하게 자라서 높이가 하늘까지 닿아,
세상 어디에서도 그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
18잎은 아름답고 열매는 풍성하여
모든 사람의 양식이 될 수 있었습니다.
그 그늘 밑에는 들짐승들이 깃들이고,
그 가지에는 하늘의 새들이 둥지를 틀었습니다.
19임금님,
그 나무는 바로 임금님이십니다.
임금님께서는 크고 튼튼하게 자라셨습니다.
임금님의 위력은 더욱 커져 하늘까지 닿고,
임금님의 통치는 땅 끝까지 이르렀습니다.
20그런데 임금님께서는 하늘에서 거룩한 감시자가 내려와
이렇게 말하는 것을 또 보셨습니다.
‘저 나무를 베어 없애 버려라.
그러나 뿌리등걸은 땅에 남겨 두어라.
쇠사슬과 청동 사슬로 묶어 들풀 사이에 남겨 두어라.
하늘에서 내리는 이슬에 젖은 채,
들짐승들과 운명을 함께하게 하여라.
일곱 해를 지낼 때까지 그렇게 하여라.’
21임금님,
꿈의 뜻은 이러합니다.
그것은 저의 주군이신 임금님께 내리신 가장 높으신 분의 결정입니다.
22임금님께서는 사람들에게서 쫓겨나 들짐승들과 함께 사시겠습니다.
그래서 소처럼 풀을 드시고 하늘에서 내리는 이슬에 젖으실 것입니다.
그렇게 일곱 해를 지내시고 나서야,
임금님께서는 비로소 가장 높으신 분께서
인간들의 나라를 다스리시고,
그분께서 원하시는 이에게
그 나라를 주신다는 것을 깨닫게 되시겠습니다. [4,22] 다니 5,21
[4,22 관련 본문]
[4,22] 다니 5,21
21 사람들에게서 쫓겨나시어 마음이 짐승처럼 되셨고,
들나귀들과 함께 사시면서 소처럼 풀을 드셨으며,
몸은 하늘에서 내리는 이슬에 젖으셨습니다.
그러다가 마침내 가장 높으신 하느님께서 인간들의 나라를 다스리시고,
당신께서 원하시는 이를 그 나라 위에 세우신다는 것을 깨달으셨습니다.(다니 5,21)
23또 그 나무의 뿌리등걸을 남겨 두라고 한 것은,
하늘이 세상을 다스림을 임금님께서 깨달으신 다음에야,
임금님의 나라가 임금님께 되돌려진다는 것을 뜻합니다.
24그러니 임금님,
저의 조언이 임금님께 받아들여지기를 바랍니다.
의로운 일을 하시어 죄를 벗으시고,
가난한 이들에게 자비를 베푸시어 불의를 벗으십시오.
그리하시면 임금님의 번영이 지속될지도 모릅니다.”
[4,24 주석] 의로운 일
[4,24] 의로운 일: 아람어 단어 시드카 ṣidqâ는 “의로움”이라는 어근을 가지고 있지만,
이와 같은 후기 본문에서는 “자선”을 의미할 수도 있다.
꿈이 그대로 이루어지다
25이 모든 것이 네부카드네자르 임금에게 그대로 일어났다.
26열두 달이 지난 뒤,
임금은 바빌론에 있는 왕궁 옥상을 거닐면서
27혼자 말하였다.
“이것이 대바빌론이 아니냐?
내가 영광과 영화를 떨치려고
나의 강력한 권세를 행사하여 왕도로 세운 것이다.”
28이 말이 임금의 입에서 채 떨어지기도 전에
하늘에서 말소리가 들렸다.
“네부카드네자르 임금아,
너에게 내리는 판결이다.
왕권이 너에게서 떨어져 나갔다.
29너는 사람들에게서 쫓겨나 들짐승들과 함께 살 것이다.
그래서 너는 소처럼 풀을 먹을 것이다.
그렇게 일곱 해를 지내고 나서야,
너는 비로소 가장 높으신 분께서 인간들의 나라를 다스리시고,
당신께서 원하시는 이에게 그 나라를 주신다는 것을 깨달을 것이다.”
[4,30-32 주석] 관련 본문 해설 ☞ 미쳐버린 네부카드네자르
[4,30-32] 이러한 사건들이 네부카드네자르에게 일어났다는 역사적 기록은 없다.
학자들은 이 이야기가 원래 벨사차르의 아버지인 나보니두스와 관련이 있다고 오랫동안 추측하고 있다.
나보니두스는 바빌론을 떠나 아라비아 사막의 테이마 Teima에서 수년간 살았다.
이러한 제안은 4장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쿰란에서 발견된 '나보니두스의 기도'에 의해 강화된다.
성경 저자의 주된 관심사는 이 대중적인 이야기의 역사성이 아니라
셀레우코스 왕조의 "신이라 자처하는" 거만한 임금들에 대한 교훈을 담고 있다.
30이 말이 곧바로 네부카드네자르에게 이루어졌다.
그는 사람들에게서 쫓겨나 소처럼 풀을 먹고,
몸은 하늘에서 내리는 이슬에 젖었으며,
머리카락은 독수리처럼,
손발톱은 새처럼 자라기까지 하였다.
31기한이 찼을 때에
나 네부카드네자르는 눈을 들어 하늘을 바라보았다.
그때에 나는 정신을 되찾아,
가장 높으신 분께 영광을 드리고
영원히 살아 계신 분을 찬양하고 찬송하였다.
그분의 통치는 영원한 통치이고
그분의 나라는 대대로 이어지리라. [4,31] 다니 3,33; 7,14
[4,31 관련 본문]
[4,31] 다니 3,33; 7,14
33 이제 저희는 입을 열 수도 없습니다.
당신의 종들과 당신을 경배하는 이들에게는 수치와 치욕뿐입니다.(다니 3,33)
14 그에게 통치권과 영광과 나라가 주어져 모든 민족들과 나라들,
언어가 다른 모든 사람들이 그를 섬기게 되었다.
그의 통치는 영원한 통치로서 사라지지 않고 그의 나라는 멸망하지 않는다.”(다니 7,14)
32세상의 모든 주민은 그분께 아무것도 아닌 것으로 여겨진다.
그분께서 하늘의 군대와 세상 주민들에게 당신 뜻대로 하시지만
그분의 손을 막고
“왜 그리하십니까?” 하고 말할 자 아무도 없다.
33바로 그때에 나는 정신을 되찾았다.
그리고 내 나라의 영광을 드높이는 영화와 영예도 되찾았다.
나의 자문관들과 대신들이 나를 찾아왔으며,
나는 내 왕권을 회복하고 더욱더 큰 위력을 얻었다.
34이제 나 네부카드네자르는 하늘의 임금님을 찬양하고 숭상하며 찬송한다.
그분께서 하시는 일은 모두 진실하고
그 길은 다 공정하니
그분께서는 교만 속에 걷는 자들을 낮추실 수 있는 분이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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