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언자의 말과 글로 본 역사

베텔의 늙은 예언자

좋은생각으로 2022. 12. 9. 16:56

이스라엘이 남과 북으로 갈라지면서, 유다에서 베텔로 온 "하느님의 사람"과 베텔의 "늙은 예언자"에 대한 이야기가 열왕기 상권에 나온다. 엘리야나 엘리사처럼 이름이 없이, 지역명을 가지고 이들을 특정하기에 중요하지 않은 것처럼 생각할 수 있지만 그렇지 않다. 유다에서 온 하느님의 사람은 남 왕국 유다를, 베텔의 늙은 예언자는 북 왕국 이스라엘을 상징하기 때문이다. 이 두 사람을 통해 드러내신 하느님의 섭리에 대해, 현대를 살아가는 신앙인들이 특히 주목해야 할 점은 이들 개인이 가지고 있는 대표성과 보편성이다. 

  

튀르키예, 필라델피아 성 요한 성당 유적지

 

 

이스라엘이 분열된다.

유다의 하느님의 사람이 베텔에 온다. 

이스라엘이 분단된 직후이다. 

임금이 된 예로보암이 베텔에서 제물을 바칠 때이다. 

 

하느님의 사람이 제단에 대고  “제단아, 제단아, 주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신다.

‘다윗의 집안에 한 아들이 태어나리니, 그 이름은 요시야이다. 

그가 네 위에서 분향하는 산당의 사제들을 네 위에서 제물로 바치고, 

사람의 뼈를 네 위에서 태울 것이다.’"(1열왕 13,2)

 

이백구십일여 년 뒤에 이스라엘이 아닌 유다에서 다윗의 자손이 태어난다. 

가깝지도 않고 그렇다고 너무 멀지도 않은 미래에 유다에서 다윗의 자손이 태어난다.

그때에는 이스라엘이 더 이상 존재하지 않을 것이다.

그래서 태어날 자손도 없을 것이다.  

 

요시야가 태어날 때 유다 백성들은 들을 것이다. 

이백구십일여 년 전에 하신 하느님의 말씀이 실현되었다.

과거에 이미 현재의 일을 보여주셨다.   

하느님의 말씀을 허투루 여기지 말라.

 

예로보암 시기의 이스라엘 백성은 미래의 일을 알 수 있는 수준이 아니다.

즉시 알아들을 수 있는 증거가 필요하다. 

“이는 주님께서 말씀하신 표징입니다. 

이 제단이 산산조각 나고 그 위에 있는 재가 쏟아질 것입니다.”(1열왕 13,3)

 

표징의 제시는 예언이 이루어질 것임을 확증하는 것이다. 

베텔은 북 왕국 이스라엘에서 가장 중요한 성소이다. 

그 성소의 제단이 무너졌다.

이백팔여 년 뒤에 이스라엘도 이처럼 산산조각 나 멸망할 것이다

 

이때 또 다른 기적이 일어난다.  

하느님의 사람을 잡으라고 명령하며 뻗은 예로보암의 손이 굳어버린다.  

예로보암이 하느님의 사람에게 기도를 부탁한다.

하느님의 사람이 주님께 간청드리자 그의 손이 회복된다.  

 

이는 예로보암과 이스라엘 백성에게 하느님의 뜻이 드러난 것이다. 

너희들이 잘못을 인정하고 회개하면  하느님께서 너희를 받아들이실 것이다. 

느밧의 아들 예로보암아, 이스라엘 백성들아.

앞으로는 하느님의 계명을 어기는 죄를 지어서는 안 된다.   


이렇게 이스라엘에 대해 경고하였다.

그들이 해야 할 일에 대해 하느님의 사람이 실체적으로 보여 주었다. 

그렇다면 유다에 대해서는 어떠한 표징으로 드러났는가?

베텔의 늙은 예언자가 이를 알려 준다. 

 

"하느님께서는 유다의 하느님의 사람에게 말씀하셨다. 

빵도 먹지 말고 물도 마시지 마라. 

그리고 온 길로 돌아가지도 마라.’” (1열왕 13,9)

우상을 숭배하는 이스라엘과는 행동은 물론 말도 섞지 말라는 명령이다. 

 

 베텔의 늙은 예언자가 하느님의 사람에게 말한다. 

"‘그를 너의 집에 데려다가 빵을 먹게 하고 물을 마시게 하여라.’ 하고 나에게 명령하였소.”(1 열왕 13,18)

그러자 하느님의 사람은 베텔에 오기 전에 하신 하느님의 말씀을 모른 채 한다.

배고프니 거짓말에 속는 척,  베텔의 늙은 예언자의 말이 맞는지 하느님께 묻지도 않고 배를 채운다.  

 

베텔의 늙은 예언자가 자기 마음대로 거짓말로 증언을 했다면 그것은 죄가 된다.  

하느님께서 베텔의 늙은 예언자에게,

하느님의 사람에 대해 시험하라고 하셨을 것이다. 

하느님의 사람을 도로 데려온 베텔의 늙은 예언자에게 주님의 말씀이 내렸기(1열왕 13,20) 때문이다. 

 

잘못이 거짓을 부르고, 거듭된 변명은 죄를 짓게 한다. 

죄가 거듭될수록 돌이킬 수 없는 파멸에 빠지게 된다. 

사악함에 빠지지 않도록 항상 깨어 조심하라는 것이다. 

하느님의 말씀이라고 속이는 자들에게 넘어가지 말라는 주님의 말씀이다. 

 

하느님의 사람은 남 왕국 유다 사람이다. 

늙은 예언자는 북 왕국 이스라엘 사람이다. 

유다의 얇은 귀가 이스라엘의 날름거리는 혀에 속았음을 보여 준다.

유다가 하느님을 빙자하는 우상의 거짓에 넘어가면  이스라엘처럼 멸망한다는 것이다.  


상황이 급격히 반전되어, 유다의 하느님의 사람이 돌아가는 길에 사자에 물려 죽는다. 

하느님의 사람이 주님의 말씀이라는 거짓에 현혹되어 속아 넘어갔기 때문이다.

사자는 하느님의 사람의 주검을 먹지 않는다. 

하느님의 사람처럼 사자가 배를 채우기 위함이 아니라, 그의 잘못을 응징하기 위해 죽인 것이다.   

 

유혹에 넘어가면 죄를 짓는다.

죄악이 쌓이면 벌은 필연적으로 다가온다.  

하느님의 거룩하신 말씀을 어겼을 때는 하느님의 심판이 어김없이 집행된다.

주님의 날, 죄악에 대한 처벌은 사자처럼 강하고 잔인한 방법으로 집행된다. 

 

하느님의 사람이 죽은 이유가 베텔의 늙은 예언자의 말에서 드러난다. 

"그는 바로 주님의 말씀을 어긴 하느님의 사람이다.

주님께서 그를 사자에게 내어 주시어, 

그에게 하신 말씀에 따라 사자가 그의 뼈를 부수어 죽이게 하셨구나.”(1열왕 13,26)

 

하느님의 사람이 이스라엘을 두고 선언한 말은 반드시 이루어질 것이다.(1열왕 13,32) 

그러나 이런 일이 있은 뒤에도 예로보암은 그의 악한 길에서 돌아서지 않는다.

성경 본문은 "예로보암 집안은 이런 일로 죄를 지어,

마침내 멸망하여 땅에서 사라지게 되었다."(1열왕 13,34) 라고 먼 미래의 일을 과거형으로 단정 지은다


하느님의 사람을 속인 베텔의 늙은 예언자의 마음이 성경 본문에 드러난다.

"내가 죽거든 이 하느님의 사람이 묻힌 무덤에 나를 묻어라."(1열왕 13,31)

나로 인해 죽었으니, 그가 비록 하느님의 말씀을 어겼지만 나의 죄도 크다.

죽어서나마 그에게 미안함을 전해야겠다는 마음이 아닐까? 

 

주님의 뜻이 아니면 베텔의 늙은 예언자처럼,

선을 빙자한 거짓말을 해서도, 또는 하게 해서도 안된다(참조 1열왕 22,22). 

"너희는 거짓 예언자들을 조심하여라. 그들은 양의 옷차림을 하고 너희에게 오지만 속은 게걸 든 이리들이다."(마태 7,15)

상식을 뛰어넘는 혹설이 횡횡하는 이 시대에 대한 주님의 말씀이다.

 

 

말씀은 바로 네 곁에 있고
네 입에 있고
네 마음에 있다. 
오소서 성령이시어, 저희를 거룩하게 하소서!

 

 


베텔의 제단이 무너지다(1열왕 13,1-10)

 

<베텔에 온 유다의 하느님의 사람>

13 1예로보암이 제단 옆에 서서 분향하려고 하는데, 마침 하느님의 사람이 주님의 말씀에 따라 유다에서 베텔로 왔다.(1열왕 13,1)

 

<요시야가 태어날 것이다>

2하느님의 사람이 제단에 대고 주님의 말씀에 따라 외쳤다. “제단아, 제단아, 주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신다. ‘다윗의 집안에 한 아들이 태어나리니, 그 이름은 요시야이다. 그가 네 위에서 분향하는 산당의 사제들을 네 위에서 제물로 바치고, 사람의 뼈를 네 위에서 태울 것이다.’” 3바로 그날 그는 한 가지 표징을 제시하며 이렇게 말하였다. “이는 주님께서 말씀하신 표징입니다. 이 제단이 산산조각 나고 그 위에 있는 재가 쏟아질 것입니다.”(1열왕 13,2-3)

 

<예로보암의 손이 굳어지다>

4예로보암 임금은 하느님의 사람이 베텔 제단에 대고 이렇게 외치는 말을 듣고, 제단에서 손을 뻗으며 “그를 붙잡아라.” 하고 명령하였다. 그러자 그를 향해 뻗었던 손이 굳어 오므릴 수가 없게 되었다.(1열왕 13,4)

 

<베텔의 제단이 산산조각 나다>

5곧 이어서 주님의 말씀에 따라 하느님의 사람이 제시한 표징대로, 제단이 산산조각 나고 제단에서 재가 쏟아졌다.(1열왕 13,5)

 

<하느님의 사람의 간청으로 예로보암의 손이 회복되다>

6그러자 임금은 하느님의 사람에게, “주 그대의 하느님께 호의를 간청하고, 내 손이 회복되도록 기도해 주시오.” 하고 말하였다. 하느님의 사람이 주님께 간청하자 임금의 손이 회복되어 전과 같이 되었다.(1열왕 13,6)

 

<하느님의 사람이 베텔에서는 아무것도 먹지말고 다른 길로 가라는 주님의 말씀을 어기다>

7임금이 하느님의 사람에게 말하였다. “나와 함께 집으로 가서 피로를 푸시오. 내가 그대에게 선물도 드리리다.” 8그러자 하느님의 사람이 임금에게 대답하였다. “임금님 궁전의 절반을 저에게 주신다 하여도 임금님과 함께 가지 않겠습니다. 그리고 이곳에서는 빵도 먹지 않고 물도 마시지 않겠습니다. 9주님의 말씀에 따라 이런 명령이 저에게 내렸습니다. ‘빵도 먹지 말고 물도 마시지 마라. 그리고 온 길로 돌아가지도 마라.’” 10그러고 나서 하느님의 사람은 그가 베텔에 왔던 길로 돌아가지 않고 다른 길로 갔다.(1열왕 13,7-10)

 

 

 

베텔의 늙은 예언자(1열왕 13,11-34)

 

<베텔에 사는 늙은 예언자가 하느님의 사람이 한 일을 전해 듣다>

11그 무렵에 한 늙은 예언자가 베텔에 살고 있었다. 그의 아들들이 와서 그날 하느님의 사람이 베텔에서 한 일을 모두 이야기해 주었다. 또한 그가 임금에게 한 말도 아버지에게 이야기해 주었다. 12아버지가 그들에게 “그가 어느 길로 갔느냐?” 하고 묻자, 그의 아들들은 유다에서 온 하느님의 사람이 간 길을 보여 주었다. 13아버지는 아들들에게 “나귀에 안장을 얹어라.” 하고 일렀다. 그들이 나귀에 안장을 얹으니, 그가 나귀를 타고(1열왕 13,11-13)

 

<베텔의 늙은 예언자가 하느님의 사람을 쫓아가다>

14하느님의 사람을 뒤쫓아 가다가, 향엽나무 밑에 앉아 있는 그를 만났다. 늙은 예언자가 그에게 “당신이 유다에서 온 하느님의 사람이오?” 하고 묻자, 그는 “그렇습니다.” 하고 대답하였다. 15예언자가 하느님의 사람에게 “함께 집으로 가서 음식을 드시지요.” 하고 권유하였다. 16하느님의 사람이 말하였다. “나는 어르신과 함께 돌아갈 수가 없습니다. 또한 어르신의 집에 들어갈 수도 없고, 이곳에서는 빵도 먹지 못하고 물도 마실 수 없습니다. 17주님의 말씀에 따라 이런 명령이 저에게 내렸습니다. ‘여기에서는 빵도 먹지 말고 물도 마시지 마라. 그리고 온 길로 돌아가지도 마라.’”(1열왕 13,14-17)

 

<베텔의 늙은 예언자가 하느님의 사람에게 거짓말을 하다>

18그러자 예언자는 하느님의 사람에게 이렇게 말하였다. “나도 당신과 같은 예언자요. 한 천사가 주님의 말씀에 따라 ‘그를 너의 집에 데려다가 빵을 먹게 하고 물을 마시게 하여라.’ 하고 나에게 명령하였소.” 그러나 그것은 거짓말이었다. 19그리하여 하느님의 사람은 예언자와 함께 되돌아가서, 그의 집에서 빵을 먹고 물을 마셨다.(1열왕 13,18-19)

 

<유다의 하느님의 사람에게 주님의 저주가 내리다>

20그들이 식탁에 함께 앉아 있는데, 하느님의 사람을 도로 데려온 예언자에게 주님의 말씀이 내렸다. 21예언자는 유다에서 온 하느님의 사람에게 이렇게 선언하였다. “주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셨소. ‘너는 주님의 말을 어기고 주 너의 하느님이 너에게 내린 계명을 지키지 않았다. 22너는 돌아와, 빵도 먹지 말고 물도 마시지 말라고 한 곳에서 빵을 먹고 물을 마셨다. 그러므로 너의 주검은 네 조상들의 무덤에 묻히지 못할 것이다.’”(1열왕 13,20-22)

 

<하느님의 사람이 사자에 물려 죽다>

23하느님의 사람이 빵을 먹고 물을 마시고 나자, 예언자는 그가 타고 갈 나귀에 안장을 얹었다. 그 나귀는 그를 도로 데려온 예언자의 것이었다. 24하느님의 사람은 그곳을 떠나가다가, 길에서 사자를 만나 물려 죽었다. 그 주검은 길에 내던져진 채로 있었는데, 나귀가 그 곁에 서 있고 사자도 그 곁에 서 있었다. 25지나가던 이들이 길에 내던져진 주검과 그 주검 곁에 서 있는 사자를 보고, 늙은 예언자가 사는 성읍으로 들어가서 이 일을 전하였다.(1열왕 13,23-25)

 

<베텔의 늙은 예언자가 하느님의 사람이 주님의 말씀을 어겼다고 말하다>

26그를 길에서 도로 데려왔던 예언자는 그 일을 전해 듣고 이렇게 말하였다. “그는 바로 주님의 말씀을 어긴 하느님의 사람이다. 주님께서 그를 사자에게 내어 주시어, 그에게 하신 말씀에 따라 사자가 그의 뼈를 부수어 죽이게 하셨구나.” 27그러고 나서 예언자가 아들들에게 “나귀에 안장을 얹어라.” 하고 이르자, 아들들이 안장을 얹었다. 28그는 가서 길에 내던져진 주검과 그 주검 곁에 서 있는 나귀와 사자를 발견하였다. 그런데 사자는 주검을 먹거나 나귀의 뼈를 부수지 않았다.(1열왕 13,26-28)

 

<베텔의 늙은 예언자가 하느님의 사람의 주검을 거두다>

29예언자는 하느님의 사람의 주검을 들어 나귀에 얹고 그것을 옮겨 왔다. 늙은 예언자는 성읍으로 들어와 곡을 한 뒤 그를 묻어 주었다. 30예언자가 그의 주검을 자기 무덤에 묻자, 사람들이 “아이고, 내 형제여!” 하고 곡을 하였다.(1열왕 13,29-30)

 

<베텔의 늙은 예언자가 하느님의 사람이 선언한 말은 모두 이루어 질 것이라 말하다>

31그를 묻은 뒤에 예언자는 아들들에게 이렇게 말하였다. “내가 죽거든 이 하느님의 사람이 묻힌 무덤에 나를 묻어라. 그리고 그의 뼈 곁에 내 뼈를 놓아라. 32그가 주님의 말씀에 따라 베텔에 있는 제단과 사마리아 성읍들에 있는 모든 산당을 두고 선언한 말이 반드시 이루어질 것이다.”(1열왕 13,31-32)

 

<예로보암이 악한 길에서 돌아서지 않다>

33이런 일이 있은 뒤에도 예로보암은 그의 악한 길에서 돌아서지 않고, 또다시 일반 백성 가운데에서 산당의 사제들을 임명하였다. 그는 원하는 사람은 누구에게나 직무를 맡겨 산당의 사제가 될 수 있게 하였다. 34예로보암 집안은 이런 일로 죄를 지어, 마침내 멸망하여 땅에서 사라지게 되었다.(1열왕 13,33-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