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도에 대한 응답
예수님께서 말씀하신다.
청하여라, 찾아라, 문을 두드려라.
무엇을 청하고, 무엇을 찾고, 어떤 문을 두드려야 하는가?
기도에 대한 이 말씀은 나로 하여금 많은 묵상에 빠져 들게 한다.
때로는, 먼저 청하기보다는
내가 찾고자 하는 곳의 문을 두드리고,
열고 들어가 그분께 청해야 하지는 않을까?라는
어쩌면 본말이 전도된 문제일 수도 있지만,
나의 내면으로 들어와 생각해 보면,
현실에 직면한 각종 문제와 더불어
과연 나는 나의 삶 속에서 무엇을 찾고 있는가?라는
다소 철학적 소재를 다룰 때처럼 고뇌에 빠지기도 한다.
그러나 신앙인들에게 이러한 생각은 하느님의 뜻은 무엇인가?라는
말씀과 연계되는 묵상으로 흘러들게 한다.
그러다 보면 현실에서 부닥치는 수많은 문제에 대해
나 자신이 중심이 아닌
하느님 중심의 해결책을 원하게 될 것이다.
내가 굶주림에 지쳐도,
하느님께서 바라시는 나눔을 위한 방법은 무엇일까?
내가 견딜 수 없이 아파도,
하느님께서 바라시는 서로의 아픔을 나누며 해결하는 방법은 무엇일까?
내가 헤어나기 어려울 정도로 힘들어도,
하느님께서 바라시는 더불어 사는 방법에는 무엇이 있을까?라는
각종 문제에 대한 나 위주의 이기적이 아닌,
타인 중심의 이타적인 해결책을 찾게 될 것이다.
이러한 방법은
"너희는 먼저 하느님의 나라와 그분의 의로움을 찾아라.
그러면 이 모든 것도 곁들여 받게 될 것이다."(마태 6,33)라는
말씀으로 완성될 것이며,
이는 곧 영원한 생명으로 이어지니
거룩한 신앙인들만이 찾을 수 있는 값진 몫인 것이다.
예수님께서
"너희는 무엇을 먹을까, 무엇을 마실까 하고 찾지 마라.
염려하지 마라."(루카 12,29)
"오히려 너희는 그분의 나라를 찾아라.
그러면 이것들도 곁들여 받게 될 것이다."(루카 12,31)라고 말씀하시듯
세상사 모든 것에 대한 걱정은
하느님의 나라와 의로움을 찾게 되면 해결됨을 알 수 있다.
따라서 기도란 일상에서 벌어지는 문제의 해결책을 찾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 하면 하느님 나라에 들어갈 수 있을까? 하는
영원한 생명으로의 길을 찾는 것이 되어야 할 것이다.
왜냐하면 세상을 창조하신 하느님께서는 당연히,
사람들이 세상 속에서 찾고자 하는 모든 것에 대한 해답을
거리낌 없이 제시해 주시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하느님을 믿는 신앙인들은 세속의 삶이 아닌,
영원한 생명에 이르는 자비를 베풀어주시도록 하느님께 기도해야 할 것이다.
예수님께서는 영원한 생명으로 들어가는 길과 방법에 대해 말씀하신다.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누구든지 하느님의 나라 때문에
집이나 아내, 형제나 부모나 자녀를 버린 사람은,
현세에서 여러 곱절로 되받을 것이고
내세에서는 영원한 생명을 받을 것이다.”(루카 18,29-30)
이처럼 영원한 생명에 이르는 길이 어렵기 때문에 예수님께서는
"생명으로 이끄는 문은 얼마나 좁고 또 그 길은 얼마나 비좁은지,
그리로 찾아드는 이들이 적다.”(마태 7,14)라고도 말씀하시지만,
이제 신앙인인 우리에게 던져진 기도의 대상이 무엇인지 명확해졌다.
우리가 찾아야 할 것은 영원한 생명이고,
우리가 청해야 할 것은 영원한 생명을 얻는 방법이고
우리가 두드려야 할 것은 영원한 생명으로 들어가야 할 문인 것이다.
예수님께서 어렵다고 하신 생명으로 이르는 길은
"누구든지 청하는 이는 받고,
찾는 이는 얻고,
문을 두드리는 이에게는 열릴 것이다."(마태 7,8)라고 말씀하셨으니
우리 신앙인들에게는 너무도 쉬운 일일 것이다.
이제 우리가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잃은 이들을 찾아 구원하러 오신 사람의 아드님이신(루카 19,10) 예수님을 찾는 것이다.
그런데 이것마저 예수님께서는 우리의 수고를 덜어주신다.
"보라, 내가 문 앞에 서서 문을 두드리고 있다.
누구든지 내 목소리를 듣고 문을 열면,
나는 그의 집에 들어가 그와 함께 먹고 그 사람도 나와 함께 먹을 것이다."(묵시 3,20)라고
사람의 아들 같은 분이(묵시 1,13) 말씀하셨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하느님의 믿음의 자손인 우리는 이미 예수님을 찾았기 때문에,
우리 곁에서 문을 두드리시는 예수님을 뜨겁게 맞이하여 함께하면 되는 것이다.
따라서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우리 안에 계시는 "말씀하시는 아버지의 영"(마태 10,20)의 목소리를 듣고
그분께 문을 열어 드리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 우리는 혼인에 초대받은 사람들처럼 미리 준비해야 하는데,
마음과 목숨과 정신을 다해 하느님을 사랑하고(마태 22,37),
당신께서 말씀하신 내가 거룩하니 너희도 거룩해야 한다(레위 19,2)는 말씀처럼 거룩한 사람이 되어,
영원한 생명으로 이끄는 비좁은 길과 좁은 문(루카 13,24)을 지나기 위해 힘써야 할 것이다.
그런 다음 우리의 기도에,
"나는 문이다. 누구든지 나를 통하여 들어오면 구원을 받고,
또 드나들며 풀밭을 찾아 얻을 것이다."(요한 10,9)라고 응답하신,
세상 끝날까지 함께 계시는(마태 28,20) 예수님을 통해,
영원한 생명으로 이르는 문을 열고 들어 가는 것이다.
그러기에 예수님께서는 말씀하신다.
"영원한 생명이란 홀로 참하느님이신 아버지를 알고
아버지께서 보내신 예수 그리스도를 아는 것입니다."(요한 17,3)
"나는 부활이요 생명이다."(요한 11,25)
"나는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다.
나를 통하지 않고서는 아무도 아버지께 갈 수 없다."(요한 14,6)
마태오 복음
청하여라, 찾아라, 문을 두드려라(마태 7,7-11)
“청하여라, 너희에게 주실 것이다.
찾아라, 너희가 얻을 것이다.
문을 두드려라,
너희에게 열릴 것이다.(마태 7,7) [7:7] 마태 18,19; 마르 11,24.
누구든지 청하는 이는 받고,
찾는 이는 얻고,
문을 두드리는 이에게는 열릴 것이다.(마태 7,8) [7:8] 루카 18,1–8; 요한 14:13.
너희 가운데 아들이 빵을 청하는데 돌을 줄 사람이 어디 있겠느냐?(마태 7,9
생선을 청하는데 뱀을 줄 사람이 어디 있겠느냐?(마태 7,10)
너희가 악해도 자녀들에게는 좋은 것을 줄 줄 알거든,
하늘에 계신 너희 아버지께서야 당신께 청하는 이들에게 좋은 것을 얼마나 더 많이 주시겠느냐?”(마태 7,11) [7:11] 1요한 5,14–15.
주석
[7,9-10] 주석: 돌과 뱀의 비유
[7,9-10] 돌멩이와 빵 한 덩어리 그리고 뱀과 바벗 barbut이라 불리는 비늘 없는 대구의 일종인 물고기 사이에 유사한 점이 있다.
인용 본문
[7:7] 마태 18,19; 마르 11,24.
19내가 또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너희 가운데 두 사람이 이 땅에서 마음을 모아 무엇이든 청하면,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께서 이루어 주실 것이다.(마태 18,19)
24그러므로 내가 너희에게 말한다. 너희가 기도하며 청하는 것이 무엇이든 그것을 이미 받은 줄로 믿어라. 그러면 너희에게 그대로 이루어질 것이다.(마르 11,24)
[7:8] 루카 18,1–8; 요한 14:13.
1예수님께서는 낙심하지 말고 끊임없이 기도해야 한다는 뜻으로 제자들에게 비유를 말씀하셨다. 2“어떤 고을에 하느님도 두려워하지 않고 사람도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한 재판관이 있었다. 3또 그 고을에는 과부가 한 사람 있었는데 그는 줄곧 그 재판관에게 가서, ‘저와 저의 적대자 사이에 올바른 판결을 내려 주십시오.’ 하고 졸랐다. 4재판관은 한동안 들어주려고 하지 않다가 마침내 속으로 말하였다. ‘나는 하느님도 두려워하지 않고 사람도 대수롭지 않게 여기지만, 5저 과부가 나를 이토록 귀찮게 하니 그에게는 올바른 판결을 내려 주어야겠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끝까지 찾아와서 나를 괴롭힐 것이다.’” 6주님께서 다시 이르셨다. “이 불의한 재판관이 하는 말을 새겨들어라. 7하느님께서 당신께 선택된 이들이 밤낮으로 부르짖는데 그들에게 올바른 판결을 내려 주지 않으신 채, 그들을 두고 미적거리시겠느냐? 8내가 너희에게 말한다. 하느님께서는 그들에게 지체 없이 올바른 판결을 내려 주실 것이다. 그러나 사람의 아들이 올 때에 이 세상에서 믿음을 찾아볼 수 있겠느냐?”(루카 18,1-8)
13너희가 내 이름으로 청하는 것은 무엇이든지 내가 다 이루어 주겠다. 그리하여 아버지께서 아들을 통하여 영광스럽게 되시도록 하겠다.(요한 14,13)
[7:11] 1요한 5,14–15.
14우리가 그분에 대하여 가지는 확신은 이것입니다. 우리가 무엇이든지 그분의 뜻에 따라 청하면 그분께서 우리의 청을 들어 주신다는 것입니다. 15우리가 무엇을 청하든지 그분께서 들어 주신다는 것을 알면, 우리가 그분께 청한 것을 받는다는 것도 압니다.(1요한 5,1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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