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과 영성

너의 발걸음으로

좋은생각으로 2022. 1. 26. 08:41

베드로 통곡 성당으로 오르내리는 길 옆 담벼락에 걸려있는 부조

 

어느 날 불현듯

날 이끈 마음의 소리,

강으로 오라.

 

물에 잠긴 내 위로 쏟아지는

하늘의 소리,

광야로 가라. 

 

굶주린 뱃속을 울리는

유혹의 소리,

네 몫을 챙겨라.

 

영특함에 자만했고

특별함에 우쭐했던,

삼십여 년의 나만의 나.

 

번뇌 속에 속삭이는

마음의 소리,

함께 떠나라. 

 

이제는 가리라

너의 발걸음으로,

나의 벗이여 이웃이여.

 

마흔일곱 날 홀로 보내고

이제야 시작한 너와의 사흘 걸음,

너의 발걸음으로.  

 

 

 

 

 


※ 예수님께서 요르단 강에서 세례를 받으시고 광야의 유혹을 견디신 다음, 제자들과 함께 카나의 혼인잔치에 참석하실 때까지의(요한 1,29-2,11) 모습을 묵상하며 이글을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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