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 특히 모세 오경은 하느님과의 계약에 대한 말씀이다. 가나안 땅의 경계선도 마찬가지이다. 하느님께서 주신 경계는 하느님과의 계약을 완수할 때에 이루어진다. 이스라엘 민족은 하느님과의 계약을 당신의 면전에서 수없이 어기고, 이후에도 수없이 어기게 될 것이다. 그러한 상황에서 하느님께서 주신 가나안 땅이 온전하게 이스라엘 민족의 손에 들어간다는 것은 하느님의 뜻에 맞지 않다. 확정하지 못한, 즉 소유해 본 적이 없는 땅에 대한 인식은 당연히 부족해지고, 세월의 흐름에 지명이 변하기도 하고 일부는 기억 속에서 사라지게 된다.
이어지는 본문에서는 지파별 경계 확정을 위한 수장들이 선발되고, 땅의 소유권이 없는 레위인들에게 성읍들이 주어진다. 도피 성읍이 필요한 이유와 설치 장소에 대한 설명이 있다. 마지막으로 여자 상속인의 혼인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는데, 이 내용은 지파별 소유권 이전 금지 규정으로, 지파 소멸을 막기 위한 조치이므로 이 역시 경계선과 관련되어 있다.
1. 가나안 땅의 경계
1주님께서 모세에게 이르셨다. 2“너는 이스라엘 자손들에게 명령하여라. 그들에게 이렇게 말하여라. ‘너희가 가나안 땅에 들어가면, 그것이 너희에게 상속 재산으로 돌아갈 땅이 된다. 곧 다음과 같이 경계가 정해진 가나안 땅이다.
가나안 땅의 경계에 대한 내용은 창세기(창세 15, 18), 민수기(민수 34, 1-15), 에제키엘서(에제 47, 13-20) 등에 나온다. 경계 설정에 필요한 지명들이 제시되고 있지만, 일부는 정확히 확인 할 수 없다. 확정되지 않은 경계선은 해당 민족 혹은 국가에 의한 자의적 의도가 작용하기 때문에,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사람 혹은 시대를 넘어선 상황에서 성경 문헌으로 설정된 경계선을 정확히 확인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지명에 대한 많은 문헌 들이 있지만, 제시된 자료들이라도 정확이 입증된 장소가 아닌 이상, 기원전 1400년의 상황을 정확히 설명하기는 어렵다. 수많은 고고학자들이 성경 및 비성경적으로 이들 장소를 밝히려고 노력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국경은 국가 및 민족 간의 역학 관계에 의해 설정되므로, 이상과 현실은 다를 수 밖에 없다. 특히 성경에서 하느님께서 주신 이상적인 국가는 계약을 무수히 위반하는 이스라엘 민족이 갖게되는 현실적인 국가와는 다를 수 밖에 없다. 따라서 여기서는 개략적인 경계선을 확인하는 것으로도 본문을 이해하는 데에는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
1) 남쪽 경계
3남쪽은 친 광야에서부터 에돔 땅을 따라간다. 그러므로 너희의 남쪽 경계는 ′소금 바다′ 동쪽 끝에서 시작된다. 4너희의 이 경계는 ′아크라삠 오르막 Akrabbim Pass′ 남쪽을 돌아 친 광야Zin를 지나서, 그 끝이 카데스 바르네아Kadesh-barnea 남쪽에 이른다. 거기에서 하차르 아따르Hazar-addar로 나가 아츠몬Azmon을 지난다. 5그 경계는 다시 아츠몬에서 ′이집트 마른내Wadi of Egypt′ 쪽으로 돌아, 그 끝이 바다the Sea에 이른다.(민수 34)
이스라엘 민족이 약속의 땅으로 들어가게 되므로, 경계선을 확정에 거론되는 지점들이 약속의 땅 안에 있어서는 안된다. 아크라삠 오르막, 친 광야, 카데스 바르네아의 위치가 중요한 이유이다. |
2) 서쪽 경계
6서쪽 경계는 큰 바다와 그 해변the Great Sea with its coast이다. 이것이 너희의 서쪽 경계다.(민수 34)
[34, 6] 큰 바다: 지중해(RNAB 주석) |
3) 북쪽 경계
7너희의 북쪽 경계는 이러하다. 큰 바다Great Sea에서 호르 산Mount Hor까지 선을 그어라. 8또 호르 산에서 하맛 어귀Lebo-hamath까지 선을 긋고, 이 경계선의 끝이 츠닷Zedad에 이르게 하여라. 9그런 다음, 경계선은 지프론Ziphron으로 나와 그 끝이 하차르 에난Hazar-enan에 이른다. 이것이 너희의 북쪽 경계다.(민수 34)
북쪽 경계선과 관련된 지점에 대한 이론이 많다. 다윗과 솔로몬 시대에 하맛등이 경제적 속국이 된 경우를 제외하면 헤르몬 산 북쪽 지역이 이스라엘에 실제로 지배된 적은 거의 없다. |
[34, 7-8] 호르 산: 이 산은 아론이 사망한 곳과는 다르다. <비교> 민수 20, 22; 33, 37-38(RNAB 주석) |
22이스라엘 자손들, 곧 온 공동체는 카데스를 떠나 호르 산에 이르렀다.(민수 20, 22) 37그리고 카데스를 떠나서는 에돔 땅 언저리에 있는 호르 산에 진을 쳤다. 38아론 사제가 주님의 분부에 따라 호르 산에 올라가 그곳에서 죽으니, 그때가 이스라엘 자손들이 이집트 땅에서 나온 지 사십 년 되는 해 다섯째 달 초하룻날이었다.(민수 33, 37-38) |
호르 산은 아마나 Amanah라고도 불리며 예루살렘 타르굼 Jerusalem Targums의 마누스 산 Mount Manus, 그리고 타르굼 요나탄 Targum Jonathan의 Umanis로 알려져 있다. 역사 지리학자 조셉 슈바르츠(Joseph Schwarz 1804~1865)는, 랍비 문학에 묘사된 아마나 산맥의 경계를 확립하려고 노력했다. 그는 아마나(아바나) Amanah는 헤르몬 Hermon 산과 같은 최남단의 안티레바논 산맥 Anti-Lebanon Mountains이며 터키 남부의 아마누스 Amanus 산과 혼동해서는 안된다고 설명한다.(위키피디아) |
4) 동쪽 경계
10동쪽 경계선은 먼저 하차르 에난Hazar-enan에서 스팜Shepham까지 그어라. 11이 경계선은 아인Ain 동쪽의 리블라Riblah까지 내려온 다음, 다시 더 내려가서 킨네렛 호수 동쪽east side of the Sea of Chinnereth 비탈에 다다른다. 12거기에서 경계선은 다시 요르단Jordan으로 내려가, 그 끝이 ′소금 바다 Salt Sea′에 이른다.(민수 34)
갈릴래아 호수, 요르단 강, 그리고 소금 바다가 이 당시의 동쪽 경계선이다. 모세가 요르단 강 동쪽을 점령하여 르우벤, 가드, 므나쎄 반쪽 지파가 소유로 삼기는 했지만, 이 지역은 이스라엘에게 항상 요르단 동쪽이었다. 요르단과 소금 바다 동쪽 지역은 야곱의 형 에사우에게 에돔이, 아브라함의 조카 롯의 아들들에게는 그들의 이름을 딴 모압과 암몬이 주어졌기 때문이다. |
[34, 11] 킨네렛Chinnereth 바다(호수): 신약에는 갈릴래아 호수로 알려져 있다. 오늘날에는 킨네렛Kinneret 호수로 불린다.(RNAB 주석) |
이것이 사방 경계가 정해진 너희 땅이 될 것이다.’” 13모세가 이스라엘 자손들에게 명령하였다. “이것이 너희가 제비를 뽑아 상속 재산으로 받을 땅, 곧 주님께서 아홉 지파와 반쪽 지파에게 주라고 명령하신 땅이다. 14르우벤 자손 지파와 가드 자손 지파는 이미 집안별로 상속 재산을 받았고, 므나쎄 반쪽 지파도 그것을 받았다. 15이 두 지파와 반쪽 지파는 예리코 앞의 요르단 건너편 해 뜨는 동쪽에서 자기들의 상속 재산을 이미 받았다.”(민수 34)
5) 소유지 분배 책임자들
17“너희에게 땅을 상속 재산으로 나누어 줄 사람들의 이름은, 엘아자르 사제와 눈의 아들 여호수아이다. 18너는 또 땅을 상속 재산으로 나누어 주도록 지파마다 수장을 한 사람씩 뽑아라.(민수 34)
유다 지파: 칼렙, 시메온 지파: 스무엘, 벤야민 지파: 엘리닷, 단 지파: 부키, 므나쎄 지파: 한니엘, 에프라임 지파: 크무엘, 즈불룬 지파: 엘리차판, 이사카르 지파: 팔티엘, 아세르 지파: 아히훗, 납탈리 지파: 프다엘 |
2. 레위인들에게 나누어 줄 거주지
1)레위인의 거주지
1주님께서 예리코 앞 요르단 강 가의 모압 벌판에서 모세에게 이르셨다. 2“너는 이스라엘 자손들에게 명령하여, 그들 소유로 받은 상속 재산 가운데에서 레위인들이 살 성읍들을 내주게 하여라. 그 성읍들 주위에 있는 목초지도 내주어야 한다. 4너희가 레위인들에게 내줄 성읍의 목초지는 성벽에서 밖으로 사방 천 암마의 땅이다. 5성읍을 한가운데에 두고 성읍 바깥 동쪽으로 이천 암마, 남쪽으로 이천 암마, 서쪽으로 이천 암마, 북쪽으로 이천 암마씩 재어라. 이것이 그들의 성읍에 딸린 목초지다.(민수 35)
6너희가 레위인들에게 내줄 성읍들에는 살인자가 피신할 수 있도록 너희가 정한 도피 성읍 여섯[6]이 들어 있어야 한다. 이 밖에도 너희는 마흔두[42] 성읍을 내주어야 한다. 7그래서 너희가 레위인들에게 내줄 성읍은 모두 마흔여덟[48] 성읍이 된다. 곧 그 성읍들과 거기에 딸린 목초지들이다. 8이렇게 이스라엘 자손들의 소유 가운데에서 내주는데, 큰 지파에서는 많이 떼고 작은 지파에서는 적게 떼어라. 저마다 받은 상속 재산에 따라 레위인들에게 성읍들을 얼마씩 내주어라.”(민수 35)
레위인에 할당된 성읍은 거주 성읍 42곳과 도피 성읍 6곳으로 모두 48곳이다. |
[35, 8] 민수 35장 8절은 여호 21 장에 서술된 레위 성읍의 실제 할당에서 거의 준수되지 않았다.(RNAB 주석) |
유다와 시메온와 벤야민 지파 : 13성읍 에프라임과 단과 므나쎄 반쪽 지파: 10성읍 이사카르와 아세르와 납탈리와 바산의 므나쎄 반쪽 지파: 13성읍 르우벤과 가드와 즈불룬 지파: 12성읍 |
2) 도피 성읍
9주님께서 모세에게 이르셨다. 10“너는 이스라엘 자손들에게 일러라. 그들에게 이렇게 말하여라. ‘너희가 요르단을 건너 가나안 땅에 들어가거든, 11몇몇 성읍을 선정하여 도피 성읍으로 삼아, 실수로 사람을 쳐 죽인 살인자가 그곳으로 피신할 수 있게 하여라. 12너희는 이 성읍들을 보복자avenger of blood를 피하는 도피처로 삼아, 살인자가 재판받으려고 공동체 앞에 서기 전에 죽는 일이 없게 해야 한다.(민수 35)
[35, 12] 피의 보복자 :히브리어, 고엘 go’el , 종종 "구속자"로 번역되며, 살해당한 자의 최근친자인데(2사무 14, 7), 여기에서 피의 복수자는 공공 정의의 집행자로서 살인자의 생명을 빼앗을 권리와 의무를 가졌다. <비교> 신명19, 6.12; 여호 20, 3.5.9. |
[2사무] 7그런데 이제 온 집안이 이 여종에게 맞서 일어나 말합니다. ‘제 동기를 죽인 자를 내놓아라. 그가 살해한 동기의 목숨 값으로 우리가 그를 죽여 상속자마저 없애 버리겠다.’ 이렇게 그들은 남은 불씨마저 꺼 버려, 이 땅 위에서 제 남편에게 이름도 자손도 남겨 두지 않으려고 합니다.(2사무 14, 7) [신명] 6살인자가 전에 그 이웃을 미워한 일이 없으므로 사형 판결을 받지 않아도 되는데, 피의 보복자가 흥분한 나머지 그 살인자를 뒤쫓아 가서, 그 성읍에 이르는 길이 먼 탓에 그를 따라잡아 때려죽이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 12그가 살던 성읍의 원로들이 사람을 보내어 그곳에서 그를 잡아다가, 피의 보복자의 손에 넘겨 죽게 해야 한다.(신명 19, 6.12) [여호] 3실수로 생각 없이 사람을 쳐 죽인 살인자가 그곳으로 피신할 수 있게 하여라. 너희는 그 성읍들을 피의 보복자를 피하는 도피처로 삼아야 한다. 5피의 보복자가 뒤쫓아 와도 그 살인자를 그의 손에 넘겨주어서는 안 된다. 전에 그 이웃을 미워한 적 없이 생각 없이 쳐 죽였기 때문이다. 9이것이 이스라엘의 모든 자손이든 그들 가운데에서 나그네살이하는 이방인이든, 실수로 사람을 쳐 죽인 자는 누구든지 그곳으로 피신할 수 있도록 지정된 성읍들이다. 살인자가 공동체 앞에 서기 전에 피의 보복자 손에 죽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여호 20, 3.5.9 |
13너희는 이렇게 여섯 성읍을 정하여 도피 성읍으로 삼아라. 14세[3] 성읍은 요르단 건너편에 정하고 세[3] 성읍은 가나안 땅에 정하여, 도피 성읍이 되게 하여라. 15이 여섯[6] 성읍은 이스라엘 자손들뿐 아니라 이방인이나, 그들 가운데에 머무르는 거류민에게도 도피처가 되어, 실수로 사람을 쳐 죽인 자는 모두 그곳으로 피신할 수 있게 하여라.(민수 35)
[자세한 내용은 본문 참조]
도피 성읍은 6곳이다. <참조> 여호 20, 7-8 |
가나안 땅: 헤브론(유다), 스켐(에프라임), 케데스 갈릴래아(납탈리) 요르단 건너편: 베체르(르우벤), 골란(므나쎄), 라못 길앗(가드), |
[35:16–25] Here, as also in Dt 19:1–13, there is a casuistic development of the original law as stated in Ex 21:12–14. 여기서도 신명 19, 1-13에서 처럼, 탈출 21, 12-14에 정해진 본래의 율법에 대한 지나치게 정밀한 전개이다. |
3. 여자 상속인의 혼인 Property of Heiresses
7이스라엘 자손들의 상속 재산은 이 지파에서 저 지파로 넘어가서는 안 된다. 이스라엘 자손들은 저마다 조상 대대로 내려온 지파의 상속 재산에 붙어살아야 한다. 8이스라엘 자손들의 지파 가운데에서 상속 재산을 이어받은 딸은, 누구나 자기 아버지 지파의 씨족에 속하는 사람에게만 시집갈 수 있다. 그리하여 이스라엘 자손들이 저마다 자기 조상들의 상속 재산을 이어받게 해야 한다. 9상속 재산은 한 지파에서 다른 지파로 넘어가서는 안 된다. 이스라엘 자손 지파들은 저마다 자기 상속 재산에 붙어살아야 한다.’”(민수 36)
[자세한 내용은 본문 참조]
[36, 5-9] 이 본문은 민수 27, 5-11에 나온 율법의 보완이다. |
4. 맺는 말
13이는 주님께서 예리코 앞 요르단 강 가의 모압 벌판에서 모세를 통하여 이스라엘 자손들에게 명령하신 계명과 법규들이다.(민수 36)
이로써 민수기가 끝나고 신명기가 이어진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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