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은 전부 하느님의 영감으로 쓰인 것입니다.(2티모 3,16)
따라서 성경에 수록된 본문들은
하느님의 뜻을 드러내기 위한 말씀을 기록한 것이므로
사건으로 드러나는 외적 상황보다는
본문에 내재되어 있는 하느님의 의중을 찾아야 합니다.
열왕기의 솔로몬의 이야기에서,
하느님께서는 솔로몬에게 두 번 나타나시어 말씀하신다.
첫 번째는
솔로몬이 임금이 된 후 제사를 드렸던 기브온에서 그의 꿈에 나타나시어
"네 일생 동안 임금들 가운데 너 같은 사람이 없을 것이다"(1열왕 3,5)라고 하신다.
두 번째는
그가 칠 년 동안의 주님의 집 건축(1열왕 6,38)과
십삼 년에 걸쳐 자기 궁전 전체를 마무리한(1 열왕(1열왕 7,1)
이십 여년 후에 나타나신다(1열왕 9,2).
이때 하느님께서는 솔로몬에게 의미심장한 말씀을 하신다.
"내 규정과 법규를 따르면,
나는 너의 왕좌를 이스라엘 위에 영원히 세워 주겠다.
그러나 만일 너희와 너희 자손들이 나에게서 돌아서서,
내가 너희 앞에 내놓은 계명과 규정을 따르지 않고,
가서 다른 신들을 섬기거나 예배하면,
나는 내가 준 땅에서 이스라엘을 잘라 버리고,
내가 내 이름을 위하여 성별한 이 집을 내 앞에서 내버리겠다."(1열왕 9,5-7)
솔로몬은 임금이 되어 하느님께 분별력을 청하고(1열왕 3,9),
다윗의 유업인 성전을 세워 봉헌한다(1열왕 8,63),
지혜롭게 나라를 다스려
스바 여왕이 찾아 올 정도로(1열왕 10,1-13)
주변 세계에 이름을 크게 떨치며
이스라엘을 크게 부강하게 만든다(1열 10,14-29).
솔로몬은 외국 여자들과도 혼인하여
왕족 출신 아내 칠백 명과 후궁 삼백 명을 둔다(1열왕11,3).
솔로몬의 잘나가는 삶을 이야기 하던 성경 본문이
갑자기 반전한다.
"솔로몬이 늙자 그 아내들이 그의 마음을 다른 신들에게 돌려놓았다.
그의 마음은 아버지 다윗의 마음만큼 주 그의 하느님께 한결같지는 못하였다."(1열왕 11,4)
넘쳐나는 재물과 여자들로 호사스럽게 사는 솔로몬이
외국인 아내들을 위해 아무 거리낌 없이
그들의 우상들에게 향을 피우고 제물을 바치는 것이다.
하느님께서는 솔로몬에게 진노하신다.
“네가 이런 뜻을 품고,
내 계약과 내가 너에게 명령한 규정들을 지키지 않았으니,
내가 반드시 이 나라를 너에게서 떼어 내어 너의 신하에게 주겠다."(1열왕 11,11) 하시면서
"네 생전이 아니라 네 아들의 손에서 이 나라를 떼어 내겠다"(1열왕 11,12)고 말씀하신다.
이제 솔로몬에게 고난의 시대가 열린다.
에돔 사람 하닷과 엘야다의 아들 르존이 적대자로 일어나고(1열왕 11,14.23)
에프라임 사람 예로보암이 반란을 예고한다(1열왕 11,26-40).
성경 본문에는 나오지 않지만
항상 풍요롭고 어려움을 몰랐던 솔로몬에게
이러한 혼란한 상황은 솔로몬을 정신 차리게 했을 것이다.
회개하는 마음이 들었을 것이다.
내가 제대로 살아오고 올바르게 가르쳤는가?
천 명이나 되는 여자들과의 혼인은 정당하였는가?
내가 왜 우상들을 섬겼는가?
내 뒤를 이을 자식은 어떠한가? 등의
자신을 향한 질문과
하느님에 대한 참회의 마음이 어느 정도는 일었을 것이다.
자신의 지식과 지혜를 가지고
자신을 중심으로 자신 만의 세월을 보낸
솔로몬의 삶의 결과는
다윗이 통일한 이스라엘 왕국의 분열이 될 것이다.
솔로몬은 이렇게 되는 상황을 피하고 싶었을 것이다.
솔로몬이 후회하거나 회개했다는 어떠한 내용도
열왕기나 역대기에는 나오지 않는다.
그러나 성경 전체를 살펴보면
솔로몬의 이러한 생각이 세 편의 책에 담겨 있음을 발견할 수 있다.
집필자와 발간 시대에 대한 논쟁은 논외로 하고,
시서와 지혜서라 일컫는
잠언 Proverbs, 코헬렛 Ecclesiastes(Qoheleth), 아가 Song of songs가 그것이다.
잠언은 사람들의 삶과 가정과 나라를 다스리는데 필요한 격언의 모음집,
코헬렛은 솔로몬 자신의 삶에 대한 후회와 허무함을 담은 수필집,
아가는 천 여명에 이르는 여자들과의 혼인에 대한 솔로몬의 반성문이라 할 수 있다.
솔로몬은 아가에서
여자들에 대한 자신의 무지를
한 여자에 대한 사랑 고백으로 참회하고,
마싸 임금 르무엘의 이름을 빌어
훌륭한 아내에 대해 말한다(잠언 31,10-31).
솔로몬은 잠언에서
"내 아들아"를 서른한 번이나 외치면서
아들을 가르치려 하고,
코헬렛에서는
"허무로다. 허무! 모든 것이 허무로다!"(코헬 1,2)로 시작하여
"하느님께서는 좋든 나쁘든 감추어진 온갖 것에 대하여
모든 행동을 심판하신다."(코헬 12,14)라고 하면서 끝맺는다.
그러기에 이들 세 권의 책은
솔로몬의 자서전적 회개서라 할 수 있다
솔로몬의 내면을 이해하려면
이 세 권의 책을 통해 말하는
인간 솔로몬의 이야기를 들어야 한다.
그러기 때문에
다윗의 영성을 알려면 시편을 이해해야 하듯이
솔로몬을 통해 드러내시려는 하느님의 뜻을 알기 위해서는
잠언과 코헬렛, 그리고 아가와 함께 하여야 한다.
"성경은 그리스도 예수님에 대한 믿음을 통하여
구원을 얻는 지혜를 그대에게 줄 수 있습니다."(2티모 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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