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야, 아합과 나봇의 포도원
성경에서 엘리야의 기적은 엘리사보다 자주 나오지 않지만,
그의 기적은 엘리사보다 강력하다.
엘리야는 직접 하느님을 뵙고 하느님의 뜻을 이행했으며,
하늘로 오르는 모습을 보여주었기 때문이다.
엘리야는 기적보다는 임금들의 행위가 하느님의 뜻에 어긋날 때
강력한 추궁과 비난을 하고
때로는 그에 따른 결과를 계시하여,
해당 임금은 물론 백성들에게도 하느님의 진노를 있는 그대로 남김없이 전한다.
엘리야는 이스라엘의 아합과 아하즈야 임금,
그리고 유다의 여호람 임금을 크게 질책한다.
아합은 백성을 수탈하고 살해한 죄로,
아하즈야는 자신의 치유를 위해 이방인의 신을 찾은 죄로,
여호람은 무고한 형제들을 죽인 죄로,
엘리야가 그들을 준엄하게 책망한다.
이스라엘 율법에 대해 누구보다 잘 알고 있어야 할 임금이
츨롭핫의 딸만도 못하게(민수 27,1-11) 율법을 어기면서,
힘있는 자가 자신만의 욕구를 채우기 위해 힘없는 백성의 의견을 무시하며 과도하게 요구한다.
아합의 행태는 주님의 분노를 돋우고 이스라엘을 죄짓게 한다.(1열왕 21,22)
아합이 말한다.무 “그대의 포도밭을 나에게 넘겨주게.
그 포도밭이 나의 궁전 곁에 있으니, 그것을 내 정원으로 삼았으면 하네.
그 대신 그대에게는 더 좋은 포도밭을 주지.
그대가 원한다면 그 값을 돈으로 셈하여 줄 수도 있네.”(1열왕 21,2)
그러나 나봇은 “제 조상님들의 상속 재산을 넘겨 드릴 수 없습니다.”(1열왕 21,3)라고 율법을 들어 거부한다.
일개 백성에 의해 자신이 무시당하고, 무식함이 드러난 것에 대해,
아합은 궁전으로 돌아가 자리에 누워 얼굴을 돌리고 음식을 들려고도 하지 않는다.(1열왕 21,4)
임금이란 자인 아합의 마음 씀이 속된 표현으로 참으로 쪼잔하다.
이로 인해 사악한 이제벨의 권모 술수, 못난 원로들과 귀족들의 부화뇌동이 준동한다.
양다리 걸치고 절뚝거리며(1열왕 18,21) 바알을 숭배하니 율법을, 아니 정의를 어찌 알겠는가?
불량배의 거짓을 알면서도 그들의 증언으로 돌을 던져 나봇을 죽인다.(1열왕 21,8-13)
이러하니 잔혹한 인과응보를 그들이 어찌 피할 수 있겠는가?
거룩하신 하느님의 입에서 참담한 말씀이 쏟아진다.
"개들이 나봇의 피를 핥던 바로 그 자리에서 개들이 네 피도 핥을 것이다.(1열왕 21,19)
개들이 이즈르엘 들판에서 이제벨을 뜯어 먹을 것이다.(1열왕 21,23)
나는 네 후손들을 쓸어버리고, 아합에게 딸린 사내는 자유인이든 종이든 이스라엘에서 잘라 버리겠다."(1열왕 21,21)
아합의 뉘우침에 주님께서 말씀하신다.
"그가 내 앞에서 자신을 낮추었으니,
그가 살아 있는 동안에는 내가 재앙을 내리지 않겠다.
그러나 그의 아들 대에 가서 그 집안에 재앙을 내리겠다."(1열왕 21,29)
"주님은, 주님은 자비하고 너그러운 하느님이다.
분노에 더디고 자애와 진실이 충만하며
천대에 이르기까지 자애를 베풀고 죄악과 악행과 잘못을 용서한다.
그러나 벌하지 않은 채 내버려 두지 않고 조상들의 죄악을 아들 손자들을 거쳐 삼 대 사 대까지 벌한다.(탈출 34,6-7)
IV. 엘리야, 아합과 나봇의 포도원 관련 성경 본문 |
이스라엘과 아람의 적대감에 대한 이야기(20장과 22장)는 아합의 통치 후반에 발생한 상황이라고 하여야 적합하다. 이러한 가정이 맞다면, 20장과 22장의 장면은 수년 뒤에 놓여야 한다. (RNAB 주석 참조) |
따라서 이 글에서는 열왕기 상권 21장의 아합과 나봇의 이야기를 열왕기 상권 20장과 22장 앞에 세운다. ☞ 연대표와 본문의 번호 참조: 17)부터 19)번 |
17) 아합이 나봇의 포도원을 빼앗다(1열왕 21,1-16), 862 BC
1그 뒤에 일어난 일이다. 이즈르엘 사람 나봇이 이즈르엘에 포도밭을 가지고 있었는데, 그 포도밭은 사마리아 임금 아합의 궁 곁에 있었다. 2아합이 나봇에게 말하였다. “그대의 포도밭을 나에게 넘겨주게. 그 포도밭이 나의 궁전 곁에 있으니, 그것을 내 정원으로 삼았으면 하네. 그 대신 그대에게는 더 좋은 포도밭을 주지. 그대가 원한다면 그 값을 돈으로 셈하여 줄 수도 있네.” 3그러자 나봇이 아합에게 말하였다. “주님께서는 제가 제 조상들에게서 받은 상속 재산을 임금님께 넘겨 드리는 것을 용납하지 않으십니다.”(1열왕 21)
4아합은 이즈르엘 사람 나봇이 자기에게, “제 조상님들의 상속 재산을 넘겨 드릴 수 없습니다.”라고 한 말에 속이 상하고 화가 나서 궁전으로 돌아갔다. 아합은 자리에 누워 얼굴을 돌리고 음식을 들려고도 하지 않았다. 5그의 아내 이제벨이 들어와서 물었다. “무슨 일로 그렇게 속이 상하시어 음식조차 들려고 하지 않으십니까?” 6임금이 아내에게 말하였다. “실은 내가 이즈르엘 사람 나봇에게 ‘그대의 포도밭을 돈을 받고 주게. 원한다면 그 포도밭 대신 다른 포도밭을 줄 수도 있네.’ 하였소. 그런데 그자가 ‘저는 포도밭을 임금님께 넘겨 드릴 수 없습니다.’ 하고 거절하는 것이오.” 7그러자 그의 아내 이제벨이 그에게 말하였다. “이스라엘에 왕권을 행사하시는 분은 바로 당신이십니다. 일어나 음식을 드시고 마음을 편히 가지십시오. 제가 이즈르엘 사람 나봇의 포도밭을 당신께 넘겨 드리겠습니다.”(1열왕 21)
8그 여자는 아합의 이름으로 편지를 써서 그의 인장으로 봉인하고, 그 편지를 나봇이 사는 성읍의 원로들과 귀족들에게 보냈다. 9이제벨은 그 편지에 이렇게 썼다. “단식을 선포하고 나봇을 백성의 첫자리에 앉히시오. 10그런 다음, 불량배 두 사람을 그 맞은쪽에 앉히고 나봇에게, ‘너는 하느님과 임금님을 저주하였다.’ 하며 그를 고발하게 하시오. 그러고 나서 그를 끌어내어 돌을 던져 죽이시오.” 11그 성읍 사람들, 곧 나봇이 사는 성읍의 원로들과 귀족들은 이제벨이 보낸 전갈 그대로, 그 여자가 편지에 써 보낸 그대로 하였다. 12그들이 단식을 선포하고 나봇을 백성의 첫자리에 앉히자, 13불량배 두 사람이 들어와서 그 맞은쪽에 앉았다. 불량배들은 나봇을 두고 백성에게, “나봇은 하느님과 임금님을 저주하였습니다.” 하고 말하며 그를 고발하였다. 그러자 사람들이 나봇을 성 밖으로 끌어내어 돌을 던져 죽인 다음, 14이제벨에게 사람을 보내어 “나봇이 돌에 맞아 죽었습니다.” 하고 전하였다. 15이제벨은 나봇이 돌에 맞아 죽었다는 소식을 듣고, 아합 임금에게 말하였다. “일어나셔서, 이즈르엘 사람 나봇이 돈을 받고 넘겨주기를 거절하던 그 포도밭을 차지하십시오. 나봇은 살아 있지 않습니다. 죽었습니다.” 16나봇이 죽었다는 말을 듣고 아합은 일어나, 이즈르엘 사람 나봇의 포도밭을 차지하려고 그곳으로 내려갔다.(1열왕 21)
18) 엘리야가 아합을 비난하다(1열왕 21,17-26), 862 BC
17그때에 주님의 말씀이 티스베 사람 엘리야에게 내렸다. 18“일어나 사마리아에 있는 이스라엘 임금 아합을 만나러 내려가거라. 그는 지금 나봇의 포도밭을 차지하려고 그곳에 내려가 있다. 19그에게 이렇게 전하여라. ‘주님이 말한다. 살인을 하고 땅마저 차지하려느냐?’ 그에게 또 이렇게 전하여라. ‘주님이 말한다. 개들이 나봇의 피를 핥던 바로 그 자리에서 개들이 네 피도 핥을 것이다.’”(1열왕 21)
20아합 임금이 엘리야에게 말하였다. “이 내 원수! 또 나를 찾아왔소?” 엘리야가 대답하였다. “또 찾아왔습니다. 임금님이 자신을 팔면서까지 주님의 눈에 거슬리는 악한 짓을 하시기 때문입니다. 21‘나 이제 너에게 재앙을 내리겠다. 나는 네 후손들을 쓸어버리고, 아합에게 딸린 사내는 자유인이든 종이든 이스라엘에서 잘라 버리겠다. 22나는 너의 집안을 느밧의 아들 예로보암의 집안처럼, 그리고 아히야의 아들 바아사의 집안처럼 만들겠다. 너는 나의 분노를 돋우고 이스라엘을 죄짓게 하였다.’ 23주님께서는 이제벨을 두고도, ‘개들이 이즈르엘 들판에서 이제벨을 뜯어 먹을 것이다.’ 하고 말씀하셨습니다. 24‘아합에게 딸린 사람으로서 성안에서 죽은 자는 개들이 먹어 치우고, 들에서 죽은 자는 하늘의 새가 쪼아 먹을 것이다.’”(1열왕 21)
25아합처럼 아내 이제벨의 충동질에 넘어가 자신을 팔면서까지 주님의 눈에 거슬리는 악한 짓을 저지른 자는 일찍이 없었다. 26아합은 주님께서 이스라엘 자손들 앞에서 쫓아내신 아모리인들이 한 그대로 우상들을 따르며 참으로 역겨운 짓을 저질렀다.(1열왕 21)
19) 아합이 뉘우치다(1열왕 21,27-29), 862 BC
27아합은 이 말을 듣자, 제 옷을 찢고 맨몸에 자루옷을 걸치고 단식에 들어갔다. 그는 자루옷을 입은 채 자리에 누웠고, 풀이 죽은 채 돌아다녔다. 28그때에 티스베 사람 엘리야에게 주님의 말씀이 내렸다. 29“너는 아합이 내 앞에서 자신을 낮춘 것을 보았느냐? 그가 내 앞에서 자신을 낮추었으니, 그가 살아 있는 동안에는 내가 재앙을 내리지 않겠다. 그러나 그의 아들 대에 가서 그 집안에 재앙을 내리겠다.”(1열왕 21)
2022.11.15 - [엘리야와 엘리사 연대기] - 엘리야의 천상 통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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