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과 영성

아버지의 뜻이 하늘에서와 같이 땅에서도 이루어지소서!

좋은생각으로 2023. 2. 3. 11:32

 

 

 

언젠가 마음에 심어진 작은 성소의 씨앗이

짧게는 7, 길게는 10년이 넘는 시간을 거쳐서

이제 그 싹을 틔우려고 합니다.

 

교우분들의 사랑 가득한 기도의 땅 안에서

하느님 아버지의 따스한 햇빛과

성령께서 내리시는 은총의 비를 듬뿍 받으며

자라난 새 사제들이 저 아름답고 너른 나무이신

예수님을 바라봅니다.

 

가진 것 하나를 열로 나누면 내가 가진 것이

십 분의 일로 줄어든다는 세상의 논리가 아니라,

가진 것 하나를 열로 나누었기에

그것이 천 배, 만 배로 부푼다는 하느님의 사랑을

열매로 맺는, 예수님을 닮은 그런

나무가 되고자 합니다.

 

하느님의 뜻과 무한한 사랑을 선포하시며

세상으로부터 온갖 모욕과 고통을 당하신

예수님의 길을 따라 걸어간다는 사실에

두려움이 앞서지만, 사랑하는 예수님의

환한 미소와 하느님의 포근한 품을 떠올리며

기쁜 마음으로 세상을 향해 나아가겠습니다.

 

이제 이 복된 자리에 함께 하시어,

주님의 거룩한 제단에서 참된 봉사자로

살아가고자 하는 새 사제들의 출발을 축복하시고

함께 기도하여 주시길 두 손 모아 청합니다.

 

     <인용, 모시는 글. 천주교 서울 대교구 사제단 드림>

 


2023년 서울대교구

사제·부제 서품식

22() 부제품, 23() 사제품

주교좌 명동대성당)

 

"내가 너와 함께 할 이 일은 참으로 놀라운 것이다."(탈출 34,10)

 


부제 서품식 훈시

 

친애하는 형제 여러분

여기 있는 이 사람들은 친척과 친지 여러분이 지켜보는 가운데 곧 부제로 서품됩니다.

그러므로 이들이 교회 안에서 어떠한 직무를 받게 되는지 깊이 생각하여 봅시다.

이들은 성령의 은사로 힘을 얻어 주교와 사제를 도와주며,

말씀과 제대와 애덕을 위하여 봉사함으로써 모든 이의 종임을 드러낼 것입니다.

특히 제단의 봉사자로서 복음을 선포하고 미사 성제를 준비하며 신자들에게 주님의 성체와 성혈을 나누어 줄 것입니다.

 

그 밖에도 주교의 위임에 따라 비신자와 신자들을 인도하여 교리를 가르치며,

기도를 지도하고 세례를 집전하며,

혼인을 주례하고 축복하며,

죽음에 임박한 이들에게 노자성체를 모셔 가고 장례 예식을 주관할 것입니다.

이들은 사도로부터 전해 오는 안수로 축성되어 제대와 깊은 관계를 맺고 주교나 본당 신부의 이름으로 애덕을 실천하게 됩니다.

이들은 하느님의 도우심으로 이 모든 일을 충실히 함으로써 섬김을 받으러 오신 것이 아니라 섬기러 오신 그리스도의 참제자임이 드러날 것입니다.

 

부제품을 받을 여러분,

주님께서는 당신께서 하신 대로 여러분도 행하라고 모범을 보여 주셨습니다.

부제란, 사람들에게 봉사하신 예수 그리스도를 본받는 사람입니다.

그러므로 여러분은 마음을 다하여 하느님의 뜻을 실천하며,

사랑으로 주님께 봉사하듯이 사람들에게도 기꺼이 봉사하십시오.

아무도 두 주인을 섬길 수 없으니,

온갖 부정과 탐욕은 우상을 섬기는 일과 같다는 사실을 명심하십시오.

여러분은 자유의사로 부제품을 받으려는 것이니,

사도들이 자선의 봉사자로 선택하였던 초대 교회의 부제들처럼 성령과 지혜로 충만한 훌륭한 증인이 되어야 할 것입니다.

 

여러분은 독신으로 살면서 직무를 수행하게 될 것입니다.

독신 생활은 목자다운 사랑의 표지인 동시에 자극이 되며,

세상에서 풍성한 열매를 맺게 하는 특별한 원천이기도 합니다.

주 그리스도께 대한 순수한 사랑으로 온전히 헌신하는 독신 생활로써 마음을 다해 그리스도와 결합하여,

더욱 자유로이 하느님과 사람들을 섬기고,

초자연적 삶에 이바지하게 될 것입니다.

신앙에 튼튼한 바탕을 두고,

하느님과 사람 앞에서 흠 없이 살아감으로써,

그리스도의 봉사자와 하느님 신비의 합당한 관리자가 되십시오.

복음을 듣는 데 그치지 않고 그 복음을 실현하는 일꾼이 되십시오.

신앙의 신비를 깨끗한 마음에 간직하며,

하느님의 말씀을 입으로 전할 뿐 아니라 행동으로 보여 주십시오.

그렇게 함으로써 그리스도의 백성이 성령으로 활력을 얻어,

하느님의 마음에 드는 깨끗한 제물이 될 것입니다.

또한 여러분 자신은 마지막 날에 착하고 충실한 종아, 네 주인과 함께 기쁨을 나누어라.”하시는 주님의 말씀을 들을 수 있을 것입니다.

 


 

사제 서품식 훈시

 

친애하는 형제 여러분,

여기 있는 이 사람들은 친척과 친지 여러분이 지켜보는 가운데 곧 사제로 서품됩니다.

그러므로 이들이 교회 안에서 어떠한 직무를 받게 되는지 깊이 생각하여 봅시다.

하느님의 거룩한 백성은 누구나 분명히 그리스도 안에서 왕다운 사제입니다.

그러나 우리의 대사제이신 예수 그리스도께서는 몸소 몇몇 제자들을 뽑으시어,

교회 안에서 당신 이름으로 사람들을 위하여 공적으로 사제직을 수행하게 하셨습니다.

성부께로부터 파견되신 그리스도께서는 친히 사도들을 세상에 파견하시고 사도와 그 후계자인 주교를 통하여 교도직과 사제직과 사목직을 끊임없이 행하고 계십니다.

사제는 주교의 협력자로서,

그 사제직으로 주교와 결합되어 하느님 백성에게 봉사하도록 부르심을 받은 것입니다.

 

오랜 준비를 마치고 이제 이 부제들은 성품성사로써 사제직에 서품되어,

스승이요 사제이며 목자이신 그리스도께 봉사하려고 합니다.

이들의 직무 수행으로 그리스도의 몸인 교회는 하느님의 백성과 성전으로 세워지고 자라게 됩니다.

이들은 신약의 참사제로 축성되어 영원한 대사제이신 그리스도를 닮고,

주교의 사제직에 결합되어 복음을 전하며,

하느님의 백성을 기르고,

특히 미사 성제로 하느님께 거룩한 예배를 드릴 것입니다.

 

사제품을 받을 부제 여러분,

여러분은 스승이신 그리스도의 성스러운 교도직을 직접 수행하고 책임지게 될 것입니다.

여러분이 기꺼이 받아들인 하느님의 말씀을 모든 이에게 전하십시오.

하느님의 법을 묵상하며 읽고,

읽은 것은 믿고,

믿는 것을 가르치며 가르치는 것을 실천하십시오.

여러분이 가르치는 교리는 하느님의 백성에게 양식이 되고,

여러분의 성실한 삶은 교우들에게 기쁨이 되도록,

말과 모범으로 하느님의 교회를 건설하여야 합니다.

여러분은 그리스도 안에서 성화의 임무도 수행하여야 합니다.

여러분이 제대에서 교우들과 일치하여 미사성제를 드림으로써,

교우들의 영적 제사가 그리스도의 제사와 결합되어 완성될 것입니다.

그러므로 여러분은 자신이 거행하는 것을 알고 실천하여야 합니다.

, 주님의 죽음과 부활의 신비를 거행하면서,

여러분 자신도 온갖 죄에 죽고 새롭게 살도록 노력하십시오.

 

세례성사로 사람들을 모아 하느님의 백성이 되게 하고,

고해성사로 그리스도와 교회의 이름으로 죄를 용서하여 주며,

병자성사로 병자들의 고통을 덜어 주십시오.

또한 여러 가지 거룩한 예식을 거행하고,

하느님의 백성뿐 아니라 온 세상을 위하여 날마다 여러 차례 감사와 찬미의 기도를 드리며,

여러분 자신이 하느님의 일을 하도록,

사람을 위하여 사람 중에서 선발되고 임명되었음을 기억하십시오.

그러므로 참된 사랑과 변함없는 기쁨으로 사제이신 그리스도의 직무를 수행하며,

자신의 이익을 찾지 말고 예수 그리스도의 뜻을 따르도록 하십시오.

사랑하는 부제 여러분

끝으로 여러분은 머리이시며 목자이신 그리스도의 섬김을 성실히 수행하십시오.

주교와 결합하여,

그 지도에 따라 교우들을 한 가족으로 일치시키며,

그리스도를 통하여 성령 안에서 그들을 하느님 아버지께 이끌어야 합니다.

섬김을 받으러 오신 것이 아니라 섬기러 오셨고,

길 잃은 사람을 찾아 구원하러 오신 착한 목자를 여러분은 언제나 모범으로 삼으십시오.

 
서울 대교구 서품식 자료에 게재된 훈시를 읽으면서,
다른 삶의 여정을 걷는 사람들과 함께,
자신의 삶의 여정을 묵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