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상 설교 24

눈은 몸의 등불(산상 설교: 마태 6,22-23)

눈은 몸의 등불 등불이란 빛을 내기 위해 등잔에 켠 불이다. 등불의 빛은 어둠을 밝히어 사물을 드러나게 하고, 동방 박사들을 인도한 별처럼 길을 안내하기도 하니, 등불은 사람을 어둠으로부터 생명의 길로 이끄는 희망의 존재이다. 등불이 힘을 지닌 것은 빛을 드러내기 때문이다. 만약 등불이 감추어 있다면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그러기에 등불을 "등경 위에 놓지 않느냐?"(마르 4,21) "그 등불들을 주님 앞 순금 등잔대 위에 늘 차려 놓게 하여라.”(레위 24,4)라고 말씀하신다. 성경에서는 등불을 "주님, 정녕 당신께서 저의 등불을 밝히십니다."(시편 18,29ㄱ) "당신 말씀은 제 발에 등불, 저의 길에 빛입니다."(시편 119,105)라고 하느님에 대한 은유적 호칭으로 사용하고, "저의 하느님께서 저..

보물을 하늘에 쌓아라(산상 설교: 마태 6,19-21)

보물을 하늘에 쌓아라 “하늘 나라는 밭에 숨겨진 보물과 같다. 그 보물을 발견한 사람은 그것을 다시 숨겨 두고서는 기뻐하며 돌아가서 가진 것을 다 팔아 그 밭을 산다."(마태 13,34) 그렇다면 밭에 숨겨진 보물 같은 하늘 나라를 어떻게 살 것인가? "지혜는 그들의 온 집을 보물로 가득 채운다."(집회 1,17)고 하니 지혜로 하늘 나라에 보물을 가득 채워야 할 것이다. 그런데 보이지 않는 지혜는 무엇이며 어떻게 찾아야 하는가? 그 답을 알기 위해 "지혜는 감추어진 보물"(잠언 2,1-9)이라는 잠언의 말씀을 살펴 본다. 더보기 "내 아들아, 네가 만일 내 말을 받아들이고 내 계명을 네 안에 간직한다면"(잠언 2,1) "지혜에 네 귀를 기울이고 슬기에 네 마음을 모은다면"(잠언 2,2) "그래, 네가 ..

단식에 대한 가르침(산상 설교: 마태 6,16-18)

단식에 대한 가르침 단식이라 하면 금식을 먼저 떠올린다. 그런데 하느님께서는 굶는 것을 단식이라 하지 않으신다. 그렇다면 하느님께서 말씀하신 올바른 단식이란 무엇이며, 하느님께서는 말씀에 따라 단식하는 사람들에게 어떠한 자비를 베푸실까? 이사야가 전한 참된 단식에 대한 하느님의 말씀을 묵상하고자 한다. 내가 좋아하는 단식은 이런 것이 아니겠느냐? 불의한 결박을 풀어 주고 멍에 줄을 끌러 주는 것, 억압받는 이들을 자유롭게 내보내고 모든 멍에를 부수어 버리는 것이다.(이사 58,6) 더보기 네 양식을 굶주린 이와 함께 나누고 가련하게 떠도는 이들을 네 집에 맞아들이는 것, 헐벗은 사람을 보면 덮어 주고 네 혈육을 피하여 숨지 않는 것이 아니겠느냐?(이사 58,7) 그리하면 너의 빛이 새벽빛처럼 터져 나오고..

주님의 기도와 용서(산상 설교: 마태 6,9-15)

주님의 기도와 용서 마태오 복음서의 주님의 기도는 "거룩한 율법의 원칙"을 설명한다.(미국천주교주교회의 성경 주석) 그 내용은 용서에 대한 것으로 보편 교회인 가톨릭에서 사용하고 있는 주님의 기도문에 들어 있다. 거룩한 율법의 원칙(Principles of Holy Law)은 "너희가 다른 사람들의 허물을 용서하면, 하늘의 너희 아버지께서도 너희를 용서하실 것이다. 그러나 너희가 다른 사람들을 용서하지 않으면, 아버지께서도 너희의 허물을 용서하지 않으실 것이다.”(마태 6,14-15)라는 본문이다. 본문이 언급하는 용서란, 더보기 "지은 죄나 잘못한 일에 대하여 꾸짖거나 벌하지 아니하고 덮어 주는 것"(표준국어대사전)이지만 잘못한 자를 무조건 덮어주라는 것은 아니다. 잘못한 자가 자신의 잘못을 알고 용서..

기도에 대한 가르침(산상 설교: 마태 6,5-8)

기도에 대한 가르침 "그가 너를 위하여 기도하면 너는 살 것이다."(창세 20,7) "이에 아브라함이 하느님께 기도하자,"(창세 20,17)라는 본문에서 기도라는 단어가 사용되지만, 여기에 사용된 기도에 대한 영문은 intercede(중재하다, 탄원하다)이다. 물론 기도라는 단어에 탄원이라는 의미도 들어 있지만, 탄원이라는 말에는 하느님께 기도하거나 기원하는 의미가 희박하다. 따라서 기도 본연의 의미에 가깝게 접근하고자 기도 pray로 번역되어 있는 미국천주교주교회의 성경을 보고자 한다. 더보기 모세 오경에는 야곱과 모세가 한 기도가 나온다. 가장 먼저 나오는 기도는 에사우의 보복을 막아달라는 창세 32,10 본문의 "야곱은 기도하였다. “저의 아버지 아브라함의 하느님, 저의 아버지 이사악의 하느님!'"..

자선에 대한 가르침(산상 설교: 마태 6,1-4)

자선에 대한 가르침 자선이란 남을 불쌍히 여겨 도와주는 것이다. 불쌍하다는 것은 처지가 안되고 애처로운 상태이기 때문에, 자선할 때는 애처로워하는 마음이 있어야 한다. 즉 온 마음으로 측은함을 진솔하게 느껴야 하는 것이다. 더보기 처지가 안되고 애처러운 상황에 처하게 되면 그 누구라도 뒤로 숨고 싶어 한다. 이런 심리에서 자선하고자 하는 사람은 어떠한 마음 자세를 가져야 할까? 나 자신은 이를 이해하고 진실한 마음으로 자선을 할 수 있는지에 대해 반문해 본다. 이럴진대 자선한다고 동네방네 모든 이가 다 듣도록 나팔을 불면(마태 6,2) 되겠는가? 오른손이 하는 일을 왼손이 모를(마태 6,3) 정도로 소리 없이 숨어서 하여야 하는 것이다. 그런데도 칭찬을 받으려고 자선을 해야 하겠는가? 그렇다면 자선은 어..

원수에 대한 사랑(산상 설교: 마태 5,43-48)

원수에 대한 사랑 본문에 나오는 "원수"를 단어로만 읽으면 의미의 심각성이 잘 드러나지 않으므로 원수의 정의를 살펴본다. 원수란 "원한이 맺힐 정도로 자기에게 해를 끼친 사람이나 집단"이므로, 원수를 사랑하라는 말씀 즉 원수에 대한 사랑(love of enemy)이 얼마나 어려운지 알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이러한 원수를 어떻게 사랑해야 하는가? 사랑에 대한 의미를 정확히 알고 갈 필요가 있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사랑이라는 개념으로는 예수님의 말씀을 정확히 이해하고 적용할 수 없기 때문이다. 더보기 사랑에 대한 표준국어대사전이 내린 정의에는 여섯 가지가 있다. ①어떤 사람이나 존재를 몹시 아끼고 귀중히 여기는 마음. 또는 그런 일. ②어떤 사물이나 대상을 아끼고 소중히 여기거나 즐기는 마음..

앙갚음에 대한 가르침(산상 설교: 마태 5,38-42)

앙갚음에 대한 가르침 이 본문에 대한 가톨릭 성경의 소제목은 "폭력을 포기하여라"인데 영문은 teaching about retaliation이다. "Retaliation"은 폭력이라기보다는 앙갚음 혹은 보복의 의미이므로, 게시 제목을 "앙갚음에 대한 가르침"으로 하고자 한다. 더보기 폭력은 "남을 거칠고 사납게 제압할 때에 쓰는, 주먹이나 발 또는 몽둥이 따위의 수단이나 힘" 그리고 "넓은 뜻으로는 무기로 억누르는 힘"(표준국어대사전)을 이르지만, 앙갚음인 보복은 "남이 저에게 해를 준 대로 저도 그에게 해를 줌"(표준국어대사전)이다. 이런 뜻이라면 본문의 내용에는 보복 즉 앙갚음이라는 용어의 적용이 알맞을 것이다. 앙갚음에는 보복하고자 하는 원한을 품고 앙갚음 하려고 벼르는 마음인 앙심이 내재되어 있으..

맹세에 대한 가르침(산상 설교: 마태 5,33-37)

맹세에 대한 가르침 맹세의 의미는 "일정한 약속이나 목표를 꼭 실천하겠다고 다짐함"(표준국어대사전)이다. 그러므로 약속보다 강한 개념이지만, 맹세에 대한 정의를 뒤집어 생각해 보면 약속을 잘 지키는 사람은 일부러 애써 맹세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맹세는 맹세자가 좀 더 강한 힘을 빌어 자신의 각오를 다짐하는 것이므로 맹세를 받아들이는 대상이 있어야 하는데, 그 대상은 주로 윗사람 혹은 상위 직위를 가진 자가 되지만, 성경은 사람 간에 맺어진 다양한 맹세를 보여주고 있다. 더보기 아브라함은 아들 이사악의 배필을 찾아가는 그의 종에게 맹세하게 하고(창세 24,9), 야곱은 형 에사우에게 불콩죽을 주면서 맏아들 권리를 넘겨줄 것을 맹세하게 하고(창세 25,33), 야곱과 그의 장인 라반은 서로 침략하지 말자..

이혼에 대한 가르침(산상 설교: 마태 5,31-32)

이혼에 대한 가르침 아내를 버린다는 말은 남자를 위주로 한 매우 과거 지향적인 말이다. 영문은 이 절에 대한 소제목으로 이혼에 대한 가르침(teaching about divorce)이라 한다. "불륜을 저지른 경우 외에 아내를 버리고 다른 여자와 혼인하는 자는 간음하는 것이다."(마태 19,9)라는 본문의 소제목도 혼인과 이혼(marriage and divorce) 이므로 이 본문에 대한 제목을 "이혼에 대한 가르침"으로 하고자 한다. 이혼은 혼인하였기 때문에 발생하는 상황이다. 뒤집어 생각해 보면 혼인하기 전에, 이혼하지 않겠다는 전제 아래 아내는 남편을 남편은 아내를 선택하여야 할 것이지만, 서로 선택한다는 단어는 신앙인에게 적합하지 않은 용어이다. 더보기 창세기를 보면 남편과 아내는 서로 선택한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