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막: 이사악과 레베카의 삶의 여정
시대 배경
이사악이 혼인하고 그의 아들 야곱이 하란으로 떠날 때까지의 상황(창세기 24-28장)
① 이사악이 아브라함의 나이 100살 때 태어나다: BC 2066년
② 이사악이 40살에 혼인하다: BC 2026년
③ 이사악의 나이 60살 즉 아브라함 나이 160세에 에사우와 야곱이 태어나다: BC 2006년
④ 아브라함이 175살의 나이로 사망하다: BC 1991년
⑤ 에사우가 40살에 혼인하다: BC 1966년
⑥ 야곱이 76살에 하란으로 가다: BC 1930년
▷셩경 연대는 칠십인역(LXX) 성경을 기준으로 한다.
8막 구성
24장. 이사악이 레베카와 혼인하다.
25장. 이사악의 아들들이 태어나고 아브라함이 죽다.
26장. 이사악이 아브라함이 살던 브에르 세바에 자리 잡다.
27장. 야곱이 아버지 이사악을 속이다.
28장. 야곱이 하란으로 떠나다.
24장. 이사악이 레베카와 혼인하다.
24-1 이사악의 배필을 구하려고 아브라함이 종을 하란으로 보내다.
본문
[아브라함]
“네 손을 내 샅에 넣어라."(창세 24,2ㄷ)
"나는 네가 하늘의 하느님이시며 땅의 하느님이신 주님을 두고 맹세하게 하겠다.
내가 살고 있는 이곳 가나안족의 딸들 가운데에서
내 아들의 아내가 될 여자를 데려오지 않고,"(창세 24,3)
"내 고향,
내 친족에게 가서 내 아들 이사악의 아내가 될 여자를 데려오겠다고 하여라.”(창세 24,4)
[아브라함의 종]
“그 여자가 저를 따라 이 땅으로 오려고 하지 않을지도 모릅니다.
제가 아드님을 나리께서 떠나오신 그 땅으로 데려가야 합니까?”(창세 24,5ㄴ)
[아브라함]
“너는 내 아들을 그곳으로 데려가는 일이 없도록 조심하여라." (창세 24,6ㄴ)
"그 여자가 너를 따라오려고 하지 않으면,
너는 나에게 한 맹세에서 풀리게 된다.
다만 내 아들만은 그곳으로 데려가서는 안 된다.”(창세 24,8)
그래서 그 종은 자기 주인 아브라함의 샅에 제 손을 넣고,
이 일에 대하여 그에게 맹세하였다.(창세 24,9)
단상
이사악의 나이 40살이고, 아브라함의 나이는 140세다,
이사악의 어머니 사라가 세상을 떠난 지 3년이 지났다.
아브라함은 홀로 사는 아들 이사악에게 배필을 찾아주려 한다.
아브라함의 종이 맹세한다.
묵상
사람들은 자기보다 높은 이를 두고 맹세합니다.
그리고 그 맹세는 모든 논쟁을 그치게 하는 보증이 됩니다.(히브 6,16)
24-2 이사악의 아버지 아브라함의 종이 나하라임에 도착하다.
본문
[아브라함의 종]
“제 주인 아브라함의 하느님이신 주님,
오늘 일이 잘되게 해 주십시오.
제 주인 아브라함에게 자애를 베풀어 주십시오.(창세 24,12ㄴ)
"이제 제가 샘물 곁에 서 있으면,
성읍 주민의 딸들이 물을 길으러 나올 것입니다."(창세 24,13)
"제가 ‘그대의 물동이를 기울여서,
내가 물을 마시게 해 주오.’ 하고 청할 때, ‘드십시오.
낙타들에게도 제가 물을 먹이겠습니다.’ 하고 대답하는 바로 그 소녀가,
당신께서 당신의 종 이사악을 위하여 정하신 여자이게 해 주십시오.
그것으로 당신께서 제 주인에게 자애를 베푸신 줄 알겠습니다.”(창세 24,14)
단상
아브라함의 종이 기도를 바친다.
제 주인 아브라함에게 자애를 베풀어 주십시오.
기도의 전형이 아브라함의 종의 입에서 나온다.
자기를 위한 기도하 아닌 타인을 위한 기도이다.
의로운 주인을 닮은 현명한 종이다.
묵상
너는 기도할 때 골방에 들어가 문을 닫은 다음,
숨어 계신 네 아버지께 기도하여라.
그러면 숨은 일도 보시는 네 아버지께서 너에게 갚아 주실 것이다.(마태 6,6)
24-3 레베카가 아브라함의 종을 만나다
본문
[아브라함의 종]
“그대의 물동이에서 물을 좀 들이키게 해 주오.”(창세 24,17)
[레베카]
“나리, 드십시오.”(창세 24,18)
“낙타들도 물을 다 마실 때까지 계속 길어다 주겠습니다.”(창세 24,19ㄴ)
[아브라함의 종]
“그대가 누구의 따님인지 나에게 말해 주오.
그대의 아버지 집에 우리가 밤을 지낼 수 있는 자리가 있겠소?”(창세 24,23)
[레베카]
“저는 밀카가 나호르에게 낳아 준 아들 브투엘의 딸입니다.”(창세 24,24ㄴ)
“저희 집에는 꼴과 여물도 넉넉하고,
밤을 지낼 수 있는 자리도 있습니다.”(창세 24,25)
[아브라함의 종]
“나의 주인에게 당신 자애와 신의를 거절하지 않으셨으니,
내 주인 아브라함의 하느님이신 주님께서는 찬미받으소서.
주님께서는 이 몸을 내 주인의 아우 집에 이르는 길로 이끌어 주셨구나.”(창세 24,27)
단상
아브라함의 종이 1차 목적을 이룬다.
이끌어 주심 그 자체만으로도 하느님께 감사드린다.
의로운 아브라함을 닯은 겸손한 종이다.
묵상
나를 보내신 아버지께서 이끌어 주지 않으시면 아무도 나에게 올 수 없다.
그리고 나에게 오는 사람은 내가 마지막 날에 다시 살릴 것이다.(요한 6,44)
24-4 이사악의 외숙 라반에게 아브라함의 종이 여행 목적을 말하다.
본문
[레베카]
“그 사람이 저에게 이렇게 말했습니다.”(창세 24,30ㄴ)
[라반]
“주님께 복 받으신 분이시여,
들어오십시오.
왜 밖에 서 계십니까?
제가 집을 치워 놓았고 낙타들을 둘 곳도 마련하였습니다.”(창세 24,31ㄴ)
[아브라함의 종]
“저의 볼일을 여쭙기 전에는 먹을 수가 없습니다.”(창세 24,33ㄴ)
<라반>
“말씀하십시오.”(창세 24,33ㄷ)
[아브라함의 종]
“저는 아브라함의 종입니다.(창세 24,34ㄴ)
주님께서 저의 주인에게 복을 내리시어,
그분은 큰 부자가 되셨습니다.
주님께서는 그분에게 양과 소, 은과 금, 남종과 여종,
낙타와 나귀들을 주셨습니다."(창세 24,35)
"제 주인의 부인인 사라가 늘그막에 제 주인에게 아들을 낳아 주셨는데,
주인은 자기의 모든 재산을 그 아들에게 주셨습니다."(창세 24,36)
"저의 주인은 이렇게 말씀하시면서 저에게 맹세하게 하셨습니다.
‘너는 내가 살고 있는 이 땅 가나안족의 딸들 가운데에서
내 아들의 아내가 될 여자를 데려오지 말고,"(창세 24,37)
"내 아버지의 집안,
내 친족에게 가서 내 아들의 아내가 될 여자를 데려와야 한다.’"(창세 24,38)
"그래서 제가 주인에게
‘그 여자가 저를 따라오려고 하지 않을지도 모릅니다.’ 하고 아뢰었더니,"(창세 24,39)
"저에게 말씀하셨습니다.
‘내가 모시고 살아가는 주님께서 당신의 천사를 너와 함께 보내시어
네 여행의 목적을 이루어 주셔서,
너는 내 친족,
내 아버지의 집안에서 내 아들의 아내가 될 여자를 데려올 수 있을 것이다."(창세 24,40)
"그러니 네가 내 친족에게 가기만 하면 너는 나에게 한 서약에서 풀려난다.
그들이 여자를 내주지 않아도 너는 나에게 한 서약에서 풀려난다.’"(창세 24,41)
"그래서 제가 오늘 그 샘터에 다다라 이렇게 기도하였습니다.
‘제 주인 아브라함의 하느님이신 주님,
제가 하고 있는 여행의 목적을 제발 이루어 주십시오."(창세 24,42)
"이제 제가 샘물 곁에 서 있다가 처녀가 물을 길으러 나오면 그에게,
′그대의 물동이에서 물을 좀 마시게 해 주오.′ 하고 말하겠습니다."(창세 24,43)
"만일 그가 저에게 ′드십시오.
낙타들에게도 제가 물을 길어다 주겠습니다.′ 하고 대답하면,
바로 그가 주님께서 제 주인의 아들을 위하여 정하신 여자이게 해 주십시오.’"(창세 24,44)
"제가 마음속으로 말을 마치기도 전에,
레베카가 어깨에 물동이를 메고 나와 샘터로 내려가서 물을 길었습니다.
그래서 제가 그에게 ‘물을 마시게 해 주오.’ 하였더니,"(창세 24,45)
"서둘러 물동이를 어깨에서 내려놓고,
‘드십시오. 낙타들에게도 제가 물을 먹이겠습니다.’ 하고 말하였습니다.
그래서 제가 물을 마셨습니다.
그리고 그는 낙타들에게도 물을 먹였습니다."(창세 24,46)
"제가 그에게 ‘그대는 누구의 따님이오?’ 하고 물었더니,
‘밀카가 나호르에게 낳아 준 아들 브투엘의 딸입니다.’ 하고 대답하였습니다.
저는 그의 코에 코걸이를 걸어 주고 두 팔에는 팔찌를 끼워 주고 나서,"(창세 24,47)
"무릎을 꿇어 주님께 경배하고
제 주인 아브라함의 하느님이신 주님을 찬미하였습니다.
그분께서는 제 주인의 아우님 딸을
주인 아들의 아내로 얻을 수 있도록 저를 바른길로 인도해 주셨습니다."(창세 24,48)
"이제 여러분께서 저의 주인에게 자애와 신의를 베풀어 주시려거든,
그렇다고 제게 알려 주십시오.
아니면 그렇지 않다고 제게 알려 주십시오.
그러면 제가 오른쪽으로든 왼쪽으로든 가겠습니다.”(창세 24,49)
단상
아브라함의 종은 주인의 목적을 분명히 전한다.
자신의 그간 행적을 거짓됨 없이 자세히 설명한다.
아브라함의 종은 주인의 요구가 의무적이 아니라고 한다.
그러면서 분명한 답을 요구한다.
아브라함의 성실한 종이다.
묵상
그러자 주인이 그에게 일렀다.
‘잘하였다, 착하고 성실한 종아!
네가 작은 일에 성실하였으니 이제 내가 너에게 많은 일을 맡기겠다.
와서 네 주인과 함께 기쁨을 나누어라.’(마태 25,21)
24-5 이사악과 레베카의 혼인을 라반과 브투엘이 받아들이다.
본문
[라반과 브투엘]
“이 일은 주님에게서 비롯된 것이니,
우리가 당신에게 나쁘다 좋다 말할 수가 없습니다."(창세 24,50ㄴ)
"레베카가 여기 있으니 데리고 가서,
주님께서 말씀하신 대로 당신 주인 아들의 아내가 되게 하십시오.”(창세 24,51)
[아브라함의 종]
“제 주인에게 돌아가게 해 주십시오.”(창세 24,54)
[레베카의 오빠와 어머니]
“저 애를 다만 며칠이라도,
열흘만이라도 우리와 더 머물게 해 주십시오.
그런 다음 가십시오.”(창세 24,55)
[아브라함의 종]
“저를 붙잡지 말아 주십시오.
주님께서 제 여행의 목적을 이루어 주셨으니,
주인에게 갈 수 있게 저를 보내 주십시오.”(창세 24,56ㄴ)
단상
레베카 집안은 주님의 뜻으로 받아들인다..
아브라함의 종은 자신의 공을 드러내지 않는다.
아브라함의 종은 자신의 공로에 대한 대접받기를 원하지 않는다.
아브라함의 종은 지체하지 않으려 한다.
아브라함의 참으로 충실한 종이다.
묵상
“주인이 종에게 자기 집안 식솔들을 맡겨 그들에게 제때에 양식을 내주게 하였으면,
어떻게 하는 종이 충실하고 슬기로운 종이겠느냐?(마태 24,45)
행복하여라,
주인이 돌아와서 볼 때에 그렇게 일하고 있는 종!(마태 24,46)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주인은 자기의 모든 재산을 그에게 맡길 것이다.(마태 24,47)
24-6 레베카가 이사악이 있는 가나안으로 즉시 떠나다.
본문
[라반 집안사람들]
“그 애를 불러다가 직접 물어봅시다.”(창세 24,57)
“이 사람과 같이 가겠느냐?”(창세 24,58ㄱ)
[레베카]
“가겠습니다.”(창세 24,58)
[라반 집안사람들]
“우리 누이야 너는 수천만의 어머니가 되어라.
너의 후손은 적들의 성문을 차지하여라.”(창세 24,60ㄴ)
단상
가족들은 떠나려는 레베카를 조금이나마 더 붙들고 싶어 한다.
레베카는 즉시 떠나겠다고 한다.
그들의 레베카에 대한 축복이 놀랍다.
레베카의 저돌성과 적극성이 드러난다.
묵상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이르셨다.
“나를 따라오너라.
내가 너희를 사람 낚는 어부로 만들겠다.”(마태 4,19)
그러자 그들은 곧바로 그물을 버리고 예수님을 따랐다.(마태 4,20)
24-7 이사악이 레베카와 혼인하다.
본문
그때 이사악은 브에르 라하이 로이를 떠나,
네겝 땅에 살고 있었다.(창세 24,52)
[레베카]
“들을 가로질러 우리 쪽으로 오는 저 남자는 누구입니까?”(창세 24,65ㄱ)
[아브라함의 종]
“그분은 나의 주인입니다.”(창세 24,65ㄴ)
"이사악은 레베카를 자기 어머니 사라의 천막으로 데리고 들어가서,
그를 아내로 맞아들였다.
이사악은 레베카를 사랑하였다.
이로써 이사악은 어머니를 여읜 뒤에 위로를 받게 되었다."(창세 24,67)
단상
사라를 막멜라 동굴에 안장한 후 3년이 지났다.
낙타 떼의 경로를 보아 늙은 종은 브에르 세바에 있는 아브라함을 만난 후,
네겝으로 올라온 이사악에게 갔을 것이다.
이사악은 레베카가 온다는 사실을 아버지로부터 들었을 것이다.
레베카가 묻는다.
저 남자는 누구입니까?
묵상
세상을 이기는 사람은 누구입니까?
예수님께서 하느님의 아드님이심을 믿는 사람이 아닙니까?(1요한 5,5)
25장. 이사악의 아들들이 태어나고 아브라함이 죽다
25-1 아브라함이 크투라의 아들들을 동방의 땅으로 보내다.
본문
아브라함은 다시 아내를 맞아들였는데,
그의 이름은 크투라였다.(창세 25,1)
아브라함은 소실들이 자기에게 낳아 준 아들들에게도
한몫씩 나누어 주었다.
그런 다음 아브라함은 죽기 전에,
그들을 자기 아들 이사악에게서 떼어
동쪽 곧 동방의 땅으로 내보냈다.(창세 25,3)
단상
동방의 땅은 아라비아 사막을 포함한다.
민족들의 아버지로 만들겠다는 하느님의 약속이 이루어진다.
모든 일은 하느님의 계획에 의한다.
이천여 년 후 동방에서 박사들이 예수님을 만나러 올 것이다.
묵상
예수님께서는 헤로데 임금 때에 유다 베들레헴에서 태어나셨다.
그러자 동방에서 박사들이 예루살렘에 와서,(마태 2,1)
“유다인들의 임금으로 태어나신 분이 어디 계십니까?
우리는 동방에서 그분의 별을 보고 그분께 경배하러 왔습니다.” 하고 말하였다.(마태 2,2)
25-2 이사악의 아들인 야곱과 에사우가 태어나다.
본문
그의 아내 레베카가 임신하게 되었다.(창세 25,21ㄷ)
그런데 아기들이 속에서 서로 부딪쳐 대자,(창세 25,22ㄱ)
[레베카]
“어째서 나에게 이런 일이 일어나는가?”(창세 25,22ㄴ)
[하느님]
“너의 배 속에는 두 민족이 들어 있다.
두 겨레가 네 몸에서 나와 갈라지리라.
한 겨레가 다른 겨레보다 강하고
형이 동생을 섬기리라.”(창세 25,23ㄴ)
이사악은 사냥한 고기를 좋아하여 에사우를 사랑하였고,
레베카는 야곱을 사랑하였다.(창세 25,28)
단상
야곱과 에사우의 출생은 아브라함이 백육십 [160] 세, 이사악이 육십 [60] 살일 때이다.
이 상황은 아브라함이 사망하기 전이다.
▷따라서 본문의 순서를 본래의 자리에서 앞으로 당긴다.
이사악이 결혼한 지 이십 [20] 년이란 세월이 흘렀다.
야곱이 할아버지 아브라함의 무릎에서도 자랐을 것이다.
형이 동생을 섬긴다는 것은 레베카만이 알고 있다
야곱이 에사우의 복을 훔칠 때 레베카의 역할이 이를 설명한다(☞RNAB 주석 참조).
섬김에 대해 예수님께서는 달리 표현하신다.
묵상
그러나 너희는 그래서는 안 된다.
너희 가운데에서 높은 사람이 되려는 이는
너희를 섬기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마태 20,26)
또한 너희 가운데에서 첫째가 되려는 이는
너희의 종이 되어야 한다.(마태 20,27)
25-3 이사악과 이스마엘에 의해 아브라함이 막펠라 동굴에 안장되다.
본문
아브라함이 산 햇수는 백칠십오 [175] 년이다.(창세 25,7)
그의 아들 이사악과 이스마엘이 그를 막펠라 동굴에 안장하였다.
이 굴은 마므레 맞은쪽,
히타이트 사람 초하르의 아들 에프론의 밭에 있었다.(창세 25,9)
단상
아브라함은 가나안에서 백 [100] 년을 살았다.
아브라함으로부터 많은 민족들의 조상이 태어난다.
이사악과 이스마엘이 함께 장례를 치른다.
야곱과 에사우도 있다.
함께하는 이들의 모습에서 잠시나마 형제애를 느껴본다.
묵상
믿음으로써,
아브라함은 장차 상속 재산으로 받을 곳을 향하여 떠나라는 부르심을 받고 그대로 순종하였습니다.
그는 어디로 가는지도 모르고 떠난 것입니다.(히브 11,8)
믿음으로써,
그 [☞아브라함]는 같은 약속의 공동 상속자인
이사악과 야곱과 함께 천막을 치고 머무르면서,
약속받은 땅인데도 남의 땅인 것처럼 이방인으로 살았습니다.(히브 11,9)
▷히브리서는 아브라함과 이사악과 야곱이 함께 살고 있었음을 설명한다.
25-4 이사악이 브에르 라하이 로이로 돌아가다.
본문
아브라함이 죽은 뒤에 하느님께서는 그의 아들 이사악에게 복을 내리셨다.
이사악은 브에르 라하이 로이에 자리 잡고 살았다.(창세 25,11)
단상
아브라함의 아내 크투라와 소실들의 아들들이 많다.
모세의 장인인 이트로가 크투라의 아들인 미디안의 자손이다.
동방의 땅으로 가지 않은 일부가 브에르 세바에 살고 있을 것이다.
브에르 세바는 그들 모두가 함께 살기는 비좁다.
이사악은 번제 사건 이후 자신의 본향이 된 브에르 라하이 로이에 자리 잡고 산다.
묵상
이들은 모두 믿음 속에 죽어 갔습니다.
약속된 것을 받지는 못하였지만 멀리서 그것을 보고 반겼습니다.
그리고 자기들은 이 세상에서
이방인이며 나그네일 따름이라고 고백하였습니다.(히브 11,13)
그들은 이렇게 말함으로써
자기들이 본향을 찾고 있음을 분명히 드러냈습니다.(히브 11,14)
25-5 하가르의 아들 이스마엘이 열두 족장을 낳다.
본문
곧 아브라함의 아들 이스마엘의 족보는 이러하다.(창세 25,12ㄴ)
열두 부족의 족장들이다.(창세 25,16ㄷ)
이스마엘이 산 햇수는 백삼십칠 [137] 년이다.(창세 25,17ㄱ)
그들은 하윌라에서 수르에 이르는 지방에 살았다. (창세 25,18ㄱ)
단상
하느님 말씀대로 이스마엘로부터 열두 족장이 나온다.
이사악에게는 그들도 겨레이다.
그러나 형제들끼리 맞서 산다.
이웃사촌의 온기라도 나누었으면 한다.
묵상
형제 여러분, 여러분은 자유롭게 되라고 부르심을 받았습니다.
다만 그 자유를 육을 위하는 구실로 삼지 마십시오.
오히려 사랑으로 서로 섬기십시오.(갈라 5,13)
사실 모든 율법은 한 계명으로 요약됩니다.
곧 “네 이웃을 너 자신처럼 사랑하여라.” 하신 계명입니다.(갈라 5,14)
25-6 이사악의 아들 야곱이 형 에사우의 맏아들 권리를 갖다.
본문
[에사우]
“허기지구나. 저 붉은 것, 그 붉은 것 좀 먹게 해 다오.”(창세 25,30ㄱ)
[야곱]
“먼저 형의 맏아들 권리를 내게 파시오.”(창세 25,31)
[에사우]
“내가 지금 죽을 지경인데, 맏아들 권리가 내게 무슨 소용이겠느냐?”(창세 25,32ㄴ)
[야곱]
“먼저 나에게 맹세부터 하시오.”(창세 25,33ㄱ)
단상
에사우의 사냥꾼 기질이 보인다.
즉흥적이지만 너무 가볍다.
형의 약점을 노린 야곱의 술책은 죄이다.
이스라엘과 에돔 간의 갈등의 불이 지펴지는 순간이다.
묵상
여러분은 아무도 하느님의 은총을 놓쳐 버리는 일이 없도록 조심하십시오.
또 쓴 열매를 맺는 뿌리가 하나라도 솟아나 혼란을 일으켜
그것 때문에 많은 사람이 더럽혀지는 일이 없도록 조심하십시오.(히브 12,15)
그리고 아무도 음식 한 그릇에 맏아들의 권리를 팔아넘긴 에사우와 같이
불륜을 저지르거나 속된 자가 되지 않도록 하십시오.(히브 12,16)
26장. 이사악이 아브라함이 살던 브에르 세바에 자리 잡다.
26-1 이사악에게 이집트로 가지 말라고 하느님께서 말씀하시다.
본문
일찍이 아브라함 시대에 기근이 든 적이 있었는데,
그 땅에 또 기근이 들었다.
그래서 이사악은 그라르로 필리스티아 임금 아비멜렉에게 갔다.(창세 26,1)
[하느님]
“이집트로 내려가지 말고,
내가 너에게 일러 주는 땅에 자리 잡아라."(창세 26,2ㄴ)
단상
아브라함의 일탈,
즉 아브라함이 하느님 뜻과 무관하게 이집트로 내려간 행동을 이사악이 범하지 않게 하신다.
아직은 이집트와 관계를 맺을 시기가 아니기 때문이다.
하느님께서는 이사악에게 자리 잡을 곳을 알려주신다.
그곳은 이집트가 아닌 가나안 땅이다.
묵상
가르침을 받은 대로,
그분 안에 뿌리를 내려 자신을 굳건히 세우고
믿음 안에 튼튼히 자리를 잡으십시오.
그리하여 감사하는 마음이 넘치게 하십시오.(콜로 2,7)
26-2 이사악에게 복을 내리겠다고 하느님께서 약속하시다.
본문
[하느님]
"너는 이 땅에서 나그네살이하여라.
내가 너와 함께 있으면서,
너에게 복을 내려 주겠다.
내가 너와 네 후손에게 이 모든 땅을 주고,
너의 아버지 아브라함에게 맹세한 그 맹세를 이루어 주겠다."(창세 26,3)
"너의 후손을 하늘의 별처럼 불어나게 하고,
네 후손에게 이 모든 땅을 주겠다.
세상의 모든 민족들이 너의 후손을 통하여 복을 받을 것이다."(창세 26,4)
"이는 아브라함이 내 말에 순종하고,
나의 명령과 나의 계명,
나의 규정과 나의 법을 지켰기 때문이다.”(창세 26,5)
단상
이사악에게 내리는 복은 아버지 아브라함의 공로이다.
아브라함은 하느님의 명령을 받들었다.
아브라함은 하느님의 계명을 따랐다.
아브라함은 하느님의 규정을 준수했다.
아브라함은 하느님의 법을 지켰다.
하느님께서 함께 하시겠다고 말씀하신다.
묵상
하느님 아버지와 그분의 아드님이신 예수 그리스도께서 내려 주시는 은총과 자비와 평화가
진리와 사랑 안에서 우리와 함께 있을 것입니다.(2요한 1,3)
26-3 이사악이 그라르에 살자 그곳 사내들이 레베카에게 관심을 보이다.
본문
이리하여 이사악은 그라르에 살게 되었다.(창세 26,6)
그런데 그곳 사내들이 자기 아내에 대하여 묻자,(창세 26,7ㄱ)
[이사악]
“내 누이요.”(창세 26,7ㄴ)
" ‘레베카가 예뻐서 이곳 사내들이 레베카 때문에 나를 죽일지도 모르지.’ "(창세 26,7ㄴ)
[아비멜렉]
“그 여자는 그대의 아내임이 분명한데,
그대는 어째서 ‘그 여자는 내 누이요.’ 하고 말하였소?”(창세 26,9ㄱ)
[이사악]
“그 여자 때문에 제가 목숨을 잃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하였기 때문입니다.”(창세 26,9ㄴ)
[아비멜렉]
“그대는 어쩌자고 우리에게 이런 일을 저질렀소?
하마터면 백성 가운데 누군가 그대 아내와 동침하여,
우리를 죄에 빠뜨릴 뻔하지 않았소?”(창세 26,10ㄴ)
“이 남자와 이 여자를 건드리는 자는 사형을 받을 것이다.”(창세 26,11)
단상
아브라함이 세상을 떠나고 이사악의 아들 에사우가 혼인하기 전이다.
이사악의 대답 속에 두려움이 깔려 있다.
그렇지만 아버지 아브라함의 후광을 입는다.
아비멜렉은 아브라함 때문에 곤욕을 치른 경험이 있다(참조 창세 20장).
아비멜렉이 이사악을 은근히 견제한다.
백성이 옳은 길로 가게 하는 것도 지도자의 도리이다.
묵상
그러나 나는 그들이 복음의 진리에 따라 올바른 길을 걷지 않는 것을 보고,
모든 사람 앞에서 케파에게 말하였습니다.
“당신은 유다인이면서도 유다인으로 살지 않고 이민족처럼 살면서,
어떻게 이민족들에게는 유다인처럼 살라고 강요할 수가 있다는 말입니까?”(갈라 2,14)
26-4 이사악이 아브라함이 살던 브에르 세바로 올라가다.
본문
[아비멜렉]
“이제 그대가 우리보다 훨씬 강해졌으니,
우리를 떠나 주시오.”(창세 26,16ㄴ)
[이사악]
“이제 주님께서 우리에게 넓은 곳을 마련해 주셨으니,
우리가 이 땅에서 퍼져 나갈 수 있게 되었다.”(창세 26,22)
그는 그곳을 떠나 브에르 세바로 올라갔는데,(창세 26,23)
[하느님]
“나는 너의 아버지 아브라함의 하느님이다.
내가 너와 함께 있으니 두려워하지 마라.
나의 종 아브라함을 보아서,
내가 너에게 복을 내리고 네 후손의 수를 불어나게 하겠다.”(창세 26,24)
단상
기근은 이사악이 아버지가 살던 브에르 세바로 올라가게 된 계기가 된다.
이사악도 아브라함처럼 제단을 쌓는다.
하느님의 이름을 받들어 부른다.
하느님께서 함께 하시겠다고 또 말씀하신다(창세 26,3).
묵상
주님 안에서 부르심을 받은 종은 이미 주님 안에서 해방된 자유인입니다.
마찬가지로 부르심을 받은 자유인은 그리스도의 종입니다.(1코린 7,22)
하느님께서 값을 치르고 여러분을 속량해 주셨습니다.
사람의 종이 되지 마십시오.(1코린 7,23)
형제 여러분,
저마다 부르심을 받았을 때의 상태대로
하느님과 함께 지내십시오.(1코린 7,24)
26-5 이사악과 그라르 임금 아비멜렉이 계약을 맺다.
본문
[이사악]
“그대들은 나를 미워하여 쫓아내고서,
무슨 일로 나에게 왔소?”(창세 26,27)
[아비멜렉, 아후잣, 피콜]
“우리는 주님께서 그대와 함께 계시는 것을 똑똑히 보았소.
그래서 우리 사이에,
곧 우리와 그대 사이에 서약이 있어야겠다고 생각하였소.
우리는 그대와 계약을 맺고 싶소."(창세 26,28)
"우리가 그대를 건드리지 않고 그대에게 좋게만 대해 주었으며
그대를 평화로이 보내 주었듯이,
그대도 우리한테 해롭게 하지 않기를 바라는 것이오.
이제 그대는 주님께 복 받은 사람이오.”(창세 26,29)
[이사악의 종]
“저희가 물을 발견하였습니다.”(창세 26,32ㄴ)
이사악은 그 우물을 시브아라 하였다.
그래서 오늘날까지 그 성읍의 이름이 브에르 세바이다.(창세 26,33)
단상
이사악의 세력이 크게 증대하였다.
그라르 임금 아비멜렉이 불안을 느낀다.
아브라함처럼 이사악과도 공적 계약을 체결한다.
아브라함의 선업의 결과가 아들에게 순차적으로 이어진다.
묵상
형제 여러분, 여러분에게 당부합니다.
여러분 가운데에서 애쓰며
주님 안에서 여러분을 이끌고 타이르는 이들을 존중하고,(1테살 5,12)
그들이 하는 일을 생각하여 사랑으로 극진히 존경하십시오.
그리고 서로 평화롭게 지내십시오.(1테살 5,13)
26-6 이사악의 맏아들 에사우가 혼인하다.
본문
에사우는 마흔 [40] 살 되던 해에
히타이트 사람 브에리의 딸 여후딧과
히타이트 사람 엘론의 딸 바스맛을 아내로 맞아들였다.(창세 26,34)
이들은 이사악과 레베카에게 근심거리가 되었다.(창세 26,35)
단상
이사악이 넓은 곳에 자리 잡게 되었다(창세 26,22).
에사우가 나이 마흔 [40]살에 히타이트 여인들과 혼인한다.
히타이트 사람들은 아브라함을 '하느님의 제후'라 부르면서
막펠라 동굴을 양도한 사람들이다 (창세 23,5-6).
에사우는 성품상 히타이트 사람들에게 호의적이었을 것이다.
친족 내에 에사우와 혼일 할 수 있는 적령기의 여자들이 없을 수도 있다.
야곱이 먼 훗날 하란에 가서야 라반의 딸들과 혼인하기 때문이다.
에사우의 히타이트 여자들과의 혼인은 그의 부모에게는 근심거리가 되었다.
묵상
그대는 아내에게 매여 있습니까?
갈라서려고 하지 마십시오.
그대는 아내와 갈라졌습니까?
아내를 얻으려고 하지 마십시오.(1코린 7,27)
그러나 그대가 혼인하더라도 죄를 짓는 것은 아닙니다.
또 처녀가 혼인하더라도 죄를 짓는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그렇게 혼인하는 이들은 현세의 고통을 겪을 것입니다.
나는 여러분이 그것을 면하게 하고 싶습니다.(1코린 7,28)
27장. 야곱이 아버지 이사악을 속이다.
27-1 이사악이 에사우에게 별미를 만들어 달라고 하다.
본문
[이사악]
“내 아들아!”(창세 27,1ㄱ)
[에사우]
“예, 여기 있습니다.”(창세 27,1ㄴ)
[이사악]
“네가 보다시피 나는 이제 늙어서 언제 죽을지 모르겠구나."(창세 27,2ㄴ)
"그러니 이제 사냥할 때 쓰는 화살 통과 활을 메고 들로 나가,
나를 위해 사냥을 해 오너라."(창세 27,3)
"그런 다음 내가 좋아하는 대로 별미를 만들어
나에게 가져오너라. 그것을 먹고,
내가 죽기 전에 너에게 축복하겠다.”(창세 27,4)
단상
에사우가 혼인한 지 삼십육 [36] 년이 지났다.
에사우가 마흔 [40] 살에 혼인했고,
에사우와 야곱의 나이 일흔여섯 [76] 살에 야곱이 하란으로 떠나기 때문이다.
이사악의 나이는 백삼십육 [136] 세이다.
이사악과 에사우의 대화 속에 부자 사이의 사랑이 넘쳐난다.
이사악의 축복은 분명 맞아들 에사우의 몫이다.
이사악은 에사우의 히타이트 여자들과 혼인을 근심했지만(창세 26,36),
이사악은 죽기 전에 에사우를 축복하려 한다.
묵상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여기에 서 있는 이들 가운데에는 죽기 전에
사람의 아들이 자기 나라에 오는 것을 볼 사람들이 더러 있다.”(마태 16,18)
27-2 레베카가 에사우의 복을 가로채라고 야곱에게 말하다.
본문
[레베카]
“얘야, 너의 아버지가 네 형 에사우에게 이렇게 말하는 것을 들었다."(창세 27,6ㄴ)
"‘사냥한 고기를 가져다가 나를 위하여 별미를 만들어라.
그것을 먹고,
내가 죽기 전에 주님 앞에서 너에게 축복하겠다.’"(창세 27,7)
"그러니 내 아들아,
내가 너에게 말하는 것을 듣고 시키는 대로 하여라."(창세 27,8)
"가축 있는 곳으로 가서 좋은 새끼 염소 두 마리를 나에게 끌고 오너라.
내가 그것을 가지고 네 아버지가 좋아하는 대로 별미를 만들어 줄 터이니,"(창세 27,9)
"너는 그것을 아버지께 가져다 드려라.
그러면 아버지가 그것을 잡수시고,
돌아가시기 전에 너에게 축복해 주실 것이다.”(창세 27,10)
[야곱]
“보십시오,
형 에사우는 털이 많은 사람이고,
저는 살갗이 매끈한 사람입니다."(창세 27,11ㄴ)
"혹시나 아버지께서 저를 만져 보시면,
제가 그분을 놀리는 것처럼 되어 축복은 커녕 저주를 받을 것입니다.”(창세 27,12)
[레베카]
“내 아들아,
네가 받을 저주는 내가 받으마.
너는 그저 내 말을 듣고,
가서 짐승이나 끌고 오너라.”(창세 27,13ㄴ)
[야곱]
“아버지!"(창세 27,18ㄱ)
[이사악]
“나 여기 있다.
아들아, 너는 누구냐?”(창세 27,18ㄴ)
[야곱]
“저는 아버지의 맏아들 에사우입니다.
아버지께서 저에게 이르신 대로 하였습니다.
그러니 일어나 앉으셔서 제가 사냥한 고기를 잡수시고,
저에게 축복해 주십시오.”(창세 27,19ㄴ)
[이사악]
“내 아들아, 어떻게 이처럼 빨리 찾을 수가 있었더냐?”(창세 27,20ㄱ)
[야곱]
“아버지의 하느님이신 주님께서 일이 잘되게 해 주셨습니다.”(창세 27,20ㄴ)
[이사악]
“내 아들아, 가까이 오너라.
네가 정말 내 아들 에사우인지 아닌지 내가 만져 보아야겠다.”(창세 27,21ㄴ)
“목소리는 야곱의 목소리인데,
손은 에사우의 손이로구나.”(창세 27,22ㄴ)
“네가 정말 내 아들 에사우냐?”(창세 27,24ㄱ)
[야곱]
“예, 그렇습니다.”(창세 27,24ㄴ)
[이사악]
“그것을 나에게 가져오너라.
내 아들이 사냥한 고기를 먹고,
너에게 축복해 주겠다.”(창세 27,25ㄴ)
“내 아들아, 가까이 와서 입 맞춰 다오.”(창세 27,26ㄴ)
“보아라, 내 아들의 냄새는 주님께서 복을 내리신 들의 냄새 같구나."(창세 27,27ㄴ)
"하느님께서는 너에게 하늘의 이슬을 내려 주시리라.
땅을 기름지게 하시며 곡식과 술을 풍성하게 해 주시리라."(창세 27,28)
"뭇 민족이 너를 섬기고 뭇 겨레가 네 앞에 무릎을 꿇으리라.
너는 네 형제들의 지배자가 되고
네 어머니의 자식들은 네 앞에 무릎을 꿇으리라.
너를 저주하는 자는 저주를 받고 너에게 축복하는 자는 복을 받으리라.”(창세 27,29)
단상
나이도 먹을 만큼 먹고
세상 일도 알만한 사람들인 레베카와 야곱이다.
이사악이 나이가 많고
앞을 보지 못하는 것이 이유이긴 하지만 납득하기 어렵다.
이사악은 야곱에게 두 번이나 묻는다.
"너는 누구이냐?"
"네가 정말 내 아들 에사우냐?"
지금 이 순간에 이사악은
눈이 아닌 마음으로 에사우를 축복하고 있다.
묵상
믿음으로써,
이사악은 장래의 일을 두고 야곱과 에사우에게 축복해 주었습니다.(히브 11,20)
27-3 에사우의 복을 야곱이 가로챈 것을 이사악이 알다.
본문
[에사우]
“아버지,
일어나셔서 아들이 사냥해 온 고기를 잡수시고,
저에게 축복해 주십시오.”(창세 27,31ㄴ)
[이사악]
“너는 누구냐?”(창세 27,32ㄱ)
[에사우]
“저는 아버지의 아들,
아버지의 맏아들 에사우입니다.”(창세 27,32ㄴ)
[이사악]
“그렇다면 사냥을 해서 나에게 고기를 가져온 자는 누구란 말이냐?
네가 오기 전에 나는 이미 그것을 다 먹고,
그에게 축복해 주었다.
그러니 그가 복을 받을 것이다.”(창세 27,33ㄴ)
[에사우]
“아버지, 저에게,
저에게도 축복해 주십시오.”(창세 27,34ㄴ)
[이사악]
“네 동생이 와서 나를 속이고
네가 받을 축복을 가로챘구나.”(창세 27,35ㄴ)
[에사우]
“이제 저를 두 번이나 속였으니,
야곱이라는 그 녀석의 이름이 딱 맞지 않습니까?
저번에는 저의 맏아들 권리를 가로채더니,
보십시오,
이번에는 제가 받을 축복까지 가로챘습니다.”(창세 27,36ㄴ)
“저를 위해선 축복을 남겨 두지 않으셨습니까?”(창세 27,36ㄷ)
[이사악]
“얘야,
나는 그를 너의 지배자로 세웠고,
그의 모든 형제들을 그에게 종으로 주었으며,
곡식과 술을 그에게 마련해 주었다.
그러니 내 아들아,
내가 너에게 무엇을 해 줄 수 있겠느냐?”(창세 27,37ㄴ)
[에사우]
“아버지,
아버지께는 축복이 하나밖에 없다는 말씀입니까?
아버지,
저에게, 저에게도 축복해 주십시오.”(창세 27,38ㄴ)
[이사악]
“네가 살 곳은 기름진 땅에서
저 위 하늘의 이슬에서
멀리 떨어져 있으리라."(창세 27,39ㄴ)
"너는 칼을 의지하고 살면서
네 아우를 섬기리라.
그러나 네가 뿌리칠 때
네 목에서 그의 멍에를 떨쳐 버릴 수 있으리라.”(창세 27,40ㄴ)
단상
에사우의 절규이다.
이사악은 자기를 속인 야곱을 질책하지 않는다.
그에게는 그것도 하느님의 뜻이라고 생각한 것이다.
동생이 형을 섬기리라는 이야기를 레베카로부터 들었을 수도 있다.
레베카의 편애는 친 형제간을 영원한 결별로 이끈다.
레베카는 하느님의 뜻을 잘못 이해하여 자신의 자유 의지대로 한 것이다.
에사우 즉 에돔은 멍에를 떨쳐 버리려고 무수한 다툼을 벌인다.
멍에란 현재의 우리들이 짊어지고 있는 십자가이다.
하느님께서는 인간에게 자유 의지를 주셨다.
인간이 자유 의지를 어떻게 사용하는 것도 자유이다.
하느님의 힘은 정의의 원천임을(지혜 12,16) 아는 것이
멍에를 벗는 방법이다.
묵상
“고생하며 무거운 짐을 진 너희는 모두 나에게 오너라.
내가 너희에게 안식을 주겠다.(마태 11,28)
나는 마음이 온유하고 겸손하니 내 멍에를 메고 나에게 배워라.
그러면 너희가 안식을 얻을 것이다.(마태 11,29)
정녕 내 멍에는 편하고 내 짐은 가볍다.”(마태 11,30)
27-4 레베카가 야곱에게 달아나라고 말하다.
본문
[에사우]
" ‘아버지의 죽음을 애도하게 될 날도 멀지 않았으니,
그때에 아우 야곱을 죽여 버려야지.’"(창세 27,41ㄴ)
[레베카]
“얘야, 너의 형 에사우가 너를 죽여서 원한을 풀려고 한다."(창세 27,42ㄴ)
"그러니 내 아들아,
내 말을 듣고 일어나 하란에 있는 내 오라버니 라반에게로 달아나라."(창세 27,43)
"네 형의 분이 풀릴 때까지,
얼마 동안 그분 집에 머물러라."(창세 27,44)
"너에 대한 네 형의 분노가 풀리고,
네가 형에게 한 일을 형이 잊을 때까지만이다.
그러면 내가 사람을 보내어 너를 그곳에서 데려오게 하겠다.
내가 어찌 한날에 너희 둘을 다 잃을 수 있겠느냐?"(창세 27,45)
[레베카]
“나는 히타이트 여자들 때문에 살기가 싫어졌어요.
만일 야곱마저 이 땅에 사는 저런 히타이트 여자들 가운데에서 아내를 맞아들인다면,
내가 어찌 살겠습니까?”(창세 27,46)
단상
에사우는 이사악의 눈이 어두워졌기 때문에(창세 27,1)
그가 숨질 날이 멀지 않았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그러나 이사악은 앞으로도 사십사 [44] 년을 더 산다.
이사악은 야곱의 아들 요셉까지 볼 것이다.
레베카의 "때까지만이다."(창세 27,45)라는 조건은
천 년이 지나도 해결되지 않는다.
▷천년 왕국 에돔(오경/창세기/창세기 36장) 참조
레베카는 야곱을 위한 명분을 만들기 위해 에사우를 또 희생시킨다.
레베카에게서 자상한 어머니의 모습이 떠오르지 않는다.
분노는 하느님 몫이다.
묵상
사람의 분노는 하느님의 의로움을 실현하지 못합니다.(야고 1,20)
그러므로 모든 더러움과 그 넘치는 악을 다 벗어 버리고
여러분 안에 심어진 말씀을 공손히 받아들이십시오.
그 말씀에는 여러분의 영혼을 구원할 힘이 있습니다.(야고 1,21)
28장. 야곱이 하란으로 떠나다.
28-1 이사악이 야곱을 하란으로 보내다.
본문
[이사악]
“너는 가나안 여자들 가운데에서 아내를 맞아들이지 마라."(창세 28,1ㄴ)
"일어나 파딴 아람에 있는 네 외할아버지 브투엘 댁으로 가서,
그곳에 있는 너의 외숙 라반의 딸들 가운데에서 아내를 맞아들여라."(창세 28,2)
"전능하신 하느님께서 너에게 복을 내리시어,
네가 자식을 많이 낳고 번성하게 하시며,
네가 민족들의 무리가 되게 해 주실 것이다."(창세 28,3)
"그분께서 아브라함에게 주신 복을
너와 네 후손에게 내리시어,
네가 나그네살이하는 이 땅,
곧 하느님께서 아브라함에게 주신 이 땅을 네가 차지하게 될 것이다.”(창세 28,4)
단상
아버지를 속인 자식이지만 축복해 준다.
물려받은 가산을 탕진하고 돌아온 아들을 대하는(루카 15,11-32)
아버지의 마음과 같다.
묵상
자녀 여러분,
무슨 일에서나 부모에게 순종하십시오.
이것이 주님 마음에 드는 일입니다.(콜로 3,20)
아버지 여러분,
자녀들을 들볶지 마십시오.
그러다가 그들의 기를 꺾고 맙니다.(콜로 3,21)
28-2 이사악의 맏아들 에사우가 큰아버지 이스마엘의 딸과 재혼하다.
본문
야곱이 아버지와 어머니의 말을 듣고
파딴 아람으로 떠나는 것을 보았다.(창세 28,7)
그리고 에사우는 자기 아버지 이사악이
가나안 여자들을 달갑게 여기지 않는 것도 보았다.(창세 28,8)
에사우는 아내들이 있는데도 이스마엘에게 가서,
다시 아브라함의 아들 이스마엘의 딸이며 느바욧의 누이인 마할랏을
아내로 맞아들였다.(창세 28,9)
단상
에사우는 아버지를 원망하지 않고 오히려 아버지의 눈치를 본다.
에사우의 여린 마음을 읽을 수 있다.
이스마엘이 백삼십칠 [137] 세의 나이로 이미 사망한 뒤이다.
이때의 이사악의 나이는 백삼십육 [136] 세이고
이스마엘은 이사악보다 열네 [14] 살 많기 때문이다.
에사우는 이스마엘 집안에 갔을 것이다.
에사우에게는 이스마엘이 이집트인 혈통의 큰 아버지이다.
묵상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말씀하셨다.
“누구든지 아내를 버리고 다른 여자와 혼인하면,
그 아내를 두고 간음하는 것이다.(마르 10,11)
또한 아내가 남편을 버리고 다른 남자와 혼인하여도 간음하는 것이다.”(마르 10,12)
28-3 야곱이 브에르 세바를 떠나 베텔에 이르러 하느님을 만나다.
본문
[하느님]
“나는 너의 아버지 아브라함의 하느님이며 이사악의 하느님인 주님이다.
나는 네가 누워 있는 이 땅을 너와 네 후손에게 주겠다."(창세 28,13ㄴ)
"네 후손은 땅의 먼지처럼 많아지고,
너는 서쪽과 동쪽 또 북쪽과 남쪽으로 퍼져 나갈 것이다.
땅의 모든 종족들이 너와 네 후손을 통하여 복을 받을 것이다."(창세 28,14)
"보라,
내가 너와 함께 있으면서 네가 어디로 가든지 너를 지켜 주고,
너를 다시 이 땅으로 데려오겠다.
내가 너에게 약속한 것을 다 이루기까지 너를 떠나지 않겠다.”(창세 28,15)
[야곱]
“진정 주님께서 이곳에 계시는데도
나는 그것을 모르고 있었구나.”(창세 28,16ㄴ)
“이 얼마나 두려운 곳인가!
이곳은 다름 아닌 하느님의 집이다.
여기가 바로 하늘의 문이로구나.”(창세 28,17ㄴ)
그런 다음 야곱은 이렇게 서원하였다.(창세 28,20ㄱ)
“하느님께서 저와 함께 계시면서 제가 가는 이 길에서 저를 지켜 주시고,
저에게 먹을 양식과 입을 옷을 마련해 주시며,"(창세 28,20ㄴ)
"제가 무사히 아버지 집으로 돌아가게 해 주신다면,
주님께서는 저의 하느님이 되시고,"(창세 28,21)
"제가 기념 기둥으로 세운 이 돌은 하느님의 집이 될 것입니다.
그리고 저는 당신께서 주시는 모든 것에서 십분의 일을 당신께 바치겠습니다.”(창세 28,22)
단상
야곱의 나이는 일흔여섯 [76] 살이다.
야곱은 앞으로도 칠십일 [71] 년을 더 살다가 백마흔 일곱 [147]살에 세상을 떠난다(창세 47,28).
아브라함이 하란을 출발한 나이와 비슷한 나이에 야곱이 하란으로 간다.
야곱의 서원은 매우 구체적이다.(창세 28,20ㄴ-22)
그렇지만 하느님께서는 청하기도 전에 모든 것을 아신다(마태 6,8).
그러기에 하느님의 자비만 바랄 뿐이다.
묵상
너희는 기도할 때에 다른 민족 사람들처럼 빈말을 되풀이하지 마라.
그들은 말을 많이 해야 들어주시는 줄로 생각한다 .(마태 6,7)
그러니 그들을 닮지 마라.
너희 아버지께서는 너희가 청하기도 전에 무엇이 필요한지 알고 계신다.”(마태 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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