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막: 야곱의 하란 생활과 형 에사우를 만나기까지의 삶의 여정
시대 배경
야곱이 하란에 들어갔다가 돌아와 에사우를 만날 때까지의 상황(창세기 29-33장)
① 야곱이 에사우를 피해 하란으로 가다(76세): BC 1930년
② 에사우가 세이르 지방으로 이동하다(80세, 창세 36,2-8): BC 1926년
③ 야곱이 라반의 딸들과 혼인하다(83세): BC 1923년
④ 여곱이 요셉을 낳다(90세): BC 1916년
⑤ 야곱이 귀향하여 에사우를 만나다(96세): BC 1910년
▷성경 연대는 칠십인역(LXX) 성경을 기준으로 한다.
9막 구성
29장. 야곱이 하란에서 7년을 보내고 라반의 딸들과 혼인하다.
30장. 야곱이 하란에서 라헬을 위한 7년과 품삯을 위한 6년을 보내다.
31장. 야곱이 하란에서 가나안으로 돌아가다.
32장. 야곱이 이스라엘이라 불리다.
33장. 야곱이 형 에사우를 만나다.
29장. 야곱이 라반의 딸들과 혼인하다.
29-1 야곱이 동방인들의 땅으로 들어가 라반을 만나다.
본문
야곱은 발걸음을 옮겨 동방인들의 땅으로 들어갔다.(창세 29,1)
[야곱]
“형제들, 그대들은 어디서 오셨습니까?”(창세 29,4ㄱ)
[목자들]
“우리는 하란에서 왔습니다.”(창세 29,4ㄴ)
[야곱]
“나호르의 아들 라반을 알고 계십니까?”(창세 29,5ㄱ)
[목자들]
“압니다.”(창세 29,5ㄴ)
[야곱]
“그분은 잘 계십니까?”(창세 29,6ㄱ)
[목자들]
“잘 있습니다.
보십시오,
그의 딸 라헬이 양 떼를 몰고 오는군요.”(창세 29,6ㄴ)
[야곱]
“아직 한낮이라 짐승들을 모아들일 때가 아니지 않습니까?
양 떼에게 물을 먹이고 어서 가서 풀을 뜯게 하셔야지요.”(창세 29,7ㄴ)
[목자들]
“그렇게 할 수가 없답니다.
가축들이 다 모여든 다음에야 우물에서 돌을 굴려 내고
양 떼에게 물을 먹이게 되어 있습니다.”(창세 29,8ㄴ)
야곱이 아직도 그들과 말하고 있을 때,
라헬이 아버지의 양 떼를 몰고 왔다.
그는 양치는 여자였다.(창세 29,9)
[라반]
“정녕 너는 내 골육이다.”(창세 29,14ㄴ)
단상
야곱이 하란으로 간 나이는 일흔여섯 [76] 살이다.
그의 아버지 이사악의 나이는 백삼십육 [136] 세이다.
야곱은 아버지 이사악을 속였다.
늙은 나이에 아무것 가진 것 없이
혈혈단신으로 고향을 떠난다.
하란을 떠나 가나안으로 왔던 아브라함의 나이(75세)와 비슷하다.
야곱이 할아버지 아브라함의 출발지로 되돌아간다.
야곱과 라헬의 만남은 레베카와 아브라함의 종의 만남을 연상시킨다.
이제는 하느님과의 진정한 믿음의 만남이 필요하다.
야곱의 하란 생활 20년은,
하느님의 약속이 실현되기 위해,
새로운 삶의 여정의 출발을 위한 정화의 기간이다.
묵상
이사야는 심지어 이렇게까지 말합니다.
“나를 찾지도 않는 자들을 내가 만나 주었고
나에 관하여 묻지도 않는 자들에게 나를 드러내 보였다.”(로마 10,20)
그러나 이스라엘에 관해서는 이렇게 말합니다.
“복종하지 않고 반항하는 백성에게 나는 온종일 팔을 벌리고 있었다.”(로마 10,21)
29-2 야곱이 라반의 딸들과 혼인하다.
본문
[라반]
“네가 내 혈육이기는 하지만,
내 일을 거저 해 줄 수야 없지 않으냐?
네 품값이 얼마면 되겠는지 나에게 말해 보아라.”(창세 29,15ㄴ)
[야곱]
“외삼촌의 작은딸 라헬을 얻는 대신 칠 [7]년 동안 외삼촌 일을 해 드리겠습니다.”(창세 29,18ㄴ)
[라반]
“그 아이를 다른 사람에게 주는 것보다 너에게 주는 것이 낫겠다.
그러면 내 집에 머물러라.”(창세 29,19ㄴ)
[야곱]
“기한이 찼으니 제 아내를 주십시오.
같이 살겠습니다.”(창세 29,21)
[야곱]
“저에게 이러실 수가 있습니까?
제가 라헬을 얻는 대신 외삼촌 일을 해 드리지 않았습니까?
그런데 왜 저를 속이셨습니까?”(창세 29,25ㄴ)
[라반]
“우리 고장에서는 작은딸을 맏딸보다 먼저 주는 법이 없다.(창세 29,26ㄴ)
이 초례 주간을 채워라.
그리고 네가 다시 칠 [7]년 동안 내 일을 해 준다면
작은애도 우리가 너에게 주겠다.”(창세 29,27)
단상
야곱이 혼인한 나이는 여든세 [83] 살이다.
야곱은 라헬을 원했으나 속아서 레아와 먼저 동침한다.
관습을 빙자한 라반의 교활함이다.
형 에사우를 속인 야곱이 장인 라반에게 역으로 속는다.
속임수의 달인들처럼 보인다.
누구도 하느님을 속일 수는 없다.
하느님의 모든 것을 받아들이기 위한 비움의 여정이 필요하다.
묵상
곧 지난날의 생활 방식에 젖어
사람을 속이는 욕망으로 멸망해 가는 옛 인간을 벗어 버리고,(에페 4,22)
여러분의 영과 마음이 새로워져,(에페 4,23)
진리의 의로움과 거룩함 속에서
하느님의 모습에 따라 창조된 새 인간을 입어야 한다는 것입니다.(에페 4,24)
29-3 레아가 야곱의 아들을 낳다.
본문
[레아]
“주님께서 나의 괴로움을 보아주셨구나.
이제는 남편이 나를 사랑해 주겠지.”(창세 29,32ㄴ)
하면서 그 이름을 르우벤이라 하였다. (창세 29,32ㄷ)
“주님께서 내가 사랑받지 못한다는 것을 들으시고,
나에게 이 아들도 주셨구나.”(창세 29,33ㄴ)
하면서 그 이름을 시메온이라 하였다. (창세 29,33ㄷ)
“내가 이렇게 아들을 셋이나 낳아 주었으니,
이제는 남편이 나에게 매이겠지.”(창세 29,34ㄴ)
하고 말하였다. 그리하여 그 이름을 레위라 하였다. (창세 29,34ㄷ)
“이제야말로 내가 주님을 찬송하리라.”(창세 29,35ㄴ)
하고 말하였다. 그리하여 아기의 이름을 유다라 하였다. (창세 29,35ㄷ)
단상
야곱은 레아의 동생인 라헬을 사랑한다.
레아가 먼저 야곱에게 아들들을 낳아 준다.
르우벤, 시메온, 레위, 유다이다.
레위와 유다는 성경사에서 중요한 인물이다.
레위는 모세와 아론으로 이어지는 사제직 가문이 된다.
유다는 다윗 왕조를 연다.
하느님의 약속은 반드시 실현된다.
받아들이는 인간들의 생각과 말과 행동에 의해 말씀의 본질이 뒤집힐 뿐이다.
과거를 통해 미래를 들여다보아야 하는 이유이다.
묵상
다윗의 자손이시며 아브라함의 자손이신 예수 그리스도의 족보.(마태 1,1)
아브라함은 이사악을 낳고 이사악은 야곱을 낳았으며 야곱은 유다와 그 형제들을 낳았다.(마태 1,2)
이사이는 다윗 임금을 낳았다.(마태 1,6ㄱ)
30장. 야곱이 하란에서 이십 [20] 년을 보내다.
30-1 야곱의 아들들이 계속 태어나다.
본문
[라헬]
“나도 아이를 갖게 해 주셔요.
그러지 않으시면 죽어 버리겠어요.”(창세 30,1ㄴ)
[야곱]
“내가 당신에게 소생을 허락하지 않으시는
하느님 자리에라도 있다는 말이오?”(창세 30,2ㄴ)
[라헬]
“보셔요,
내 몸종 빌하가 있잖아요.
그 아이와 한자리에 드셔요.
빌하가 아기를 낳아 내 무릎에 안겨 준다면,
그의 몸을 빌려서나마 나도 아들을 얻을 수 있겠지요.”(창세 30,3ㄴ)
“하느님께서 내 권리를 되찾아 주셨구나.
그분께서는 내 호소도 들으셔서 나에게 아들을 주셨다네.” (창세 30,6ㄱ)
하면서 그 이름을 단이라 하였다.(창세 30,6ㄴ)
“내가 언니와 죽도록 싸워서 이겼다.” (창세 30,8ㅅ)
하면서 그 이름을 납탈리라 하였다.(창세 30,8ㄹ)
[레아]
“다행이로구나!” (창세 30,11ㄱ)
하면서 그 이름을 가드라 하였다.(창세 30,11ㄴ)
“여인들이 나를 행복하다고 할 것이니, 나는 행복하구나!” (창세 30,13ㄱ)
하면서, 그 이름을 아세르라 하였다.(창세 30,13ㄴ)
르우벤이 밖에 나갔다가 들에서 합환채를 발견하고,
자기 어머니 레아에게 갖다 드렸다.(창세 30,14ㄱ)
[라헬]
“언니 아들이 가져온 합환채를 좀 나눠 줘요.”(창세 30,14ㄷ)
[레아]
“내 남편을 가로챈 것으로는 모자라,
내 아들의 합환채까지 가로채려느냐?”(창세 30,15ㄴ)
[라헬]
“좋아요.
언니 아들이 가져온 합환채를 주면,
그 대신 오늘 밤에는 그이가 언니와 함께 자게 해 주지요.”(창세 30,15ㄷ)
[레아]
“저에게 오셔야 해요.
내 아들의 합환채를 주고 당신을 빌렸어요.”(창세 30,16ㄴ)
“내가 남편에게 내 몸종을 준 값을 하느님께서 나에게 갚아 주셨구나.” (창세 30,18ㄱ)
하면서, 그 이름을 이사카르라 하였다.(창세 30,18ㄴ)
“하느님께서 나에게 좋은 선물을 주셨구나.
내가 남편에게 아들을 여섯이나 낳아 주었으니,
이제는 나를 잘 대해 주겠지.” (창세 30,20ㄱ)
하고는, 그 이름을 즈불룬이라 하였다.(창세 30,20ㄴ)
레아는 또 얼마 뒤에 딸을 낳아 그 이름을 디나라 하였다.(창세 30,21)
[라헬]
“하느님께서 나의 수치를 없애 주셨구나.”(창세 30,23ㄱ)
하고 말하였다.(창세 30,23ㄴ)
“주님께서 나에게 아들 하나를 더 보태 주셨으면!” (창세 30,24ㄱ)
하면서, 그 이름을 요셉이라 하였다.(창세 30,24ㄴ)
단상
요셉을 낳을 때 야곱의 나이는 구십 [90] 세이다.
이때 이사악의 나이는 백오십 [150] 세이다.
자식에 대한 인간들의 본성이 드러난다.
열한 명의 아들과 한 명의 딸이 태어난다.
합환채를 가져온 르우벤의 조숙함도 보인다.
하느님께서는,
자손에 대한 약속을 늙은 아브라함에게 하시고
나이 든 야곱을 통해 실행하신다.
세대를 이어가기 위해서는 현재의 자신의 삶이 먼저 성숙해져야 함이다.
아브라함과 야곱에게 드러내신 하느님의 뜻이 아니겠는가?
하느님께서 계획하신 일정은 인간의 머리로는 알 수 없다.
하느님 아버지의 뜻이 이루어지길 간절히 기도할 뿐이다.
묵상
아담이 속은 것이 아니라 여자가 속아 넘어가서 죄를 지었습니다.(1티모 2,14)
그러나 여자가 자식을 낳아 기르면서,
믿음과 사랑과 거룩함을 지니고 정숙하게 살아가면 구원을 받을 것입니다.(1티모 2,15)
30-2 야곱이 라반에게 고향으로 돌아가겠다고 말하다.
본문
[야곱]
"제고장,
제고향으로 가게 저를 보내 주십시오."(창세 30,25ㄴ)
"장인어른의 일을 해 드리고 얻은 제 아내들과 자식들을 내주시어,
제가 돌아가게 해 주십시오.
제가 장인어른의 일을 어떻게 해 드렸는지 어른께서도 잘 아시지 않습니까?”(창세 30,26)
[라반]
“나에게 호의를 베풀어 주게나. 내가 점을 쳐 보니,
주님께서 자네 때문에 나에게 복을 내리셨더군.”(창세 30,27ㄴ)
“내가 자네에게 주어야 할 품삯을 정해 보게.
그대로 주겠네.”(창세 30,28ㄴ)
[야곱]
“제가 장인어른의 일을 어떻게 해 드렸는지,
그리고 어른의 가축들이 제 밑에서 어떻게 되었는지 어른께서도 잘 아시지 않습니까?(창세 30,29ㄱ)
"제가 오기 전에는 장인어른의 재산이 보잘것없었지만,
지금은 크게 불어났습니다.
제 발길이 닿는 곳마다 주님께서는 장인어른에게 복을 내리셨습니다.
이제는 저도 제 집안을 돌보아야 하지 않겠습니까?”(창세 30,30)
단상
야곱이 하란을 떠나려고 한다.
야곱의 떠남에 대한 하느님의 말씀은 아직 없다.
하느님께서는 야곱이 떠날 때가 아니라고 생각하신다.
야곱은 집안을 다스릴 준비가 덜 되어 있다.
앞으로 육 [6] 년은 더 기다려야 한다.
하느님께서는 사람의 일정까지 배려해 주신다.
인간의 무언가를 바라는 마음인 기도는 즉문즉답이 아니다.
보이지 않는 시간 속에서 기다릴 수 있는 의지를 청하는 것이다.
묵상
여러분이 전에는 양처럼 길을 잃고 헤매었지만,
이제는 여러분 영혼의 목자이시며 보호자이신 그분께 돌아왔습니다.(1베드 2,25)
30-3 야곱이 품삯을 위해 육 [6] 년을 더 일하다.
본문
[라반]
“내가 자네에게 무엇을 주면 좋겠나?”(창세 30,31ㄱ)
[야곱]
“아무것도 안 주셔도 좋습니다.
다만 이것만 해 주신다면,
장인어른의 양과 염소를 제가 다시 먹이며 돌보겠습니다."(창세 30,31ㄴ)
"오늘 제가 장인어른의 양과 염소 사이를 두루 다니면서,
얼룩지고 점 박힌 모든 양들을,
그리고 새끼 양들 가운데에서 검은 것들을 모두 가려내고
염소들 가운데에서도 점 박히고 얼룩진 것들을 가려내겠습니다.
이것들이 저의 품삯이 되게 해 주십시오."(창세 30,32)
"제가 정직하다는 것은 뒷날 장인어른이 저의 품삯을 확인하러 와 보시면 증명될 것입니다.
제가 차지한 염소들 가운데에서 얼룩지고 점 박히지 않은 것이나,
새끼 양들 가운데에서 검지 않은 것이 있다면,
그것들은 제가 훔친 것이 될 것입니다.”(창세 30,33)
[라반]
“좋네. 자네 말대로 함세.”(창세 30,34)
이렇게 해서 야곱은 대단한 부자가 되어,
수많은 양과 염소뿐만 아니라 여종과 남종,
낙타와 나귀들을 거느리게 되었다.(창세 30,43)
단상
야곱의 가족이 살아갈 충분한 재산이 있어야 한다.
야곱은 형 에사우와 화해를 해야 한다.
에사우를 달랠 충분한 선물도 있어야 한다.
하느님께서 보시기에 야곱에게 시간이 더 필요한 것이다.
하느님께서는 야곱의 위기를 기회로 만드실 것이다.
사람의 노고의 대가는 정당한 품삯으로 계산된다.
신앙인의 품삯은 믿음 안에서 거룩하게 해주시는 하느님의 자비이다.
묵상
보십시오,
그대들의 밭에서 곡식을 벤 일꾼들에게 주지 않고 가로챈 품삯이 소리를 지르고 있습니다.
곡식을 거두어들인 일꾼들의 아우성이 만군의 주님 귀에 들어갔습니다.(야고 5,4)
31장 야곱이 하란에서 가나안으로 돌아가다.
31-1 라반의 아들들이 야곱에 대해 불평하다.
본문
[라반의 아들들[
“야곱이 우리 아버지 것을 모조리 가로채고,
우리 아버지 것으로 그 모든 재산을 이루었다.”(창세 31,1ㄱ)
단상
인간의 저열한 본성이 보인다.
고작 이런 말을 듣는 것이 20년 동안 해준 결과이다.
야곱이 떠날 충분한 이유가 된다.
이제는 누가 보아도 떠날 때이다.
악인의 불평은 의인에게 새로운 기회가 된다.
묵상
저들은 불평꾼이며 불만꾼으로
자기 욕망에 따라 살아가는 자들입니다.
잇속을 챙기려고 사람들에게 아첨하면서
입으로는 큰소리칩니다.(유다 1,16)
31-2 하느님께서 야곱에게 고향으로 돌아가도록 하시다.
본문
[하느님]
“네 조상들의 땅으로,
네 친족에게 돌아가거라.
내가 너와 함께 있겠다.”(창세 31,3ㄴ)
단상
야곱이 하란에 온 지 이십 [20] 년이 되었다.
그의 나이는 아흔여섯 [96] 살이다.
하느님께서 야곱에게 떠나라고 말씀하신다.
육 [6] 년 전에 야곱이 떠나려 할 때는 아무 말씀도 하지 않으셨다.
인간의 삶은 하느님께서 부여하신 여정에 의해 이루어질 뿐이다.
조급함은 육체는 물론 영혼까지 병들게 한다.
주어진 일정에 순응하고 하느님께 자비를 청할 뿐이다.
묵상
나는 밤낮으로 기도할 때마다 끊임없이 그대를 생각하면서,
내가 조상들과 마찬가지로
깨끗한 양심으로 섬기는 하느님께 감사를 드립니다.(2티모 1,3)
31-3 야곱의 아내들도 가나안으로 가는 것에 동의하다.
본문
[야곱]
“내가 당신네 아버지의 얼굴을 살펴보니 나를 대하는 것이 예전 같지 않소.
그러나 내 아버지의 하느님께서는 나와 함께 계셔 주셨소."(창세 31,5ㄴ)
"내가 힘을 다하여 당신네 아버지의 일을 해 준 것을 당신들도 잘 알고 있을 것이오."(창세 31,6)
"그런데도 당신네 아버지는 나를 속이면서 내 품값을 열 [10]번이나 바꿔 쳤소.
그렇지만 하느님께서는 나에게 해를 입히지 못하게 하셨소."(창세 31,7)
"장인이 ‘얼룩진 것들이 자네 품삯이네.’ 하면,
양들과 염소들이 모두 얼룩진 새끼들만 낳고,
‘줄쳐진 것들이 자네 품삯이네.’ 하면,
양들과 염소들이 모두 줄쳐진 새끼들만 낳았소."(창세 31,8)
"하느님께서는 이처럼 당신네 아버지의 가축을 거두어 나에게 주셨소."(창세 31,9)
"양들과 염소들이 끼리끼리 짝짓기 하는 시기에,
내가 꿈속에서 눈을 들어 보니,
암컷들과 교미하고 있는 수컷들이 줄쳐진 것,
얼룩진 것,
반점이 있는 것뿐이었소."(창세 31,10)
"그 꿈속에서 하느님의 천사가 ‘야곱아!’ 하고 부르시기에,
내가 ‘여기 있습니다.’ 하고 대답하였더니,"(창세 31,11)
"그분이 말씀하시기를 ‘눈을 들어 보아라.
암컷들과 교미하고 있는 수컷들이 모두 줄쳐진 것,
얼룩진 것,
반점이 있는 것뿐이다.
라반이 너에게 어떻게 하는지 내가 다 보았다."(창세 31,12)
"나는 네가 기념 기둥에 기름을 붓고 나에게 서원을 한 베텔의 하느님이다.
이제 일어나서 이 땅을 떠나 네 본고장으로 돌아가거라.’ 하셨소.”(창세 31,13)
[라헬과 레아]
“아버지의 집에서 우리가 얻을 몫과 유산이 또 있기나 합니까?"(창세 31,14ㄴ)
"우리는 아버지에게 이방인이나 마찬가지 아닙니까?
아버지는 우리를 팔아넘기시고,
우리에게 올 돈도 다 써 버리셨습니다."(창세 31,15)
"하느님께서 우리 아버지에게서 거두신 재물은 모두 우리와 우리 아들들의 것입니다.
그러니 이제 하느님께서 당신께 분부하신 대로 다 하십시오.”(창세 31,16)
단상
라반이 야곱의 품값을 열 [10] 번이나 바꿔치기했다.
하느님께서는 야곱에게 과학적으로 대응하게 하셨다.
레위기에서 미생물 관리방법에 대한 말씀과 같다.
양과 염소를 선택적으로 육종 교배하게 하셨다.
딸들도 아버지에게 이유 있는 반항을 한다.
박해가 분열된 이들의 일치를 만든다.
둘이 아닌 셋이 한 몸이 되었다(참조. 창세 2,24).
묵상
혼인한 이들에게 분부합니다.
내가 아니라 주님께서 분부하시는 것입니다.
아내는 남편과 헤어져서는 안 됩니다.1코린 7,10)
31-4 야곱이 고향으로 달아나자 라반이 쫓아오다.
본문
야곱이 달아났다는 소식이 사흘 만에 라반에게 전해졌다.(창세 31,22)
[하느님]
“좋은 말이든 나쁜 말이든 야곱에게 아무 말도 하지 않도록 조심하여라.”(창세 31,24ㄴ)
[라반]
“자네가 나를 속이고 내 딸들을 전쟁 포로처럼 끌고 가다니,
어찌 이럴 수가 있는가?"(창세 31,26ㄴ)
"어째서 나를 속이고 몰래 달아났는가?
왜 나에게 알리지 않았나?
그랬다면 내가 손북과 비파로 노래 부르며 기쁘게 자네를 떠나보내지 않았겠나?"(창세 31,27)
"왜 내 손자들과 딸들에게 입 맞추게 해 주지도 않았는가?
자네가 한 짓은 어리석기만 하네."(창세 31,28)
"나는 자네들을 해칠 수도 있지만,
어젯밤 자네들 아버지의 하느님께서 나에게
‘좋은 말이든 나쁜 말이든 야곱에게 아무 말도 하지 않도록 조심하여라.’ 하셨네."(창세 31,29)
"그런데 자네는 아버지의 집이 그토록 그리워 떠났다고는 하지만,
내 신들은 어째서 훔쳤나?”(창세 31,30)
[야곱]
“장인어른께서 제 아내들을 빼앗아 가지나 않을까 하는 생각에 두려웠기 때문입니다."(창세 31,31)
"그러나 장인어른께서 저희 가운데 누구에게서든 어른의 신들을 발견하신다면,
그자는 죽어 마땅합니다.
제 짐 속에 장인어른의 것이 있는지,
저희 친족들이 보는 앞에서 찾아내어 가져가십시오.”(창세 31,32ㄱ)
[라헬]
“아버지께서는 노여워하지 마십시오.
저는 지금 몸이 있어,
아버지 앞에서 일어설 수가 없답니다.”(창세 31,35ㄴ)
단상
위선자들의 본성을 라반을 통해 볼 수 있다.
야곱은 그가 달아나지 않을 수 없었던 이유를 보여준다.
하느님께서는 라반의 행위와 같은 악을 심판하시지만
이번에는 조심하라고만 경고하신다.
라헬이 수호신을 훔친다.
과거의 습성을 벗어버리지 않았음을 보여준다.
하느님의 참되신 말씀을 따르기 위해서는 거룩해져야 한다.
이것이 야곱과 그의 가족들의 삶의 몫이다.
민족을 이끌 영적 준비를 하여야 하기 때문이다.
그들은 우상을 내던져 버릴 것이다.
묵상
또한 하느님의 아드님께서 오시어
우리에게 참되신 분을 알도록 이해력을 주신 것도 압니다.
우리는 참되신 분 안에 있고 그분의 아드님이신 예수 그리스도 안에 있습니다.
이분께서 참하느님이시며 영원한 생명이십니다.(1요한 5,20)
자녀 여러분,
우상을 조심하십시오.(1요한 5,21)
31-5 야곱이 지난 세월을 회고하다.
본문
[야곱]
“제가 무엇을 잘못했습니까?
제가 무슨 죄를 지었기에,
이렇게 악착스레 쫓아오셨습니까?"(창세 31,36ㄴ)
"제 물건을 샅샅이 뒤지셨는데,
장인어른 집안의 기물 가운데 무엇이라도 찾아내셨습니까?
여기 저의 친족과 장인어른의 친족이 보는 앞에서 그것을 내놓으십시오.
그들이 우리 사이의 시비를 가리게 하십시다."(창세 31,37)
"저는 이 이십 [20]년을 장인어른과 함께 지냈습니다.
그동안 장인어른의 암양들과 암염소들은 유산한 일이 없고,
저는 어른의 양 떼에서 숫양들을 잡아먹은 적이 없습니다."(창세 31,38)
"들짐승에게 찢긴 것은 장인께 가져가지 않고 제가 물어냈습니다.
낮에 도둑을 맞든 밤에 도둑을 맞든 장인께서는 그것을 저에게 물리셨습니다."(창세 31,39)
"낮에는 더위가,
밤에는 추위가 저를 괴롭혀,
눈도 제대로 붙이지 못했습니다."(창세 31,40)
"이 이십 [20]년을 저는 장인어른 댁에서 지냈습니다.
그 가운데 십사 [14]년은 어른의 두 딸을 얻으려고,
그리고 육 [6]년은 어른의 가축을 얻으려고 일을 해 드렸습니다.
그런데 장인어른께서는 저의 품값을 열 번이나 바꿔 치셨습니다."(창세 31,41)
"제 아버지의 하느님,
아브라함의 하느님,
이사악의 두려우신 분께서 제 편이 되어 주지 않으셨다면,
장인어른께서는 저를 틀림없이 빈손으로 보내셨을 것입니다.
그러나 하느님께서는 저의 고통과 제 손의 고생을 보시고,
어젯밤에 시비를 가려 주신 것입니다.”(창세 31,42)
단상
야곱의 피땀과 눈물이 배어 있는 외로운 삶의 기간이다.
눈치 속에 처분만 바라보던 삶이다.
야곱의 고통과 고생은 아버지를 속인 죄에 대한 보속이다.
이제는 야곱의 삶 속에 녹아 있는 성실함이 보인다.
하느님께서 시비를 가려 주신다.
보복은 하느님께서 하실 일이다(참조: 로마 12,19).
묵상
우리는 성령으로 사는 사람들이므로 성령을 따라갑시다.(갈라 5,25)
잘난 체하지 말고 서로 시비하지 말고 서로 시기하지 맙시다.(갈라 5,26)
31-6 야곱과 라반이 다툰 후 불가침 계약을 맺다.
본문
[라반]
“이 여자들은 내 딸들이고 이 아이들은 내 손자들이며,
이 가축 떼도 내 가축 떼일세.
자네가 보고 있는 것들이 모두 내 것이네.
그렇지만 오늘에 와서 내가 여기 있는 내 딸들이나
그 애들이 낳은 아이들을 어찌하겠는가?"(창세 31,43ㄴ)
"그러니 이제 이리 와서 자네와 내가 계약을 맺어,
그것이 나와 자네 사이에 증인이 되게 하세.”(창세 31,44)
[야곱]
“돌을 모아 오십시오.”(창세 31,46ㄱ)
[라반]
“오늘 이 돌무더기가 나와 자네 사이의 증인일세.”(창세 31,48ㄴ)
“우리가 서로 볼 수 없는 동안 주님께서 우리를 살피시기를 바라네."(창세 31,49ㄴ)
"자네가 내 딸들을 구박하거나 내 딸들을 두고 다른 아내들을 맞아들일 경우,
우리 곁에 아무도 없다 하더라도,
하느님께서 나와 자네 사이의 증인이심을 명심하게.”(창세 31,50)
“이 돌무더기를 보게.
그리고 내가 나와 자네 사이에 세워 놓은 이 기념 기둥을 보게."(창세 31,51ㄴ)
"내가 이 돌무더기를 넘어 자네 쪽으로 건너가지 않고,
자네가 나쁜 뜻을 품고 이 돌무더기와 이 기념 기둥을 넘어오지 않는다는 것에 대해서
이 돌무더기가 증인이고 이 기념 기둥이 증인일세."(창세 31,52)
"아브라함의 하느님과 나호르의 하느님께서
우리 사이의 심판자가 되어 주시기를 바라네.”(창세 31,53ㄱ)
단상
야곱과 라반의 관계가 겉으로는 정리된다.
"아브라함의 하느님과 나호르의 하느님"이라니 무슨 말인가?
하느님은 한 분뿐이시다(참조: 신명 5,7).
당연히 이들의 계약은 무효이다.
역사적으로도 이들 간의 분쟁은 끊임없이 발생한다.
묵상
입법자와 심판자는 한 분뿐이십니다.
구원하실 수도 있고 멸망시키실 수도 있는 그분이십니다.
그대가 누구이기에 이웃을 심판한단 말입니까?(야고 4,12)
32장 야곱이 이스라엘이라 불리다.
32-1 야곱이 하느님의 천사를 만나다.
본문
이튿날 아침 라반은 일찍 일어나
손자들과 딸들에게 입 맞추고 축복해 주었다.
그런 다음 라반은 길을 떠나
자기 고장으로 돌아갔다.(창세 32,1)
야곱도 길을 떠났다.
그는 도중에 하느님의 천사들과 마주쳤다. (창세 32,2)
[야곱]
“이곳은 하느님의 진영이구나.”(창세 32,3ㄱ)
그곳의 이름을 마하나임이라 하였다. (창세 32,3ㄴ)
단상
천사는 하느님의 사자이다.
야곱이 새로운 상황에 직면할 것이라는 표징이다.
"마하나임"은 두 진영을 의미한다.
야곱이 말한 "두 무리"(창세 32,8.11)를 암시한다.
지팡이 하나가 두 무리가 되었다(창세 32,11).
라반이 야곱과는 입맞춤을 하지 않는다.
적의를 공개적으로 드러내니 이들의 계약은 무의미하다.
선인과 악인이라는 두 무리가 끊임없이 부딪칠 것이다.
정의의 하느님의 아드님께서 치욕을 짊어지신 이유이다.
하느님을 믿는 선한 신앙인들은 거룩해져야 한다.
묵상
예수님께서도 당신의 피로 백성을 거룩하게 하시려고
성문 밖에서 고난을 받으셨습니다.(히브 13,12)
그러니 진영 밖으로 그분께 나아가 그분의 치욕을 함께 짊어집시다.(히브 13,13)
32-2 야곱이 에사우에게 선물을 보내다.
본문
[야곱]
“너희는 나의 주인인 에사우에게 이렇게 말하여라.
‘나리의 종인 야곱이 이렇게 아룁니다.
′저는 라반 곁에서 나그네살이하며 이제까지 그곳에 머물러 있었습니다."(창세 32,5ㄴ)
"저는 그동안 소와 나귀,
양과 염소,
남종과 여종들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이제 저에게 호의를 베풀어 주십사고,
이렇게 사람들을 보내어 주인님께 소식을 전해 드립니다.′’”(창세 32,6)
[심부름꾼들]
“나리의 형님 에사우에게 다녀왔습니다.
그분은 장정 사백 [400]명을 거느리고 나리를 만나러 오십니다.”(창세 32,7ㄴ)
[야곱]
" ‘에사우가 한 무리에게 달려들어 치더라도,
나머지 한 무리는 살아남을 수 있겠지.’"(창세 32,9)
“저의 아버지 아브라함의 하느님,
저의 아버지 이사악의 하느님!
‘너의 고향으로,
너의 친족에게 돌아가거라.
내가 너에게 잘해 주겠다.’ 하고 저에게 약속하신 주님!"(창세 32,10ㄴ)
"당신 종에게 베푸신 그 모든 자애와 신의가 저에게는 과분합니다.
사실 저는 지팡이 하나만 짚고 이 요르단 강을 건넜습니다만,
이제 이렇게 두 무리를 이루었습니다."(창세 32,11)
"제 형의 손에서,
에사우의 손에서 부디 저를 구해 주십시오.
그가 들이닥쳐서 어미 자식 할 것 없이
저희 모두를 치지나 않을까 저는 두렵습니다."(창세 32,12)
"당신께서는 ‘내가 너에게 잘해 주고,
네 후손을 너무 많아 셀 수 없는 바다의 모래처럼 만들어 주겠다.’ 하고 말씀하셨습니다.”(창세 32,13)
[야곱]
“나보다 앞서 가되,
떼와 떼 사이에 거리를 두어라.”(창세 32,17ㄴ)
“나의 형 에사우가 너를 만나,
‘너는 뉘 집 사람이냐?
어디로 가느냐?
네 앞에 있는 이것들은 누구의 것이냐?’ 하고 묻거든," (창세 32,18ㄴ)
"이렇게 대답하여라.
‘이것들은 나리의 종 야곱의 것인데,
주인이신 에사우께 보내는 선물입니다.
야곱도 저희 뒤에 오고 있습니다.’”(창세 32,19)
“너희도 에사우를 만나거든 그렇게 말해야 한다."(창세 32,20ㄴ)
"그리고 ‘나리의 종 야곱도 저희 뒤에 오고 있습니다.’ 하고 말해야 한다.”(창세 32,21ㄱ)
이렇게 해서 야곱은 선물을 앞서 보내고,
자신은 그날 밤을 야영지에서 지냈다.(창세 32,22)
단상
야곱이 에사우의 호의를 바란다.
간절한 그의 기도가 심금을 울린다.
한 번 저지른 잘못을 고치기란 이렇게 어렵다.
에사우를 만나 대응하는 방법이 전략적이다.
야곱의 지혜로움이 보인다.
야곱의 고난한 삶을 통해 그의 속임수가 이제는 지혜로 바뀌었다.
묵상
하느님은 당신 호의에 따라 여러분 안에서 활동하시어,
의지를 일으키시고 그것을 실천하게도 하시는 분이십니다.(필리 2,13)
무슨 일이든 투덜거리거나 따지지 말고 하십시오.(필리 2,14)
그러므로 하느님께 선택된 사람,
거룩한 사람,
사랑받는 사람답게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동정과 호의와 겸손과 온유와 인내를 입으십시오.(콜로 3,12)
32-3 야곱이 이스라엘이라 불리다.
본문
그런데 어떤 사람이 나타나 동이 틀 때까지 야곱과 씨름을 하였다.(창세 32,25ㄴ)
[하느님]
“동이 트려고 하니 나를 놓아 다오.”(창세 32,27ㄱ)
[야곱]
“저에게 축복해 주시지 않으면 놓아 드리지 않겠습니다.”(창세 32,27ㄴ)
[하느님]
“네 이름이 무엇이냐?”(창세 32,28ㄱ)
[야곱]
“야곱입니다.”(창세 32,28ㄴ)
[하느님]
“네가 하느님과 겨루고 사람들과 겨루어 이겼으니,
너의 이름은 이제 더 이상 야곱이 아니라 이스라엘이라 불릴 것이다.”(창세 32,29ㄴ)
[야곱]
“당신의 이름을 알려 주십시오.”(창세 32,30ㄱ)
[하느님]
“내 이름은 무엇 때문에 물어보느냐?”(창세 32,30ㄴ)
[야곱]
“내가 서로 얼굴을 맞대고 하느님을 뵈었는데도 내 목숨을 건졌구나.”(창세 32,31ㄱ)
단상
하느님께서 사람과 겨루러 오셨겠는가?
야곱에게 힘을 북돋워 주시기 위해 오신 것이다.
하느님과의 겨룸은 자신과의 싸움이기도 하다.
다가오는 어려움을 극복해야 한다.
아브람이 아브라함이 되었듯이 야곱이 이스라엘이 된다.
하느님 안에서 새로운 삶의 여정이 시작한다.
그것은 영혼을 거스르는 욕망과 겨루어 이기는(참조 창세 32,29) 것이다.
묵상
사랑하는 여러분,
이방인과 나그네로 사는 여러분에게 권고합니다.
영혼을 거슬러 싸움을 벌이는 육적인 욕망들을 멀리하십시오.(1베드 2,11)
이교인들 가운데에 살면서 바르게 처신하십시오.
그래야 악을 저지르는 자들이라고 여러분을 중상하는 그들도 여러분의 착한 행실을 지켜보고,
하느님께서 찾아오시는 날에 그분을 찬양하게 될 것입니다.(1베드 2,12)
33장 야곱이 형 에사우를 만나다.
33-1 야곱이 20년 만에 에사우를 만나다.
본문
야곱 자신은 그들보다 앞장서 가면서,
형에게 다가갈 때까지 일곱 [7]번 땅에 엎드려 절하였다.(창세 33,3)
[에사우]
“네 곁에 있는 이 사람들은 누구냐?”(창세 33,5ㄱ)
[야곱]
“하느님께서 당신의 이 종에게 은혜로이 주신 아이들입니다.”(창세 33,5ㄴ)
[에사우]
“내가 오다가 만난 그 무리는 모두 무엇하려는 것이냐?”(창세 33,8ㄱ)
[야곱]
“주인께서 저에게 호의를 베풀어 주셨으면 해서 준비한 것입니다.”(창세 33,8ㄴ)
[에사우]
“내 아우야, 나에게도 많다.
네 것은 네가 가져라.”(창세 33,9)
[야곱]
“아닙니다.
저에게 호의를 베풀어 주신다면,
이 선물을 제 손에서 받아 주십시오.
정녕 제가 하느님의 얼굴을 뵙는 듯 주인의 얼굴을 뵙게 되었고,
주인께서는 저를 기꺼이 받아 주셨습니다."(창세 33,10)
"제발 주인께 드리는 이 선물을 받아 주십시오.
하느님께서 저에게 은혜를 베푸시어,
저는 모든 것이 넉넉합니다.”(창세 33,11ㄱ)
단상
야곱과 에사우 모두 아흔여섯 [96] 살이다.
이사악의 나이는 백오십육 [156] 세이다.
에사우의 적대감은 장정 400명으로 드러난다.
야곱이 나누어 보낸 선물과
땅에 엎드리며 했던 일곱 번의 절은 에사우의 자존감을 세워준다.
에사우는 평생 가지고 있던 적개심을 하루 만에 거둔다.
야곱의 치밀함과 에사우의 단순함이 드러난다.
야곱이 형인 에사우의 호의를 바라지만
정녕 우리에게는 하느님의 호의만 있으면 된다.
우리가 거룩해져야 하고 성령을 통해 거듭나야하는 이유이다.
묵상
우리 구원자이신 하느님의 호의와 인간애가 드러난 그때,(티토 3,4)
하느님께서 우리를 구원해 주셨습니다.
우리가 한 의로운 일 때문이 아니라 당신 자비에 따라,
성령을 통하여 거듭나고 새로워지도록 물로 씻어 구원하신 것입니다.(티토 3,ㄱ)
33-2 야곱과 에사우가 헤어지다.
본문
[에사우]
“자, 일어나 가자.
내가 앞장서마.”(창세 33,12ㄴ)
[야곱]
“주인께서도 아시다시피 아이들은 약하고,
저는 또 새끼 딸린 양들과 소들을 돌보아야 합니다.
하루만 몰아쳐도 짐승들이 모두 죽습니다."(창세 33,13ㄴ)
"그러니 주인께서는 이 종보다 앞서서 떠나시기 바랍니다.
저는 세이르에 계시는 주인께 다다를 때까지,
앞에 가는 가축 떼의 걸음에 맞추고
아이들의 걸음에 맞추어 천천히 나아가겠습니다.”(창세 33,14)
[에사우]
“나와 동행한 사람들 가운데 몇을 너에게 남겨 주어야 하겠구나.”(창세 33,15ㄱ)
[야곱]
“그러실 필요가 있겠습니까?
주인께서 저에게 호의를 베풀어 주시기만 하면 저는 충분합니다.”(창세 33,15ㄴ)
단상
야곱과 에사우의 헤어짐은 영원한 이별이다.
세이르는 에돔 땅이다.
에사우가 이미 아버지 이사악을 떠났음을 의미한다.
에사우가 스스로 멍에를 벗어나기 위함이었을 것이다(참조: 창세 27,40).
에사우가 앞장서려고 하지만
야곱은 아이들의 걸음에 맞추어 가겠다고 거절한다.
에사우와 야곱의 걸음걸이가 다르다.
그들의 동행할 수 없는 숙명이 걸음에서 드러난다.
묵상
누가 너에게 천 걸음을 가자고 강요하거든,
그와 함께 이천 걸음을 가 주어라.(마태 5,41)
33-3 야곱이 스켐에 다다르다.
본문
야곱은 파딴 아람을 떠나 가나안 땅에 있는 스켐 성읍에 무사히 이르러,
그 성읍 앞에 천막을 쳤다.(창세 33,18)
그리고 자기가 천막을 친 땅을
스켐의 아버지 하모르의 아들들에게서 돈 백 닢을 주고 샀다.(창세 33,19)
그는 그곳에 제단을 세우고,
그 이름을 엘 엘로헤 이스라엘이라 하였다.(창세 33,20)
단상
스켐은 아브라함이 가나안 땅에서 처음으로 제단을 쌓은 곳이다.
야곱은 천막을 친 땅을 매입하고 나서 제단을 세운다.
야곱이 땅을 산다는 것은 그곳에 정주하려는 의도이다.
그것은 단지 야곱의 뜻일 뿐이다.
하느님께서는 그가 본향으로 계속 가기를 원하신다.
묵상
만일 그들이 떠나온 곳을 생각하고 있었다면,
돌아갈 기회가 있었을 것입니다.(히브 11,15)
그러나 실상 그들은 더 나은 곳,
바로 하늘 본향을 갈망하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하느님께서는 그들의 하느님이라고 불리시는 것을 부끄러워하지 않으시고,
그들에게 도성을 마련해 주셨습니다.(히브 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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