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사라져 없어진다는 의미를 지닌 소멸,
소멸이란 유기물 같은 유형이
무기물이라는 무형으로 바뀌는 것이다.
자연계에서 이러한 순환적 소멸은
너무나 당연한 과정이다.
영원한 생명의 숨
하느님께서 불어넣어 주신
'생명의 숨'(창세 2,7)으로 살아가는 사람이
한 줌의 흙으로 돌아가는 것도
유형에서 무형으로 전환되는 것이지만
보편 교회의 신앙인의 삶의 여정에
소멸이라는 단어는 사용하지 않는다.
그 이유는
아브라함이 장수를 누린 노인으로 한껏 살다가
숨을 거두어서(창세 25,9),
모세가 느보산에서
삶을 마쳐서(신명 34,1-6),
엘리야가 회오리바람에 실려
하늘로 올라가서(2열왕 2,11)
그들의 지상에서의 삶이 비록 끝났을지언정,
천상에서는
아브라함의 삶(루카 16,22)과
모세와 엘리야(마르 9,4)의 영원한 삶이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렇듯 부활되기 전의 사람의 삶에서,
지상에서의 숨은 비록 거두어졌겠지만
앞으로 올 내세 the age to come에서는
영원한 생명 eternal life을 받게 되므로(마르 10,30),
믿음으로 의로워진 보편 교회의 신앙인들은
소멸 extinction이 아닌
부활 resurrection의 희망 속에 살고 있는 것이다.
☞ 소멸관련 본문
6 그러므로 저주가 땅을 집어삼키고
그 주민들은 죗값을 받는다.
그러므로 땅의 주민들은 소멸되어 dwindled
사람들이 얼마 남지 않는다.(이사 24,6)
6 우리는 압니다.
우리의 옛 인간이 그분과 함께 십자가에 못 박힘으로써
죄의 지배를 받는 몸이 소멸하여 done away with ,
우리가 더 이상 죄의 종노릇을 하지 않게 되었습니다.(로마 6,6)
소멸 세대
앞에서 말한 관점에서 볼 때
'소멸 세대'란 죄지어 사라진 세대이다.
과연 성경에서도
인간의 소멸과 관련된 징벌이 내리니,
크게 보아 홍수로 인한 '순간적 소멸'이요.
사백삼십 년의 이집트 살이를 마친 후의
40년의 광야 생활과
유다 멸망에 뒤 이은 바빌론 유배에 의한
'단계적 소멸'이다.
이러한 성경사적 사실들에 대해
소멸이라는 용어를 쓸 수 있는 것은
하느님께서,
타락한 인류에 대해
"내가 만든 생물을
땅에서 모두 쓸어버리겠다."(창세 7,4)
이집트를 탈출한 이스라엘에 대해
"주님의 눈에 거슬리는 악한 짓을 한
그 세대가 모두 없어질 때까지,
광야에서 사십 년 동안
떠돌아다니게 하셨다."(민수 32,13)
예루살렘이 멸망하고
바빌론으로 유배를 떠나는 유다에 대해
"주님께서는 당신 진노를 일으키게 한
이 세대를 내치고 버리셨다."(예레 7,29)라고
말씀하시기 때문이다.
왜 그들은 소멸되어야 했는가
그렇다면 이들은 왜 소멸되어야 했는가?
그리고 그들의 소멸에 대해
현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은
어떠한 삶의 여정을 가져야 하는가?
이러한 의문들이 자연스럽게 떠오를 것이다.
세대가 소멸된 이유에 대해 시편은
"미래의 세대,
장차 태어날 자손들이 알아듣고서
그들도 일어나
제 자손들에게 들려주게 하시려는 것이다."(시편 78,6)
"이들이 하느님께 신뢰를 두고
하느님의 업적을 잊지 않으며
그분의 계명을 지키어"(시편 76,7)
"고집부리고 반항하는 세대였던
그들의 조상들처럼
되지 말라 하심이다.
그 세대는 마음을 확고히 하지 않고
그들의 정신은
하느님께 신실하지 않았다. "(시편 78,6-8)라고
그들이 황폐를 부르는
혐오스러운 삶을 살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소멸 세대에 대한 묵시적 경각심
소멸된 과거의 세대들이 던져주는
묵시적 경각심은 단 하나이다.
하느님께서 아브라함을 선택하신 이유인
정의와 공정을
삶의 목표로 정하여 살아가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어떤 사람들은 이렇게도 말할 수 있을 것이다.
믿음과 희망과 사랑으로(1코린 13,13)
살아가면 되지 않은가?
그렇다. 그렇지만 이렇게도 생각해 보자.
거짓 교사나 예언자들에게 넘어가
헛된 것을 믿는 '사악하고 이기적인 믿음',
악한 행동을 통해
반인륜적인 목적을 달성하려는 '사악하고 이기적인 희망',
악인들이 말하는
거짓된 '사악하고 이기적인 사랑'이라면 어찌할 것인가?
바리사이들과 율법 학자 몇 사람이
예수님께 몰려왔을 때(마르 7,1),
"사람에게서 나오는 것,
그것이 사람을 더럽힌다." (마르 7,20)
"안에서 곧 사람의 마음에서
나쁜 생각들, 불륜, 도둑질, 살인,"(마르 7,21)
"간음, 탐욕, 악의, 시기, 중상, 교만,
어리석음이 나온다."(마르 7,22)
"이런 악한 것들이 모두 안에서 나와
사람을 더럽힌다."(마르 7,23)라고
말씀하셨듯이
자칭 믿는 자들 사이에서도
그러한 악한 것이 나오지 않겠는가?
따라서 '정의와 공정'이 앞서지 않으면
믿음도 희망도 사랑도,
이 모든 것은 헛된 구호가 될 뿐이다.
하느님께서 정의와 공정을 목적으로
아브라함을 선택하신 이유가
이처럼 너무도 당연하다.
과연, 하느님의 정의와 공정 안에서 이루어진
믿음과 희망과 사랑이
하느님께서 바라시는 당신의 뜻인 것이다.
그러하기에 예수님께서
정의와 공정이 무엇인지 가르쳐주시려고,
당신께서는 의인이 아니라 죄인을
부르러 오셨다고 말씀하시고서는(마태 9,13),
“아버지,
저들을 용서해 주십시오.
저들은 자기들이
무슨 일을 하는지 모릅니다.”(루카 23,34)라고
마지막 순간까지
하느님께서 말씀하신 정의와 공정이
과연 무엇인지 보여주시려고
당신의 거룩하신 목숨을 바치신 것이다.
과연 예수님의 이러한 수난은
"높은 데에 계시는 주님께서는 드높으시고
시온을 공정과 정의로 채우셨다."(이사 33,5)라는 말씀처럼
세상을 공정과 정의로 채워
높은 데에 계시는 거룩하신 하느님을
더욱 드높이게 하시기 위함이다.
소멸 세대가 되지 않기 위해서는?
소멸 세대가 되지 않기 위해서는
정의와 공정과 반대되는
불의와 불공정이 사라져야 한다.
그렇다면 불의와 불공정이란 무엇인가?
그것은 하느님께서 사람에게 주신
계명에 반대되는 행동이다.
모든 피조물 가운데
유일하게 선택받은 아담이라는 사람의 자손들이,
민족들 가운데 오로지 선택받은 이스라엘이,
하느님 말씀을 따르지 않고
화를 내며 얼굴을 떨어뜨리고(창세 4,5),
느헤미야가 참회해야 했던 이유처럼(느헤 9,29)
고집을 부리고 목을 뻣뻣하게 세우며
불순종하였는데,
바로 그것이 죽음에 이르게 하는 불의이고 불공정인 것이다.
하느님께서 에제키엘을 통해
"그러나 악인이라도
자기가 저지른 죄악을 버리고 돌아서서
공정과 정의를 실천하면,
그는 자기 목숨을 살릴 것이다."(에제 18,27)라고
말씀하셨다.
다시 말하여 정의와 공정을 실천하지 못하면
영원한 생명이 아닌 죽음에 이르게 된다는
하느님의 엄한 경고인 것이다.
그러므로 보편 교회 신앙인들은,
유배가 끝난 후 예루살렘으로 돌아와 바친
느헤미야의 참회의 기도(☞ 느헤 9,1-37)처럼,
'저희는 당신의 율법으로 돌아가라고 경고를 받았지만
저희들은 거만하게 굴며
당신 계명에 복종하지 않고
실천해야 사람이 살 수 있는
당신의 법규를 거슬러 죄를 지었습니다.
저희들은 고집을 부리고 목을 뻣뻣이 하며
복종하지 않았습니다.'(느헤 9,29)라고
죄를 고백하고 뉘우쳐야 할 것이다.
☞ 느헤미야의 참회 기도(느헤 9,1-37)
참회 기도
1 그달 스무나흗날,
이스라엘 자손들은 자루옷을 입고 흙을 뒤집어쓴 채,
단식하러 모여들었다.
2 이스라엘의 후예들은 모든 이방인과 갈라선 뒤,
제자리에 서서 자기들의 잘못과 조상들의 죄를 고백하였다.
3 그들은 제자리에 선 채,
하루의 사분의 일은 주 저희 하느님의 율법서를 읽고,
또 사분의 일은 죄를 고백하고 주 저희 하느님께 경배하였다.
4 레위인들의 단 위에는
예수아, 바니, 카드미엘, 스반야, 분니, 세레브야, 바니, 크나니가 서서
주 저희 하느님께 큰 소리로 부르짖었다.
5 레위인들인
예수아, 카드미엘, 바니, 하사브느야, 세레브야, 호디야, 스반야, 프타흐야가,
“일어나 주 여러분의 하느님을 찬미하십시오.” 하고 외쳤다.
“모든 찬양과 찬미 위에 드높으신
당신의 영광스러운 이름은 영원에서 영원까지 찬미받으소서.
6 당신은 주님 당신 홀로 주님이십니다.
당신께서 하늘을,
하늘 위의 하늘과 그 군대를,
땅과 그 위에 있는 모든 것을,
바다와 그 안에 있는 모든 것을 만드셨습니다.
모든 것에 생명을 주시는 당신께 하늘의 군대가 경배합니다.
7당신은 아브람을 선택하시어
칼데아의 우르에서 이끌어 내시고
아브라함이라는 이름을 주신 주 하느님이십니다.
8 그의 마음이 당신 앞에서 진실함을 보시고
가나안족, 히타이트족, 아모리족,
프리즈족, 여부스족, 기르가스족의 땅을 그에게 주시고
그의 후손들에게도 주시기로 그와 계약을 맺으셨습니다.
당신께서는 의로우시어 약속을 지키셨습니다.
9 당신께서는 저희 조상들이 이집트에서 겪는 고난을 보셨고
갈대 바다에서 울부짖는 소리를 들어 주셨습니다.
10 저희 조상들을 거만하게 다루는 것을 아시고
파라오와 그의 신하들과 그 땅의 온 백성을 거슬러
표징과 기적을 일으키시어 떨치신 명성 오늘에 이릅니다.
11 그들 앞에서 바다를 가르시어
바다 가운데로 마른땅을 밟고 지나가게 하시고
뒤쫓는 자들을 깊은 바다에 내던지시어
거센 물 속에 돌처럼 잠기게 하셨습니다.
12 낮에는 구름 기둥으로 그들을 이끄시고
밤에는 불기둥으로 그들이 가는 길을 비추어 주셨습니다.
13 시나이 산 위로 내려오시고 하늘에서 그들에게 말씀하시며
바른 법규와 진실한 율법과 좋은 규정과 계명을 그들에게 주셨습니다.
14 당신의 거룩한 안식일을 그들에게 알려 주시고
당신 종 모세를 통하여 그들에게 계명과 규정과 율법을 내리셨습니다.
15 그들의 굶주림을 보시고 하늘에서 양식을 내리셨고
그들의 목마름을 보시고 바위에서 물을 터뜨리셨습니다.
당신 손을 들어 맹세하시며 주겠다 하신
그 땅을 들어가 차지하라고 그들에게 이르셨습니다.
16 그러나 그들,
저희 조상들은 거만하게 굴고 목을 뻣뻣이 하면서
당신의 계명에 복종하지 않았습니다.
17 복종하기를 거부하고
당신께서 자기들을 위하여 일으키신
놀라운 일들을 기억하려 하지 않았습니다.
그들은 목을 뻣뻣이 하고
이집트의 종살이로 돌아가려고 머리를 돌렸습니다.
그러나 당신은 용서의 하느님
너그럽고 자비하신 분
분노에 더디시고 자애가 많으신 분!
당신께서는 그들을 버리지 않으셨습니다.
18 그들이 수송아지 상을 만들고서
‘이것이 너를 이집트에서 데리고 올라오신 너의 하느님이시다.’ 하며
큰 불경을 저질렀을 때에도
19 당신께서는 크신 자비로 그들을 광야에 버려두지 않으셨습니다.
낮에는 구름 기둥이 떠나지 않고
그들을 길로 이끌며
밤에는 불기둥이 그들이 가는 길을 비추어 주었습니다.
20 당신의 선한 영을 내리시어 그들을 가르치시고
그들에게 당신의 만나를 끊지 않으셨으며
그들의 목마름을 보시고 물을 주셨습니다.
21 사막에서 사십 년 동안
그들을 부양하시어 그들에게 모자람이 없었습니다.
옷은 해지지 않고 발은 부르트지 않았습니다.
22 그들에게 나라들과 민족들을 주시고
그것들을 나누어 변방으로 삼게 하시니
그들이 시혼의 땅인 헤스본 임금의 땅과
바산 임금 옥의 땅을 차지하게 되었습니다.
23 당신께서는 그들의 자손들을 하늘의 별처럼 불어나게 하시고
가서 차지하라고 그들의 조상들에게 말씀하신 이 땅으로
그들을 데리고 들어오셨습니다.
24 그리하여 그 자손들이 들어와 이 땅을 차지하였습니다.
당신께서는 그들 앞에서 이 땅에 살던 가나안인들을 굴복시키시어
그들의 손에 넘기시고
임금들과 이 땅의 민족들을 그들이 좋을 대로 하게 하셨습니다.
25 그들은 요새 성읍들과 기름진 땅을 점령하고
온갖 좋은 것으로 가득한 집들과
바위에 판 저수 동굴과 포도밭과 올리브 밭과
수많은 과일나무를 차지하였습니다.
그들은 배불리 먹어 살이 찌고
당신의 큰 선하심 속에서 안락한 생활을 하였습니다.
26 그러나 그들은 당신을 거역하고 반역하였으며
당신의 율법을 등 뒤로 내던져 버렸습니다.
당신께 돌아가라고 경고하는 당신의 예언자들을 죽여
큰 불경을 저질렀습니다.
27 그리하여 당신께서는
그들을 적의 손에 넘기시어 억압을 받게 하셨습니다.
그러나 곤경 중에 당신께 부르짖으면
당신께서는 하늘에서 들으시고
당신의 크신 자비에 따라 구원자들을 보내시어
그들을 적의 손에서 구원하도록 하셨습니다.
28 그러나 안녕을 누리게 되면
그들은 다시 당신 앞에서 악을 저질렀습니다.
그리하여 당신께서 그들을 원수의 손에 내버리시어
그 지배를 받게 되면 그들은 다시 당신께 부르짖었습니다.
그러면 당신께서는 하늘에서 들으시고
당신 자비에 따라 그들을 여러 번 구해 주셨습니다.
29 당신의 율법으로 돌아가라고 경고하셨지만
그들은 거만하게 굴며
당신 계명에 복종하지 않고
실천해야 사람이 살 수 있는 당신의 법규를 거슬러 죄를 지었습니다.
그들은 고집을 부리고 목을 뻣뻣이 하며 복종하지 않았습니다.
30 당신께서는 오랜 세월 동안 그들을 참아 주시고
당신 영으로 예언자들을 통하여 그들에게 경고하셨습니다.
그러나 그들이 귀를 기울이지 않아
당신께서는 그들을 뭇 나라 민족들의 손에 넘기셨습니다.
31 그러나 당신의 크신 자비로 그들을 멸망시키지도,
그들을 내버려 두지도 않으셨습니다.
당신은 너그럽고 자비하신 하느님이십니다.
32 이제 저희 하느님,
위대하신 하느님 용사이시며 두려우신 분
계약과 자애를 지켜 주시는 분!
아시리아 임금들 시대부터 오늘날까지
저희에게 닥친 온갖 고난을,
저희 임금들과 수령들,
사제들과 예언자들 저희 조상들과 당신의 온 백성에게 닥친
온갖 고난을 하찮은 것으로 여기지 말아 주십시오.
33 이 모든 것이 저희에게 들이닥쳤지만 당신께는 잘못이 없습니다.
당신께서는 진실하게 처리하셨고
저희는 악하게 행동하였습니다.
34 저희 임금들과 수령들과 사제들과 조상들이
당신의 율법을 실천하지 않았고
당신 계명과 당신께서 내리신 경고에 주의를 기울이지 않았습니다.
35 그들은 자기들의 나라에서 당신께서 베푸신 큰 복을 누리면서도,
당신께서 그들 앞에 펼쳐 주신 넓고 기름진 땅에 살면서도,
당신을 섬기지 않고 악한 행실에서 돌아서지 않았습니다.
36 보십시오, 저희는 이제 종입니다.
당신께서 그 열매와 좋은 곡식을 먹으라고 저희 조상들에게 주신 이 땅!
보십시오,
이 땅에서 저희는 종이 되었습니다.
37 이 땅의 풍성한 소출은 저희 죄 때문에
당신께서 저희 위에 세우신 임금들에게 갑니다.
그들은 저희 몸뚱이도 저희 가축도 마음대로 부립니다.
저희는 큰 곤경에 빠져 있습니다.”(느헤 9,1-37)
그리고
"나, 주 너희 하느님이 거룩하니
너희도 거룩한 사람이 되어야 한다."(☞레위 19,1-37)라는
말씀에 따라
'거룩한 백성'이 되어야 할 것이다.
☞ 거룩한 백성(레위 19,1-37)
거룩한 백성이 되어라
1 주님께서 모세에게 이르셨다.
2 “너는 이스라엘 자손들의 온 공동체에게 일러라.
그들에게 이렇게 말하여라.
‘나, 주 너희 하느님이 거룩하니
너희도 거룩한 사람이 되어야 한다.
3 너희는 저마다 어머니와 아버지를 경외해야 한다.
너희는 나의 안식일을 지켜야 한다.
나는 주 너희 하느님이다.
4 너희는 몸을 돌려 우상들에게 가서는 안 된다.
너희를 위하여 신상들을 부어 만들어서는 안 된다.
나는 주 너희 하느님이다
5 주님에게 친교 제물을 바칠 때에는,
너희를 위하여 호의로 받아들여지도록 그것을 바쳐야 한다.
6 제물은 너희가 바친 그날과 이튿날까지 먹을 수 있다.
사흘째 되는 날까지 남는 것은 불에 태워야 한다.
7 사흘째 되는 날에 그것을 먹으면,
그것은 부정한 고기가 되어 호의로 받아들여지지 않는다.
8 그것을 먹는 자는 그 죗값을 져야 한다.
그는 주님에게 거룩한 것을 더럽혔다.
그런 자는 자기 백성에게서 잘려 나가야 한다.
9 너희 땅의 수확을 거두어들일 때,
밭 구석까지 모조리 거두어들여서는 안 된다.
거두고 남은 이삭을 주워서도 안 된다.
10 너희 포도를 남김없이 따 들여서는 안 되고,
포도밭에 떨어진 포도를 주워서도 안 된다.
그것들을 가난한 이와 이방인을 위하여 남겨 두어야 한다.
나는 주 너희 하느님이다.
11 너희는 도둑질해서는 안 된다.
속여서는 안 된다.
동족끼리 사기해서는 안 된다.
12 너희는 나의 이름으로 거짓 맹세를 해서는 안 된다.
그러면 너희는 너희 하느님의 이름을 더럽히게 된다. 나는 주님이다
13 너희는 이웃을 억눌러서는 안 된다.
이웃의 것을 빼앗아서는 안 된다.
너희는 품팔이꾼의 품삯을 다음 날 아침까지 가지고 있어서는 안 된다.
14 너희는 귀먹은 이에게 악담해서는 안 된다.
눈먼 이 앞에 장애물을 놓아서는 안 된다.
너희는 하느님을 경외해야 한다. 나는 주님이다.
15 너희는 재판할 때 불의를 저질러서는 안 된다.
너희는 가난한 이라고 두둔해서도 안 되고,
세력 있는 이라고 우대해서도 안 된다.
너희 동족을 정의에 따라 재판해야 한다.
16 너희는 중상하러 돌아다녀서는 안 된다.
너희 이웃의 생명을 걸고 나서서는 안 된다.
나는 주님이다.
17 너희는 마음속으로 형제를 미워해서는 안 된다.
동족의 잘못을 서슴없이 꾸짖어야 한다.
그래야 너희가 그 사람 때문에 죄를 짊어지지 않는다.
18 너희는 동포에게 앙갚음하거나 앙심을 품어서는 안 된다.
네 이웃을 너 자신처럼 사랑해야 한다.
나는 주님이다.
19 너희는 나의 규칙들을 지켜야 한다.
너희는 종류가 서로 다른 가축끼리 교배시켜서는 안 된다.
너희 밭에 서로 다른 두 가지 씨앗을 뿌려서는 안 된다.
서로 다른 두 가지 옷감으로 만든 옷을 걸쳐서는 안 된다.
20 한 남자가 여자와 동침하였는데,
그 여자가 다른 남자에게 가기로 되어 있는 여종으로,
속량되지도 않고 자유가 주어지지도 않았을 경우,
배상은 하지만 그 둘이 사형을 당하지는 않는다.
그 여자가 자유의 몸이 아니기 때문이다.
21 그 남자는 자신을 위한 보상 제물을 만남의 천막 어귀로 주님에게 가져온다.
그 보상 제물은 숫양이어야 한다.
22 사제는 그 보상 제물인 숫양을 가지고,
그 남자가 저지른 죄 때문에 그를 위하여 주님 앞에서 속죄 예식을 거행한다.
그러면 그 남자는 자기가 저지른 죄를 용서받는다.
23 너희가 그 땅에 들어가 온갖 과일나무를 심을 경우,
그 과일들을 할례 받지 않은 포피로 여겨야 한다.
세 해 동안 그것들은 할례 받지 않은 것이나 마찬가지다. 그 과일들을 먹어서는 안 된다.
24 넷째 해의 과일들은 주님에게 축제 제물로 바쳐야 하고,
25 다섯째 해부터는 너희가 그 과일들을 먹을 수 있다.
이는 너희의 소출이 많아지게 하려는 것이다.
나는 주 너희 하느님이다
26 너희는 아무것도 피째 먹어서는 안 된다.
너희는 점을 쳐서도 안 되고,
요술을 부려서도 안 된다.
27 너희는 관자놀이의 머리를 돌아가며 깎아서는 안 된다.
너희는 수염 끝을 잘라서는 안 된다.
28 너희는 죽은 이를 위하여 너희 몸에 상처를 내서는 안 된다.
너희 몸에 문신을 새겨서도 안 된다.
나는 주님이다.
29 너희는 너희 딸을 창녀로 내놓아 그를 더럽히지 마라.
딸을 창녀로 내놓으면,
그 땅은 창녀처럼 되고 더러운 짓으로 가득 차게 될 것이다.
30 너희는 나의 안식일을 지키고,
나의 성소를 경외해야 한다. 나는 주님이다.
31 너희는 영매들과 점쟁이들에게 가지 마라.
너희가 그들을 찾아다녀 그들이 너희를 부정하게 만드는 일이 없게 하여라.
나는 주 너희 하느님이다.
32 너희는 백발이 성성한 어른 앞에서 일어서고,
노인을 존경해야 한다.
너희는 하느님을 경외해야 한다.
나는 주님이다.
33 너희 땅에서 이방인이 너희와 함께 머무를 경우,
그를 억압해서는 안 된다.
34 너희와 함께 머무르는 이방인을 너희 본토인 가운데 한 사람처럼 여겨야 한다.
그를 너 자신처럼 사랑해야 한다.
너희도 이집트 땅에서 이방인이었다.
나는 주 너희 하느님이다.
35 너희는 재판할 때나 물건을 재고 달고 될 때에 부정을 저질러서는 안 된다.
36 너희는 바른 저울과 바른 추,
바른 에파와 바른 힌을 써야 한다.
나는 너희를 이집트 땅에서 이끌어 낸 주 너희 하느님이다.
37 너희는 나의 모든 규칙과 나의 모든 법규를 지키고 그것들을 실천해야 한다.
나는 주님이다.’”(레위 19.,37)
또한 생명에 들어가려면
계명을 지키라는(마태 19,16) 예수님의 말씀에 따라
정의과 공정이 가득한 공동선을 이루도록 하여 할 것이다.
그리하여 득달같이 다가오는 주님의 날에(스바 1,14),
과거의 조상들이 당했던 '소멸 세대'가 아닌
주님께서 말씀하신 영원한 생명으로 이르는
'부활 세대'가 되어야 할 것이다.
에필로그
나무의 뿌리는 땅속으로 뻗어 들어가야 한다.
그래야 나무가 넘어지지 않고
양분을 흡수하여 성장할 수 있다.
이럴진대 흙 속으로 들어가야 할 뿌리가
밖으로 나왔다면 어찌하여야 할까?
밖으로 나온 뿌리가 많아지고 커질수록
양분을 흡수하지 못한 나무는 허약해지고
결국에는 미풍에도 쉽게 흔들려 넘어질 것이다.
그러므로 땅 위로 솟아 나온 뿌리를 잘라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그 나무들은 죽어 넘어질 것이고
그로 인해 생태계는 점차적으로 황폐해질 것이니
어찌 도려내지 않을 수 있겠는가?
바빌론 임금 벨사차르 제 일 년에,
거만하게 떠들어 댄 짐승의 머리에서 올라온
또 다른 뿔처럼(다니 7,20),
기원후 1483년에 머리를 내민
황폐를 부르는 혐오스러운 것에서 삐져나와
오늘에 이른,
거룩하신 하느님을
하느님이라 부르지 못하는 자들
정의와 공정의 하느님을
하느님이라 부르지 못하는 자들,
하느님의 계명을 삿된 입으로 왜곡하여
하느님을 하느님이라 부르지 못하게 하는 자들,
이들 모두는,
땅 위로 꼬리를 내밀어
나무를 죽게 만들
땅 위로 삐져나온 뿌리와 같은 자들이니,
과연 그들은 황폐를 부르는
참으로 혐오스러운 자들이다.
또한 나무를 가꾸는 사람인데도
땅 위로 솟아 나와 똬리를 튼 뿌리를 잘라내지 않고
오히려 잘라내지 못하게 하는 자들,
이들 역시 황폐를 부르는
참으로 혐오스러운 자들이다.
그러므로 현시대에,
하느님을 하느님이라 부르지 못하는 자들과
하느님을 하느님이라 부르지 못하게 하는 자들은,
1483년의 뿌리에서 나와
세상을 충격에 빠트린
사악한 집단들처럼,
자신은 물론 선한 공동체까지
죽음에 이르게 하는 자들이니,
과연 소멸되어야 할
황폐를 부르는
참으로 혐오스러운 자들이다.
그러한 자들에게 하느님께서 말씀하신다.
"말이 바위 위를 달릴 수 있느냐?
소를 부려 바다를 갈 수 있느냐?
그런데도 너희는 공정을 독으로,
정의의 열매를 쓴흰쑥으로 만들어 버렸다."(아모 6,12)
그렇다.
소멸되어야 할 것을 소멸하지 않거나
소멸되어야 할 것을 소멸되지 않게 하면
결국에는 모든 것이 파멸에 이르게 되니,
깨어있고 열려있는
보편 교회 소속의 직무자들은
이제라도,
거짓 믿음과
거짓 희망과
거짓 사랑을 퍼뜨리는
사악한 집단에 속한 거짓 행위자들을
소멸시켜야 할 것이다.
만약 그리하지 않으면
"조상들의 죄악을
아들 손자들을 거쳐
삼 대 사 대까지 벌한다."(탈출 34,7)라고
말씀하신 하느님께서
또 다른 '소멸 세대'를 만드시기 위해,
파멸과도 같은 '주님의 날'이(이사 13,6)
득달같이 들이닥치게 하실 것이다(스바 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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