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하며
마카베오기에 해당하는 연대는
BC 175년부터 BC 134까지로 40여 년에 해당한다.
사십 년이라 하니
이집트 탈출 후 광야의 40년이 생각난다.
이스라엘의 광야의 40년은
목이 뻣뻣한 세대를 지우려는(민수 14,33)
'소멸적 비움의 여정'이라고 한다면,
마카베오기 40여 년은
인간이 스스로 원했던 왕권 체제가 저지른(1사무 8,5)
죄악에서 헤어나려는
'파멸적 혼돈의 여정'이라 할 수 있다.
파멸적 혼돈의 여정이라 할 수 있는 이유는
알렉산드로스 대왕이 정복했던 영토가
그의 죽음과 더불어 쪼개진 결과로 생겨난(1마카 1,5-6)
무소불위한 분열 왕국들의
불의한 권력에서 빠져나오려는,
유다인들의 처참한 몸부림을
마카베오기가 기록하고 있기 때문이다.
마카베오기에는
이스라엘인들의 유다,
그리스인들이 집권한
시리아의 셀레우코스 왕조(1마카 1,10),
그리고 이집트의 프톨레마이오스 왕조가(1마카 1,18) 등장한다.
여기서 들여다 볼 것은
이들 두 나라의 쇠태와 유다의 독립이라는
결론적인 결과가 아니라,
이들 나라를 지배하는
사람들의 행태에 관한 것으로
특히 혼인 관계를 보고자 한다.
그 이유는 사람들의 이러한 행위 결과가
모든 역사에 지속적으로 반영되어
그대로 드러나고 있기 때문이다.
시리아 셀레우코스 왕조의 윤리적 결함
마카베오기에 등장하는 시리아 셀레우코스 왕조는
안티오코스 4세 에피파네스부터
안티오코스 7세 시데테스까지이지만
중간에 여러 임금들이 등장한다.
여기서 주목하고자 하는 것은
황폐를 부르는 혐오스러운 것 자체가 아니라
그러한 것을 세운 안티오코스 4세 에피파네스가 속한
집안 구성을 살펴보고자 한다. <그림 1>
그들의 가계도를 보면
윤리적으로 매우 우려스러운 행태를 보이고 있다.
그들이 저지른 죄와 관련하여,
하느님께서는
사람들이 지켜야 할 십계명을 말씀하시면서(탈출 20,1-17)
모세를 통해
열두 가지 저주를 선포하게 하시는데(신명 27,14-26),
그들은 정의로운 사회에서는 일어날 수 없는
그리고 용납할 수도 없는 수많은 죄를 저지르고 있으며,
특히 혼인과 관련하여
신명 27,22에 해당한 죄를 끊임없이 범하고 있다.
▶모세의 열두 가지 저주(신명 27,14-26)
14“그리고 레위인들은 큰 소리로 모든 이스라엘 사람에게 이렇게 선포해야 한다.(신명 27,14)
15‘주님께서 역겨워하시는,
새겨 만든 우상이나 부어 만든 우상,
곧 장인의 손으로 만든 것을 은밀한 곳에 두는 자는 저주를 받는다.’ 하면,
온 백성은 ‘아멘.’ 하고 응답해야 한다.(신명 27,15)
16‘자기 아버지나 어머니를 업신여기는 자는 저주를 받는다.’ 하면,
온 백성은 ‘아멘.’ 하고 말해야 한다.(신명 27,16)
17‘이웃의 경계를 밀어내는 자는 저주를 받는다.’ 하면,
온 백성은 ‘아멘.’ 하고 말해야 한다.(신명 27,17)
18‘눈먼 이를 길에서 잘못 인도하는 자는 저주를 받는다.’ 하면,
온 백성은 ‘아멘.’ 하고 말해야 한다.(신명 27, 18)
19‘이방인과 고아와 과부의 권리를 왜곡하는 자는 저주를 받는다.’ 하면,
온 백성은 ‘아멘.’ 하고 말해야 한다.(신명 27,19)
20‘아버지의 아내와 동침하는 자는 아버지의 옷자락을 들추었으므로 저주를 받는다.’ 하면,
온 백성은 ‘아멘.’ 하고 말해야 한다.(신명 27,20)
21‘짐승과 관계하는 자는 저주를 받는다.’ 하면,
온 백성은 ‘아멘.’ 하고 말해야 한다.(신명 27,21)
22‘아버지의 딸이든 어머니의 딸이든 제 누이와 동침하는 자는 저주를 받는다.’ 하면,
온 백성은 ‘아멘.’ 하고 말해야 한다.(신명 27,22)
23‘장모와 동침하는 자는 저주를 받는다.’ 하면,
온 백성은 ‘아멘.’ 하고 말해야 한다.(신명 27,23)
24‘이웃을 은밀한 곳에서 쳐 죽이는 자는 저주를 받는다.’ 하면,
온 백성은 ‘아멘.’ 하고 말해야 한다.(신명 27,24)
25‘무죄한 사람을 살해하는 대가로 뇌물을 받는 자는 저주를 받는다.’ 하면,
온 백성은 ‘아멘.’ 하고 말해야 한다.(신명 27,25)
26‘이 율법의 말씀들을 존중하여 실천하지 않는 자는 저주를 받는다.’ 하면,
온 백성은 ‘아멘.’ 하고 말해야 한다.”(신명 27,26)
그것은
"‘아버지의 딸이든 어머니의 딸이든
제 누이와 동침하는 자는 저주를 받는다.’ 하면,
온 백성은
‘아멘.’ 하고 말해야 한다."(창세 27,22)라는 조항이다.
그런데도 시리아 셀레우코스 왕조는
하느님 말씀에도 불구하고
아래 그림표와 같은 혼맥 관계를 형성한다.
부연하자면,
안티오코스 3세 대왕의 딸인
라오디케 4세는
그녀의 친오빠와 친동생인 셀레우코스 4세 필로파토르 및
안티오코스 4세 에피파네스와 혼인한다.
마카베오기에서 황폐를 부르는 혐오스러운 것을 세운
안티오코스 4세 에피파네스가
이렇게 혐오스러운 짓을 벌인 것이다.
그러한 것이 좋게 보였는지
라오디케 4세의 딸인 라오디케 5세도
그의 친동생인 데메트리오스 1세 소테르와 혼인하여
데메트리오스 2세 니카토르와
안티오코스 7세 시데테스를 낳게 된다.
그런데 그들에게서
놀랍지도 않은 일이 또다시 벌어진다.
이집트 파라오인 프톨레마이오스 6세 필로메토르의 딸인
클레오파트라 테아는
라오디케 5세의 아들인
데메트리오스 2세 니카토르 및
안티오코스 7세 시데테스(재위 BC 138-129)와 혼인한 것은 물론
그들의 아버지뻘인 알렉산더 1세 테오파토르와도 혼인하니
이들에게 다가올 어두움은 무엇이겠는가?
참으로 혐오스럽지 않을 수 없다.
비록 이들 이후의 세대에서는
이러한 저주받을 행동은 하지 않았지만,
안티오코스 7세 시데테스 이후
그러한 죄로 인해 생겨난 자손들로 형성된 왕조가
66여 년 뒤인 BC 63년에 멸망하여
결국에는 갈기갈기 찢어져 수많은 나라로 된다.
알렉산드로스에 의해 여럿인 땅이 하나로 되었지만
자신의 후손인 죄인들에 의해
다시 여럿으로 분해되니,
참으로 그들의 행동은
소멸 세대가 되어야 하는 이유에 대한
실증적 증거가 아닐 수 없다.
이집트 프톨레마이오스 왕조의 윤리적 결함
이러한 혼맥 현상은
이집트 프톨레마이오스 왕조에서도 나타난다.
클레오파트라는 2세는
친형제간인 프톨레마이오스 6세 필로메토르 및
프톨레마이오스 8세 피스콘과 혼인하고,
클레오파트라 3세는
삼촌이며 의붓아버지인
프톨레마이오스 8세 피스콘과 혼인하고,
클레오파트라 4세는 동기인
프톨레마이오스 9세 라티로스와 혼인하고,
클레오파트라 4세의 자매인
클레오파트 셀레네는
그의 동기인 프톨레마이오스 9세 라티로스 및
프톨레마이오스 10세 알렉산더 1세와 혼인한다.
클레오파트라 셀레네의 딸인
베레니케 3세도
그녀의 동기인 프톨레마이오스 11세 알렉산드로스 2세와 혼인한다.
클레오파트라 7세 테아 필로파토르도
그의 동기인 프톨레마이오스 8세 테오스 필로파토르 및
프톨레마이오스 14세 등과의
친족 간의 중복 혼인을 거리낌 없이 행하고 있다.
참으로 난잡한 혈연관계를 유지한
그들만으로 구성된 프톨레마이오스 왕조는
BC 30년경에 망하여 역사 안에서 영원히 소멸되어 버린다.
칠십인역 성경을 편찬한 이집트 프톨레마이오스 왕조
여기서 이들과 관련하여
성경사적으로 살펴볼 사항이 있다.
성경의 변천사에서 시대적 소명으로
발간 연대가 BC 282년경으로 추정되는
칠십인역 성경이
이집트 프톨레마이오스 왕조 시대에 편찬된 것이다.
이때는 프톨레마이오스 왕조의 창시자인
프톨레마이오스 1세 소테르(BC 303-282)의 아들인
프톨레마이오스 2세 필라델푸스 시대(BC 285-246)이다.
칠십인역 성경에는
창세기, 탈출기, 레위기, 민수기, 신명기 등의 오경과
여호수아기부터 마카베오기에 이르는 역사서가 포함되어 있다.
특히 오경은 BC 3세기 초기(BC 292)에 번역된 것이므로
프톨레마이오스 및 셀레우코스 왕조의 시작과 더불어
관련된 모든 사람들은
성경 본문에 대해 잘 알고 있었을 것이다.
▶칠십인역 성경
칠십인역 성경(Septuagent)
칠십인역은 때때로
그리스어 구약성경 또는 칠십인의 번역이라고도 불리며,
종종 LXX로 약칭되며,
원래 히브리어에서 히브리어 성경을
그리스어로 번역한 가장 오래된 현존하는 성경이다.
전체 그리스어 제목은
아리스테아스 Aristeas가
필로크라테스에게 보낸 편지에 기록된 이야기에서 유래한 것으로,
"유대인의 율법"이
프톨레마이오스 2세 필라델푸스(기원전 285~247년)의 요청에 따라
72명의 히브리어 번역자(이스라엘의 12지파에서 각각 6명)에 의해
그리스어로 번역되었다.
성서 학자들은 히브리어 성경의 처음 다섯 권이
알렉산드리아의 대규모 공동체를 중심으로 한
프톨레마이오스 왕국에 사는 유대인들에 의해 성서 히브리어에서
코이네 그리스어로 번역되었다는 데 동의한다.
아마도 기원전 3세기 초 또는 중반일 것이다.
나머지 책은 아마도 기원전 2세기에 번역되었을 것이다.
일부 타르굼은 또한 제2성전 시대에
아람어로 성경을 번역하거나 의역한 것이다.
제2성전 시대에는 히브리어로 말할 수 있는 사람이 거의 없었고
읽을 수 있는 사람은 더욱 적었다.
코이네 그리스어와 아람어는
당시 유대인 공동체에서 가장 널리 사용된 언어였다.
따라서 칠십인역은
유대인 공동체의 필요를 충족시켰다.
<From Wikipedia, the free encyclopedia>
그럼에도 이들이 한 행동은 인간적으로 보아서
반인륜적이며 부도덕한 행태이니,
참으로 불의로운 행동이 아닐 수 없다.
반인륜적 범죄에 대한 저주의 경고
그들의 이러한 행동은
'정의와 공정'을 통해 당신의 뜻을 펴시려는
거룩하신 하느님의 말씀을 어긴 것이다.
그러니 그들에게
모세가 말한 "저주의 경고"(신명 28,15-69)가 그대로
그들에게 닥친 것이다.
▶모세의 열두 가지 저주 및 저주의 경고(신명 27; 28장)
마치면서
유다는 이들 왕조의 핍박에 저항하여
마카베오를 중심으로 투쟁하여
황폐를 부르는 혐오스러운 것을 치워버리고
성전을 정화하고 다시 봉헌하였다(1마카 4,52).
그렇지만 유다 내부에서도,
그 과정에 잔인한 메넬라오스(2마카 4,24)와
사악한 알키모스(1마카 7,9)와 같은
대사제들을 중심으로 한 변절자들(1마카 1,11.34)의 횡포가 있었다.
그들의 죄악은 마카베오의 아버지인
마타티아스의 투쟁에 대한(1마카 2,29-48)
백성들의 지지를 더욱 강하게 만들었는데,
그들의 의지는
"그때에 정의와 공정을 추구하는 많은 이들이
광야로 내려가서
거기에 자리를 잡았다."(1마카 2,29)라는 본문으로 드러난다.
이렇듯 하느님의 정의와 공정이
창세기부터 마카베오기에 이르는
성경 역사 안에서
끊임없이 흐르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하느님께서 아브라함에게 말씀하신(창세 18,19)
정의와 공정이 없으면
인간의 역사는 타고 남은 재보다 못한
쓸모없는 것이 되고 마니,
과연
"쓸모없는 인간과 간악한 사람은
입에 거짓을 담고 돌아다닌다."(잠언 6,12)
"쓸모없는 사람은
재앙을 엮어 내고
그의 입술은 거센 불길과 같다."(잠언 16,27)
"쓸모없는 증인은 법을 멸시하고
악인들의 입은 부정을 집어삼킨다."(잠언 19,28)라는 말씀처럼
마카베오기는
본문의 행간에 담겨있는
한 시대의 시대상으로 치부할 수도 있는
치욕스러운 인간들의 탐욕과 행태를 통해,
우리로 하여금 시대를 거슬러 미래를 통찰하게 한다.
"내가 거룩하니
너희도 자신을 거룩하게 하라"(레위 11,44) 하시는
거룩하신 하느님께서 말씀하신다.
“너희는 공정을 지키고 정의를 실천하여라.
나의 구원이 가까이 왔고
나의 의로움이 곧 드러나리라.”(이사 56,1)
“보아라,
내가 오늘 너희 앞에 축복과 저주를 내놓는다."(신명 11,26)
"내가 오늘 너희에게 명령하는
주 너희 하느님의 계명들을 너희가 듣고 따르면
복이 내릴 것이다. 그러나"(신명 11,27)
"너희가 주 너희 하느님의 계명들을 듣지 않고,
내가 오늘 너희에게 명령하는 길에서 벗어나,
너희가 알지도 못하는 다른 신들을 따라가면
저주가 내릴 것이다."(신명 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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